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가있는음악] Listen
2005.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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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나무에게 듣다 / 박해옥
한 시절 엉켜 뒹굴던
하찮았던 것들의 반란
심장 모양으로 옹그릴수록
내 몸에서 달아나는 꽃잎들
만추의 나무처럼 성장을 멈춘 게다
풋잠 한숨 자고 나니
황혼의 갈대처럼 서늘도 하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어깻죽지만 휘는 일이겠는가
영혼의 북채를 검어 쥔
땀 밴 손이여
무성했던 여름살이를 청산하고
가을 행에 편승한 잎새들
스산한 모습으로 돌아선다
이래저래
사는 일이 상처이긴 해도
감당할 수 있는 무게로 남아
덜어낸 만큼 쓸쓸해져보는 일
그도 겪어봄직한 일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