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밤엔
잠이 오지 않았네
이 밤에 내가 네게
할 이야기는
행복하고도 슬펐던
긴 이야기.
목련꽃 가지에
창호지 초롱에
불을 켜 달아놓고
새벽이 올 때까지
편지를 쓴다.
내 마음 언덕에
봄 풀이 솟아나고
4월 바람은 꽃구름을
벽에 걸린 거울 앞까지
곱게 밀어 올렸다.
봄을 기다리던
겨울나무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밤바다의 물결은
아직도 멎지 않고
나의 길고도 짧은 사연은
끝이 없었다.
황금찬 시인의 <봄밤>
하고픈 말이 너무 많아
결국 이름 외엔 아무것도
적지 못했던 연애편지처럼,
애써 잊고 있던 기억들이
하나둘 떠오르는 봄밤.
달뜨기도 했다가...
서글펐다가...
종잡을 수 없는 마음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오늘도 봄밤은 깊어만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