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 8 (수) 목화꽃 기억들
저녁스케치
2018.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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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뜬 초저녁별이 동생이 흘린 밥풀보다 더 많아 보이던
그 밥풀 같은 별 호박잎에 싸먹고 싶던 여름밤

마당에 멍석을 깔고 저녁상을 차리면 달빛과 별빛 풀벌레소리가 밥그릇으로 뛰어들었다

봉숭아 꽃잎을 싸맨 손톱에 첫눈의 기다림이 반달처럼 남아있는

풋잠에서 빠져나와
잠결에 듣는 도마소리, 그 부엌에는 아직 내 곁을 지켜주는 어머니가 있다

내 기억의 집
목화꽃 같은 하얀 광목치마가 있고 배추를 뽑던 흙 묻은 손이 살고 있다

김민자 시인의 <목화꽃 기억들>


에어컨도 없던 시절,
더위를 피해
마당 평상에서 여름밤을 나던 생각나시요?
아버지는 모깃불 피우시고
어머니는 밤새 부채질로 벌레를 쫓아주시던
목화꽃처럼 희고 소박한 기억들이 스쳐가는
여름 밤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