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홍의 한판승부

표준FM 월-금 18:00-19:30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반드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

2/4(금) 국내 女 CSI 1호 "시신 안 무서워.. 가족이라 생각하며 대화"
2022.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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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한판승부>'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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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한판승부> FM 98.1 (18:25~20:00)
■ 진행 : 박재홍 아나운서
■ 패널 : 진중권 작가, 노영희 변호사
■ 대담 : 김희숙 서울경찰청 과학수사팀장

◇ 박재홍> 이제는 익숙해진 사이코패스라는 단어 이 개념이 대중에게 알려진 결정적 계기는 지난 2004년 무려 20명을 살해해 검거됐던 연쇄살인마 유영철 때문인데요. 그 당시에 사회에 충격을 줬던 큰 사건. 그런데 전문가들은 이 사건이 우리나라의 과학수사를 발전시켰고 또 경찰들의 범인 검거율도 함께 높였다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현재 우리나라의 과학수사, 굉장히 세계적인 수준이다 인정받고 있습니다. 한판클라스 오늘은 유영철 사건의 과학수사를 담당했던 국내 1호 여성 과학수사요원이자 국내 지문감정 1인자이십니다. 서울지방경찰청의 과학수사대 김희숙 경감님 모셨습니다. 어서 오시죠.

◆ 김희숙>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노영희> 안녕하세요.

◆ 진중권> 안녕하세요.

◇ 박재홍> 진중권 작가님과 우리 노영희 변호사님이 인사하셨는데 두 분이 오시자마자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지금 제복을 입고 계셔서 너무 멋지다라는 말씀을 하셨어요.

◆ 진중권> 카리스마와 아우라가.

◆ 노영희> 멋있어 보이고.

◆ 진중권> 뿜뿜뿜뿜 뿜어져 나오고 있습니다.

◇ 박재홍> 제가 타 방송 출연하신 거 보고 너무 멋지셔서 제가 제작진에게 꼭 모셔달라고 간청을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뵙게 되어서 비현실적인 느낌.

◆ 김희숙> 불러주셔서 영광입니다.

◇ 박재홍> 우리 경감님 이제 과학수사대 요원으로서 굉장히 유명해지셨는데 원래 어린이 시절 꿈이 성악가셨다고요.

◆ 김희숙> 네.

◇ 박재홍> 성악가를 꿈꾸시다가.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국내 최고의 과학수사대 팀장이 되셨습니까?

◆ 김희숙> 제가 어렸을 때부터 노래를 잘하더라고요. 음성이 되게 좋았어요. 엄마의 음성을 닮았는지 학교 다닐 때 선생님들이 일으켜세워서 시를 읊어보라고 하잖아요. 그러면 제 목소리에 제 스스로 도취돼서 나 참 목소리 좋구나.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제가 교회를 다니면서 이렇게 찬송가를 부르면 제 목소리가 너무 좋은 거예요.

◇ 박재홍> 성가대도 하시고 하시면서.

◆ 김희숙> 그러다가 합창. 여러 가지 합창단도 여러 개 나가서 이렇게 하고 그러면서 그래서 음악의 꿈을 키웠었죠. 그런데 고등학교 때 성악을 하고 싶었는데 음대는 못 갔지만 유명한 오페라 아리아 있잖아요. 몇 곡은 이렇게 넉넉하게 부를 수 있을 정도로.

◇ 박재홍> 그렇군요.

◆ 노영희> 그럼 꿈을 왜 포기하신 거예요?

◆ 김희숙> 집안 형편상. 저는 꿈이 많았어요. 국어 선생님도 하고 싶었고 성악가도 하고 싶었고. 성악은 또 제가 피아노를 고등학교 때 피아노를 좀 쳤었거든요.

◇ 박재홍> 피아노 치시는 걸 진중권 작가도 방송 시작 전에 항상 치고 계셔서.

◆ 진중권> 친다고 할 수 없는 정도.

◆ 김희숙> 저는 장래 이렇게 조사하는 거 있잖아요. 희망 뭐 이런 거. 조사하면 저는 꼭 이런 예능 쪽, 문예 쪽, 예능 쪽, 이런 쪽으로 나왔어요, 높게 점수가.

◇ 박재홍> 2910님이 애창곡은 뭐냐고 여쭤보시면서 불러주실 수 있으면 불러주세요.

◆ 김희숙> 안 돼요.

◇ 박재홍> 애창곡 뭐죠?

◆ 김희숙> 그래서 저는 애창곡.

◇ 박재홍> 힘들어하지 마세요, 경감님.

◆ 김희숙> 저는 가곡은 고향의 노래. 고향의 노래 너무너무 좋아하고요.

◆ 진중권> 정지용 시 그거 아닌가요? 정지용 시인.

◆ 김희숙> 국화꽃 져버린~ 그 노래요. 그 노래 가곡 정말 좋아하고요.

◇ 박재홍> 잘하시네요.

◆ 김희숙> 오페라는 푸치니 거를 너무 좋아하는데.

◆ 노영희> 오페라까지 소화하시는 거예요?

◆ 김희숙> 오페라를 너무너무 좋아하고요. 그런데 저의 컬러링이 뭐냐 하면 잔니 스키키의 오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라는. 갑자기 지금.

◇ 박재홍> 과학수사 얘기를 해야 되는데 성악 얘기에 빠져서. 괜찮아요, 그런데.

◆ 김희숙> 그 노래가 컬러링이에요. 그런데 저희 아버지를 생각해서.

◇ 박재홍> 그렇군요.

◆ 진중권> 그런데 어쩌다가 경찰 쪽으로 가시게 됐어요?

◆ 김희숙> 제 친구가 경찰 쪽 근무를 했었는데 지문감정요원 공채 시험이 있다고 해서 그 시험을 봐서 합격을 했었어요. 그래서 저는 지문감정으로 시작을 했죠.

◆ 진중권> 친구 따라서 가신 건가요?

◆ 김희숙>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 박재홍> 그렇군요. 요즘 굉장히 유명해지셨잖아요, 경감님. 그래서 경감님을 경찰청 내에서도 밖에서도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롤모델로 삼아서 연락 오는 친구들도 많을 것 같은데요.

◆ 김희숙> 있죠. 그러니까 견학 오는 친구들이 있었어요. 그러면 제가 이렇게 견학도 시켜주고 과학수사계에서 강의를 해 주면 너무너무 좋아하고 저한테 따로 전화도 오고 또 어떻게 하면 과학수사요원이 될 수 있느냐. 어떻게 하면 과학수사대에서 경찰관이 될 수 있느냐. 경찰에 들어가는 길은 뭐가 있느냐, 이렇게 물어보는 그런 친구들도 있고요.

◇ 박재홍> 그렇죠.

◆ 김희숙> 지금은 대학교 4학년 됐나요? 그 친구는 고등학교 때부터 계속 연락하면서.

◆ 노영희> 그러면 학부 전공하고 무관하게 지금 이 길을 새롭게 선택하시게 된 겁니까?

◆ 김희숙> 저는 그랬죠.

◇ 박재홍> 그렇군요. 집에서는 가족들이 굉장히 무서워하는 가족이실 것 같아요.

◆ 김희숙> 아니, 그렇지는 않은데.

◆ 진중권> 냉장고 열어서 이거 누가 먹었어? 누가 먹었어?

◇ 박재홍> 라면을 먹은 사람 다 아실 수 있고.

◆ 진중권> 누구야.

◆ 노영희> 혹시 집에도 그런 지문 감식하는 그런 기기가 있고 그런 거 아닌가요.

◆ 김희숙> 그런 건 아니고. 저는 제가 지문으로 시작을 했잖아요. 그래서 지문이 제 인생에 어떻게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분야인데 저는 지문이 매우 아름다워 보여요. 예뻐요.

◇ 박재홍> 사람의 지문이?

◆ 김희숙> 지문이 이렇게 소용돌이처럼 돌아가거나 길쭉길쭉하거나 활처럼 생겨 있거나 그러잖아요, 모양이. 그런데 이게 동글동글 돌아가는 이런 지문 같은 경우는 자세히 이렇게 오래도록 들여다보면 어떤 사람들은 오바이트 나온다고 해요. 그런데 저는 그러한 지문들이 되게 예뻐 보이고 아름다워 보여서 그런 지문들만 이렇게 액자로 해 놓고 싶은.

◇ 박재홍> 그렇군요.

◆ 노영희> 그런데 쪽지문 가지고 사실 범인을 특정해내고 그러지 않습니까? 예전 같으면 상상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을 텐데 이게 과학기술이 발달했기 때문인가요? 좀 어떻게 이런 게 가능해진 건가요?

◆ 김희숙> 쪽지문이 뭔지를 먼저 설명을 드리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쪽지문이라는 게 이거 엄지손가락이 전체가 지문, 온전한 지문이라면 일부분만 나오는 거죠, 전체 나오지 않고. 그래서 지문이라는 것은 중심부가 있고요. 그다음에 양쪽 사이드로 삼각도가 있어요. 그런데 이게 전체 나오면 온전한 지문인데 이게 제대로 나오는 게 아니고 잘려 있는 거죠. 조각인 거죠, 조각. 부분 지문인 거죠. 그런데 이런 부분 지문에서 우리가 지문을 보면 특징이 있단 말이에요. 선이 있는데 가다가 끊어지고 또 가다가 붙고. 막 점이 있거나 조그마한 단선이 있거나 이런 특징이 있는데 이게 사람마다 전부 다 달라요. 그래서 지문의 특성이 만인부동, 종생불변. 절대 변하지 않고 같은 사람이 없다, 이런 두 가지 특성으로 개인 식별화를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이 조각 지문은 그러한 특징들이 많이 줄어들겠죠.

◇ 박재홍> 그렇죠.

◆ 김희숙> 그래서 쪽지문으로 어떤 사람 신원을 확인한다는 게 되게 어려워요. 어려운데 이러한 쪽지문으로 지금은 시스템을 이용해서 많이 찾아내잖아요. 시스템이 매우 많이 발달했죠. 고도화 사업이 진행이 됐고 또 정교하게. 예전에는 지문으로 똑같은 지문을 검색을 했는데 그걸 찾아내지 못했던 기계가 이제는 아주 미세하게 더 고도화가 진행이 돼서 시스템이 워낙 잘 발달이 돼서 그러한 것도 잡아내는 거죠. 그런데 시스템의 발전뿐만이 아니고 시스템이 발전했어도 그걸 감정해내는 감정관들의 어떤 능력이 없다면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거겠죠. 그래서 감정관들이 매우 고도화로 전문화되어 있다는 거죠, 우리나라는. 훌륭한 감정관들이 매우 많습니다.

◆ 진중권> 이런 경우도 있나요? 쪽지문인데 이 쪽지문에 해당하는 게 딱 한 사람이 아니라.

◇ 박재홍> 진중권, 박재홍, 노영희 딱 3명이에요. 그러면 어떻게.

◆ 진중권> 가능성으로 이렇게 나올 경우도 있나요?

◆ 김희숙> 가능성. 쪽지문이라도 하더라도 비슷한 지문이 있겠죠. 그런데 지문의 간격이나 그 특징의 위치나 이런 것들이 전부 달라요, 절대 같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쪽지문이라 하더라도. 그런데 이제 우리나라는 8개부터 12개까지 동일지문의 특징이 일치하면 동일지문으로 감정을 하는데 그 8개나 12개의 특징이 그것만 같고 나머지는 달라도 된다는 게 아니거든요. 일부분 지문이 나와 있는데 그 지문이 갖고 있는 특징이 8개밖에 없는 거예요. 특징이. 그러면 과연 이 대상자를 비교해서 8개가 완전히 일치한 사람이 있는 거예요. 그럼 이 사람을 동일지문으로 동일인으로 판별할 거냐, 아니냐는 그런 문제거든요.

◆ 진중권> 용의선상에는 올라올 거 아닙니까.

◆ 김희숙> 그러니까 용의선상에 올라온 사람들은 매우 확률이 높은 거죠.

◆ 노영희> 틀린 적은 없으신 거예요? 다 맞혀요?

◆ 김희숙> 우리나라는 오류 난 적이 없어요. 외국에는 있었죠. 한 번 검색해 보시면 메이필드 사건이 있거든요, 메이필드 사건. 스페인 아토차역에서 발생한 그 폭발사건이었는데.

◆ 노영희> 폭발범을 알아내는.

◆ 김희숙> 그때 스페인이 스페인 경찰 측에서 화약 뇌관을 담고 있는 검정색 비닐봉지를 그 차 안에서 발견을 해요, 용의 차량 안에서. 그래서 거기서 지문을 채취했는데 정말 희미한 쪽지문인 거예요. 전체 나온 지문이 아니고. 그런데 그 지문을 국제감시협회에 전부 다 뿌려서 같이 검색을 이제 했는데 그게 미국에서.

◆ 노영희> 잘못된 거죠.

◆ 김희숙> 메이필드의 지문이다라고 한 거예요. 그랬는데 스페인 경찰청에서 보니까 다른 점이 있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는 그걸 인정할 수 없다. 그래서 계속 따로 검색을 하고 있는데 미국에서는 그게 아니다, 이게 맞다 그래서 다시 감정관들을 이렇게 또 투입을 해서 했는데 나중에 투입된 감정관들이 더 많은 특징을 찍어서 이 사람이 맞다라고 얘기를 하는 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페인에서는 인정하지 않고 계속 따로 감정 작업을 했죠.

◆ 진중권> 결론은 어떻게 됐나요?

◆ 김희숙> 우나네 다우드라는 사람 지문이 검색이 된 거예요.

◆ 진중권> 그 사람 아닌 거죠?

◆ 노영희> 메이필드가 누명을 쓴 거죠?

◆ 김희숙> 그래서 이걸 메이필드 게 아니고 우나네 다우드 거다라고 통보를 하니까 미국에서 나중에 인정했고 그 사건으로 인해서 미국이 엄청나게 많은 지문 감정에 대한 스탠더드를 14가지 이렇게 정해서 매우 정교하게 바뀌었죠. 그러니까 실수로 인해서 더 많이 발전을 한 경우죠.

◆ 진중권>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사실 온 국민들의 지문이 다 국가가 관리하고 있는 중이잖아요.

◇ 박재홍> 다 갖고 있습니까?

◆ 진중권> 그런데 다른 나라는 이런 경우가 없지 않습니까?

◆ 김희숙> 있어요. 몇 개 나라 있고요. 특히 아랍에미리트 제가 19년도에 치안 한류로 전문가 파견을 해 달라고 해서 제가 갔다 왔는데 우리나라는 17세 이상 남녀 지문을 등록하고 있잖아요.

◇ 박재홍> 주민등록하는 시점에.

◆ 김희숙> 거기는 13세부터. 그렇게 해서 관리하고 있고요.

◆ 진중권> 보통 서구에서는 이걸 상상을 못하거든요. 이걸 찍어서 국가에서 하고. 내 생체 자료를 갖다 국가고 관리해?

◆ 김희숙> 그래서 그걸 헌법소원을 냈었잖아요. 그래서 합헌으로 나왔잖아요. 관리하는 모든 것들이 어떤 모든 게 오히려 이익이.

◇ 박재홍> 실익이 더 크기 때문에.

◆ 김희숙> 공익에 대한 이익이 더 크다. 그래서 합헌.

◆ 진중권> 그러니까 지문 의존도가. 수사에서 지문 의존도가 다를 것 같거든요. 아무래도 우리가 훨씬 찾기 쉽잖아요, 우리 같은 경우에는. 서구는 아무래도.

◆ 김희숙> 그렇죠. 그래서 사실 우리나라가 동남아 쓰나미 사건 또 헝가리의 유람선 침몰사건 때도 우리가 그런 자료를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나라 국민들 전부 다 신원 확인을 할 수 있었죠. 그리고 삼풍백화점 붕괴사건 때도 전부 지문으로 신원 확인을 했지 않습니까?

◇ 박재홍> 우리 경감님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이라고 알려진 유영철 사건, 2004년이었어요. 당시 이게 기억에 남는 사건이었던 게 당시 신원 확인을 막으려고 피해자 지문을 다 훼손했었잖아요. 그런데 그 과정을 경감님이 말씀해 주신 게 저는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그러니까 아까 쪽지문도 말씀하셨는데 유영철 사건도 마찬가지로 쪽지문 수준으로 굉장히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였던 거죠?

◆ 김희숙> 저는 지문을, 지문감정관 당시에는 이제 지문을 쉬운 지문보다는 어려운 지문으로 제가 작업을 많이 했었어요, 일부러. 다른 직원들이 어려워서 이렇게 미뤄놨던 걸 제가 가져와서 그걸로 분류를 하거나 이렇게 작업을 했단 말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어지간한 지문은 너무 쉬운 거예요. 그래서 그 기간이 지나다 보니까 실력 차이가 좀 많이 났었죠.

◇ 박재홍> 저 배경사진을 보겠습니다. 경감님이 현장에서 지문을 좀 감식하시면서 채취하는 사진인가요?

◆ 김희숙> 저 장면은 유영철 연쇄살인사건 피해자 지문을 채취하는 거예요.

◆ 노영희> 피해자.

◆ 김희숙> 피해자.

◆ 진중권> 지문을 다 없앴다고 했잖아요.

◆ 김희숙> 일부 지문을 오려냈는데 사실은 제가 시신 발굴하는 현장에서 현장 감식을 하고 있었었는데 저는 또 지문 전문가니까. 지문에 관심 있으니까 지문이 어떻게 됐는지 계속 관심 있게 봤을 거 아니에요. 그런데 지문이 없는 거예요. 이미 지문을 너무 훼손해 버려서 지문이 아예 없고. 그리고 또 시신이 부패됐고. 그래서 높으신 분들도 이거는 지문이 없으니까 유전자로 신원 확인을 해야 한다. 이제 그렇게 아예 결정이 난 거예요. 그런데 제가 우리 팀에서 시신 발굴이 8구를 발굴을 했었거든요. 너무 처참하고 참혹했죠. 그래서 시신도 18토막으로 절단을 했었잖아요. 그래서 이렇게 발굴할 때마다 사람 형체를 갖춰서 이렇게 1번, 2번 번호표를 놓고 이렇게 번호표를 쭉 놓는데 번호표가 18번까지 있는 거거든요. 18조각인 거잖아요, 18토막인 거잖아요. 그런데 저는 손에 계속 신경을 썼었죠. 지문이 없는데 사무실은 발굴을 다 끝내고 발굴한 시신을 국과수로 이렇게 이송을 했고요. 사진을 계속 보면서 이거 내가 할 수 있겠다, 이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가 그전에도.

◇ 박재홍> 시신을 보면서.

◆ 김희숙> 제가 그 전에도 유영철 사건 이전에도 쪽지문으로 또 살인사건도 해결하기도 했었고 안 된다고 하는 것도 제가 다시 또 끄집어내서 해결한 그런 사례들이 있었기 때문에 여기서는 내가 지문 전문가인데 이 지문이 이렇게 훼손됐다고 포기하는 건 아닌 것 같다. 내가 최선을 다해 보고 그때 안 되면 그때 포기해도 늦지 않지 않겠느냐. 왜냐하면 유전자는 보름이 걸린다는 거예요. 그런데 그것도 말이 보름이지 보름이 더 걸릴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지문 채취하러 간다고 했죠. 그랬더니 옆에 동료들도 막고 지문이 없는데 어떻게 하려고 하느냐. 국과수에서 유전자 결과 나올 때까지 기다리자 하는 직원도 있었고. 하지만 저는 할 수 있겠더라고요. 한번 해 보자. 해 보고 안 되면 그때 포기하자 이 생각이 들어서 국과수에 전화를 했죠. 국과수에서도 마찬가지로 오지 마라, 이미 지문이 썩어버렸고 없다, 지문. 왜 이렇게 경찰관이 사서 고생을 하려고 하느냐, 이렇게 얘기를 하는 거예요. 그래도 언제 부검하느냐. 부검하는 날 우리가 하겠다, 이렇게 이제 얘기하고 갔어요. 가서 지문을 채취하는데 이제 국과수에는 이렇게 부검대가 허리 높이로 이렇게 부검대가 있잖아요. 그러면 시신을 눕혀놓고 부검을 하고 있는 거예요. 그러면 저는 우리 같이 갔던 직원하고 절단된 손목만 가지고 한쪽으로 와서 쭈그리고 앉아서 그 지문을 채취를 하는 거예요. 그날이 중복날이었거든요. 얼마나 덥습니까? 또 냄새, 부패 냄새도 나고. 또 쭈그리고 앉아 있으니까 종아리도 저리고 그런데 이제 지문 채취하는 부분에 집중해야 되잖아요. 이렇게 지문이 훼손됐기 때문에 여기는 부패액이 막 흐른단 말이에요. 나머지 훼손된 부분은. 그러면 이 지문을 채취하려면 여기를 건조시켜야 돼요. 말라서 분말을 바른 다음에 분말이나 잉크를 바른 다음에 채취를 해야 되는데 그게 어려운 거예요. 그래서 그 단계를 계속 거치면서 제가 손목 잡고 붙잡고 언니한테 사정을 하면서 도와달라고, 손목 언니한테. 사정을 하면서 이렇게 정말 지문을 찍었는데 진짜 해도 안 될 때는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왜 그렇게 열심히 찍었냐면 그 특징 한두 개를 더 얻기 위해서인 거예요. 특징이 없으면 감정할 가치가 없는 거거든요.

◇ 박재홍> 지문의 특징.

◆ 김희숙> 지문의 특징. 제가 아까 말씀드렸죠. 가다가 끊어지고 가다가 붙고 점이 있거나 단선이 있거나. 그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징이 있단 말이에요, 지문은. 그 특징 한두 개를 더 얻기 위해서 그렇게 여러 번 찍었는데 제가 제일 많이 찍은 손가락은 손가락 1개에 161번 찍었거든요.

◇ 박재홍> 손가락 하나를?

◆ 김희숙> 손가락 1개에. 손가락 1개에. 그래서 나중에 저도 보고 놀랐어요. 제가 세보고. 사무실 와서 도대체 내가 몇 번 찍은 거야 이러고 세워 보니까 161번을 찍었더라고요. 그게 유명한 일화가 됐는데 그렇게 쪽지문을 채취해서 그날 밤새도록 제가 잠 안 자고 감정을 해서 피해자 신원을 확인을 했죠.

◆ 진중권> 훼손. 다 훼손된 건 아니고 훼손되지 않고 아직 남은.

◆ 김희숙> 그거는. 그렇죠. 아주 일부분 남은 조각 지문.

◆ 노영희> 아까 검은색 비닐봉지에 남아 있는 지문으로 채취한 적도 있다. 외국에서 아까 그런 얘기를 하셨는데 우리가 손자국이 그러면 비닐봉지, 옷. 이런 데 다 남는 건가요? 어떻게 되는 건가요?

◆ 김희숙> 주로 지문이 많이 남는 곳이 비다공성 체질. 예를 들자면 이런 거죠.

◆ 노영희> 판넬 같은.

◆ 김희숙> 아니면 이런 거. 물병?

◇ 박재홍> 플라스틱.

◆ 김희숙> 물병. 빗하고.

◆ 김희숙> 이런 종이는 다공성이라고 하잖아요. 이런 건 액체법을 이용해요.

◆ 노영희> 종이에도 지문이 남긴 남네요.

◆ 진중권> 지문 채취가 되는구나.

◆ 김희숙> 달라요. 그런데 이것도 분말을 발라도 안 나오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액체법. 액체로 하는 건데 그런 재질에 지문이 많이 묻는데 플라스틱 같은 경우도 다 묻죠.

◆ 노영희> 천 같은 경우는 잘 안 묻죠?

◆ 김희숙> 천은 우리가 지문이 융선, 이렇게 선으로 되어 있잖아요. 그런데 이런 천이 어떤 천이냐에 따라서 다르죠. 선이 매우 세밀하고.

◇ 박재홍> 촘촘하고.

◆ 김희숙> 그렇죠. 그런 경우는 가능한데 이렇게 실로 이렇게 엉성엉성. 털실 이런 건 좀 어렵죠. 그런 경우는 유전자로 해야죠. 유전자나 미세로 봐야죠.

◇ 박재홍> 유영철 사건에서 울면서 언니, 나 좀 도와줘요. 빨리 가족한테 보내드릴게요.

◆ 김희숙> 그렇게 했어요.

◇ 박재홍> 그렇게 해서 신원이 확인된 그 가족들에게 인계되는 장면도 그러면 경감님이 보셨나요?

◆ 김희숙> 그 얘기만 하면 자꾸 눈물이 나는데. 그거 얘기.

◇ 박재홍> 하셔야 돼요.

◆ 김희숙> 일단은 지문으로 신원이 나왔잖아요. 신원이 나온 게 굉장히 중요한 게 뭐냐 하면 국과수에서는 이주일이 걸린다고 그러잖아요. 우리는 시신을 발굴했을 때 당시 시신은 1번 시신, 2번 시신, 3번 시신인 거예요. 이름이 없으니까.

◆ 노영희> 번호로.

◆ 김희숙> 그러면 1번 시신은 제가 누구라고 지문감정에 의해서 누구의 지문인지 확인했잖아요, 신원을. 그러면 1번 시신은 그분의 가족들 유전자만 비교하면 되잖아요. 제가 짝을 맺어줬으니까. 1번 시신은 누구, 2번 시신은 누구 해 줬기 때문에. 만약에 그게 없었다면 대상자들을 전체를 전부 비교했을 거 아니에요. 그러면 2주가 아마 더 걸렸을 거예요. 그래서 지문으로 신원을 먼저 경찰이 한 게 정말 잘했고 제가 과학수사를 지문감정부터 지금 현장 업무까지 해서 거의 한 38년 정도 했거든요.

◆ 노영희> 38년이요?

◆ 김희숙> 네. 했는데 제가 지금도 생각해 보면, 돌이켜 생각해 보면 제가 제일 잘했던 일이 유영철 연쇄 살인과 피해자 신원 확인을 포기하지 않고 했다는 거. 거기에 저는 제 자신한테 계속 칭찬해 줬어요. 정말 잘했다. 그때 내가 만약 안 했으면 어쩔 뻔했나, 이 생각.

◆ 진중권> 사건 현장에 가시면 이제 늘 접하는 게 시신을 접해야 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저 같은 경우에도 군대에 있을 때 시신도 아니고 그 뭐야, 부상병들 실려오는 것 봐도 트라우마가 생기더라고요.

◆ 김희숙> 그렇죠.

◆ 진중권> 굉장히 쇼크가 심하거든요.

◆ 김희숙> 그렇죠. 그래서 저는 1번 시신, 2번 시신, 3번 시신 짝을 지어줘서 유전자 결과까지 봤는데 유전자 결과도 정확히 일치했고요. 그래서 시신을 인도해 드려야 되잖아요.

◇ 박재홍> 가족들에게.

◆ 김희숙> 지금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바뀌어서 본원이 강원도로 이주했고 지금 서울에 신월동에 서울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있어요. 예전에 있던 본원이었죠, 예전에는. 그 국과수에서 시신 인도를 하는데 대부분 엄마들이나 엄마들은 못 오시더라고요. 대부분 남편이나 아니면 남동생 또 아빠. 이런 사람들이 오셨어요. 그러면 되게 엄숙해요. 그래서 지문감정 결과 유전자감정 결과 당신 딸이 맞습니다, 이렇게 인도하시라고 이렇게 설명을 해 주는 그런 인도 시간이 있는데 대부분 거기서 폭삭 고꾸라지거나 아니면 묵묵하게 시신을 인도해 가셨는데 어떤 한 아버지께서는 시신의 모습이 정말 처참하거든요, 부패됐었죠. 이렇게 잘려 있죠. 물론 국과수에서 사람 형체를 갖춰서 전부 모습은 갖춰놨지만 얼마나 처참합니까? 참혹하고 너무 슬픈 일이죠, 가슴 아프죠. 그런데 아빠가 인도하는 도중에 갑자기 딸의 이름을 몇 번 부르시면서 그 시신을 이렇게 덮치시려고 한 거예요.

◆ 노영희> 안아주려고.

◆ 김희숙> 안아주려고 이렇게. 거기에 이제 저는 계속 비디오를 잡고 있었고 그다음에 옆에 우리 직원은 사진을 현장 사진을 찍고 있고 담당 형사들도 다 이렇게 있었고 국과수 법의학자들 이렇게 다 있는 자리에서 인도를 하는데 순간적으로 이제 형사분이 그분을 이렇게 제지를 했죠. 그 아버지께서는 제지를 당하고 나서 그 자리 밑에 쓰러져서 얼마나 오열을 하시는지. 이미 옷에는 부패액이 묻어 있고 그렇단 말이에요. 그래서 거기서 다 울었죠. 저도 비디오를 잡고 있으면서 계속 참아야 되는데 눈물이 나니까 그때 그 비디오는 계속 흔들려 있어요.

◇ 박재홍> 마지막으로 한번 안아보고 싶어서.

◆ 김희숙> 그 현장이 너무 가슴이 아프고. 그래서 제가 이 일을 하면서 가끔씩 힘들고 그럴 때마다 저는 더 다짐을 하는 거예요. 정말 우리가 현장에서 잘해야 되겠다. 한 분의 그 죽음이라도 억울하지 않게 또는 한 분의 억울하게 돌아가신 분이 원혼이라도 편하게 또는 유가족들의 한이라도 풀어드리게 우리가 1명이라도 검거를 해야 될 거 아니에요. 사건 하나를 해결하기 위해서 더 열심히 집중하게 되고 더 열심히 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아요, 그러한 현장들을 볼 때마다.

◇ 박재홍> 경감님께 그러한 힘든 일을 어떻게 하시냐, 이렇게 질문을 했는데 사명감이라고 답을 하셨는데 현장에서 어떤 만났던 유가족들의 모습, 반응 이런 것을 바탕으로 에너지가 생기셨던 건가요? 그러면.

◆ 김희숙> 저희는 그러니까 현장에 가면 매우 그러니까 지금은 시신 인도하는 현장이 있고 그래서 같이 어떤 같이 울기도 하고 그 현장이 너무 슬프기도 하고 가슴도 아프고 그랬는데 저희는 사건 현장에 가면 굉장히 냉정해져요, 감정이 개입할 수가 없는 거죠.

◇ 박재홍> 그렇죠.

◆ 김희숙> 그래서 현장에 집중해서 현장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과연 범인은 어떻게 들어와서 어떤 식으로 액션을 취해서 피해자를 살해하고 어디로 도망갔을까, 현장에 남겨진 증거물은 뭘까. 여기에 집중을 해야 되기 때문에 굉장히 냉정해지죠. 냉정해지는데 질문이 아까 포인트가 뭐였죠?

◇ 박재홍> 그런 사명감을 어떻게.

◆ 김희숙> 사명감. 그런데 저희는 그 피해자의 모습을 보잖아요. 처참하게 살해당한 피해자의 모습을 보잖아요. 그 모습을 보면 저희가 먼저 분노가 일어요. 어떻게 사람을 이렇게 해 놓을 수가 있을까. 어떻게 사람을 이렇게 살해할 수가 있을까. 그래서 이 사건의 범인은 꼭 잡아야 된다.

◇ 박재홍> 진실을 밝혀야 된다.

◆ 김희숙> 그럼요. 그 사건을 현장감식을 하면서 그런 마음이 들죠. 그래서 저희는 왜 어떤 분들은 현장 가면 그 시신 보면 무섭지 않느냐고 하는데 저는 무섭지 않아요.

◇ 박재홍> 그러세요.

◆ 김희숙> 부패돼 있죠, 냄새 엄청 납니다. 그다음에 부패되면 이제 벌레 생기잖아요, 구더기. 어떻게 보느냐고 해요. 저희는 아무렇지 않게 현장에서 정말 그냥 일을 합니다.

◆ 노영희> 아니, 그렇게 해서 어쨌든 범인을 잡고 피해자 확인하고 이러면 참 정말 좋은데,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꼭 잡아야 되겠다, 이런 사명감으로. 그런데 이게 성공하지는 않을 수가 있잖아요. 실패할 수가 있잖아요. 그러면 그때는 어떻게 견뎌요, 그런 걸.

◆ 김희숙> 그러니까 계속 이어가자면 그런 참혹한 시신 현장이지만 저희는 무섭거나 그걸 피하거나 그럴 대상은 아닌 거죠, 피해자가. 더 오래도록 피해자를 들여다봐야 되고요. 자세히 들여다봐야 되는 거예요. 그래야지만이 피해자하고 모든 사건 현장이 그 답을 알려주고 있거든요. 거기 현장에 집중해서 증거물을 채취하고 피해자의 시신에 나와 있는 모든 것들을 종합적으로 모아서.

◇ 박재홍> 그렇게 몰입을 하시니까 그 피해자와 시신과의 대화도 하시는 거예요, 보니까.

◆ 김희숙> 그렇죠. 저는 늘 해요. 혼자서. 왜냐하면 현장이 좁은 화장실에서 이분이 돌아가셔 있다. 그런데 화장실이 굉장히 좁잖아요. 그러면 이렇게 누워 계시기 때문에 어떨 때는 문이 안 닫히는 경우도 있어요. 그러면 저는 거기서 우선 채증을 해야 되기 때문에 피해자하고 살해당한 피해자하고 저하고 1:1로 현장에 있는 경우도 있어요.

◆ 노영희> 좁은 공간에서.

◆ 김희숙> 네. 저희는 절대 피해자가 무섭거나 피해 대상은 아니에요. 좀 더 가까이 다가가서 자세히 봐야 되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현장에서 늘 그냥 피해자가 내 가족이다라고 생각을 해요. 내 가족이라면 피하겠느냐. 내 가족이라면 무섭겠느냐. 그건 아니라는 거죠. 내 가족이니까 더 자세하게 더 치밀하게 현장감식을 해서 이 사건을 해결해야 되는데 그렇게 해서 해결하면 정말 너무너무 기쁘죠. 그 힘들었던 거. 주로 우리 현장에서 제가 제일 오랫동안 현장감식을 했던 시간이 11시간이에요, 서서.

◇ 박재홍> 서서 11시간 동안.

◆ 김희숙> 서서. 그러면 그 시간에는 식사도 못 해요, 현장에 계속 집중해야 되기 때문에. 그렇게 힘든 그런 상황이지만 그렇게 힘들게 일하고 와서 힘들다라고 그러한 마음들이 범인을 검거함으로써 눈 녹듯이 사라지는 거예요.

◇ 박재홍> 그렇군요. 지금 청취자분들이.

◆ 김희숙> 느껴지는데 그런데 그렇게 열심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해결이 안 됐을 때는 너무너무 마음이 아프죠. 지금은 살인사건 거의 다 해결합니다, 거의 미제살인사건이 없어요. 그런데 예전에 지금처럼 시스템이 발달되지 않았을 때는 지금 미제사건들이 좀 있거든요.

◇ 박재홍> 그렇군요.

◆ 노영희> 우리나라가 정말 잘 잡는다고 하더라고요.

◆ 김희숙> 거의 100%, 거의 미제살인사건이 없어요, 지금은.

◇ 박재홍> 한판승부, 한판클라스 대한민국 최고의 과학수사대요원 김희숙 경감님 만나고 있는데요. 청취자분들이 경감님께 푸드라이프님은 정말 용감하십니다, 감사합니다 말씀 주시고 있고 이벨라 님도 너무 힘드실 텐데 대단하십니다. 그리고 무궁화 님은 눈물이 나온다고 하시면서 공감 말씀해 주셨어요. 진 작가님.

◆ 진중권> 사이코패스들은 감정 자체가 없기 때문에 굉장히 범행을 저지를 때도 굉장히 냉철하게 냉정하게. 그런데 요즘은 또 여러 가지 영화나 소설이나 이런 걸 통해서 뭐랄까. 수사기법도 많이 알려져 있어서 지능범들이 있지 않습니까? 가능한 한 현장에다가 증거를 안 남기려고 하고 사실 유영철만 해도 지문을 지우려고 했던 거 아닙니까? 그런 지능범들이 있나요?

◆ 김희숙> 있죠. 지문 감정하다 보면 다양한 지문을 저희가 이렇게 보게 되잖아요. 그런데 지문을 훼손해서 상처가 있어서 상처를 내놔서 지문 망가뜨린 사람도 있어요. 그러면 얼마나 아팠을까요. 본인의 손에 전부 상처를 내야 되는 거잖아요. 그런데 여기 상처 낸다고 해서 지문이 다 없어지는 건 아니거든요. 상처에 난 부분은 못 하지만 나머지 부분에도 일부 손가락 잘라버리지 않는 한은 남아 있기 때문에.

◇ 박재홍> 그래서 잡을 수 있다, 끝까지.

◆ 김희숙> 그런데 진짜 만약에 요즘은 지문에 대해서 너무 많이 알려져 있어서 장갑을 끼기도 하고 그러잖아요. 그러면 또 저희는 다른 방법이 있어요. 이건 수사기법이라 알려드릴 수가 없고요.

◆ 진중권> 고무장갑 끼고.

◆ 노영희> 그러니까 완전 범죄는 없다, 이 말인 거네요?

◆ 김희숙> 완전 범죄는 없죠. 반드시 잡힙니다.

◇ 박재홍> 뭔가 든든합니다. 경감님.

◆ 김희숙> 미제의 수사사건이 지금 있지만 계속적으로 수사를 하고 있거든요. 미제수사팀도 매우 고생을 많이 하시는데 절대 포기하지 않고 계속 지금 수사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 노영희> 지금 이렇게 우리 경감님처럼 지문 감식을 전문적으로 하는 후배라고 그래야 하나요, 요원들이라고 해야 되나요. 그런 분들이 많은가요?

◆ 김희숙> 지문감식, 지문감정? 지문감정은 경찰청에서 지문감정관들이 있습니다.

◆ 노영희> 그러니까 많아요, 그런 분들이?

◆ 김희숙> 많습니다. 한 40~50명 되고요.

◆ 노영희> 많으시구나.

◆ 김희숙> 매우 훈련이 잘 되어 있고 경험이 많은 고도로 숙련된 감정관들이 많습니다.

◇ 박재홍> 일반 경찰 루트로 가는 것과 요즘은 굉장히 드라마가 많지 않습니까? 과학수사 CSI 드라마도 많고 희망하는 아이들도 많이 있는데 그러면 이런 과학수사대로 가는 루트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경찰로 들어가서 자기 본인이 선택하기도 하고, 그 안에서.

◆ 김희숙> 그렇죠. 경찰로 일단 들어와서 여러 부서가 있는데 과학수사 분야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고요. 들어올 때부터 지금은 과학수사 경채가 있어요, 경력채용이라고 해서. 특채라고 하면 더 이해하기가 쉬울까요? 지금 특채라는 이름보다 경채로 바뀌었는데, 경력채용이라고. 대학원에 가서 과학수사학과. 과학수사 전공을 한다거나 아니면 또 경찰행정학과 나와서 이렇게 하는 경우도 있고요.

◆ 진중권> 영화를 보면 살인의 추억이라는 영화 있지 않습니까? 거기 보면 참 수사하는 기법이 재미있지 않습니까? 두들겨패고. 그때는 과학수사가 없었을 때. 그랬는데 지금 수사기법이라면 그 당시에 화성연쇄살인사건 같은 경우는 잡을 수 있었을까요?

◆ 김희숙> 있었죠, 있었죠. 더 빨리 쉽게 할 수 있었겠죠. 그때는 지금처럼 시스템이 발달되지 못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이 있었는데 화성연쇄살인사건 같은 경우도 과학수사에서 역할이 굉장히 중요했던 게 그러한 증거물들을 잘 보관했었잖아요. 시스템이 발달되지 않았을 그 당시에도 경찰관들이 그걸 포기하지 않고 계속적으로 증거물들을 오랜 시간 동안 그걸 계속.

◆ 노영희> 그래서 DNA법이 만들어진 거죠.

◆ 김희숙> 2010년도에 만들어졌는데 어느 누군가도 그걸 포기하지 않고 잡겠다는 일념으로 그걸 관리해 왔던 거예요, 그것도 아주 잘. 그래서 그 증거에 의해서 결국은 해결했잖아요.

◆ 진중권> 그러니까 과거에 쪽지문인데 이게 쪽지문이라서 신원 확인이 안 됐지만 나중에 다시 발달된 기법으로 확인된 경우가.

◆ 김희숙> 지금 되고 있잖아요. 15년 전 살인사건. 그때 당시에는 검거를 못했던 쪽지문이 지금은 시스템으로 다시 재검색해서 해결.

◆ 노영희> 그래서 공소시효도 연장돼요. DNA법이 만들어져서. 요즘 과학기술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시효를 연장시키는 게 있어요.

◆ 김희숙> 그렇죠.

◇ 박재홍> 2839님이 경감님, 혹시 직업이 그러신데도 불구하고 범죄 영화나 수사물을 즐겨 보시는지요. 그리고 실제 보시면서 야, 저거 정말 엉터리다 혹은 이거는 정말 우리랑 똑같고 놀랍게 고증을 잘해서 잘 찍었다라고 평가할 수 있는 작품이 있으세요?

◆ 김희숙> 자꾸 판단을 하게 돼서 재미가 없어요.

◇ 박재홍> 저거는 아니야.

◆ 김희숙> 저건 말이 안 돼. 저건 아니야 이렇게.

◇ 박재홍> 10분 이상 보기 힘듭니까?

◆ 김희숙> 그런데 잘 모르시는 분들은 재미있잖아요. 저희는 저거는 아닌데. 저건 말이 안 돼 이렇게 하고.

◆ 노영희> 영화나 드라마는 완전 현실하고 다르군요.

◆ 김희숙> 그리고 왜 우리나라 범죄 수사물도 보면 강력계 형사들이 들어가서 현장 뒤지고 이러잖아요. 절대 아니에요.

◇ 박재홍> 갑자기 짜장면 먹다 나타나서 갑자기 확 나와, 나와, 막 하는데.

◆ 김희숙> 그러면 안 되죠. 현장을 훼손하기 때문에 사건 현장은 과학수사요원들이 완전히 장악을 해서 통제를 합니다. 그리고 만약에 사건을 들여다보고 싶다고 하면 발판을 놓고 어느 부분까지만 와서 보고 나가라, 이렇게 하고 나머지는. 절대 현장 들어오면 안 돼요. 현장이 훼손되면 안 되는 거잖아요. 전혀 다르고요. 마치 강력계 형사들이 과학수사요원들은 무슨. 이것 좀 해, 이것 지문 채취해. 이거 절대 그거 아니에요. 절대 그거 아닙니다.

◇ 박재홍> 그런 장면에서 분노하시는군요.

◆ 김희숙> 그런 장면이 있을 때마다 불쾌하죠. 저거 아닌데. 왜 감독님은 저렇게 하셨나 이렇게.

◆ 진중권> 현실대로 그림이 안 나오잖아요.

◆ 김희숙> 그리고 이제 또 영화 말씀하셨는데 영화를 보면 지문을 왜 현장에서 채취한 지문을 기계에다가 넣으면 지문이 와르르르르 돌아가서 나오고 사람이.

◇ 박재홍> 그래픽에다가 복사기로 스캔하고.

◆ 김희숙> 그리고 얼굴이 딱 나와서 전과 내역이 쫙 나오잖아요. 그건 영화일 뿐이에요. 절대 현실은 그렇지 않고요.

◇ 박재홍> 그렇지 않군요.

◆ 김희숙> 외국에서도 그러지가 않습니다.

◆ 노영희> 그러면 본인에게 자문을 구해서 어떤 작품이 만들어지고 이런 것들도 있어요?

◇ 박재홍> 드라마나 영화에서 우리 경감님께 자문.

◆ 김희숙> 물어보기도 하고 그런데.

◆ 노영희> 그런 건 재미없지 않을까.

◆ 진중권> 아무도 못 들어가는데.

◆ 김희숙> 그러니까 지문도 기기가 알아서 해 주는 게 아니고 감정관들이 육안으로 최종 판단을 해서 맞다, 아니다를 해 주는 거예요.

◆ 노영희> 기계는 매칭 이런 걸 확인할 수가 없군요.

◆ 김희숙> 그렇죠. 비슷한 지문만 쫙 이렇게 불러와서 이미지로 이렇게 불러와주면 육안으로 보고 1번 아니야 넘기고 2번 아니야 넘기고. 이거 사람이 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기계에서는 왜 우리 영화에서는 마치 기계가 모든 걸 다해 주는 것처럼 타르르르르 돌아가고 범인 사진 멈춰서 전과 내용이 나오고 그러잖아요. 그건 아니라는 거죠.

◇ 박재홍> 경감님이 한마디로 아니라고 하니까 굉장히 뭔가 시원해졌어요.

◆ 김희숙> 그래요? 그런데 미국에서도 CSI 드라마가 미드 CSI 드라마가 방영이 됐을 거 아니에요. 거기도 제일 민원이 많이 들어오는 게 그거라는 거예요. 영화 보면 기계 지문 딱 넣으면 금방 나오던데 왜 이 사건 얘기.

◇ 박재홍> 수사가 왜 이렇게 더디냐. 그렇군요.

◆ 김희숙> 저는 수사물은 별로. 맨날 우리가 하는 업무라서 별로 즐겨 보지는 않는데 가끔씩 이제 제가 관심 있게 보는 것은 저 사건을 어떻게 설정해서 어떻게 풀어나가는가. 작가님이 어떻게 풀어나가는가.

◆ 노영희> 해결하는 방식.

◆ 김희숙> 그런 걸 보기 위해서 보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 박재홍> 그래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 뭐가 있으셨어요?

◆ 김희숙> 우리나라요?

◇ 박재홍> 우리나라. 혹은 해외 작품 중에.

◆ 김희숙> 해외에서는 본 콜렉터.

◇ 박재홍> 본 콜렉터.

◆ 노영희> 사실에 가까운가 보죠? 너무 엉터리라서?

◆ 김희숙> 여러 가지 증거들을 하는데 과학수사라는 게 사실 그렇거든요. 제가 누가 과학수사는 뭐냐라고 물어보면 저는.

◇ 박재홍> 과학수사는 무엇이냐.

◆ 김희숙> 그냥 한마디로 퍼즐 맞추기라고.

◇ 박재홍> 퍼즐 맞추기다.

◆ 김희숙> 왜냐하면 이제 과학수사대에서 우리가 하는 일은 각종 사건 현장, 살인사건 영아 살인이라든가 부패 변사라든가 추락사건,수중에서 일어난 그다음에 화재. 다양한 분야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 현장의 그런 여러 가지 사건의 현장에 나가서 그 사건 현장에서 어떤 객관적인 증거를 채취하고 그런 증거를 분석하고 또 감정해서 어떤 사건의 실증을 밝혀나가는 그런 업무인 거예요. 그런데 그런 현장에서 뭐였죠? 너무 늘 제 얘기에 집중하다 보면.

◇ 박재홍> 그런 현장에서 하다 보면 현실에 가까운 것들이 있고 영화 얘기 좀 하시다가. 퍼즐 맞추기다. 과학수사는 퍼즐 맞추기다.

◆ 김희숙> 맞아요, 퍼즐, 퍼즐. 퍼즐이 지금 생각이 안 나서 그런데 이제 그 모든 사건 현장은 다 박살이 나 있거든요.

◇ 박재홍> 훼손돼 있죠.

◆ 김희숙> 그리고 사건 현장은 특히 이런 사망사건. 특히 살인사건 같은 경우는 죽은 자는 말이 없잖아요, 사건 현장은 너무 조용해요. 하지만 사건 현장 모든 것들이 우리한테 말을 해 주고 있어요. 과학수사요원. 과학수사 CSI 요원들은 그 사건 현장이 우리한테 얘기해 주는 거. 시신이 몸으로 얘기해 주는 것을 우리는 제대로 보고 들어야 돼요. 또는 냄새로도 우리가 그걸 파악을 해야 되고요. 그래서 그러한 실체적인 어떤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서 이런 것을 하다 보면 박살이 난 모든 그런 증거물들을 우리가 하나도 놓치지 않도록 전부 채취를 해야 되겠죠. 그래서 피 한 방울, 머리카락 한 올 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얼룩 같은 거. 이런 것들을 전부 모든 장비들을 이용해서 저희가 탐색을 하고 그것들을 전부 다 수거하고 증거물들을 분석해서 그 조각조각 난 모든 증거물들을 하나하나 맞춰가는 거예요, 착착착착착 맞춰가는 거예요.

◇ 박재홍> 퍼즐, 퍼즐 맞추기.

◆ 김희숙> 퍼즐 맞추듯이. 그렇게 해서 하나의 그림이 완성될 때 사건이 해결되는 거죠. 그래서 우리 과학수사는 가서 범인을 체포하는 그러한 분야는 아니에요. 그런 분야는 아닌데 우리가 분석하고 감정하고 했던 모든 그런 자료들을 사건을 담당한 형사들한테 제공을 해 줘서 그런 모든 자료들을 통해서 범인을 검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걸 지원하는 부서입니다. 어떨 때는 사실 현장 가다가 범인을 검거하는 경우도 있긴 있어요.

◇ 박재홍> 현장을 가셔서.

◆ 김희숙> 그 범죄 현장에 출동 요청이 가서.

◆ 진중권> 범인은 꼭 현장에 다시 나타난다.

◆ 김희숙> 아니요. 그건 아니고. 범인이 도망가다가 우리랑 맞닥뜨린 거죠. 그래서 몸을 날려서.

◇ 박재홍> 경감님도 몸을 날리셨어요?

◆ 김희숙> 아니, 저는 아직. 우리 팀 직원이.

◇ 박재홍> 팀 직원이.

◆ 김희숙> 현장감식하러 달려가다가 범인을 또 검거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 박재홍> 그런 보도나 사건이 없어야겠지만 한동안 또 흉악범죄들이 굉장히 많이 있었다가 최근에 또 뉴스상으로 별로 나타나지 않고 있는데 7279님이 이런 질문을 하셨어요. 오랫동안 일을 하셨는데 현장에서 보실 때 흉악범죄가 과거에 비해서 늘었습니까? 이렇게 질문을 주셨어요.

◆ 김희숙> 과거에 비해서.

◇ 박재홍> 그리고 수준. 범죄 수준.

◆ 김희숙> 우리나라가 2000년 초. 2003년에서 2005년 그때 발생했던 사건 유영철 연쇄살인사건. 그다음에 정남규 연쇄살인사건, 서남부 연쇄살인사건 있었잖아요. 그 사건을 해결하고 나서 연쇄는 없어요. 왜냐하면 계획적인 범죄는 이제는 안 되는 거예요. 시스템이 그만큼 발달돼 있고 그다음에 또 길거리마다 전부 다 CCTV가 설치가 되어 있어서 CCTV는 또 다른 경찰의 눈이잖아요. 그래서 범죄가 정말 많이 줄었습니다. 강력범죄. 특히 계획적인 범죄, 연쇄적인 범죄는 확 줄었죠.

◆ 진중권> 일반 살인사건하고 그런 식의 연쇄살인의 살인은 정도가 다르죠? 왜냐하면 이건 우발적인 거고 저건 계획적인 거니까.

◆ 김희숙> 그런 거죠. 그래서 살인은 우발적인 살인도 많고 또 어떤 묻지마 범죄도 많이 있고 최근에 제가 현장에 나갔었지만 스토킹 살인사건 이런 것도 있기는 있는데 이렇게 예전처럼 유영철이나 정남규처럼 그런 어떤 계획적으로 연쇄적으로 하는 그런 범죄는 거의 사라졌죠.

◆ 노영희> 그런데 사실 대부분 피해자가 강력범죄 피해자가 사실 좀 여성들이 많지 않습니까?

◆ 김희숙> 많습니다. 제가 늘 안타깝게 생각하는 부분이 강력살인사건 피해자가 여성인 경우가 많고요. 대신 변사사건, 일반 변사사건은 남성이 많아요, 혼자 사시는 남성분들이 많더라고요, 이렇게 보면. 그리고 요즘은 또 변사사건이 너무 많은 게 사건이 많이 줄어졌잖아요. 강력사건도 많이 줄고. 줄었는데 어떤 날은 하루 출근해서 15건 변사사건만 15건 처리한 적도 있었어요.

◆ 진중권> 고독사 이런 거.

◆ 김희숙> 고독사도 있고 병사도 있고.

◆ 진중권> 특히 혼자 사는 여성들이 굉장히 불안해하고 저도 몰랐는데 우리는 택배 받으면 버리는데, 박스를. 혼자 사는 여성들은 그걸 떼서 버린다라고 할 정도로.

◆ 김희숙> 맞습니다. 주소 같은 거랑 이름이랑 다 정보를 다 지워요.

◆ 진중권> 공포감을 느낀다는데 그 정도인데. 범죄예방법 같은 거 있습니까?

◆ 김희숙> 금방 말씀하신 택배 같은 경우는 이제 정보 노출인 거잖아요. 그래서 반드시 택을 제거하셔서 제대로 이렇게 파기하신 다음에 박스만 내다 버리셔야 되고요. 이제 혼자 사는 여성분들은 주로 저는 일단 길을 갈 때부터 조심하라고 얘기를 하고 싶어요.

◇ 박재홍> 길을 갈 때.

◆ 김희숙> 특히 골목길로 가야 되는 그런 경우 있잖아요. 밤에 이렇게 퇴근하거나 약간 늦은 귀가길. 그럴 때는 가로등이 있거나 그러면 좋을 텐데 대부분 가다 보면 그런 시설이 또 없는 경우가 많잖아요, 음침한 곳. 요즘은 휴대폰 막 이어폰 끼고 막 가잖아요. 또 휴대폰에 신경 써서 이렇게 보고 가고. 그러지 마시라고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게 반드시 누가 뒤따라오는지 꼭 확인하셔야 돼요. 그래서 이어폰을 꽂더라도 그냥 비워두세요. 그래서 뒤에서 들리는 소리 그런 소리에 꼭 집중을 하셔야 되고 중간중간 뒤의 경계를 꼭 하시는 게 좋고요. 그다음에 대형마트 쇼핑하러 가잖아요, 대형마트 차를 가지고. 그럴 때는 꼭 사각지대에 차를 대지 마시기 바라요.

◆ 노영희> CCTV가 있는 곳에 세워라.

◆ 김희숙> 사각지대. 왜냐하면 대형마트 지하주차장에서도 사실 범죄가 일어나서 살인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잖아요. 그래서 꼭 그걸 조심해 주시고 그다음에 저녁 늦은 시간에. 늦은 시간에 차를 가지고 주차장에 도착을 했으면 바로 나오지 마시고 혹시 누군가가 나를 지켜보는지 꼭 한번 훑어보고 잠깐 한 타임 쉬었다가 둘러보고 나오시라고. 실제로 지하도 아닌데. 노상이 아니지. 아파트 내 주차장인데도 불구하고 늦게 귀가하는.

◆ 노영희> 지상주차장에서도.

◆ 김희숙> 기다리고 있다가 범행해서 살해한 사건도 있거든요. 그러한 거 조심해 주시고요. 그다음에 번호키. 집에 번호키 누를 때 만약에 비밀번호가 1234이면 1234를 나란히 연결해서 앞뒤로 아무 숫자나 누르셔도 돼요. 만약에 34561234 그래도 열리고요. 그다음에 12343456 해도 열리고 12345678910해도 열립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경감님을 보내드릴 시간이 돼서요. 우리 국내 1호 여성 과학수사대 요원이신 우리 김희숙 경감님 뵙고 있습니다. 한 50초 남았는데요.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나 개인적 바람 있으시면.

◆ 김희숙> 저는 이런 데 나올 때마다 늘 조심스러운 게 힘든 유가족들을 생각을 해요. 가족들. 사랑하는 가족을 잃어서. 그래서 늘 조심스럽게 얘기하고 아픈 마음을 같이 공유하려고 이제 하는데. 혹시나 제가 말씀드리는 도중에 유가족들이 또 마음이 아프면 안 되기 때문에 조심스럽습니다. 제가 앞으로는 하고 싶은 것은 저는 제 인생이 과학수사인 거거든요. 그래서 앞으로도 퇴직하고 나서도 계속 과학수사 업무를 하게 될 것 같고 이제 후진을 양성하는 데 힘을 쓸 것 같고 저는 과학수사 정책에 관심이 많아요. 그래서 제가 정책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기 때문에 과학수사정책에 대해서 신경을 쓰려고 합니다.

◇ 박재홍> 후진 양성과 정책 발전에 도움을 주시면 좋겠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 과학수사대의 경감님 오늘 만나봤습니다. 고맙습니다, 경감님.

◆ 김희숙>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