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16 (목) 아버지의 땀
저녁스케치
2025.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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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키보다 곱절은 높고
당신 몸무게보다 무거울 것 같은
큰 짐이 버거워 보일 때면

도무지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아버지의 억척은
늘 미련스럽게 보이곤 했다

아버지 안 무거워요 여쭈면
식구들 행복이라
깃털처럼 팔랑거린다고 하신

내 입속의 음식들과
머릿속에 든 지식 쪼가리는
아버지의 땀이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감사하고 죄송해서 흘러내리던
눈물이 짰던가 보다

정승용 시인의 <아버지의 땀>

어릴 땐 아버지가 모든 짐을 짊어지는 게
너무나도 당연한 거라고만 여겼습니다.
그 짐의 무게를 알았더라면
살가운 말벗이라도 되어드렸을 텐데...
아버지 등에 핀 소금꽃이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꽃이었단 걸 아는 지금,
아버지에게 가 닿지 못하고 메아리로 돌아온
뒤늦은 뉘우침이 아픈 눈물이 되어 흘러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