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살다 보면
해마다 만나는 사람은 하나둘 줄어든다.
한때는 매일 스치던 얼굴들도
세월의 모퉁이를 돌아
어느새 소식 없는 이름이 된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멀어진 만큼 마음은 더 선명해져
잊힌 줄 알았던 목소리 하나,
웃음 한 자락,
함께 걷던 계절의 냄새가
문득 저녁 바람처럼 돌아온다.
삶은 더 많은 사람을 얻는 일이 아니라
떠난 자리를 그리움으로 채워 가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이가 든다는 것은
곁이 비어 가는 쓸쓸함이 아니라,
마음속에 살아 있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는 일이다.
박성환 시인의 <세월의 목록>
스치는 바람결에
잊고 있던 이름 하나가 스치고 지나갑니다.
다 잊었다고 생각했건만...
옛 추억에 슬며시 미소 짓게 되는 걸 보니,
차마 떠나보내지 못한 이들이 마음 어딘가에
그리움이란 집을 짓고 오순도순 살고 있었나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