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기 전 깨어나
외롭기 전 일어나
세월을 틀어잡고 달리고 달렸는데
지나온 삶은
백지장처럼 허옇고
지나갈 삶은
눈보라처럼 휘날린다
돌아가자니
너무 멀고
질러가자니
너무 아쉬워
이제는
쉬었다 가면 좋으련만
세월이 드세게
나를
채찍질하네요
오기수 시인의 <세월이 채찍질하네요>
미처 올해를 다 돌아보지 못했는데,
내일 또 내일 앞서 달리던 시간이
곧 새해인데 뭘 꾸물거리냐며 나무랍니다.
그래도 한 해를 보내는 일인데...
자꾸만 채근하는 시간에게
그리 바쁘면 너나 먼저 가라며 일러두고는,
소중하고 행복했던 나날들을
인생 앨범에 차곡차곡 꽂아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