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5분 늦게 나왔다
빙판에서 한번 넘어지고
횡단보도 신호등은
고장이 나 있었다 집 밖에서는
50분이 늦어지고 있었다
주머니 속엔 추첨일이
지난 올림픽 복권과 보험카드
버스표 세 개
꺼진 브라운관 색깔로
하늘이 낮아진다
무언가 많이 잃어버린 느낌이 든다
무엇을 많이 빼앗기고 있는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지하철을 타야겠다
다섯 시간이 늦고 있다
너에게 하고 싶지 않은 말까지도
나에게는 하고 싶다
땅 속에서는 검은 바람이 불어온다……
그런데,
자네는 요즈음 어떻게 지내나?
이문재 시인의 <자네 요즘 어떻게 지내나>
기쁘고 행복할 때 생각나는 사람이 있고
힘들고 어려울 때 생각나는 사람이 있지요.
나를 위로해주고 공감해줄 거 같은 사람,
숨 쉴 수 있게 해주는 사람,
나처럼 평범하게 사는 사람들이 보고 싶어지는
그런 날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