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5일(토)] 주제음악 "Post"
2006.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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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화동 우체국
내 구역 우체부 아저씨는
가는 몸에 무거운 우편물 보따리,
보기에도 민망하다
이 골목, 저 골목, 이 집, 저 집, 찾아다니며
우편물을 부지런히 배달하는 모습,
보기에도 안쓰럽다
어쩌다가 길에서 마주치면
선생님 우편물이 제일로 많아요, 하며
씽긋 웃는다
만날 때마다 "이것 점심" 하고 가볍게
몇 푼의 용돈을 나누면
"됐습니다" 하고 사양한다
억지로 호주머니에 넣어주면
꾸벅, 하고 사라진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이 골목 저 골목
들락날락 부지런히 오늘도
정확히
혜화동 우체국, 우체부 아저씨는
아마도 회갑은 넘었으리.
- 조병화 '혜화동 우체국 우체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