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FM 98.1 (18:00~19:30)
■ 진행 : 박재홍 아나운서
■ 패널 : 진중권 작가, 김성회 소장
■ 대담 :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박재홍>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공식 선언했죠. 만약에 재선을 성공하게 되고 두 번째 임기를 마치면 86세에 임기를 마치기 때문에 나이가 너무 많은 것이 아니냐. 부정적인 여론이 미국에 있는 것도 사실이기도 합니다. 놀라운 것은 바이든의 상대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한 상황인데요. 이러한 미국 정치의 상황. 서정건 경희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님 모시고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 서정건> 안녕하십니까. 왜 웃으세요. (웃음)
◆ 진중권> 리턴 매치한다니까 웃음이 나와버리네요.
◇ 박재홍> 제 전망이 맞는 거죠? 바이든과 트럼프가 거의 함께 다시 만날 상황.
◆ 서정건> 일단 민주당 쪽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 선언을 했고요, 4월 25일날, 그다음에 당내 도전자가 없게 될 거고 하니까 이제 바이든 대통령이 나오게 될 겁니다. 그런데 공화당은 두고 봐야죠. 공화당은 경선을 하는데 트럼프가 이제 재선 도전... 재선이 아니고 다시 도전하는. (웃음) 아, 재선은 재선이죠, 4년을 건너뛰긴 하지만.
◇ 박재홍> 만약에 다시 되고 재선을 하면 3번은 할 수 있는 거네요? 한
◆ 서정건> 아니죠. 그러니까 내년 11월 5일 이기면 한 번 더 하게 되는 거고 그러고는 끝이죠.
◇ 박재홍> 그렇군요.
◆ 진중권> 그런데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에 대한 지지율이 엄청나게 높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여러 가지 성추문부터 여러 가지 기소가 되는데 오히려 그게 강성 지지층을 결집시켜서 그들만 결집하면 사실 공화당에서는 후보로 당선되는 거 아닙니까?
◆ 서정건> 그런데 강성 지지층만 결집되는 게 아니고 사실은 트럼프에 대해서 조금 부정적인 시각을 가졌던 온건파 공화당 사람들도 기소 이후에 굉장히 트럼프 편을 듭니다.
◇ 박재홍> 오히려요?
◆ 서정건> ‘이거는 안 된다. 이거는 정치적인 거다’ 그러니까 트럼프가 굉장히 덕을 봤죠, 기소 이후에. 디센티스가 굉장히 피해자입니다.
◇ 박재홍> 그래서 트럼프가 그러한 여론을 알기 때문에 기자들이 성추문 관련된 질문을 하니까 ‘나가!’하더니 휴대폰을 확 던졌대요. 우리나라 같으면 상상할 수 없을 것 같은데 그 정도로 해도 미국 사람들이 인정을 합니까, 후보로서?
◆ 서정건> 아니, 트럼프 막말이나 허세나 이런 건 한두 번이 아니니까.
◆ 진중권> 너무 알려져서.
◇ 박재홍> 그러니까 충격을 안 받는다, 더 이상?
◆ 진중권> 그냥 디폴트값으로.
◆ 서정건> 그럴수록 미디어에서 더 잡아주고 띄워주니까 트럼프는 그런 걸 노리죠.
◇ 박재홍> 오히려 알고 계산하고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다 하고 넘어간다.
◆ 서정건> 그렇게 평가하기 너무 싫지만.
◆ 진중권> 리턴 매치가 될 가능성이 큰데. 바이든 같은 경우에 뉴스에 나오지 않았습니까? 허공을 향해서 악수를 한다라든지 이미 고인이 된 분의 이름을 부르고 찾는다든가. 이게 이래서 되겠는가?
◆ 서정건> 바이든을 지지하는 민주당 쪽 사람들한테 물어봐도 나이 변수는 굉장히 큰 걱정거리고 우려 대상입니다. 그런데 이걸 조금 역사적으로 돌아가 보면 미국이라는 나라가 역사상 최초로 대통령제를 만든 나라고요. 그걸 만들 때 해밀턴이라고 하는 소위 건국의 아버지가 어떤 얘기를 했냐면 ‘대통령제의 특징은 에너지, 활력이다’ 그러니까 의회는 숙의기관이고 대통령은 행동하고 개혁하는 그런 기관이다 그런 얘기를 했어요.
이제 그런데 바이든 대통령 같은 경우에는 물리적 나이뿐만 아니라 그 물리적 나이에서 오는 비활력, 약간 기운 없음, 이런 것들로 인해서 우려 대상이 되는데요. 예를 들면 최근에 했던 한미 정상회담 같은 경우에도 정상회담 끝나고 나서 백악관 공동 기자회견할 때 양쪽 나라로부터 기자들 질문을 딱 두 개씩만 받았어요. 바이든 대통령이 기자들한테 질문을 받고 기자들을 만난 게 한 달 넘게 만이거든요. 그러니까 굉장히 미국 언론에서는 바이든의 체력, 건강, 나이 이런 것들과 언론접촉이 없는 것. 이런 것들을 많이 연결을 짓고 비판하죠.
◆ 김성회> 그러니까 실수를 안 하도록 최소한으로 미디어 노출을 줄이고 있는 걸로 볼 수 있겠군요?
◆ 서정건> 그럴 수도 있습니다.
◆ 김성회> 선거운동 기간에는 그렇게 못하잖아요.
◆ 서정건> 그것도 현직 대통령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조정 가능하지 않을까요? 최소한?
◆ 진중권> 그런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미국 내부 평가는 어떻습니까? 지지율이라든지 이런 것들, 추이가.
◆ 서정건> 지지율은 2021년 8월 전후로 너무 나뉩니다. 2021년 임기 시작해서 1월 20일날 시작해서 8월 중순 아프가니스탄 철군 참사 그때까지만 해도 백신 드라이브하죠, 그다음에 재정 지원해 주죠, 이러면서 21세기에 프랭클린 루스벨트다 이런 칭송도 받았는데요. 그 해 중순에 아프가니스탄 철군 참사가 이미지로 알려지고 소셜미디어에 퍼지면서 그때부터 지지율이 40% 초반, 30% 후반 내려간 게 지금도 바뀌질 않습니다. 그런데 정말 재미있는 건 지지율만 놓고 보면 작년 11월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해석이 안 되죠.
◆ 진중권> 그렇죠. 민주당이 이겼단 말이죠.
◆ 서정건> 이겼어요. 거의 선전, 거의 이긴 거나 다름없죠. 그러니까 그러면 지지율도 나쁘고 경제도 인플레이션이고 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상원은 한 석을 더 얻었고요. 그다음에 하원에서도 훨씬 더 예상보다 적은 의석을 잃었고요. 미스터리가 있는 거예요.
◆ 진중권> 인플레이션 감축법이라든지 이런 식으로 미국 자국중심주의라고 해야 되나요? 이런 부분에 국내적으로 어필한 이런 게 있나요?
◆ 서정건> 그 부분은 조금 해석이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이번 4월 25일날 재선 도전한다고 선언한 3분짜리 동영상을 보시면 바이든 대통령이 자기가 이룩한 입법 성과에 대한 얘기가 거의 안 나와요. 그리고 사실 미국 사람들이 법으로 통과된 내용들이 자기 실생활에 이게 도움이 되고 하는 것을 느끼는 것도 시간도 굉장히 오래 걸리고.
◇ 박재홍> 효용감을 느끼게.
◆ 서정건> 이것이 인플레이션 감축법 때문이라고 연결 지어서 생각하는 미국 사람들이 많지 않거든요. 그렇지만 앞으로 대선 기간 동안에는 인플레이션 감축법 같은 얘기를 많이 하겠죠.
◆ 김성회> 한미 정상회담은 어떻습니까? 이번에 큰 성과를 좀 바이든 대통령이 삼고 있나요?
◆ 진중권> 거의 무슨 선거운동 해 드리러 간 느낌이거든요.
◆ 서정건> 글쎄요. 한미동맹 70주년이거든요. 사실 국빈 방문 마땅히 했었어야 되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안보 우려라는 것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제가 생각할 때 성과라면 ‘워싱턴 선언’이라고 하는 다섯 글자. 국제 관계에서는 보통 장황한 설명보다 이런 워딩 이런 것들이 중요할 수 있거든요.
그리고 제가 안보는 제 전문 분야가 아니지만 좀 물어보면 결국 ‘궁극적인 확장억제책은 주한미군 주둔이다’ 그렇게 얘기를 많이 합니다. 사실은 워싱턴 선언을 끌어내고 그다음에 확장억제를 좀 어느 정도 종결 짓고. 제가 볼 때는 나토와 NPG니 NCG니 이런 걸 이렇게 단순 비교하는 걸 가지고 별 효용이 있다기보다는 자체 핵무장, 또 전술핵 재배치, 이런 것들에 대해서 우리 사회가 좀 더 논의도 해야 되고. 이게 얼마나 현실적이냐에 대해서 얘기를 해 봐야 돼요.
◆ 김성회> 미국 유권자들에게는 어떻습니까? 관심 주제인가요?
◆ 진중권> 미국 유권자들 관심 있나요?
◆ 서정건> 일단 그런 얘기는 많이 하더라고요. 소셜미디어에서 대통령의 무슨 노래죠? ‘아메리칸 파이’ 저도 팝송 좋아하는데 잘 모르겠더라고요.
◆ 진중권> 돈 맥클린 그 유명한 노래를, 그 명곡을 모르십니까?
◆ 서정건> 젊어서 그런가요? (웃음)
◇ 박재홍> 교수님 앞에서는 마이웨이 정도 부르셔야 아실 것 같은데, 그렇죠?
◆ 서정건> 마이웨이 불러드릴까요? 마이웨이는 압니다. 하여튼 그게 굉장히 많이 회자되고 있는 상황이고 미국 상·하원 합동 연설은 굉장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죠.
◇ 박재홍> 교수님 보시기에 냉철하게 보시면 야당의 비판대로 빈손 외교 정말 얻은 게 없었던 한미 정상회담이었냐? 이렇게 봤을 때 교수님은 어떻게 판단하세요?
◆ 서정건> 그러니까 조금 어떻게 들리실지는 모르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기대가 별로 크질 못했던 게 어차피 인플레이션 감축법이나 반도체 과학법이나 이쪽이 저희한테는 현안인데 확장억제는 계속 얘기했던 거고요. 한미동맹의 본질이기도 하고. 그런데 어차피 이건 입법 정치 영역인데 행정부 수반끼리 만나서 입법 정치를 바꿀 수 있는가? 회의적이었고 또 하나는 바이든 대통령이 4월 25일 재선 도전을 드디어 선언했는데 바이든의 재선 슬로건이 ‘메이크 올 싱크 인 어메리카 어게인 (Make All Things In America Again)’입니다. 굉장히 어려운 영어를 제가. (웃음)
◇ 박재홍> 해석해 주세요, 교수님.
◆ 서정건> 모든 것을 다시 미국에서 만들도록. 그러니까 메이크 어메리칸 그레이트 어게인(Make America Great Again)이라고...
◆ 진중권> 트럼프가 많이 썼죠.
◆ 서정건> 그걸 조금 연결지어서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한국이라는 동맹 국가에게만 특혜를 줄 수 있는 그런 미국 국내 정치적 토양은 더 이상 아니다. 프랑스, 독일, 일본 다 인플레이션 감축법, 반도체 과학법에 불평, 불만 갖고 있는데 이미 지금 미국은 내년 11월 대통령 선거 모드로 돌입했고요. 바이든의 중심 슬로건은 미국 내 생산, 미국 내 일자리 창출, 미국 내 투자 이렇게 가고 있는데요.
◇ 박재홍> 사실 그 얘기는 트럼프도 얘기했잖아요. ‘왜 애플 밖에서 만드냐 미국의 일자리 뺏겼다; 그런 경제 정책의 연장선에서는 바이든이랑 크게 차이가 없는 거네요, 그러면.
◆ 서정건> 크게 차이가 없지만 조금 더 따지고 보면 트럼프는 행정명령으로 했어요. 그다음에 바이든은 입법 정치를 한 겁니다. 행정명령으로 하면 대통령이 마음만 먹으면 바꿀 수가 있어요. 입법 정치는 한 번 통과되면 바꾸기 어렵죠. 그리고 트럼프는 미중 관계에 있어서 통상 문제만 얘기했습니다. 트레이드만.
그런데 바이든 대통령으로 넘어오면 통상 문제보다는 과학기술 쪽으로 넘어가는. 왜냐하면 과학기술 커뮤니티가 민주당하고 가깝습니다. 그래서 민주당 입장에서는 반도체 과학법 같은 거 통과시키는 게 이제 과학기술 커뮤니티하고도 가깝고 미중 경쟁, 중국 견제 얘기도 되고 공급망 해결 이런 문제도 되죠. 그러니까 조금 들어가 보면 차이가 있는데 그런 것들에 대해서 저희가 또 분석을 많이 해야 될 것 같아요.
◇ 박재홍> 좋은 포인트네요.
◆ 진중권> 부통령은 어떻습니까? 지금 그런 얘기도 있지 않습니까? 어차피 나이 많아서 임기 못 채우니까 공화당 측에서는 ’사실상 이건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아니라 부통령을 뽑는 선거다, 민주당에게는‘ 이런 말이 있는데 지금 현재 부통령 같은 경우에는 유력한 대선 후보가 될 수 없는 건가요?
◇ 박재홍> 카멀라 해리스.
◆ 서정건> 그러니까 그 미국 민주당의 어떤 내부 사정. 미국 민주당의 역사, 이런 것들을 조금 들여다봐야 좀 풀립니다. 왜냐하면 마이클 듀카키스라고 메사추세츠 주지사가 1988년에 아버지 부시랑 붙었다가 졌어요. 그 이후부터 미국 민주당에서는 꼭 중도파가 대선후보로 나옵니다. 빌 클린턴, 오바마, 힐러리 그다음에 이번에 또 바이든.
그런데 카멀라 해리스가 누구냐면 중도파예요. 그러니까 재미있는 게 민주당은 정말 점점 더 진보파가 장악하는 정당이 돼갑니다, 샌더스류의. 그런데 대선 후보는 진보파에서 나오면 여전히 필패 가능성이 높아요. 그러니까 지금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개인적으로 인기가 높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중도파이기 때문에 대선 후보로 나갈 수 있는 일단 이점들이 있고요. 더군다나 해리스한테 이제 유리하게 돌아가는 건 앞으로 지금 선거 국면에서 이슈가 낙태 문제 그다음에 인종 문제 이런 것들을 이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한테 유리하게 전개될 수 있는 그런 이슈들이 있어요.
◆ 진중권> 어떤 의미에서 유리한 겁니까?
◆ 서정건> 원래 1973년 연방대법원 결정에 의해서 낙태를 전국적으로 허용했는데 작년 대법원 결정으로 그걸 번복했잖아요. 번복했다는 게 금지한다는 게 아니라 ’각 주가 알아서 정한다‘ 이렇게 된 건데. 어떤 주는 미시시피나 무슨 이런 남부 주에 가면 임신 후 6주가 지나면 낙태가 절대 안 되거나 뭐 예외사항도 인디애나주 같은 경우에는 허용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그런 주에 사는 여성들이 예를 들면 콜로라도 같은 데는 임신 기간 아무 때나 낙태할 수 있거든요. 그런 데로 이사갈 수 있느냐? 그렇지 않거든요. 그러니까 낙태의 자유. 이번에 바이든이 비디오에서도 강조했던 단어와 개념이 자유입니다. 원래 자유는 공화당 아젠다인데 민주당이 끌고 온 건 낙태의 자유, 투표의 자유, 그다음에 총기 위협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는 자유.
그런데 이 3개가 어떻게 보면 민주당을 다 똘똘 뭉치게 하고요. 공화당 내에서는 약간 이견이 생기게 하는 아주 좋은 이슈입니다. 그런 것들을 담아서 재선 도전 선언 비디오에 넣은 겁니다.
◆ 진중권> 그런데 그 투표의 자유라는 건 뭘 말하는 겁니까?
◆ 서정건> 사실은 또 연결 지어서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지금 트럼프 대 바이든이냐, 누구 대 누구냐 이런 구도도 중요하지만 2020년 팬데믹 대선 때부터 미국 선거 양상이 많이 바뀌었어요.
◇ 박재홍> 선거인단 방식으로 하는 거죠?
◆ 서정건> 선거인단 투표 방식인데 미국에서는 그동안 하루만 했지 않습니까, 투표를? 그런데 그게 공휴일도 아니에요. 그렇기 때문에 2차대전부터 2020년까지는 공화당에 어쩌면 유리한. 그래서 파퓰러 보팅으로 다 세어보면 민주당이 300만 표 더 많은데 공화당이 대선을 이기는 그런 양상들이 생기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제 2020년에 팬데믹이 생기면서 미국의 투표 양상이 바뀐 게 조기 사전 투표를 많이 합니다. 그전까지만 해도 사전투표를 거의 안 했었어요, 미국이. 그런데 사전투표가 활성화되면서 투표 기간이 2주, 3주 늘어나니까 민주당의 전통 지지층이 좀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 젊은 사람 이런 사람들이 아무 때나 투표하게 되니까 투표율이 올라가는 거예요.
그래서 2022년 중간선거를 어떻게 바이든이 이겼냐, 그것도 사전투표 활성화의 요인이 크다. 그러면 2024년 대선도 결국에는 투표의 자유를 주장하는. 왜냐하면 애리조나와 조지아 같은 굉장히 중요한 경합주 내의 의회는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공화당 주 의회에서 투표의 자유를 좀 규제하는 법안들을 만들려고 그래요. 자기 ID카드 안 가지고 오면 투표 못 하게 하는 거. 미국에 주민등록증 없거든요. 여권 없는 사람은 더 많고요.
◇ 박재홍> 드라이브 라이선스 정도만.
◆ 서정건> 그런 거 안 가지고 오면 투표 못하게 하는. 그런 거 딱 짚어서 바이든이 ’투표의 자유‘ 이렇게 얘기하는 거죠.
◆ 진중권> 공화당에서 받기 참 애매모호하겠네요, 명분도 없고.
◆ 서정건> 그러니까 이게 구조적으로 민주당에게 대선이 유리해지는 지금 국면일 수 있다. 그걸 좀 관찰해 봐야 될 것 같아요.
◇ 박재홍> 민주당이 아까 ’자동으로 바이든이 후보가 될 것이다‘ 말씀하셨는데 지금 카멀라 해리스 같은 경우도 중도라고 말씀셨으니까 이분이 ’이번에는 내가 해도 되지 않아?‘라고 생각할 수 없는 구조인가요?
◆ 진중권> 그래도 경선은 치러야 되는 거 아닙니까?
◆ 서정건> 그러니까 형식적으로 합니다. 하기는 다. 그런데 카멀라 해리스는 바이든 대통령이랑 같이 일을 하다가 이제 2020 몇 년인가요? 2028년인가요? 그때 이제 인정받고 승인받고 나갈 수 있는 거죠.
◇ 박재홍> 길게 보면 시간 급하게 할 필요가 전혀 없다?
◆ 서정건> 지난주인가 샌더스 의원이 방송에 나와서 바이든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서 압승할 수 있다라고 완전히 밀어줬죠. ‘본인은 이제 안 나간다’ 그런 구도입니다, 지금.
◇ 박재홍> 이제 대선 준비하면서 ‘극단주의자들이 민주주의 자유를 위협하고 있다’ 이렇게 말하고 있는데. 극단주의자는 트럼프를 말하는 건가요? 아니면 그 지지자들?
◆ 서정건> 트럼프가 공화당에서 뽑아줄 가능성이 크지만 물론 디샌티스라고 하는 플로리다 주지사가 공식 출마 선언을 할 거예요. 다 나온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되면 양파전이 아니고 뭐라고 그러죠? 맞대결이 됩니다. 양자대결이 될 텐데 그거 어떻게 될지는... 사실 여러 가지 변수가 있으니까요.
◆ 김성회> 그런데 디샌티스가 캐릭터상으로 트럼프 대통령하고 좀 겹친다고 볼 수 있을까요? 아니면...
◆ 서정건> 많이 겹치죠. 많이 겹치는데.
◇ 박재홍> 그분도 강한가 봐요.
◆ 서정건> 디샌티스는 디즈니하고 전쟁이 났습니다. 그런데 디즈니랑 전쟁 중이라는 것은 이제 문화이슈. 성정체성 이런 문제들. 미국 사회에서 지금 그런 문제들이 굉장히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 진중권> 구체적으로 어떻게 전쟁을 하고 있습니까, 뭐 때문에? 디즈니하고?
◆ 서정건> 그러니까 글쎄 어떻게 말씀드려야 될까요. 그러니까 미국 내에서 지금 어떤 진보적인 주 같은 데서는 성을 한 몇십 개로 나눈다고 해요. 예전에 전통적으로 알고 있던 남성, 여성이 아니고 그 사이 여러 가지 성정체성에 대한 인정, 이런 것들이 진보 쪽으로 많이 굉장히 가고 있는데. 이런 것들에 대한 보수 쪽의 불편함, 반감 이런 것들을 디샌티스라는 후보가 끌어올렸죠. 트럼프는 그런 얘기는 많이 안 하거든요. 트럼프는 무조건 경제, 무조건 통상.
◆ 진중권> 약간 정체성 정치네요.
◆ 서정건> 좀 다릅니다.
◆ 김성회> 디즈니 이슈가 쉽게 얘기하면 흑인이 인어공주로 나온 것부터 시작해서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에서 굉장히 앞서 나갔는데 디즈니월드가 엄청 크거든요. 그 안에서 사실상 세금 걷는 것 포함해서 거의 나라를 운영하다시피 자치권을 인정해 주는 걸 ‘이제 하지 마, 이제 우리가 너희 다 간섭할 거야’라고 정면으로 부딪히는데 이제 밖에서 보기에는 ‘시원하다, 잘한다’ 이렇게 지금 백인 보수층에서 생각하게 만들어서 이와 관련한 싸움을 하고 있는 거죠.
◆ 서정건> 제가 할 얘기를 다 하셨네요. 디즈니 가보셨어요?
◆ 김성회> 월드는 못 가봤습니다, 랜드는 가보고. (웃음)
◆ 진중권> 미국에 살다 오셔서.
◇ 박재홍> 그런데 지금 그 트럼프가 사법리스크가 있지 않습니까? 성추문 수사도 있고 국가 기밀 유줄했다. 그것도 지금 수사받을 수 있는 거 아닙니까?
◆ 서정건> 그럼요. 지금 벌써 기소된 건이 하나 있고요, 지난번에 다 보셨듯이. 그 이후로 오히려 인기가 올라간 그 건이 하나 있고요. 그건 뉴욕의 소위 지방 검사(District Attorney), 주보다 조금 아래 단계 검사가 기소한 거고요. 그다음에 연방 차원의 기소 건수가 2개 그다음에 주 차원 건수가 2개, 굉장히 몇 개가 더 남아 있고요. 그런데 그런 것들이 과연 감옥에 갈 정도의 중범죄냐에 대해서는 미국 법률가들 사이에 이견이 좀 있습니다. 그리고 설사 감옥에 가게 돼도 소위 우리말로 하게 되면 옥중출마 가능합니다.
◇ 박재홍> 옥중출마도 가능해요?
◆ 서정건> 왜냐하면 미국에 참 재미있는 것이 헌법에 대통령 출마 자격을 규정을 해 놓은 게 일단 미국에서 태어난 시민이어야 되고요. 그다음에 35세 이상, 그다음에 14년 이상 거주 이 3개만 자격요건을 정해놨어요.
◇ 박재홍> 감옥에 있어도 된다?
◆ 서정건> 하위 법률이 더 이상 구체적으로 뭘 할 수가 없죠.
◆ 진중권> 아니, 그러면 장관이 결재받으려고 하면 면회 신청하고 특별면회하고. (웃음)
◆ 서정건> 그런데 재미있는 건 기소는 됐지만 뭐라고 그러죠? 유죄 판결 나는 거 시간이 엄청 걸려요. 일단 지난번에 뉴욕 맨해튼에서 기소된 것도 최종 판결이 일단 나오려면 내년 초나 돼야 되지 않냐. 그것도 모른다, 장담할 수 없다, 이런 상황이어서 대선 기간이랑 겹칩니다.
◆ 김성회> 지금 여러 가지 건을 노리고 있는데 쉬운 것부터 시작해서 다른 건들도 추가해서 기소할 것이다 이런 얘기도 있지 않았어요?
◆ 서정건> 오히려 반대 얘기도 있죠. 사실은 허쉬 머니 (Hush Money) 라고 입막음용의 돈을 지급했다. 그건 사실 뉴욕주법의 회계장부를 적는 데의 잘못이다라는 건데. 사실 트럼프가 앞으로 직면하게 될 기소 내용들이 훨씬 더 심각한 민주주의 해를 끼치고, 내 표 찾아내라, 아니면 1월 6일날 의사장 폭동 사건 배후 조종 이런 것들이 훨씬 더 중한 범죄일 수 있는데. 오히려 성추문 이거 뭐 사실 트럼프만 그런 것도 아니고. 이걸 너무 일찍 터뜨려서 공화당 쪽 단결을 불러온 역효과가 있지 않았나라고 민주당 내부에서 약간 반성 내지는 비판도 좀 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러니까 이 사법리스크 추이는 좀 더 지켜봐야 된다?
◆ 서정건> 시간도 걸릴 거고요.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런데 우리나라 국민들 입장에서는 트럼프도 지금 76세 아닙니까? 바이든도 재선까지 마치면 86세로 임기를 마치게 되는 상황. 80대이고. 그러면 미국도 굉장히 자유로운 사회고 다양성이 있는 사회고 굉장히 인재가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왜 다음 주자들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냐? 이거 질문을 많이 하실 것 같아요. 왜 없습니까, 후발 주자들이?
◆ 서정건> 제가 미국 사람도 아니고 왜 없는지는 잘 모르겠고요. 제가 추론하는데. 일단 두 가지인데요. 다 공부를 해 봐야, 연구를 해 봐야 되는 겁니다. 하나는 양극화가 미국 정치에서 1980년대 말부터 굉장히 심화돼서 양극화가 어마어마합니다. 그런데 양극화 현상이 미국 청년 세대에게 있어서 정치 참여에 대한 어떤 동기 이런 것들을 굉장히 많이 꺾지 않았나. 어차피 정치에 진출하고 정치에 뜻을 둬봐야 이미 양극화되어 있는 미국 정치에서 무엇을 바꿀 수 있는가에 대한 회의감.
◇ 박재홍> 정치인 자체가 그 직업 자체가 더 이상 매력적인 직업이 아니다.
◆ 진중권> 미국 클린턴이 그런 말을 했던 게 기억나거든요. 2000년대 초반에 ‘지금 똑똑한 젊은이들은 워싱턴 안 온다, 다 실리콘밸리 가지’ 그런 얘기도 있더라고요.
◆ 서정건> 그런 차원이 있고요. 또 하나는 좀 더 역사적으로 보면 남의 나라니까 걱정 원래원래부터 안 하지만 걱정 안 해도 될 것이 약간 사이클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트루먼, 아이젠하워 해서 노쇠한 정치가가 나왔다가 케네디 나오고요. 레이건, 아버지 부시 이러다가 빌 클린턴 40대 나오고요. 그다음에 시간 지나면 오바마 나오고요. 그러니까 크게 걱정 안 하셔도 또 젊은 친구들이 나와서...
◇ 박재홍> 걱정은 우리나라 정치나 하고.
◆ 진중권> 우리가 남 걱정할 때가 아닙니다, 지금.
◇ 박재홍> 교수님 남은 2분 동안 우리나라 걱정을 좀 해 봐야 될 것 같은데 이런 미국 정치, 미국 민주주의의 상황 자체도 우리 정치에 분명 영향 끼치지 않습니까? 우리 정치에 주는 시사점이라고 할까요? 교수님 어떤 부분을 우리가 주목해야 될 필요가 있을지.
◆ 서정건> 글쎄요,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양국화 현상이 청년 세대, 미래 세대에게 주는 심리적 나쁜 영향, 이런 것들에 대해서 우리도 한번 생각해 봐야 될 필요가 분명히 있고요. 또 하나는 사실 양극화 현상 가운데 아이러니한 것이 중도층의 어떤 중요성 향상? 이런 것도 있다.
그러니까 바이든도 결국 내년에 트럼프와 맞대결할 때 지금 현재 공을 들이는 것은 뭐냐 하면 소위 경합주 내에 있는 중도층, 무당파층 이런 사람들한테 공을 많이 들이거든요. 그러니까 결국 양국화가 심각할수록 중도의 역할, 중도층 유권자들의 목소리와 의견 이런 것들이 더 부각될 수밖에 없는. 그런 구도가 있어요. 그러니까 선거에 이기려면 결국에는 5:5인 나라에서 6:4가 돼야 되지 않습니까? 6:4가 되려면 결국 중도층이 중요하다. 이건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도 중요한 시사점이 될 것 같습니다.
◆ 진중권> 옛날에 이런 느낌 있었거든요. 민주당 정권이 잡으면 저쪽도 민주당이었으면 좋겠고 요즘은 그냥 누가 돼든 아무 차이가 없다는 느낌이 드는데 맞는 건가요, 그 느낌이?
◇ 박재홍> 미국이 공화당이 되든 미국 민주당이 대통령이 되든 우리나라에 끼치는 영향이 별로 없는 것 같다.
◆ 서정건> 그렇죠, 사실은 미국이 제가 늘 말씀드렸지만 이라크 전쟁 실패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그 이후에 미국이 완전히 변했습니다. 오바마 시대부터 해서 자국중심주의, 미국 우선주의, 트럼프만 내세우는 건 아니고요. 민주당만 보셔도 자국우선주의 더 심할 수 있고요. 더 영속화될 수도 있고요. 그렇습니다.
◇ 박재홍> 이러한 미국 정치의 흐름의 변화 우리 정부가 냉철하게 인식을 하고 우리 국제사회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더 진지한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오늘 아주 재미있는 귀한 말씀들었습니다. 경희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 서정건 교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교수님.
◆ 서정건> 감사합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반드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
5/4(목) "美 트럼프도 사법리스크? 기소·구속돼도 옥중 출마 가능"
2023.05.04
조회 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