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18 (토) 그리움
저녁스케치
2025.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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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가면 엄마를 본다
호박죽 골목을 지나
설탕 가득 들어 있는 호떡 할머니 집
젊었을 땐 거리에 앉아 먹는
음식이 부끄러웠다
의욕도 없고 게을러지는 나이
호박죽 그릇 앞에 두고
필요 없는 이웃 걱정 이웃 안부에
웃음을 흘리고 있다
좌판에 앉아 호박죽을 먹으며
엄마의 시장 코스를
서슴없이 밟고 있는 지금
시장에 가면 엄마를 만나고 온다.

이숙희 시인의 <그리움>

노점 할머니의 나물을 몽땅 사 오고
음식은 무조건 넘치게 만들어 나눠 먹고
누구와도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누던 엄마.

아줌마가 되면 저런 걸까 싶었는데,
언제부턴가 똑같이 행동하고 있는 나를 봅니다.

근데 어째요.
하나라도 더 나누고 싶고
안타까운 사연들을 들어주고 싶은걸.
그 맘 알기에 고된 삶을 응원하게 되고
따뜻하게 품어주고 싶은걸.

조금 손해보더라도
그렇게 엄마에게 배운 대로
따뜻하게 세상을 바라보며 살아가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