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손이 얼었어, 그가 물었을 때
대답 대신 눈물이 쏟아졌다
얼마만인가, 이 따뜻하고 간간한 액체
왜 얼었을까? 나는
왜 얼어서 늦가을 억새처럼 서걱거릴까
깨어진 사금파리처럼 혼자 뒹굴까
시끄러운 세상, 궂은 날씨
촉새 참새 알을 까는 잔근심 때문인가
얼어 있는 것은 손만이 아니다
사는 일 갈수록 주눅이 들어
터진 입 열린 귀도 봉해 버리고
통째로 돌아앉아 짓눌리는 일
돌아앉아 벼랑깊이 빠져드는 일
그래도 가끔가끔 물어주면 좋겠다
왜 이렇게 손이 얼었어
대답 대신 한바탕 짭짤하게 울고 싶다
이 핑계 저 핑계로 오래오래 울고 싶다
이향아 시인의 <왜 이렇게 얼었어>
별 것 아닌 말, 사소한 행동이
얼어있던 사람의 마음을 순식간에 녹이기도 하죠.
날씨가 쌀쌀해서 올수록
서로에게 조금 더 따뜻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벼랑 깊이 빠져들기 전에 기댈 수 있도록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