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 10 (수) 꽃피는 지하철역
저녁스케치
2025.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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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 이름이 꽃 이름이면 좋겠어
목련역, 개나리역, 진달래역, 라일락역, 들국화역...
꽃 이름을 붙이면 지하철역이 꽃밭 같을 거야
"친구야, 오늘 민들레역에서 만날래?"
이 한마디로도 친구와 난 꽃밭에서 만나는 기분일 거야

지하철을 타는 사람들은 늘 꽃 이름을 부르겠지
원추리, 백일홍, 바람꽃, 금낭화, 물망초...
자주 부르다 보면 사람들도 꽃이 된 느낌일 거야
이번 정차할 역은 수선화역입니다. 다음역은 채송화역입니다.’

지하철 방송이 흘러나오면
사람들이 송이송이 지하철을 타고 내리겠지
사람들한테 꽃향기가 나겠지

박승우 시인의 <꽃피는 지하철역>

꽃 이름으로 부르면 사람들은 꽃이 되고
그런 사람들이 모이면 꽃밭이 될 거란 귀여운 상상.
우리도 서로를 꽃으로 기억해 보면 어떨까요.
고운 모습만 마음에 담아 두고 살아갈 수 있게.
길을 가다가 문득, 스치는 향기에 문득,
서로를 떠올릴 수 있도록 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