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홍의 한판승부

표준FM 월-금 18:00-19:30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반드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

8/13(금) 김기식 "대권주자들 주택 공급계획? 굉장히 위험한 이유"
2021.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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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한판승부>'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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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한판승부> FM 98.1 (18:25~20:00)
■ 진행 : 박재홍 아나운서
■ 패널 : 진중권 작가, 노영희 변호사
■ 대담 : 김기식 더미래연구소장

◇ 박재홍> 한판승부 매주 금요일 2부는 교양의 수준을 한 단계 올려보는 한판 클라스 시간이 되겠습니다. 학생의 입장에서 얘기를 들어보는 시간인데요. 오늘은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연관이 있지만 자세히 또 들여다보고 뉴스를 보면 더 어려운 경제 얘기를 해 보겠습니다. 그 엄청난 경제 얘기를 해 주실 분은 금융감독원장을 지내셨던 김기식 더미래연구소장을 스튜디오에 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기식> 안녕하세요.

◇ 박재홍> 반갑습니다. 진중권 작가와 노영희 변호사와 인사.

◆ 김기식> 오랜만에 뵙습니다.

◇ 박재홍> 두 분이 친분이 있으셨나 봅니다.

◆ 김기식> 네. 오래, 오래됐죠.

◆ 진중권> 만나뵌 지 꽤 됐죠?

◆ 김기식> 최근에는 못 뵀는데 예전부터 아주 오래.

◇ 박재홍> 10년 동안 안 봤으면 아주 그렇게 친한 사이는 아닌 걸로 결론내겠습니다. 두 분 아주 반갑게 인사해 주셨습니다. 경제 얘기를 하기 전에 오늘 현안이 있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오늘 가석방으로 나왔죠. 소장님 어떤 입장이세요?

◆ 김기식> 우리 사회에서 늘 나오는 것처럼 특혜성 특별사면은 안 되고 그러나 가석방이라고 하는 건 법적 요건에 따라서 절차가 정해지는 거니까 거기에서 재벌 총수라고 해서 특혜도 없어야 되지만 특별히 배제할 이유도 없다. 이건 원칙적으로 맞는 거죠. 그런데 다만 오늘 청와대에서 오히려 비난을 자초하는 입장을 내셨어요. 그러니까 그동안은 계속 가석방의 요건과 절차에 따라서 그냥 원칙대로 처리했다 이렇게 입장을 내놨는데 오늘 반도체와 백신 등을 위해서 국익을 위한 고려를 했다라고.

◇ 박재홍> 국익을 위한 선택이었다.

◆ 김기식> 그렇게 하면 결국은 법과 원칙에 따른 결정이 아니고 정무적인 판단을 했다 이런 거를 스스로 인정한 꼴이 되니까 결국은 특혜성 사면은 없지만 법에 따라 가석방을 했다라는 기존 입장이 무색해지는 상황이 돼버린 거죠.

◇ 박재홍> 청와대의 발표가 좀 부적절했다, 이렇게 보시는 거군요.

◆ 김기식> 그리고 저는 경제 문제를 가지고 재벌 총수에게 예를 들어서 특혜를 줘야 된다. 반도체 때문에 이재용 부회장한테 줘야 되면 앞으로 전기자동차, 수소자동차 전환이 굉장히 중요한데 그러면 현대차그룹 총수도 사법 처리되면 무조건 특혜 줘야 되는 거고요. 태양광이 요즘 굉장히 신재생에너지 관련해서 중요한데 한화그룹 총수는 구속되면 무조건 다 특혜를 줘야 되는 거냐.

◇ 박재홍> 혹시 구속되는 경우를 가정한다면.

◆ 김기식> 한다면. 그렇죠. 이제 무슨 얘기냐 하면 그런 특별한 구속요건을 고려하면 재벌 총수는 아무도 구속되거나 구속된 뒤에 실형을 받아도 사면이나 가석방 다 해 줘야 되는 거죠. 그러니까 저는 이 몇십년대의 우리나라 잘못되고 낡은 관행 이걸 언제까지 유지할 거냐 이런 거에 대해서는 좀 되짚어봐야 돼요.

◆ 진중권> 시장의 반응도 다른 것 같아요. 이 부회장이 구속됐을 때는 주가가 올라갔고요. 가석방되니까 떨어지네요.

◇ 박재홍> 이거 어떻게 이해해야 됩니까?

◆ 김기식> 그게 역대 모든 총수들이 구속됐을 때 주가나 회사 실적이 떨어진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번에 집행유예 나오기 전에 1년 동안에도 삼성전자 실적이 사상 최고치였고 그 주가가 올라갔었고요. 지난 구속됐던 8개월 기간 동안에도 삼성전자가 역대 최대 실적을 회복했고 주가도 십만전자 가까이 가가다가 오히려 나왔는데 과감한 투자 결정을 하면 주가가 올라가야 되는데 지금 칠만전자로 떨어졌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그 이유가 뭐냐 하면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면서 예를 들면 코로나 때 언택트 국면이 되다 보니까 집에서들 뭘 많이 보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노트북 수요도 늘어나게 되고 또 그러다 보니까 동영상 서비스를 많이 하기 위해서는 서버 수요가 많아지니까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높다가 코로나 국면이 좀 전환되기 시작하니까 메모리 수요가 떨어지는 거예요.

그러니까 다시 말해서 이재용 부회장이 징역 안에 있든 바깥에 있든 반도체와 관련된 삼성전자의 미래는 그것과 상관없이 결정되는 거다. 더군다나 메모리 반도체는 한 라인 까는 게 10조짜리이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예정된 수순에 따라서 투자하는 거지 특히 이재용 부회장이 있어야 되냐, 없어야 되냐 이런 문제는 아니고요. 더군다나 반도체에서 최근에 중요한 게 파운드리 관련된 건데요. 파운드리 얘기가 나온 지 3년 됐는데 이재용 부회장 석방돼 있던 지난 2년 동안 그 결정 계속 안 해 왔는데 안 하던 결정을 갑자기 지금 와서 한다고 하는 것도 좀 적절치 않은 거죠.

◆ 노영희> 사실 저희가 재벌이나 이렇게 이런 분들 재판을 할 때 변호인들이 항상 쓰는 게 경제적인 그런 총수나 이런 상황들, 부분들에 대해서 총수나 이런 사람들이 결정을 내려줘야 되기 때문에 그분의 역할에 있어서 빼내줘야 된다 이런 거잖아요.

◇ 박재홍> 새로운 투자 결정, 대규모 투자 결정.

◆ 노영희> 이번에도 백신 확보나 반도체 분야가 필요하다 이런 얘기를 했는데 실제로 정말로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백신 확보나 이런 데서 역할을 할 수 있습니까?

◆ 김기식> 저는 아마 이 얘기 나올 때마다 제일 억울한 데가 SK일 겁니다. 왜냐하면 지금 사실은 백신과 관련해서는 우리 국민들이 제일 많이 맞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도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만들고 있고 지금 제일 많이 물량이 확보되어 있는 노바백스가 만들고 있고 자체 백신도 SK가. . . 그러니까 소위 그런 말 있잖아요.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때국놈이 번다고. 백신 관련해서는 SK가 다 하고 있는데 무슨 이재용 부회장이 제일 황당했던 게 1월달에 법정 구속됐을 때 이재용 부회장이 무슨 더구나 중동으로 백신을 구하러 출국할 예정이었는데 갑작스런 법정 구속으로 백신 확보에 차질이 생겼다. 저는 그런 기사 쓰는 기자는 도대체.

◆ 진중권> 재미있는 건 말씀하셨잖아요. 특혜도 안 되지만 불이익도 받아서는 안 된다라는 레토릭인데 이게 이제 박근혜 정권 때 썼던 말이거든요. 똑같은 말을 이쪽에 썼어요. 그리고 또 이쪽 정권은 항상 뭐라고 얘기했냐 하면 재벌에 대한 특혜는 안 된다라고 계속 비판을 해 왔는데 결국은 정권을 잡게 되면 그전 정권하고 하나도 다르지 않다. 이거 어떻게 설명해야 되는 겁니까?

◆ 김기식> 아마 문재인 대통령도 굉장히 곤혹스러웠을 겁니다. 왜냐하면 본인이 최태원 회장 가석방 결정 때 가석방에 대해서 굉장이 비판적인 입장을 문재인 대통령이 그 당시 야당 대표로서 했었고요. 지난 4년 동안 정말 특혜적인 어떤 가석방이나 이런 사면권 남용 없이 왔는데 정권 말기 돼서 경제 문제가 어렵다 보니까 여론에 사실 떠밀린 측면도 있고 그러니까 오늘 입장문에도 비판하는 국민들의 말씀이 옳습니다. 그런데 제가 어쩔 수 없이 했습니다라고 곤혹스럽게 답변을 해야 되는 건데 저는 오래된 이 악순환을 좀 이제는 벗어나야 될 때가 있다.

그리고 아까 노영희 변호사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사실은 이 상황이 벌어진 건 제가 1월달에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됐을 때,법정 구속됐을 때 2년 6개월 양형에 대해서 정준영 부장판사가 어떻게든지 집행유예 해 주려다가 말도 안 되는 준법감시위원회 등 명분으로 해서 하려다가 그 기간 동안에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관련된 분식회계 사건으로 기소가 되고 그 과정에서 증거인멸이 이루어지고 그걸 주도했던 미전실 사람들이 구속됐다가 나와서 오히려 승진하는 이런 상황이 돼서 도저히 그걸 할 수 없으니까 집행유예는 못하는데 그래도 올해 안에 가석방으로 나갈 수 있게 정말 뇌물 액수는 36억에서 86억으로 50억이 2배가 늘었는데도 불구하고 집행유예 할 때 판결 양형이 2년 6개월을 해 줄 때 그 직후에 방송에 나와서 이거는 올해 안에 가석방을 나가게 해 주기 위한 양형이다라는 얘기를 했고 딱 정확히 8개월 후에 제 예상대로 된 거거든요. 그러니까 아까 노영희 변호사님이 말씀하신 대로 판사들이 법에 따라 판단하면 되는데 왜 경제 문제를 판사들이 고민하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 진중권>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 위에 삼성이 있는 거잖아요.

◆ 김기식> 그렇죠.

◆ 노영희> 삼성공화국이라는 말이.

◆ 진중권> 권력은 선출되지가 않습니다, 진짜 권력은.

◆ 김기식> 두 분도 잘 아시다시피 지난 8개월 동안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된 상태에서 나오지 않으면 대한민국 경제가 폭삭 망하는 것처럼 써왔잖아요. 그런데 사실 올 한 해를 돌이켜보면 지금 경제성장률도 4%를 넘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수출도 좋을 뿐만 아니라 지금 내수시장의 회복력이 너무 좋아서 사실 이재용 부회장 구속된 기간 동안 한국 경제 아무 문제없었거든요.

◇ 박재홍> 가석방은 말 그대로 형을 나가서 살게 해 주는 것이기 때문에 오늘 나왔을지라도 취업제한은 그대로 적용이 되는 것이죠?

◆ 김기식> 그렇습니다. 그런데 제가 오늘도 참 우리나라 언론이 참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게 나와서 집에 갈 줄 알았더니 바로 삼성 사옥에 가서 현안을 챙겼다. 아니, 취업제한이 돼 있는 사람이 삼성전자 사옥에 출근해서 경영진으로부터 보고받으면 그건 취업제한을 하는 입법 취지에 반하는 거죠. 그런데 그거에 대해서 아무 언론도 지적하고 있지 않고요. 당장 법무부는 취업제한 요건을 위배, 입법 취지를 우리 노영희 변호사님이 너무 잘 알 텐데요. 단순히 취업제한은 직책을 못 가질 뿐만 아니라 당연히 직책이 없는 사람이 그 회사의 업무에 관여하면 그건 위법한 행위이기 때문에 그거에 대해서 법무부는 당장 가석방 요건을 위반한 행위가 발생한 거잖아요. 그런데 이게 아무도 얘기 안 해요.

◆ 진중권> 시장경제를 위해서라도 이런 건 굉장히 엄단이 되잖아요. 예를 들어서 미국 같은 경우는 이런 식의 사건을 일으킨 기업주라든지 경영진 같은 경우에는 징역 200년부터 엄청 때리지 않습니까? 그게 사실은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유지하기 위한 것인데 이런 시장경제 규칙들을 다 해체시키고 예외를 만들어놓는 것이 한국 경제를 위해서 과연 한국 경제를 위해서 좋은 것인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 김기식> 맞습니다. 유명한 분식회계 사건 월드컴이나 엔론 사건들이 있는데요. 거기서 징역 10년 받은 60세 노인분이 10년 만기 다 채우고 출소했고요. 한 분은 지금 25년형을 받아서 아직도 감옥 안에 있습니다.

◆ 노영희> 가석방 없는 형 선고 이런 게 필요한 거죠, 말하자면.

◆ 김기식> 그렇죠.

◇ 박재홍> 이런데 일각에서는 전경련이라든지 경제 하시는 분들은 정말로 오늘 처한 입장들을 국익에 도움되려면 이런 어떤 제한을 풀어줘야 되는 게 아니냐, 어떤 그런 고려가 필요한 게 아니냐, 이런 지적도 나옵니다. 그런 입장에서 어떻게 말씀하시겠습니까?

◆ 김기식> 지금 아까도 말씀드렸던 것처럼 지금 이미 삼성전자와 같은 시스템화된 조직은 이재용 부회장의 결정 없이도 회사가 돌아가는 거죠. 그리고 다른 의미로 얘기하면 그 회사에 지금 연봉 100억이 넘는 사장님들만 지금 다섯, 여섯 분이 계신데 이재용이 없으면 결정 못하는 사람들이면 사장 다 그만둬야 되는 거죠. 그러니까 이건 자본주의 주식회사 제도 자체를 스스로 부정하는 그 회사 이사들 다 있고 대표이사 있고 CEO, CF 다 있는데 이재용 부회장이 없다고 의사결정이 안 되는 조직이면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봐야 되고요.

대한민국 경제가 한 사람의 구속으로 인해서 휘청거린다? 예를 들어서 최태원 회장의 경우에 3년 6개월형을 받아서 거의 3년 가까이를 실형을 복역했는데요. 그 기간 동안에도 SK하이닉스를 포함해서 SK그룹들 다 잘됐고 주가는 2배씩 뛰고 그랬거든요. 그러니까 한번 저는 기사 쓰는 기자분들도 재벌 총수가 수감돼 있는 기간 동안에 해당 기업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주가가 내려간 사례가 있는지 한번 조사하셔서 객관적으로 보고 기사를 쓰셨으면 좋겠습니다.

◆ 진중권> 광고 때문이겠죠.

◆ 김기식> 직접적으로 말씀하시네요.

◆ 진중권> 무섭더라고요, 그런데 그게.

◇ 박재홍> 삼성 하면 그동안 무노조 경영이 특징이었죠. 그런데 어제 노사 단체협상이 타결됐습니다. 그럼 이 자체로 뭐랄까요. 삼성이 정말 변화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 이렇게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은 없을까요?

◆ 김기식> 쇼잉을 하는 거죠.

◇ 박재홍> 쇼잉이요?

◆ 김기식> 지금 삼성에 노조가 허용되기는 했지만 그래서 삼성 안에서 노조운동이나 노사 관계의 어떤 근본적 변화가 있다라는 어떤 시그널도, 신호도 우리 사회가 아직 발견하지 못하고 있죠.

◇ 박재홍> 그런데 지금 아까 말씀하셨던 준법감시위원회라든지 준법경영을 약속을 했지 않습니까? 그런 부분에서도 좀 그것이 실효적으로.

◆ 김기식> 전혀 실효성이 없죠. 아까도 말씀드렸던 것처럼 정준영 부장판사가 준법감시위원회 활동을 근거로 해서 독특한 치유적 사법이라고 하는 대한민국에 별로 없는 이런 이론을 갖고 어떻게든 집행유예를 해 주려고 했는데 못해 줬던 이유를 스스로 판결문에 적습니다.

그 이유 중에 하나는 삼성의 모든 불법행위와 관련돼서는 미래전략실, 옛날 비서실부터 온 미래전략실이 다 관여되는데 준법감시위원회 활동 1년 동안 미래전략실의 불법 행위를 어떻게 막을지는 단 한 번도 논의한 적도 없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논의할 의제의 계획에도 없다. 더군다나 거기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와 관련해서 증거인멸을 주도했던 사람이 상무인데요. 구속됐다 집행유예로 나왔더니 복귀시켰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승진시켰다. 이걸 가지고 도대체 앞으로 불법행위를 안 하겠다라는.

그러니까 버젓이 증거인멸을 한 사람을 그래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을 복귀시켜서 승진시키는 삼성이 앞으로는 죄 안 짓겠다? 이 말 어떻게 믿냐라고 스스로 정준영 부장도 써요. 그래놓고 2년 6개월로 감경해서 최소 형량을 때린 거거든요. 그런데 이 양반도 정준영 부장도 참 본인이 쓰면서도 낯부끄러웠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한판 클라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함께하고 있고요. 경제 얘기하려고 모셨습니다. 경제 얘기가 삼성이 다가 아니기 때문에 말씀하신 것처럼. 삼성 얘기는 또 다음에 하도록 하고 부동산 얘기 좀 해 보겠습니다. 지금 문재인 정부 들어서 집값이 정말 큰 폭으로 올랐죠. 지금 현재 부동산 문제, 집값 문제 어떻게 진단하십니까?

◆ 김기식> 일단 전제해야 될 것은 우리나라만 부동산이 이렇게 오는 게 아니고요. 전 세계 모든 부동산이 다 올라갔습니다.

◇ 박재홍> 세계 부동산의 흐름이다.

◆ 김기식> 참 이게 민주당 정부 입장에서는 난감한 게 참여정부 때 집값이 폭등해서 사실 참여정부를 붕괴시켰던 가장 중요한 원인이 있는데 그 당시에도 전 세계가 다 부동산이 폭등했던 시기입니다. 그러니까 이 부동산 자산이라는 게 주기적으로 폭등했다가 정체됐다가 폭등하는데 꼭 부동산 폭등 시기마다 민주당이 10년 주기로 집권을 지금 하고 있는 건데요.

저는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서 무슨 공급이다, 무슨 규제를 너무했다, 세제가 어떻다 이런 얘기를 하지만 그거는 저는 경제를 모르는 사람들 하는 얘기라고 생각하고요. 기본적으로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그렇고 전 세계적으로 부동산이 이렇게 버블이 생기는 이유는 부동산이 단순히 사는 집이 아니고요. 지금은 가장 중요한 자산운용 수단입니다. 그러니까 돈이 너무 많아진 거예요. 그 많은 돈을 어떻게 운용해서 자산 소득을 올릴 거냐 하는 것과 놓고 보면 저금리 구조니까 은행에 넣어놔봐야 수익이 얼마 안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렇게 소위 자산이 많아져 있고 자산 유동성이 커져 있는 조건에서 낮은 금리를 유지하게 되면 이 넘쳐나는 자산들이 많은 수익을 얻기 위해서 부동산에 몰리게 돼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그런 상황에서는 집값이 오를 수밖에 없는 거예요.

문재인 정부의 최대 실책은 뭐냐 하면 막을 수 없는 오르는 걸 잡을 수 없는 집값을 잡겠다고 호언장담한 게 문제예요. 그러니까 오히려 이러이러한 조건 때문에 지금 저희가 너무나 많은 유동성이 나가 있는데 그거를 잡으려면 금리인상이라든가 이게 긴축을 통해서 유동성을 줄여야 되는데 경제의 주름살을 주니까 이건 못합니다. 그래서 더 이상 이걸 집값을 잡기에는 너무 어렵습니다. 최대한 공급하고 투기를 막아서 최대한 노력은 해 보겠지만 이런 점이 있고요.

다만 부동산 투기를 해서 많은 이익을 불로소득을 가져가는 사람에 대해서는 보유세를 강화한다든지 이런 걸 통해서 그 불로소득에 대해서 세금으로 환수해서 집 없는 서민들을 지원하겠습니다 이랬으면 국민들도 어쩔 수 없구나 하고 이해했을 텐데 잡을 수 없는 집값을 잡겠다고 했다가 못 잡으니까 무능해진 거고요. 또 하나는 작년 이후의 상황은 경제의 원래 반이 심리입니다. 그런데 부동산은 특히나 그렇고요.

◇ 박재홍> 기대심리.

◆ 김기식> 그런데 작년에 잘못한 게 뭐냐 하면 잘못하긴 했으니까 잘못했다라는 말을 하긴 했어야 했지만 작년에 민주당 대표나 총리께서 부동산 정책을 사과했어요. 그 순간 실패했구나라는 시장의 시그널, 신호가 나가면서 사람들이 막차 심리로 지금 못 사면 이제 영원히 못 사는구나 하고 부동산 투매심리에 불을 질러버린 거예요. 오히려 사과하고 이런 것이. 그러면서 사실은 작년부터, 작년 하반기부터 지금까지의 국면은 사실은 심리적인 요인이 부동산을 끌어올리고 사실은 올해 그런 일이 없었다면 저는 아마 조정 국면에 반드시 들어갑니다.

왜냐하면 주식도 그렇고요. 부동산도 한번 돌이켜보시면 한 3, 4년 오른 다음에는 반드시 조정장에 들어갑니다. 그게 5년, 6년, 10년씩 계속 오르는 일은 없어요. 주식시장도 지금 작년에 폭등했다가 지금 주식시장이 지금 조정 국면에 들어가잖아요. 모든 자산운용 시장은 다 똑같은 성격을 갖는 거죠. 그런데 조정장에 들어가야 되는 상황에서 사람들에게 이게 영끌심리에 그냥 불을 질러버린 거죠.

◆ 노영희> 그러다 보니까 정부가 자꾸 정책을 왔다 갔다 하면서 사실은 좀 부담감을 더 이렇게 유발시키는 측면이 있고 그래서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정부를 신뢰하지 못하니까 정부에서 하는 거에 반대로 오히려 가는 방향이 생겨난 거 아니에요?

◆ 김기식> 맞습니다. 그러니까 특히 이제 부동산과 같은 것은 시장하고 싸우면 백전백패합니다. 시장하고 심리전을 하면 안 되거든요. 제가 지금 우려하고 있는 것은 한 가지 단언해서 말씀드리면 우리 청취자들께서도 내년 이후에는 부동산이 하향 안정화되는 건 거의 저는 확실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시장 전망을 잘 안 하는데 지난번에 비트코인 가상화폐 폭락할 거다라고 하는 시장 전망한 것 외에는 잘 안 하는데 왜냐하면 이런 겁니다.

그러니까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서 전 세계가 다 유동성 공급에. 작년에 저희가 몇 조가 넘는 추경예산 편성을 해서 돈을 쏟아부은 거예요. 유동성이 그러지 않아도 500조, 600조가 시장에 돌아다니는데 100조를 더 쏟아부었으니 안 뛸 가능성이 있습니까? 그런데 지금 일단 미국부터 테이퍼링이라고 해서 유동성을 줄이는 조치부터 시작하고 금리인상을 시작할 겁니다. 그건 뭐 정해져 있는 거고요. 그렇게 금리인상을 시작하게 되면 그것에 바로 개인들은 반응하지 않지만 훨씬 더 큰 돈을 운영하고 있는 기관들이 자산운용의 포트폴리오를 바꾸기 시작합니다.

◇ 박재홍> 미국 연준이 움직이면 우리 한국은행도 움직인다.

◆ 김기식> 한국은 시간차만 있을 뿐이지 무조건 따라가게 돼 있죠. 왜냐하면 금리 역전현상이 발생하면 우리나라에서 자본론이 발생하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못 견디고 따라가게 돼 있어요. 그런데 기관들의 자산운용이 바뀌기 시작하면 순서가 가상화폐 먼저 빠지고 주식 먼저 빠지고 그다음에 부동산이 빠지게 돼 있는 거죠. 그래서 내년부터는 부동산이 빠질 거다.

◆ 진중권> 구체적으로는 부동산 3법으로 상징이 되지 않습니까, 현 정권의 부동산 정책이. 임대차 3법이요. 그다음에 그로 인한 전셋값 폭등이라든지 왜냐하면 전세라는 제도는 전 세계에 없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제도이기 때문에. 그래서 그 임대차 3법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김기식> 저는 그 법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우리 진중권 교수님 너무 잘 아시다시피 독일 같은 경우에는 임대차보호법 너무 강력해서 집주인이 내보낼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보통 10년씩 사는데 그 제도를 저는 가져가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다만 작년 타이밍이 맞았냐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너무 몰린 거예요. 6.17 조치하고 바로 이어서 이런 조치를 한 것들이 정말 시장하고 충돌하는 양상이어서 필요하지만 타이밍이 맞았냐 아는 것은 한번 판단해 볼 필요가 하나 있는 것 같고요.

다만 부동산 3법 때문에, 임대차 3법 때문에 전셋값이 폭등했다라는 건 정말 경제적으로는 통념. 그러니까 쉽게 얘기하면 임대값이 오르는 건 보통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집값이 먼저 오릅니다. 쭉 오르면 어떤 현상이 발생하냐면 집값과 전세가격 간에 괴리가 커집니다. 이게 무슨 얘기하면 집값의 한 70%가 전셋값이었는데 이 집값이 많이 오르게 되면 이게 50%대로 떨어져요. 그러면 집값이 일정하게 오르고 난 다음에는 전세가격이 오른 집값에 맞춰서 올라가게 돼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작년까지, 여름까지 집값이 쭉 올라가면서 그 추세만큼 오르지 못했던 전세가격들이 이제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했는데 마침 그 시점에 이 법이 뚝 나오면서 마치 이 법 때문에, 임대차 3법 때문에 전세가격이 폭등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 거거든요. 임대차 3법을 비판하는 분들 다 하는 소리가 이런 얘기예요. 4년 뒤에 가서 이제 4년은 보일지 몰라도 4년 뒤에는 그러면 전셋값 못 올렸던 사람들이 왕창 올리면 어떻게 하냐라는 얘기를 하는데 그것도 경제적으로는 터무니없는 소리인 게 이런 겁니다.

4년이 지났는데, 작년으로부터. 앞으로는 이제 3년 뒤에 부동산 가격이 그때도 오르면 전세가격은 무조건 오를 거고요. 만약 3년 뒤에 부동산 가격이 제가 예측한 대로 하향 안정화되기 시작하면 집값이 하향화 내려가고 있는데 어떻게 전세가격을 올리겠어요. 그러니까 우리가 경제적인 영역은 그렇게 구조적으로 이해를 해 줘야 한다. 그런 어떤 법률이라든가 세제라든가.

◆ 노영희> 인위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 김기식> 그것이 미치는 영향은 대단히 제한적입니다. 다만 저도 쓴소리를 하면 정부 당국자들이 이런 어떤 거시적인 경제 흐름을 보지 않고 내가 세제를 어떻게 하면, 규제를 어떻게 하면, 무슨 보호조치를 하면 뭘 할 수 있어, 이런 과잉.

◇ 박재홍> 자신감 있다.

◆ 김기식> 의욕을 보이면 안 될 것입니다.

◇ 박재홍> 잡을 수 있다, 이런 자신감.

◆ 김기식> 그건 안 되는 거죠.

◆ 노영희> 어쨌든 그러한 측면에서 또 얘기가 되고 하나는 이제 단기적으로는 거래세가 지금 낮춰져야지 이게 좀 집도 공급이 되고 그러지 않을까요?

◆ 김기식> 그러니까 원칙적으로 보면 보유세를 강화하면 거래세를 낮춰야 되는 게 맞습니다.

◆ 노영희> 그렇죠. 2개 다 올려버리니까.

◆ 김기식> 이 방향으로 가야 되는 건데 저는 그 점에서 두 가지 점을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지금 제가 제일 우려하는 것은 세제정책에서 이러저러한 평가가 있을 수 있는데 부동산 정책이나 부동산 관련 세제 정책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일관성을 유지하는 겁니다. 사실은 그것만큼 한 10년을 유지하면 사람들이 그것에 반응합니다.

지금 예를 들어 문재인 정부가 세제를 강화하고 보유세를 강화하고 종부세를 강화하는 조치를 했는데도 기대하는 만큼 지금 매물이 안 나오는 가장 큰 이유는 뭐냐 하면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한번 보자. 정권이 오래간다. 정권 바뀌면 그거 다 세제 바뀔 거다. 그렇지 않아도 민주당이 180석 가지고 지금 서울시장하고 부산시장 재보궐선거에서 지고 나니까 스스로 알아서 종부세 완화하는 자기 정체성에 반대되는 정책을 취하잖아요. 민주당이 스스로 종부세도 완화하는데 대선 때 되면 다 세금 낮추겠다고 공약 나올 거고 정권 바뀌면 낮추지 않겠어. 버티고 보지, 뭐. 지금 세율이 세긴 한데 그래 봐야 보통 한 1%거든요. 1% 세금 내고 10% 집값 오르면 퉁치면 내가 이익이야. 이러면 끝까지 버텨요.

그런데 예를 들어 10년을 계속 그거 유지될 거다. 그러면 매년 1% 혹은 종부세 같은 경우는 지금은 다주택자는 최대 6%거든요. 이게 10년, 20년 갈 거야? 그러면 못 버팁니다.

◆ 진중권> 집값이 지금 사실은 제가 사는 그 동네도 보니까 몇 년 사이에 2배가 뛰었거든요. 그런데 이게 사실은 하향 안정화된다고 하더라도 옛날 수준으로 돌아가지는 않고 그냥 그 자리에 머무는 것 아니겠어요, 거의?

◆ 김기식> 꼭 그렇게 보기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면 강남은 저는 이미 그거는 수요 공급의 문제가 아니고 머니게임의 장입니다. 우리나라 강남에 가면 DTI, LTV 규제해 봐야 실수요자만 어려워지지 참여 정부 때는 DTI, LTV 규제. 그러니까 대출한도를 제한하는 것만 해도 집값이 잡혔어요. 그런데 이번 문재인 정부는 DTI, LTV 규제를 해도 집값을 못 잡았어요. 왜 그러냐 하면 15년 사이에 대출받지 않고도 부동산 투기할 수 있는 사람이 너무 많아진 거예요. 그 자금이 몇백 조가 된 거예요. 이 사람들 입장에서는 그냥 머니게임을 하는 겁니다.

지금 예를 들어서 테슬라의 주식 가격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설명하겠어요? 그냥 자신들의 자산운용의 관점에서 사실은 상징적인 주식을 갖고 서로 머니게임을 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강남은 논외로 치고 그 외 지역 같은 경우는 소위 이제 덩달아 뛴 데들 같은 경우는 떨어지면 고양시 같은 데가 많이 올랐을 때 참여정부 말기 많이 올랐을 때 12억, 13억 하던 집값이 5년 뒤에 5억대로 떨어졌습니다.

제가 많이 비워두는데 용인시가 지금 저희 민주당이 다 석권을 하고 있는데 그게 원래 다 원래는 보수정당 텃밭이었거든요. 그게 민주당 텃밭으로 바뀐 이유가 거기가 제2분당 된다고, 제2강남 된다고 가셔가지고 상투 잡으셨던 분들이 13억, 15억 하던 게 그것도 5억, 7억으로 떨어졌습니다. 반토막으로 떨어졌습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만약 하향 안정화 추세로 간다면 전체 지표와는 달리 너무 갑자기 덩달아 뛴 데들은 폭락할 수 있습니다. 그게 어떻게 나타냐 하면 수도권 외곽 지역이나 서울의 일부 지역에서 저기가 저렇게뛸 데가 아닌데 하고 확 뛰었던 데들 있지 않습니까? 거기는 상당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습니다.

◇ 박재홍>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이제 고점을 지났다, 이런 진단을 했는데 그 역시도 지역별로 그럼 차등해서 봐야 되는 겁니까? 아니면 말씀하신 대로 소장님도 내년 하반기부터는 이제 부동산이 좀 하향 국면으로 안정화될 것이다.

◆ 김기식> 전체적으로 하향 안정화 추세로 가는 건 저는 거의 확실하다고 보는데 그게 지역에서 똑같이 나타나냐,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강남은 좀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고요. 그러나 이제 강남이 오르고 나니까 서울의 마용성이니 노도강이 오르지 않았습니까? 그러고 나니까 그다음에는 수도권에 있는 소위 100만짜리 도시들 있지 않습니까? 김포, 부천, 고양, 성남, 용인 이런 데가 다 뛰어올랐거든요. 이게 거꾸로 뒤늦게 뛴 데가 제일 먼저 빠지기 시작하게 되겠죠.

◆ 노영희> 지금 살아야 돼요, 말아야 돼요?

◆ 김기식> 그것만큼 어려운 질문이 없는데요. 예를 들어서 올해 정말 주거를.

◆ 노영희> 실주거를 목적으로?

◆ 김기식> 실주거를 목적으로 한다면 지금은 좀 관망해야 될.

◆ 노영희> 사지 말고 기다렸다가?

◆ 김기식> 관망해야 될 시기죠.

◆ 진중권> 많은 분들이 올리는 게 정부에서 사지 말라고 했다가 벼락거지가 됐다 이런 사람들도 있거든요.

◆ 김기식> 저는 참고로 말씀드리면 문재인 정부 시작 때부터 지금까지, 올해 초까지는 집값을 아까도 말한 것처럼 잡을 수 없다라는 얘기를 계속 해 왔던 사람입니다. 잡을 수 있다, 이런 생각 안 하는데 저는 주로 거시경제지표들을 중심으로 보고 실제로 그게 다 정확히 다 맞습니다, 대개 다.

예를 들어서 리먼브라더스 사태 보거나 IMF 경제위기가 오거나 이런 걸 통해서 경제 유동성에 어떤 문제가 생기면 그냥 바로 부동산부터 꺼져요. 무슨 얘기냐 하면 2006년도부터. 그러니까 2004년부터 2006년 사이에 전 세계적으로 부동산이 확 뛰었다고 말씀하시지 않습니까? 참여정부도 2008년도에 리먼 터지고 나서 그 뒤에 어떻게 됐습니까?

이명박 대통령이 잘해서 부동산 가격이 내린 게 아니고요. 미국이 리먼 터지면서 부동산 버블이 뻥 꺼지기 시작하니까 전 세계적으로 다 주저앉은 거예요. 그리고 2008년도에 건설회사들이 다 나가 자빠지고 그러니까 미분양 아파트들이 속출하고 그러니까 아파트가 분양 안 돼가지고 공실인 아파트가 천지에 널려 있는데 부동산 가격이 어떻게 오르겠어요? 왜냐하면 사람들이 리먼 오니까 야, 이거 IMF 때처럼 되는 거 아니야 다 긴축하기 시작한 거예요.

◆ 노영희> 불안 심리가 작고용하니까.

◆ 김기식> 불안 심리가 작용하니까 그리고 집값도 떨어질 것 같으니까 집도 안 사고 그러니까 분양을 해도 분양이 안 되는 거예요. 분양이 안 되니까 건설회사들이 줄줄이 무너진 거죠.

◆ 진중권> 일각에서는 그렇게 얘기하거든요. 정부에서는 이 모든 집값 오르는 것들을 투기꾼들의 소행으로만 본다. 그래서 투기만 잡으면 집값이 안정될 거다라고 했는데 실제로 보게 되면 사실은 몇십 채씩, 몇 채씩 거래하는 사람들의 수는 극소수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집권여당의 민주당 후보들조차도 다 공급대책 얘기를 하고 있거든요. 이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김기식> 그런데 이제 저는 공급은 당연히 해야죠. 그런데 공급으로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다는 것도 사실은 허구입니다. 왜냐하면 역대 공급을 가장 많이 했던 정부가 참여정부입니다. 그런데 부동산 가격은 폭등했거든요. 무슨 얘기냐 하면 공급으로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켰던 유일한 시기가 노태우 정부 때 200만 호 공급을 한꺼번에 쏟아부어버린 겁니다. 그때가 처음 신도시 소위 고양, 평촌, 분당 이런 데.

특히 제일 중요했던 건 뭐냐 하면 분당이었습니다. 분당에 신도시가 만들어지면서 그 당시에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제2의 강남 만들어진다고 그러면서 강남의 투기꾼들의 수요가 다 대기수요라고 그러는데 집을 안 사고 분당에서 분양될 때까지 3년 동안 대기한 겁니다. 왜냐하면 분양 자격을 얻으려면 기다려야 되는 거죠. 그러니까 3년 동안 이 투기꾼들이 분당을 노리고 대기수요로 빠지니까 집값이 안정된 겁니다.

그러니까 그런 의미에서는 진짜 몇백만 원으로 단기 안에 쏟아붇거나 그다음에 강남을 대체할 정도의 유혹을 줄 만한 데가 아니면 공급으로 부동산을 잡을 수 있다. 물론 공급이 부족하면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지만 공급을 많이 하연 부동산 시장을 잡을 수 있다라는 것도 사실은 저희의 그동안 통계치로 보면 사실이 아닌 거죠.

◆ 진중권> 그런데 공급대책을 많이 내놓고 있지 않습니까, 여권에서. 구체적으로 한번 좀 평가를 해 주세요. 왜냐하면 자기들끼리 서로 싸우잖아요. 그런데 이제 누구 말이 옳은지 잘 모르겠는데 이낙연 후보 같은 경우는 서울공항을 이전한다. 박용진 후보는 김포공항을 인천공항에 통합하겠다 등등 부지 마련을 위해서 이런 공약을 내놓는 사람도 있고 기본주택 100만 호라든지 정세균 후보 같은 경우에는 280만 호를 공급하겠다 이런 공약을 내놓는데 현실성이 있는 겁니까?

◆ 김기식> 일단 두 가지로 서울공항이나 김포공항이나 용산기지와 같은 구체적인 택지를 언급해서 대선 후보가 공급대책을 말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고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우리가 대규모 택지를 공급할 때 가장 중요한 게 정보 보안입니다. 지난번 LH공사 사태라는 게 뭐예요? 택지개발 정보를 미리 파악해서 거기다가 부동산 투기해서 택지공급 발표되면서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다시 말해서 정부 자원에서의 택지공급을 할 때는 발표 직전까지 최대한 보안을 지키고 발표 즉시 그 지역과 그 인근 지역에 대한 투기지역 지정을 통해서 부동산 투기를 막는 조치를 같이 해야 되는 겁니다. 그런데 내년에 정보를 5월 9일날 발표해서 실제로 정책을 취하면 아무리 빨라도 내년 9월인데 1년 전부터 유력한 대권 후보라는 분들이 어느 지역에 공급하겠다고 말을 해 버리면 그 지역 인근이 다 저 사람 되면 될지 몰라 하고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죠.

예를 들면 서울공항 안에는 집이 없을지 모르지만 서울공항에 대규모 택지가 들어오면 그 인근에 있는 수지나 성남 인근이 다 집값이 들썩거리는 거죠. 그러니까 소위 공급대책의 구체성을 자기가 입증하겠다고 하면서 김포공항이다, 서울공항이다, 용산기지다라고 얘기하는 것은 부동산 정책이 갖고 있는 위험성, 민감성에 비춰보면 굉장히 무책임한 얘기를 하는 거다.

그래서 어떤 대선 후보에게도, 기자들도 마찬가지인데요. 구체적 택지가 어디입니까라고 물어보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고 말하는 게 매우 적절하지 않다, 이 말씀 하나 드리고 몇백만 호냐, 이런 거는 제가 12년, 17년 대선 때 다 정책 관련된 일을 맡았는데 제가 늘 소수파로 하는 얘기가 있습니다.

제발 성장률 목표치 좀 얘기하지 말고 일자리 몇백만 개 그거 아무 국민도 안 믿는다. 그다음에 집 몇백만 호 짓는다, 그거 아무 국민도 안 믿는다. 왜냐하면 실제로 그거는 택지를 확보해서 공급 물량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다르기 때문에 사실 그건 저는 솔직히는 저는 한쪽 귀에서 한쪽 귀로 흘리는 편이고요.

그런데 이제 우리 여기 두 분한테도 그런. 저는 정부가 언제까지 이 분양 주택을 공급하는 사업을 정부가 할 거냐. 사실은 LH와 같은 옛날에는 주택공사, 토지공사 같은 개념으로 했던 건데요. 정부가 이렇게 직접 주택 물량을 공급하는 건 도시국가인 싱가포르 외에는 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했던 건 뭐냐 하면 급격한 도시화가 진행되는데 집이 없으니까 도시 인근에 일종의 빈민촌. 주거 문제가 심각해진 거예요. 그러니까 마치 개발 독재하듯이 주거 공급도 정부가 나서서 단기간 내 신속하게 하기 위해서 이런 주택공사, 토지공사를 통해서 택지 공급을 해서 빨리 지으려고 한 거거든요.

그런데 이미 주택 보급률이 104%를 넘어가고 있는 이 상황에서 정부가 이걸 해야 되느냐라고 하는 점에서는 저는 분양 아파트와 관련된 부분은 저는 이제는 민간한테 넘기고 정부는 사실 지금 문제가 뭐냐 하면 수도권은 택지가 얼마 없어요. 그렇게 보면 그나마 남은 공공택지는 저는 유럽의 사회주택처럼 영구공공임대주택을 지어서 저도 집이 없습니다.

저도 전세 살고 있는데. 저는 4년마다 이사 다니는 일만 없으면 저는 집 안 사고 그냥 평생 전세 살 수 있어. 제가 나중에 은퇴했어도 살 수 있는, 20년 동안만 살 수 있는 집이 있으면 저는 굳이 집을 사기 위해서 안 할 것 같거든요. 그러면 20~30대는 애 태어나면 20평대, 애가 태어나서 각 방 줘야 되면 30평대 이런 아파트들이나 주택을 사회주택 개념으로 공급하는 것이 소위 그러니까 집이 자산운용의 수단이 아니고 주거안정의 수단이 되게 하는 측면에서는 오히려 그런 것을 짜야 된다. 그런 점에서는 특히 집 문제가 심각한 수도권의 택지는 남겨뒀으면 좋겠어요, 후손을 위해서.

◆ 진중권> 딱 하나만 더 질문 드릴게요. 그러니까 사실은 독일에서 사회주택이죠. 독일에서도 줄어들고 있는데 그거는 이제 정말로 그렇게 마음을 먹는 분들도 계시죠. 그런 분들도 계시지만 솔직히 말하면 내 집을 갖고 싶다는 기본적인 욕망들을 다들 갖고 있거든요. 그런데 그 욕망이 과거에는 그랬습니다. 내가 열심히 일해서 뭐 하고 대출도 좀 받고 그리고 10년 동안, 20년 동안 갚으면 내 집이 생겨라는 희망이 있었는데 지금 집값은 다 오른 상태에서 국민들이 희망이 사라진 것 같거든요.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될까요?

◆ 김기식> 그것도 아까 제가 계속 경제 문제에서는 거시적인 관점이 되게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몇 가지 변수가 있습니다. 이미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저희가 지금 한 2000만 가구 정도 되는데요. 주택 보급률이 104%가 넘었다는 것은 그냥 사람들 사는 집. 폐가 말고도 하여간에 사는 집이 2000만 가구 이상 된다는 거잖아요. 그럼 매 정권 때마다 아무리 못하는 정권도 200만 호씩은 공급은 해요. 그런데 지금은 집값 부족 현상이 발생하는 건 뭐냐 하면 절대인구가 이제 감소 추세에 들어갔는데도 불구하고 1, 2인 가구 늘어나니까 그러니까 정부가 놓친 것은 뭐냐 하면 인구는 감소하고 있고 주택공급은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옛날에는 같이 살던 가구가 둘로 셋으로 쪼개지니까 주택 수요가 생각보다 더 많이 늘어난 거예요. 이런 가구 분리 문제에 대해서 착목하지 못한 거죠.

지금은 1, 2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56%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2030년대를 넘어가면 전체 가구의 한 75%가 1, 2인 가구가 되는 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우리나라 신생아 출생 수가 이제 27만까지 내려갔고요. 좀 있으면 26만까지 갑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는 건 뭐냐 하면 아까 제가 사회주택 개념으로 영구임대주택을 중심으로 오히려 그거를 100만 호, 200만 호 계속 10년, 20년 동안 제공하고 나면 우리 청년들이 성장했을 때 정말 집이 필요해지면 집이 언제. 한 10년 20년 뒤에는 이제 인구가 줄고 가구 수 증가도 더 이상 안 되지면 그 영구임대주택을 이제 저렴한 가격에 이제 분양으로 전환할 수 있는 시기들이 또 올 거다. 이 말씀드립니다.

◇ 박재홍> 오늘 한판 클라스 경제 이야기 우리 김기식 소장님과 함께하고 있는데요. 오늘 굉장히 남은 질문이 많은데 다음에 또 2교시로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서 또 경제 이야기 청취자분들과 함께 배우는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

◆ 김기식> 경제 이야기를 이렇게 또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면 저는 언제든지 오겠습니다.

◇ 박재홍> 정말입니까?

◆ 진중권> 진짜 또 한 번. 왜냐하면 지금 반도 못 했어요, 우리.

◇ 박재홍> 원고의 한 4분의 1 소화해서.

◆ 김기식> 다른 경제 이슈도 되게 많으니까요.

◇ 박재홍>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함께하신 분 전 금융감독원장이셨죠. 더미래연구소의 김기식 소장이셨습니다. 오늘 정말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 김기식> 고맙습니다.

◆ 노영희> 고맙습니다.

◆ 김기식>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