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 13 (목) 내일로 가는 길목에서
저녁스케치
2025.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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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거주춤한 자세로 주섬주섬
또 하루를 주워 담는다.
일상조차 낯설어지고,
아쉬움을 토해내는 시간들이
봇물처럼 밀려들면,
언제부터인가 궁상으로 어색하게 얼버무리는
주책없는 꼬락서니가 우스꽝스럽다
기다림의 끝은 어디쯤일까?
아픔이 꽃을 피워
미소처럼 다가오면, 혹시
아스라한 기억들이 화석처럼 굳어져
총총한 별이 될 수 있을까?
설움이 넘쳐
호수처럼 넘실대면, 혹시
묻어 둔 상념들이 눈 녹듯 풀어져
따스한 햇살이 될 수 있을까?
내일로 가는 길목에서
습관처럼 무심코 내민 발끝이 멋쩍어
가만히 걷어들이는 이 밤에,
그 먼 길을 달려 온 보람도 없이
허무하게 부서지는 밤 파도의 울음소리가
기약 없는 기다림에 지친
나의 빈 가슴을 닮았다.
김경태 시인의 <내일로 가는 길목에서>
해 저문 저녁, 더는 보이지 않는 별을 찾으며
까마득히 멀어진 꿈들을 떠올려 봅니다.
저 별처럼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꿈이 된 걸까,
잘 살고 있는 걸까,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하지만 답을 찾아 방황하는 것도 잠시 내일이 오면
우린 언제 그랬냐는 듯 또 하루를 열심히 살아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