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우리는 왜 그렇게 말할까요
그렇게 말한 후에 그렇게 끝이었다죠
그 말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알 길이 없으니
절대 겹치거나 포개놓을 수 없는 해일이었다지요
우리는 왜 그렇게 들어놓고도
그 말이 어떤 말인지를 알지 못해 애태울까요
왜 말은
마음에 남지 않으면
신체 부위 어디를 떠돌다
두고두고 딱지가 되려는 걸까요
왜 스스로에게 이토록 말을 베껴놓고는 뒤척이다
밤을 뒤집다 못해 스스로의 냄새나 오래 맡고 있는가요
잘게 씹어 뼈에 도달하게 하느라
말들은 그리도 억센가요
돌아볼 일을 만드느라 불러들이는 말인가요
대체 그 말들은 어찌어찌하여
내 속살에다
바늘과 실로 꿰매 붙여 남겨놓는단 말인가요
이병률 시인의 <왜 그렇게 말할까요>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는
사람의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말은 순식간에 사람의
마음을 상처내기 때문이지요.
‘그 사람은 나에게 왜 그렇게 말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되지 않거나
상대방에 태도에 변화가 없을 때는
그 사람에게서 한 발 멀어지는 것이
내 상처를 봉합하는 방법이 될지도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