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마당에 떨어지는
낙엽이 하도 고와
우수수 쌓여만 가도
쓸지 않고 두고 보네
하늘은 높아가고
맑은 바람은 서늘
문득 서울 쪽으로
고개를 돌리네
그대가 보고 싶어서
오늘은 대빗자루 들고
쌓인 잎들을 쓸어가네
낙엽이 길을 덮어 행여
그대 오시는 길 잃을까 봐
박노해 시인의 <낙엽을 쓸며>
‘아직 그리워한다는
내 마음을 전해듣는다면
그 사람 마음이 돌아오지 않을까...’
자주 오가는 길목 언저리에서
옷매무새를 다듬고, 머리를 매만지며
괜한 기대를 할 때가 있습니다.
떨어진 낙엽은 바스라질 뿐
다시 초록잎이 될 수 없다는 걸 몰랐던 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