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바구니 고구마 캐어
저녁에 머리에 이고 오는 사람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의 눈에
고구마보다 더 붉게 타는 저녁놀
그의 발소리에 놀라 개구리가 풀짝 뛴다
그는 개구리가 갈 수 있게 길을 비켜준다
그는 들길에 떨어진
아이처럼 뒤통수가 툭 튀어나온
알밤을 주워 바구니에 담는다
아이 머리에 꽂아줄
쑥부쟁이꽃도 꺾어 담는다
그가 돌아오는 기척을 알았을까
그가 기르는 개가 머언 마을에서 짖는다
고구마빛
불빛이 켜진다
이준관 시인의 <저녁에 켜지는 불빛>
아이들 먹일 음식에
소박한 선물까지 들린 귀갓길은
부모로서 마음이 부르죠.
저 멀리 집집마다 켜진 노란 불빛이
참으로 평화롭게 느껴지는 저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