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 1 (금) 그래도 살아봅시다
저녁스케치
2024.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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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살아봅시다

죽을 만큼 힘들어도
살아보자 하니 살아지더이다

터놓고 얘기할 수 없어
속이 까맣게 타고
울고 싶어도 울 수 없어
혀가 바짝바짝 말라도
살아 보자 하니 살아지더이다

물 한 모금 넘길 힘이 없어도
숟가락 들고 떠서 넣으니
넘어가더이다

힘없는 어린싹도
단단한 땅을 비집고 온 힘을 다해
세상 밖으로 나와
제각기 제 몫을 하는데

우리가 가진 힘은
돌 틈 사이 피어나는 제비꽃보다 강하고
개울가에 물오른 버들강아지보다 단단하니
가슴속 깊이 숨겨둔 용기 끄집어내어
두 주먹에 힘을 쥐어 봅시다

그리고
살아봅시다

국순정 시인의 <그래도 살아봅시다>

감당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일도
포기하지 않으면 견뎌지고,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고통도
세월을 따라 흘러가기 마련입니다.
결국 시간은 우리 편이 되어줄 테니
크게 숨 한 번 내쉬고
다시 살아보기로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