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한판승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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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한판승부> FM 98.1 (18:25~20:00)
■ 진행 : 박재홍 아나운서
■ 패널 : 진중권 작가, 김성회 소장
■ 대담 : 박권일 사회평론가
◇ 박재홍>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논란과 이른바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우리 사회에 공정을 외치는 젊은이들이 많아졌고요. 내년 대선의 시대정신을 논할 때도 공정이라는 개념 늘 등장하죠. 공정 담론의 밑바닥에 한국 특유의 능력주의가 도사리고 있고 불평등과 혐오만 재생산된다라고 하면서 비판에 나선 분이 계십니다. 그 주인공 박권일 사회비평가 오늘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박권일> 안녕하세요, 박권일입니다.
◇ 박재홍> 진중권 작가와 김성회 소장과도 인사 나누십시오.
◆ 진중권> 안녕하세요.
◆ 김성회> 안녕하세요.
◇ 박재홍> 우리 청취자 여러분들이 약간 생소하실 수 있는데 88만원 세대 그 책을 쓰신 분입니다. 누구인지 아시겠죠, 그렇죠? 그 책을 공저하셨었던 거죠?
◆ 박권일> 네, 공저했고 제목을 제가 지었습니다.(웃음)
◇ 박재홍> 그러면 가장 큰 1대 주주라고 주장할 수 있겠군요.
◆ 진중권> 우석훈 박사한테 교차검증해야 돼.(웃음)
◆ 박권일> 교차검증 끝난 얘기입니다.
◇ 박재홍> 그렇습니까? 88만 원 세대를 통해서 또 우리 대한민국에 큰 담론을 던지셨고, 이번에 내신 책 제목이 한국의 능력주의입니다. 능력주의라는 말이 너무 많이 나와서요. 그런데 그 단어의 정의부터 좀 제대로 해 주시고 얘기를 풀어가면 좋을 것 같아요. 능력주의, 어떤 의미인가요?
◆ 김성회> 하기 전에 책 제목에 여기조차도 K가 등장하는구나. K-메리토크라시.
◆ 박권일> 영문 제목이 K-메리토크라시입니다.
◆ 김성회> 이것도 K시리즈 중의 하나 아니겠습니까? 포함해서 설명을 부탁드리겠습니다.
◆ 박권일> 어떻게 보면 K라는 말이 너무 많이 나와서 피로감이 느껴지기는 하는데 어쩔 수 없이 저도 혹시라도 번역될 수 있을까 싶어서 그렇게 제목을 달았고요.
◇ 박재홍> 큰 그림을 그리신 거군요.
◆ 박권일> 큰 그림을 그렸는데 (웃음) 실제로 이게 해외 번역이 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마는 어쨌든 능력주의가 한국 특유의 어떤 모습을 보이고 있고 이것이 K-컬처같이 뭔가 독특한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일단 그렇게 붙여봤고요. 아까 질문해 주신 능력주의. 이거는 사실 데모크라시가 인민에 의한 지배, 민중에 의한 지배이듯이 이것도 메리트에 의한 지배 그런 뜻입니다.
◇ 박재홍> 능력이 메리트입니까?
◆ 박권일> 그렇죠. 그래서 공적이나 능력에 따른 지배라는 의미인데 사실은 정의가 그렇다는 것이고 실제로는 능력과, 그러니까 IQ와 노력에 따른 분배 이런 의미로 처음에 발명이 됐죠. 이게 1958년에 마이클 영이라는 영국 사회학자가 쓴 SF소설에 나오는 말이었어요. 그래서 그게 생긴지 얼마 안 된 말인데 사실은 말 자체는 50년대에 생겼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통용되던 내용이었죠.
◇ 박재홍> 그러니까 능력주의가 한마디로 능력에 따른 차별이 공정하다는 생각 그 의미로 저희가 알면 되는 거죠? 능력대로 한 거다, 이렇게.
◆ 김성회> 오히려 메리토크라시라고 하는 영어단어 그러니까 미국에서의 맥락은 메리토크라시라는 게 능력주의라고 하면 소위 말하는 특히 변호사그룹이 그런데. 하루에 18시간 일하고 월스트리트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능력이 많은 사람들이 오래 일하고 많이 월급을 가져가는 것. 현재 하고 있는 노동의 의미를 좀 더 포함하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나라는 왠지 지금 능력주의라고 하면 좋은 대학 가고 5급 사무관에 취업을 해서 벼슬에 합격하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하면 미국에서 메리토크라시는 조금 느낌이 다른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박권일> 이제 미국도 사실 한국과 큰 차이는 없는데 한국이 유독 뭔가 입학시험, 고시 이런 게 심하다 보니까 사실 테스토크라시 그러니까 시험주의화되었죠.
◇ 박재홍> 시험주의 이게 개념이 확실히 다가오네요.
◆ 박권일> 시험주의가 한국의 능력주의의 본질적인 모습이다라고 하시는 분도 계시는데. 사실은 능력주의의 일부로서 시험이 강하게 나타나는 것이고 미국 역시도 명문대 출신의 변호사들과 비명문대 출신 변호사들은 단가가 달라요. 그러니까 사실은 미국 역시도 이 시험, 특히 대학교 SAT라고 하죠. SAT에 따른 그런 격차가 점점 심해지고 있고, 이 문제에 대해서 사실 마이클 샌델이 얼마 전에 능력주의 관련된 책에서.
◇ 박재홍> 공정하다는 착각.
◆ 박권일> 거기에서도 미국이 굉장히 시험주의가 되게 심하다라는 것을 밝혔죠.
◇ 박재홍> 마이클 샌델, 하버드의 마이클 샌델이 말한 공정하다는 착각. 그리고 작가님의 한국의 능력주의. 차이가 있습니까? 좀 더 개념이... 작가님 말씀은 좀 더 포괄적으로 커 보이는 느낌입니다마는.
◆ 박권일> 사실은 능력주의 자체는 미국이나 한국이나 다른 선진국에서 비슷해요. 사실 한국이 이 능력주의에서 최첨단...한국도 못사는 나라가 아니거든요.
◇ 박재홍> 저희가 최첨단이라서.
◆ 박권일> 선진국이죠, 사실은. 특히 나쁜 거는 굉장히 첨단에 있거든요,한국이. 그래서 능력주의에서 사실은 미국과 한국이 전 세계적으로 비교했을 때도 최선두에 있는 두 나라입니다. 그리고 그래서 비슷하게 그런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고. 특히 마이클 샌델 같은 경우에는 기존에 능력주의 비판들이 많이 책으로 나왔는데 그 비판들의 문제점이 뭐냐 하면 도돌이처럼 다시 능력주의를 강화해야 된다라는 결론으로 가요. 그러니까 지금 능력주의는 좀 세습 이런 게 섞여 있으니까 진정한 능력주의로 가자, 이런 식으로 다시 돌아가는 경우들이 많은데, 샌델은 그게 아니다. 능력주의를 아무리 우리가 순수하게 추구해도 사실은 우리 공동체 이상이 무너지고 공동체가 해체될 것이다. 그러면서 순수한 능력주의도 반대하고 있죠.
◇ 박재홍> 그래서 마이클 샌델은 공동체주의를 주장하기도 합니다마는.
◆ 박권일> 그렇죠.마이클 샌델은 공동체주의를 주장하고 있죠.
◇ 박재홍> 우리 작가님 책에 한국 능력주의의 핵심이 시험을 통한 지대 추구의 정당화 이렇게 얘기했는데 말이 너무 지성적이고 어려워서요.(웃음) 쉽게 좀 풀어주시면 시험 잘 본 걸로 평생 먹고산다. 이렇게 이해하면 됩니까?
◆ 박권일>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부동산 투기 수익 올리듯이 사실은 불로소득을 확 당겨서 쓴다는 거죠. 그래서 시험을 통해서 사실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어떤 기여, 사회적 가치를 생산한 것에 비해서 지나치게 많은 특권과 보상을 가져가기 때문에 이거를 경제학에서는 지대 추구라고 하잖아요. 렌트 시킹이라고 하는데 이 경제학적 지대 추구가 한국의 시험을 통해서 나타나고 있다, 이런 의미죠.
◇ 박재홍> 진 작가님.
◆ 진중권> 제가 수업을 하다가 그랬거든요. 이건 샌델 수업을 했어요, 학교에서, 우리 동양대에서 토론하면서 뭐라고 그랬냐면 아무리 그래도 입학으로 모든 게 정해지지 않느냐. 그런데 얘네들이 몇십 배, 몇 배에서 몇십 배를 가져간다면 나는 불공정하다고 생각했는데 우리 학교 애들이 뭐라는 줄 알아요? "그래도 걔들은 고등학교 때 공부했잖아요." 그걸 정당화를 하더라고요.
◆ 박권일> 맞아요.
◆ 진중권> 그러니까 그때 저는 완전히 희망을 잃어버렸거든요. 이거를 부당하게 느껴야 할 사람들이 그거를 당연하게 생각하고 나는 거기서 패했으니까 당연한 거고 이 차별은 받아들여야 돼, 이렇게 생각을 하더라고요.
◇ 박재홍> 공부를 안 한 결과로 받아들여야 되는 것이다.
◆ 진중권> 그렇죠.
◆ 박권일> 그러니까 사실은 희망을 잃지 마시고요. 그런데 사실은 그런 식의 생각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사실. 오찬호 선생님이 쓰신 책 중에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라는 책이 있는데 그 책이 그때 당시 대학생들이 수능 점수에 따라서 사람을 서열화하는 이런 게 심하다고 그거를 20대들이 괴물이 됐다라고 표현을 하는데 그런 어떤 특징들이 젊을수록 심한 건 사실인데 사실 우리 기성세대도 마찬가지였거든요. 저 고등학교 다닐 때 급훈이 뭔지 아십니까?
◇ 박재홍> 급훈.
◆ 박권일> 급훈. 담임선생님이 이렇게 액자에 넣어서 교실에 붙여놓는 급훈이 4시간 자면 마누라 얼굴이 바뀐다. 사실은 그런 사고방식이 능력주의적 사고방식이 시험주의의 사고방식이 기성세대나 지금 세대나 큰 차이가 없다는 거죠. 사람을 나누고.
◆ 김성회> 그런데 옛날로, 미국에서 메리토크라시가 나오던 1950년대로 가면 그때도 20:30 거기도 마찬가지로 소위 말하는 귀족들이 지배하는 사회라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런 사회를 깰 수 있는 틀이 이런 메리토크라시, 자기가 노력해서 잘사는 게 좋다라고 해서 사실 처음에 선의로 들어와서 열심히 하는 사람이 많이 벌어가는 사회가 좋다라고 했던 것이 최근에 들어서는 이제 이게 386의 소위 말하는 세습이라고 하는 저희가 비판하는 지점. 그래서 미국은 요즘 10%의 아리스토크라시. 그러니까 귀족정이라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메리토크라시로 시작을 했지만 이게 또 세습의 단계로 넘어가면서 옛날하고 똑같아지는 거 아니냐라는 비판들을 많이 하는데 공감을 좀 하십니까?
◆ 박권일> 그렇죠. 사실은 이 부분에 대해서 마이클 샌델도 책에 쓰고 있습니다. 하버드대 총장이 미국을 완전히 능력주의 사회로 만들기 위해서, 하버드 시험 자체를 SAT를 도입한 사람이 제임스 코넌트라는 사람인데.
◇ 박재홍> 수학능력시험 같은 거죠.
◆ 박권일> 그 SAT라는 수학능력, 우리나라로 치면 수학능력시험의 원형 같은 그런 시험을 도입한 이유가 미국 특유의 그런 귀족정, 아리스토크라시라고 하고 자연적 귀족정이라고 얘기하는데 그거는 토마스 제퍼슨이 먼저 얘기한 거였는데 그거를 바꿔보고 싶다. 그래서 능력이 있으면 가난하든 좀 못살든 간에 출세하고 사회에 기여하는 이런 사람으로 만들어야 된다는 의미에서 제임스 코넌트가 이 능력주의적인 시험제를 도입했는데 지금 돌아보면 이게 완전히 더 심한 귀족정으로 회귀가 됐다는 거죠. 그러니까 능력 자체도 사실은 귀족, 상류 계급이나 이런 기득권층이 마음대로 자신의 기준으로 밥 먹듯이 바꿀 수 있다라는 거죠.
◇ 박재홍> 그래서 우리 작가님께서 한국의 능력주의라는 책을 쓰시면서 비판하고자 하시는 핵심은 능력주의 뒤에서 우리 사회 도처에 있는 불평등을 인지하지 못하게 한다, 이 부분을 말씀하시는 거죠?
◆ 박권일> 그렇죠.
◇ 박재홍> 핵심 개념. 예를 들어서 좀 설명을 해 주시죠.
◆ 박권일> 쓰면서 얘기했던 거는 결국은 이 능력주의를 자꾸만 사람들이 집착을 하다 보면 불평등이 커지는 것에 대해서는 사실은 그거는 당연하게 생각하는 게 있어요. 불평등이라는 것은 사실은 지금 우리 사회에서 굉장히 큰 문제가 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도 상당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인데 불평등은 문제 삼지 않고 불공정한 자꾸 문제 삼는 거죠. 그런데 정작 이 파이를 가져가는 비율 자체가 너무 차이가 나는 것 자체가 사실 부정이고 부도덕한 일인데 거기에 대해서 사람들이 눈감게 되고 그 오징어게임 드라마에 나오듯이 그 보상을 누가 공정한 방식으로 차지하는 과정에만 몰입하다 보면 애초에 이 세팅 자체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할 수 없다는 거죠. 누가 이 세팅을 했는가.
◇ 박재홍> 이 오징어게임 자체도 이상한 게임이 된 건데.
◆ 박권일> 누가 만들었지, 이거를?
◇ 박재홍> 설계자는 누구야. 그렇죠, 이 문제를.
◆ 진중권> 사실 이 사건에서 제가 제일 먼저 주목했던 게 인국공 사태였거든요. 그러니까 사실 정부의 입장은 선해요. 그러니까 비정규직을 줄이고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겠다라고 했는데.
◇ 박재홍> 인천국제공항공사 이야기.
◆ 진중권> 그렇죠, 젊은이들이 거기에 반대하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황당했거든요. 왜냐하면 왜 반대하냐면 나는 정규직이 되기 위해서 시험 보는데 쟤네들은 대통령하고 악수 한 번 했다고 정규직이 돼? 말도 안 돼, 불공정해. 그러니까 그들이 생각할 때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불평등, 차별 이거는 당연한 거고 거기서 어디로 올라가는… 거기서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올라가는 게 시험인데 시험도 안 보고 올라가느냐? 이게 그걸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거거든요. 아주 극적으로 보여주는데.
문제는 뭐냐, 그렇기 때문에 평등을 얘기하는데 조국 사태 같은 게 터져버리면 이 평등을 얘기하던 사람들을 안 믿게 된다라는 거예요. 너는 그렇게 평등 얘기하더니 네 딸은 봐. 이렇게 되면 사실은 평등 얘기하는 게 먹히지 않는 이런 시대라는 거죠.
◆ 박권일> 그렇죠. 그렇게 시험을 가지고 얘기를 하면서 제일 많이 나온 얘기가 능력주의라는 말보다는 무임승차예요, 무임승차. 그러니까 비정규직들이 정규직화되는 거는 무임승차다. 자기는 열심히 공부해서, 지금 코피 나게 공부해서 지금 공사 시험에 붙었는데.
◇ 박재홍> 공채로 들어왔는데.
◆ 박권일> 공채로 들어왔는데 10년 일했다고 너희들이 갑자기 정규직이 돼? 이거는 용납 못 한다는 거죠.
◆ 김성회> 그런 점에서 시험도 하나의 노력이지만 10년간은 일을 했던 이 경력도 사실은 하나의 자산인 건데, 개인에게 쌓이는 자산인 건데.
◆ 박권일> 그럼요, 숙련인 거죠.
◆ 김성회> 왜 우리나라에서 유독 경력에 대해서는 박하고 시험에 대해서만 후한. 혹은 시험은 공정하다고 생각하고 오랜 기간 일한 것에 대해서는 그걸로 인해서 바꾼다는 것이 불공정하다고 생각을 하는 건가요?
◆ 진중권> 그게 K-능력주의의 독특성이 아닌가 싶어요. 원래는 그 경력이다라는 게 메리트거든. 그런데 그걸 우리는 그 메리트를 지지않고, 몇십 년 전의 시험성적 이게 메리트로…
◆ 박권일> 사실은 저도 책에 다양한 데이터를 인용을 하고 있는데 한국 사람들이 현장에서 어떤 실무를 쌓고 숙련을 올리고 그렇게 해서 노동 현장에서 쌓아나가는 경력을 믿지를 않아요. 그리고 상사가 자기를 평가하고 이런 것도 믿지 않아요. 그거 다 뭐예요? 야료가 있다, 주관적이다. 이런 방식으로 자기에 대한 평가를 믿지 않으면서.
어쨌든 그런 방식으로 상사나 혹은 회사에서의 자기 평가들을 믿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야근만 하는 거죠. 야근 오래 하면 내가 열심히 한 거니까 그거는 뭐라고 못 하겠지라고 얘기하는 그런 방식으로 흘러가는 거죠.
◆ 김성회> 우리나라 공무원 사회가 얼마나 웃기는 데냐면 2015년에 제가 지방자치단체의 비정규직들 실태조사를 전부 다 해 봤는데 결국은 어떻게 나왔냐면 전국에 있는 모든 지방자치단체 절반이 최저임금법을 위반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왜 위반한다는 보도자료를 낸 다음에 의원실로 항의가 들어와서 제가 통화를 해 보니까 이러저러해서 따져보니까 20년을 일한 경력자인데 이 사람의 월급이 9급 공무원보다도 낮은 경우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거기에 대해서 따지니까 그 사람 얘기가 그거예요. 아니, 그러면 시험 보고 들어온 9급보다 월급을 많이 주느냐. 그러니까 20년 일을 했다, 가족이 있다 이런 것들, 이 모든 것이 공무원 시험을 합격했다를 넘어선다는 생각을 공무원들이 아직 하지를 못하더라고요.
◆ 진중권> 조선시대 이래의 전통인가요?
◇ 박재홍> 과거시험.
◆ 진중권> 합격했잖아. 신분이 달라. 너는 합격 못 했지? 너는 신분이 천해. 그런데 올라와? 이게 말이 안 된다.
◆ 박권일> 그렇죠. 그러니까 이게 1000년 된 문화예요, 사실은 따지고 보면. 고려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야…
◇ 박재홍> 1000년이 지나야 됩니까, 그러면?
◆ 진중권> 과거제도가 도입된…
◆ 박권일> 지구상에서 고대 시절부터 지금까지 과거제가 존재했던 나라가 딱 세 국가거든요. 한반도에 존재했던 고려와 조선 그리고 중국 왕조들, 베트남. 이 세 나라입니다. 공교롭게 이 세 나라가 시험에 목매다는 전통이 굉장히 강해요, 그래서. 그래서 예전에 조선시대 관련된 책들을 보면 과거제도에 부정행위가 너무 심해서 부정행위를 걸러내는 제도가 굉장히 다단계였다고 해요. 아홉 단계에 걸쳐서 검증을 했다. 그래서 그 부정행위를 색출하는 데만 몇 달이 걸렸다라고 하거든요. 그 정도로 그때부터 경쟁과 부정행위가 심했다는 거죠.
◇ 박재홍> 지금 말씀 듣고 있는 청취자분 중 한 분인 ** 씨가 시험은 누구나 똑같이 볼 수 있기 때문에 시험을 더 경력보다 인정해 주는 것 아닐까요 이렇게 말씀해 주셨어요.
◆ 박권일> 그렇죠. 시험은 누구나 똑같이 똑같은 날 보죠. 그런데 시험을 잘 보게 태어난, 우연히 머리가 좋게 태어난 사람이 있고 또 엄청난 부잣집에서 재벌집에서 태어나서 어렸을 때부터 일타 강사들한테 교육받은 사람들이 있고 또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도 있죠, 공부를 하기 힘들게끔.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똑같은 출발선에서 똑같은 시험을 보는 그 결과에 따라서 보상이 나뉘는 게 과연 공정한가. 이런 질문은 해 볼 수 있죠.
◇ 박재홍> 능력주의를 얘기할 때 진정한 능력주의가 실현되려면 아빠 찬스, 엄마 찬스, 선생님 찬스가 없는 외부 효과가 완전히 단절된 상태에서 같이 출발한다면 그게 진정한 공정일 수 있겠으나.
◆ 박권일> 그렇죠.
◇ 박재홍> 외부 효과가 배제하지 않은 능력주의는 정말 초보적이다라는 말씀이에요?
◆ 김성회> 그것도 진정한 공정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없습니까?
◆ 김성회> DNA가 들어가지 않습니까?
◇ 박재홍> (웃음) 태어날 때부터 공부를 잘 못하는 분도 있을 수 있으니까.
◆ 진중권> 그런… 아무리 모든 것이 다. 조건부터 시험 과정부터 모든 게 다 공정하다 하더라도 그로 인해서 예컨대 보상의 차이가 너무 크다라는 것은 사실 공정하지 못하죠.
◆ 박권일> 전문용어로 운빨이지 않습니까?
◇ 박재홍> 운빨.
◆ 박권일> 그 운빨에 따라서 보상의 격차가 나는 것 자체가 도덕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많은 철학자들이, 존 롤스 같은 사람, 샌델도 마찬가지고 다 얘기했죠.
◇ 박재홍> 그렇죠. 그러니까 학력고사 하루 그날 컨디션 안 좋으면 인생이 바뀌기도 하고. 그러니까 이러한 능력주의 어떻게 극복할 수 있습니까? 작가님, 현실적 능력주의와 이상적 능력주의로 구분해서 설명하시던데.
◆ 박권일> 어쨌든 구분한 이유가 어떤 능력주의든 간에 다 문제가 크기 때문에 우리가 분배를 할 때 사실은 다양한 방식, 다양한 맥락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고민을 해야 된다는 거죠. 우리가 장애인이 있는 영역에서 장애인한테 우리가 능력주의 방식으로 분배를 하자고 얘기하면 그건 불공정한 거지 않습니까? 반면에 또 여성에 대한 차별이나 비정규직이 같은 일을 하는데 너무 적은 돈을 받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면 또 능력주의적 형평의 원리가 필요한 것이죠. 그러니까 형평의 원리든 평등의 원리든 필요의 원리든 각각의 영역에서 필요한 것인데 한국은 너무 이게 능력주의로만 쏠려 있어서 자꾸 이쪽으로만 환원되는 거죠. 이런 것들을 좀 다양화해서 분배를 다양화하는 것.
그리고 이미 특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한국이 문제가 뭐냐 하면 명예를 가진 사람들이 돈까지 다 가지려고 하고 돈 있는 사람들이 명예까지 다 가지려고 해요. 모든 걸 다 가지려고 하거든요. 특권자들이. 특히 법조 엘리트들이 마찬가지죠. 대장동 비리가 뭡니까? 사실 법조 엘리트들이 자기들 돈잔치 한 거 아닙니까, 사실 따지고 보면. 그런 부분들은 사실은 특권을 줄여나가고 특권을 해체하지 않으면. 그리고 예전에는 적폐청산이라고 얘기했는데 이건 적폐가 아니라 현재 일어나고 있는 폐단들 아닙니까? 이런 것들이 사실은 엘리트들의 특권을 더 이상 이대로 방치해서는 한국 사회는 민주주의도 진전되기 어렵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성회> 특권을 해체하는 주체는 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 박권일> 특권을 해체하는 주체는 결국은 정치겠죠. 정치를 하는 정당들과 그 정당을 떠받치고 있는 시민들이겠죠.
◆ 진중권> 내 문제의식은 이런 거란 말이죠. 예를 들어서 이준석 대표라든지 이런 사람들이 갑자기 능력주의를 얘기할 때는 그게 잘못됐다라고 느껴요. 그에 대해 비판을 한단 말이에요. 그런데 문제는 뭐냐 하면 2030은 다르다는 거예요. 그걸 내가 비판하면 저런 꼰대. 아예 그냥 배척이 돼버린단 말이죠. 그런데 문제는 뭐냐 하면 우리는 어차피 늙어서 퇴장하는 입장이고 그들은 이제 새로 입장해서 언젠가 우리 사회의 주류가 되는데 그러니까 정말 아찔하거든요, 저는 이런 상황.
◆ 박권일> 그런데 진중권 선생님은 진보적인 포지션이다 보니까 그런 문제의식이 강한데 실제로 데이터, 여론조사 데이터를 보면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가 능력주의나 이런 공정성에 대한 집착이 차이가 없습니다. 심지어 최근에 올해 KBS 세대조사에서는 기성세대가 능력주의가 더 강한 걸로 나타났어요. 그러니까 젊은 세대가 능력주의적이다, 괴물이다 이것도 사실은 어떻게 보면 우리가 약간 선입견인 거죠.
◆ 진중권> 그런데 우리 때만 해도 일단 좌우가 있어서 이쪽에서 평등주의적인 가치를 얘기하는 그룹들이 강하게 있었단 말이죠. 비록 전체 사회적으로 보면 소수라 할지라도. 그런데 지금 2030은 아예 이런 얘기 자체를 못 하는 분위기란 말이죠. 그렇다고 했을 때 저는 그렇거든요. 암울해지더라고요, 약간.
◆ 박권일>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요. 제가 만난 대학생들, 젊은 세대들 같은 경우에 능력주의 문제 제기를 하고 사실은 이 공정성 논란 되게 피로해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사실 조국 사태…
◇ 박재홍> 피로해한다? 피곤하다.
◆ 박권일> 피로해해요. 이 경제 분위기라든가 이런 것에 대해서 피곤해하는데 사실 조국 사태 때 대학생들이 문제 제기를 많이 했다고 애기하지만 대부분 다 조국 씨 딸인 조민 씨와 경쟁해야 되는 명문대 출신들만 그렇게 반발했거든요. 실제로 소위 말하는 지방대 그리고 아니면 고졸 출신들은 이 문제에 대해서 관심조차 없어요.
◆ 진중권> 어차피 내 문제 아니지.
◆ 박권일> 어차피 자기 문제도 아니고 이거는 뜬구름 위에 살고 있는 사람들 얘기기 때문에 신경도 안 쓰는 거죠. 이러한 청년층 내부의 어떤 격차, 계급 간의 격차 이런 것들이 더 지금 문제라는 것이죠.
◆ 진중권> 그런데 그 격차 자체를 갖다 그걸 문제로 인지를 하고 이걸 바꾸겠다라는 게 아니라 어차피 이걸 일종의 운명이라고 받아들이는 거죠.
◆ 박권일> 그렇죠. 그런 부분이 학생운동이 아무래도 망했다 보니까 그거를 조직화하고 문제 제기하는 사람들이 확실히 적기는 한데 그래도 여전히 있습니다. 희망을 놓지는 마십시오.
◇ 박재홍> 아까 이준석 대표 얘기를 하셔서 다시 추가 질문드리면. 지난 9월에 마이클 샌델과 이준석 대표가 대담을 하면서 한국 현실을 설명하면서 10년 전만 해도 유명 방송사, 개그맨, 코미디언이 인기를 누렸지만 지금은 일반인 유튜버가 수백만 명의 구독자를 거느릴 수 있다. 또 정치, 방송, 비즈니스 권력도 빠르게 바뀌고 오히려 과거보다 훨씬 경쟁하기 좋은 사회다, 이렇게 말을 하고 30대 0선도 당대표 될 수 있다라는 현실을 말하면서 능력주의에 대한 얘기를 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작가님?
◆ 박권일> 유튜버로 성공한 사람들이 많이 보이죠. 그런데 유튜버로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은 그 몇백 배, 몇천 배가 있죠. 사실은 우리가 개천용 사회라고 얘기하지만 사법고시 합격자들은 정말 극소수 중의 극소수였고 사법고시에 인생 갈아넣고 정말 자기 삶이 망가진 사람들은 그보다 훨씬 많죠. 그런 것들 우리가, 보이지 않잖아요. 얘기도 하지 않고. 하다 보니까 사실은 이게 일종의 편견처럼 작용을 해서 마치 우리나라가 개천용사회에 있고.
◇ 박재홍>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인 것처럼.
◆ 박권일> 개천 용이 성공하는 그런 굉장히 역동적이고 좋은 사회인 것처럼 얘기하지만 사실은 사회적인 기회비용이 너무나 많이 낭비되었던 그런 겁니다.
◆ 진중권> 좀 황당한 얘기잖아요. 예를 들어 이런 거란 말이죠. 주식해서 돈 번 사람들, 코인해서 돈 번 사람들 눈에 보여요. 여기저기 너무 많아. 그런데 문제는 뭐냐 하면 그들이 돈 벌기 위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잃었다라는 얘기죠. 그거는 얘기 안 하고 이렇게 얘기를 하는 건 저는…
◆ 박권일> 심리학에도 있어요, 서바이벌 바이어스라고 해서 생존자들만, 전쟁에서 생존한 사람들만 돌아오니까 그 생존한 사람들이 어디를 총알에 맞았는지 볼 거 아니에요. 그러면 총알이 어디 맞은 사람은 못 돌아오고, 죽은 사람들은 돌아오지 못하니까, 총알을 만약에 가슴에 맞은 사람이 돌아왔으면 역시 가슴에 맞는 거 안 되는구나 이러면서 가슴에다가 장갑을 댔단 말이에요. 이게 잘못된 판단이라는 거죠. 이미 다른 데 맞은 사람은 죽었는데. 그래서 이게 생존자 서바이벌 바이어스라는 것이 심리학에서 굉장히 유명한 효과인데. 사법고시나 이런 시험 합격자에 똑같이 적용이 되고 있는 거죠.
◇ 박재홍> 그래요. 작가님 말씀 들으면서 그럼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 그런 문제의식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나, 그렇다고 우리가 이 사회에, 지금 대선 국면이기도 하고 그럼 어떤 처방을 내려야 되고 작은 실천부터 하면서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를 또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될 텐데 대안은 뭡니까?
◆ 박권일> 한 방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고요. 특히 이제 제가 책에도 데이터로 드러내고 있지만 한국 사람들이 워낙 능력주의가 강하고 불평등을 선호해요. 평등을 보통 다른 사람들과 비교한 자료가 있는데 세계 가치관 조사가 있는데 40년 동안 100여 개국 국가에 똑같은 질문을 던져서 시민들 여론조사를 했는데, 보통은 다른 나라 사람들은 평등을 더 선호하고 불평등을 싫어하거든요.
◇ 박재홍> 질문지가 어떻게 작성이 됐길래.
◆ 박권일> 질문지가 평등한 분배를 좋아하느냐, 불평등한 분배를 좋아하느냐 해서 1부터 10까지 척도를 해서 답변을 받았어요. 그런데 한국 사람들은 압도적으로 불평등을 좋아해요.
◇ 박재홍> 불평등한 분배를 좋아한다?
◆ 김성회> 불평등한 분배라기보다는 능력대로 분배를…
◆ 진중권> 그걸 그렇게 해석하는 거지.
◆ 박권일> 그러니까 이런 숫자가 사실은 되게 현실감이 없어서 제가 몇 번이나 데이터셋을 원본을 확인을 했는데 이게 40년 동안 꾸준하게 유지가 돼요.
◆ 진중권> 그래서 그 불평등을 해소하려고 하잖아요? 그러면 공정한 경쟁의 결과를 왜곡시키려 한다 이렇게 비판한다는 거죠.
◇ 박재홍> 왜 과거시험을 제대로 시행하면 되는 거지.
◆ 박권일> 그렇죠. 지금도 사법시험을 다시 부활시켜야 된다고 얘기하잖아요.
◆ 진중권> 그걸 또 대선후보가 받잖아.
◆ 박권일> 그렇죠.
◇ 박재홍> 지금 또 특정 후보에 대해서 얘기를 하시려고 하시는 거죠?(웃음)
◆ 박권일> 깔때기처럼 똑같이…(웃음)
◆ 김성회> 교육부분 예만 들어도 사실은. 실제로는 특성화고등학교에서 노동자로 있다가 노동자로 산재가 생기고 고통당하는 청년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아무도 관심이 없고 교육부의… 그리고 모든 국민들의 유일한 관심사는 서울에 있는 수도권 4년제 대학에 어떻게 하면 공정하게 입학시킬 것인가 이거 말고는 저는 교육적 의제로 다뤄지는 걸 본 적이 없어요. 이것도 소위 말하는 능력주의인 건데 거기에 해당된 사람들은 10%밖에 안 되고
◇ 박재홍> 그러니까 초등학교 6년 교육과 중학교, 고등학교 3년, 3년. 12년 교육 자체가 이러한 뭐랄까요. 능력주의 시험을 통한 불평등 자체를 공정하다고 인식하는 내면화 그런 과정이 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도 드는데요.
◆ 박권일> 한국의 교육제도 자체가 그렇게 세팅이 되어 있고요. 사회의 모든 영역이 그렇게 되어 있어요. 심지어 정치제도도 사실은 한국 같은 경우에 승자독식이 굉장히 강한 제도잖아요. 그러니까 이거는 미국이랑도 되게 비슷한데 해커와 피어슨이라는 유명한 학자들이 승자독식의 정치라는 책에서 미국 정치를 분석을 하면서 그런 얘기를 해요. 소선거구제의 중심에 승자독식 제도가 지금 미국 사회의 경제적 불평등의 원인이다. 이거를 논쟁을 하거든요. 되게 설득력 있는 얘기라고 생각해요.
◇ 박재홍> 승자가 다 가져간다.
◆ 박권일> 승자가 다 가져가고 사실 그 승자들끼리 서로서로 핑퐁처럼 권력을 주고받으면서 사실은 아주 하층민들에 대한 이해관계는 아예 반영이 안 되게끔 오랫동안 만들어왔다는 거죠. 그래서 루즈벨트 시절에 90% 가까이 됐던 세율이 지금은 40%대까지 떨어지게 된 것도 사실은 그런 이유가 있는 거죠.
◆ 진중권> 더 나쁜 건 이런 거거든요. 오케이, 그래서 시험으로 딱 위계질서 다지잖아요. 우리 때는 그래도 서울대, 고대, 연대 이런 거 있었지만 심하지는 않았는데, 요즘에는 그냥 모든 대학들을 다 서열화했단 말이죠. 거기에 따라서 뭐가 되냐면 자기보다 못한 사람들을 혐오해요. 차별하고 무시하고. 그런데 이런 건 사실 저는 그렇거든요. 과거에는 잘 보지 못했거든요. 그때는 그런 마음이 있었을지 몰라도 노골적으로 얘기하는 경우는 못 봤는데.
◆ 박권일> 그렇죠, 대놓고 드러내는 것이 최근에 생긴 거죠.
◆ 진중권> 요즘 대놓고 드러내고 얘기해도 아무 문제가 안 되더라고요.
◆ 김성회> 왜요, 예전에도 대선후보가 요즘 고대도 기자하냐 고 공개적으로 발언했던 적이 기억이 갑자기 나네요.(웃음)
◆ 진중권> 또 그분이네.
◇ 박재홍> 다시 돌아가서. 작가님께서 이 능력주의 때문에 절차적 민주주의 이후에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실질적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것도 방해하고 있다라는 통찰을 말씀하셨는데 그 부분 말씀 듣고 이제 마무리해야 될 것 같은데 어떤 면에서 왜곡하고 있습니까?
◆ 박권일> 민주주의 지수와 관련돼서 되게 권위 있는 세계의 지표들이 있는데 이코노미스트라는 데서, 그 잡지에서 주관하는 EIU 민주주의 지수라는 게 있어요. 거기 보면 세계 1등부터 세계 몇백등까지 민주주의를 쫙 나눠요. 매년 발표를 하는데.
◇ 박재홍> 나라별로.
◆ 박권일> 나라별로 하고. 그룹들이 있죠. 제일 최상위 그룹이 완전한 민주주의. 그다음에 불완전한 민주주의 이런 식으로 그룹핑이 되어 있는데 한국을 보면 15년 동안 완전한 민주주의 꼴등을 하거나 바로 밑에 카테고리인 불완전한 민주주의 1등을 해요. 그걸 15년 동안 계속 왔다 갔다 시계추처럼 왔다 갔다 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완전히 위의 그룹으로 올라서지 못하고 있는 거죠.
그러니까 저는 이게 예전에 최장집 교수가 얘기했던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가 사실은 그 경제민주화, 사회, 경제적 민주화를 가리킨 것인데 이것이 달성되지 못한 것과 굉장히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불평등이 해소되지 못하고 어떻게 보면 지금까지 양극화되어 있는 어떤 문제들, 불평등이나 경제민주화의 문제들이 아직까지도 해소가 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은 실질적 민주화로 올라서지 못하고 있는 거 아닌가. 사실은 그 얘기를 제가 이 책에 후반부에 쓰고 있습니다. 왜 우리는 형식적 민주화는 달성했는데 실질적 민주화 그러니까 사회, 경제적 민주화는 이렇게 달성하기 힘든 것인가. 저는 그 원인 중의 하나가 능력주의라고 보고 있는 것이죠.
◇ 박재홍> 그러니까 실질적 민주주의는 사회 불평등의 문제 등이 절차를 통해 해소되었다라고 인민들이 인지하는 상태인데 그 상태에 우리가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진단을 하시는 겁니다.
◆ 박권일> 그렇죠.
◇ 박재홍> 한국의 능력주의 박권일 작가와 함께하고 있는데요. 이제 30초 정도 남았습니다. 그럼 우리 사회는 어떻게 가야 될 것인가. 언론이나 어떻게 사회 담론을 만들어가야 될 것인가. 대안적 얘기를 좀…
◆ 박권일> 두 분 선생님들께 여쭤보고 싶어요. 진중권 선생님이나 김성회 소장님 어떻게 보세요?
◇ 박재홍> 진중권 작가님 솔루션을 주세요.
◆ 진중권> 엄두가 안 나요, 사실. 나는 약간 좌절했어요. 너무나 좌절해서, 이번 사태로.
◆ 박권일> 선생님께서 좀 언급을 많이 해 주십시오. 제 책을 언급해 주시고 홍보를 좀 해 주시고.(웃음)
◆ 진중권> 알겠습니다.
◆ 박권일> 페이스북에도 좀 올려주시고 그렇게 해 주시면.
◆ 진중권> 사실은 저도…
◆ 박권일> 해결의 단초가 되는 거 아닙니까?
◆ 진중권> 지난 1년간 이 화두를 계속 이야기를 했는데.
◆ 박권일> 노력을 좀 해 주십시오, 선생님.
◆ 진중권> 책을 내가 냈어야 되는데.
◇ 박재홍> (웃음) 두 분 문제는 나중에 해결하시고요. 우리 김성회 소장님.
◆ 김성회> 30인 이하의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가 60%이고 플랫폼을 포함해서요. 이런 현실에서 대기업과 공기업과 공무원에 어떻게 입사하고 정규직을 하느냐의 문제를 갖고 싸우고 있는 정부와 정치권이 그 문제의식을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 싶습니다.
◇ 박재홍> 오늘 함께해 주신 분은 한국의 능력주의의 저자이신 박권일 작가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박권일> 감사합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반드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
10/12(화) "한국의 능력주의? 시험 잘쳐서 불로소득 얻는 사회"
2021.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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