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녁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조금 비껴가는 화살처럼
마음 한 가운데를 맞추지 못하고
변두리를 지나가는 바람처럼
먼 곳을 향해 여린 씨를 날리는
작은 풀꽃의 바람 같은 마음이여
자갈이 날면 백리를 간다지만
모래가 날리면 만 리를 간다고
그리움의 눈물 마음속으로 흘리며
느릿느릿 뒷등을 보이며 걸어가는 사람
최동호 시인의 <홀로 걸어가는 사람>
누구나 한번은
어디로 가야할지도 모른 채
터덜터덜 걸어가는 때가 있습니다.
남들은 내게 과녁을 맞추지 못한
빵점짜리라 말을 할지라도
모래가 만 리를 날아갈 수 있듯이
우린 작은 존재여서 더 멀리 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 마음으로 눈물을 흘릴지언정
느릿느릿하게라도 걸어가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