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 9 (토) 일회용 슬픔
저녁스케치
2026.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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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래야 한다
오래 지니고 있어선 안 된다
한쪽 눈으로는 울고
다른 한쪽 눈으로는 웃고 있어야 한다
적어도 내 슬픔을 비웃을 다른
시선 하나쯤 있어야 한다
일회용이어야 한다
즉시 재생되어야 한다
얼른 주먹으로 눈자위 한 번 닦아내고
먹구름처럼 피어오르는 슬픔을
정면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링 옆을 빙빙 돌며
한 대 칠 용기도 없이
내가 괜히 이 짓을 하나
생각해선 안 된다
슬픈 노래를 부르는 가수는
결코 슬픔에 지지 않는다
슬픔이 나를 탕진할 수
없도록
떼로 달라붙는 슬픔을
한 장 한 장 떼어내고
뒤돌아서 다시 웃는
나는야, 일회용 전사
김겸 시인의 <일회용 슬픔>
슬픔이 찾아오거든 손님처럼 여기기로 해요.
그저 잠시 머물다 가겠거니...그렇게.
슬픔을 묵혀두지도 말고,
슬픔이 마음을 차지하게 두지 말아요.
그래야 다시 일어설 수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