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 11 (월) 그냥과 어떻게 사이
저녁스케치
2024.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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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만에 만난 친구에게
공백의 시간을 통틀듯
어떻게 살았니?”라고 물었습니다

그냥이라고 웃는 친구의 모습에
세월이 오랜 시간 밀어두었어도
기꺼이 잘 살았구나로 만나져서 고마웠습니다

어느 날
곤란이라 여기는 친구의 자식 근심에
그냥 믿어주며 기다려보면 안 되겠니?”라고
오지랖을 보였습니다

어떻게 그래?”
다그쳐 몰고 오는 그 마음 곁에 서서

그냥과 어떻게 사이
주관과 객관 사이
이상과 현실 사이
넘기지 못하고 홀로 서걱거리는
바람의 갈피를 내내 만지작거렸습니다

김희경 시인의 <그냥과 어떻게 사이>

궁금해서 묻는 ‘어떻게’엔
‘그냥’이 답이 될 수 있지만,
이해되지 않아서 묻는 ‘어떻게’엔
‘그냥’이 답이 되지 않아요.
또 남의 일엔 ‘그냥’이 되는데
내 일이 되면 ‘어떻게’가 되죠.
결국 마음 그릇의 차이.
‘어떻게 그럴 수 있어?’ 보다
‘그냥 그럴 수도 있지’하고 품을 수 있도록
마음 그릇을 조금 더 키워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