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씨앗을 품고 공들여 보살피면
언젠가 싹이 돋는 사랑은 야채 같은 것
그래서 그녀는 그도 야채를 먹길 원했다
식탁 가득 야채를 차렸다
그러나 그는 언제나 오이만 먹었다
그래 사랑은 야채 중에서도 오이 같은 것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는 야채뿐인 식탁에 불만을 가졌다
그녀는 할 수 없이 고기를 올렸다
그래 사랑은 오이 같기도 하고 고기 같기도 한 것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녀의 식탁엔 점점 많은 종류의 음식이 올라왔고
그는 그 모든 걸 맛있게 먹었다
결국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 사랑은 그가 먹는 모든 것
성미정 시인의 <사랑은 야채 같은 것>
사랑은 무엇일까...
나는 이 사람을 왜 사랑하는걸까...
그런 생각을 하다보면
하나의 결론이 나오는 거 같아요.
어떤 이유로, 무엇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이 사람이라서 사랑하는 거라고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