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과 땡볕을 길들이던
불굴의 마음 한 자루 잘 받았습니다
청둥오리 정강이를 쪼고
미꾸라지 발가락을 간질이는 흙에서
참새 까치 메뚜기와 투닥거리던
명랑한 착한 녀석들이라지요
물과 흙과 뭍바람들을 버무려
백옥처럼 빚으셨군요
아이들이 별들이 눈꺼풀이
무거워지는 시간에
헤아릴 수 없는 순백의 그 사랑
다섯 홉 펄펄 끓어 넘칩니다
“쿡쿠~, 취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당신이 보내주신 힘들과
당신이 보내주신 한 자루의 휴식이
내 하루의 긴 간지럼을 태웁니다
이신 시인의 <간지러운 쌀밥>
하얀 쌀 한 톨 한 톨에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고가 들어있는지요.
뙤약볕에 그을린 아버지의 얼굴이,
낫처럼 허리가 굽은 어머니의 얼굴이 생각나는 쌀...
덕분에 오늘도 삼시세끼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