핸드폰이 또 휘파람을 불어댄다
오늘은 뭐해?
날마다 전파를 타고 들리는 큰아들의 목소리
들쑥날쑥한 내 감정을 엿보는
슬픔을 털어내고
살아갈 의미를 불어넣는
오늘은 뭐해?
그냥 집에 있어
친구라도 만나지
집이 편해 그림이나 그려야지
그래도 밖에 좀 돌아다니고 그래 엄마
아들의 염려와 애정이
늘어진 아침을 일어서게 한다
괜찮아 괜찮아 괜찮을 거야
암시의 효과를 기대하며
따끔거리는 가슴을 쓸어내리면
울컥 차오르는 그 무엇이
잠잠히 가라앉는다
거울 안에서 부스스한 여자가
살며시 미소를 띤다
그래 괜찮아
나무처럼 다 버리면 되는 거야
앙상해도 때가 되면
또 꽃을 피울 수 있도록.
손현숙 시인의 <나를 위로하다>
엄마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던 아이들이
어느덧 엄마를 위로하는 어른이 돼있습니다.
갱년기에 우울감까지 찾아온 엄마를
다시 일으켜주는 사람은 다름 아닌 자식이지요.
자식은 삶의 희망이자 의지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