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4 (토) 산행 중
저녁스케치
2025.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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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흐린 날

산행길 나뭇가지 위
새가 나를 쳐다본다

가냘픈 목선 까딱여
내 마음 깊숙이 데워주고

하늘엔
긴 구름 썰어 꽃배 만들어
날아본다

가을빛 바랜 낙엽 소리에
내 가슴 잠재우며

느지막이 해 질 무렵
바라본다

웅크리고, 조아려
꼬아 돌아앉은 너의 모습

버팀의
순간의 힘을...

김연분 시인의 <산행 중>

쌓인 눈에 기울지언정
꺾이지 않고 견뎌낸 나뭇가지.

황량한 땅에서 삭풍을 버티고
얼굴을 내민 작은 풀 한 포기.

얼음의 무게를 버텨내며
제 갈 길을 따라 흐르는 개울물.

끝까지 견뎌내는 그 모습에
다시 살아갈 힘을 얻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