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 7 (목) 엄마 생각
저녁스케치
2024.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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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도 불지 않는데
나뭇잎이 흔들린다
무심코 걷는 앞으로
푹 익은 감이 철퍼덕 떨어진다
나무들을 뚫고
조각 햇빛이 이마를 툭 친다
이 세상에 없는 엄마가 와서
말을 걸고 간 걸까

엄마가 홀연히 사라진 후
비로소 나 홀로 이루어 내는 사랑
못 해줘서 미안하고 안타깝고
아쉬운 마음이 가슴속에 남아
더 애틋하고 그리워지는
그 사랑 때문에
오늘도 나뭇잎이 흔들리고
열매가 익어가고
햇빛이 반짝이고
온갖 가을이
내 마음으로 흘러드는 것이다.

이은주 시인의 <엄마 생각>

가을은 엄마를 만나는 계절.
손뜨개 목도리처럼 포근한 가을볕에도,
가진 모든 것을 다 내어주고도
땅의 양분이 되기 위해 떨어지는 낙엽에도,
세상 설움 삼키려 올려다본 하늘 아래
까치밥으로 남아 있는 빠알간 홍시에도,
어디에나 엄마를 닮은 따스한 마음이 숨어있지요.
그러니 더는 가을을 쓸쓸하게 생각하지 않을래요.
가을은 엄마가 마음의 문을 두드리는 계절,
엄마가 나를 만나러 오는 계절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