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홍의 한판승부

표준FM 월-금 18:00-19:30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반드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

4/11(화) "마약 음료수 들어간 필로폰, 1회 투약으로 중독 가능"
2023.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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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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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FM 98.1 (18:00~19:30)
■ 진행 : 박재홍 아나운서
■ 패널 : 진중권 작가, 김성회 소장
■ 대담 : 김희준 변호사 (前 서울중앙지검 강력부 검사)

◇ 박재홍>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2부 문을 열었습니다. 1부에서 TK 윤 대통령의 국정지지율 조사는 에브리타임이 7일과 8일 전국의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였음을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얼마 전 강남구 학원가에서 기억과 집중력 강화에 좋은 음료수가 개발됐다면서 무료 시음 행사를 열었었는데 그게 알고 보니 마약이 든 음료수를 학생들에게 건넨 사건이어서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검찰과 경찰, 식약처, 교육부 등에서는 마약수사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840명 규모의 마약범죄특수사본부를 구성하겠다, 이런 입장인데요. 대한민국의 마약범죄의 실태. 청소년 대상으로 한 마약범죄는 얼마나 확산되고 있는지 강력부 검사로 마약 수사를 또 하셨던 분입니다. 현재는 변호사세요. 김희준 변호사님 모셨습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십시오.

◆ 김희준> 안녕하세요.

◇ 박재홍> 진 작가님, 김 소장님.

◆ 진중권> 안녕하세요.

◆ 김성회> 안녕하세요.

◆ 김희준> 안녕하세요.

◆ 진중권> 사실 첫 번째 질문이 이런 거거든요. 보통 무슨 전쟁 그러면 정권에서 보통 지지율 떨어지면 꼭 무슨 전쟁 이러잖아요.

◇ 박재홍> 범죄와의 전쟁.

◆ 진중권> 이걸 마약과의 전쟁이 지금 뭐 현 정권에서 법무부 장관도 그렇고 얘기를 하는데 이게 정말로 그 정도로 심각한 겁니까? 어떻게 보세요?

◆ 김희준> 지금 굉장히 심각해져 가고 있죠. 가장 심각한 양상은 뭐냐면 마약범죄의 연소화 현상이 굉장히 또렷해지고 있다는 거예요.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마약범죄의 주된 연령층이 40대였어요. 그런데 재작년부터는 20대로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10대 마약사범의 변화 추이를 보면 지난 5년간의 통계를 보면 4배가 증가를 했고요. 근 10년으로 넓혀보면 12배가 증가를 했어요.

◆ 진중권> 10년 사이에.

◆ 김희준> 10년 사이에. 그런데 문제는 뭐냐 하면.

◇ 박재홍> 10대. 10대가.

◆ 김희준> 10대가. 문제는 뭐냐면 마약범죄는 대표적인 암수범죄거든요. 암수범죄는 뭐냐 하면 수사 기관에 적발되지 않은 건수를 이야기를 해요. 그런데 마약범죄 암수범죄율을 28.5배에서 적게는 많게는 100배까지 봅니다.

◆ 진중권> 그러니까 걸리는 사람들 곱하기 28배라는 거죠?

◆ 김희준> 28.5배 최소한. 많게는 100배까지 곱해야 된다라는 거죠. 적발된 것은 빙산의 일각이라는 거예요.

◆ 김성회> 그런데 이렇게 말씀드리면 그렇긴 한데 40대가 했다는 거야 옛날에 가격이 좀 비싸니까 중독도 돈이 좀 있어야 할 텐데 20대에서 10대까지 내려가면 이게 무슨 돈으로 20대와 10대가 이런 마약 제가 알기론 굉장히 비싸고 이런데 이것 어떻게 할 수 있나요? 보통은 하다가 패가망신하고 그러는 거 아닌가요? 재산 다 날리고?

◆ 김희준> 그게 이제 연령층이 연소화되고 있는 주된 이유는 마약거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어요. 이전에는 사실 서로 믿을 수 있는 사람들끼리 직접 만나서 거래하는 대면거래가 주된 방식이었는데 지금은 굳이 만나서 거래할 필요가 없게 됐거든요. 그게 이제 SNS라든가 인터넷의 발달 때문에 그렇습니다. 요즘은 대부분의 마약거래는 텔레그램 마약방이라든가 다크웹이나 딥웹 같은 그런 인터넷상에서 이루어지고 있거든요. 그런데 그런 문화에 익숙한 세대는 나이 든 기성세대보다는 아무래도 어린 청소년이라든가 젊은층이 더, 더 유리하거든요. 그래서 텔레그램 마약방 같은 데 들어가서 주문을 하면 금방 배달이 옵니다.

◆ 김성회> 어떻게 와요, 배달이?

◆ 김희준> 마치 음식 배달을 하듯이. 일종의 던지기 수법을 많이 활용을 하는데요. 마약을 주문을 하면 그걸 특정한 장소에 숨겨두고 찾아가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좌표를 설정을 해 주거든요. 찾아갈 때도 수사기관에 적발될 염려가 있기 때문에 또 수사기관의 단속을 피하는 방법까지도 구체적인 메뉴얼을 알려줘요. 그런 정도로 발달을 했고 또 이렇게 거래를 하다 보니까 마약의 가격도 굉장히 싸지고 있어요. 최근에는 마약 1회 투약분이 필로폰 같은 경우에 통닭 한 마리값으로 살 수 있을 정도로 낮아져 있고 그리고 대부분은 중국산이나 북한산이 많이 들어왔었는데 지금은 동남아산이 많이 들어오고 있어요.

◇ 박재홍> 동남아산.

◆ 김희준> 물론 품질은 굉장히 안 좋은데 품질이 안 좋은 대신에 가격도 굉장히 저렴합니다. 그런데 품질이 안 좋으면 뭐가 문제냐면 건강에 미치는 해로운 영향이 크거든요.

◆ 진중권> 마약도 정품, 사품이 있나요?

◆ 김희준> 맞습니다, 그게. 순도가 높냐 낮냐에 따라서 가격 차이가 많이 나는데 요즘 질이 안 좋은 동남아산이 많이 들어오고 있어서 그것도 굉장히 큰 문제입니다.

◆ 진중권> 그러니까 공급책이 되게 쉽겠네요. 보니까 던지고 이런 것도 어린아이들이 잘하지 않나요? 어떻게 되나요, 그런 건?

◆ 김희준> 그렇죠. 예전에는 사실 대면거래를 했을 때는 투약사범을 잡으면 누구한테 샀는지 알 수 있었기 때문에 소위 상선에 대한 수사라 그러잖아요. 상선에 대한 수사가 가능했는데 지금은 사는 사람이나 파는 사람이나 누구인지 알 필요가 없어요. 인터넷으로 주문을 국내로 보내주고 국내에서 배송책들이 있거든요, 드라퍼라고 해서 그런데 문제는 뭐냐면 요즘 청소년들이 단순히 투약만 하고 있는 게 아니라 그런 배송책으로서 고액 아르바이트까지 하고 있어요.

◇ 박재홍> 아르바이트까지 한다.

◆ 진중권> 공급 조직 속으로 들어간 거 아니에요.

◆ 김희준> 공급 조직 속으로 들어가는 거죠.

◆ 진중권> 소비만 하는 게 아니라.

◆ 김희준> 그리고 최근에도 적발된 적이 있습니다.

◇ 박재홍>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마약 음료수 사건 때문에 굉장히 충격을 주고 있고 그래서 음료에 마약을 몰래 넣었던 거잖아요. 그게 퐁당 수법이라고 하는데 이게 어떤 뜻입니까? 퐁당.

◆ 김희준> 퐁당 수법이라는 것은 상대방 몰래 음료라든가 술, 음식 같은 데 마약을 타서 넣어서 몰래 먹이는 거거든요. 그런데 그런 게 사실은 우리나라에서도 클럽이라든가 술집, 식당 같은 데에서 많이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최근에는 사실 백주대로에서 그것도 강남의 대치동에서.

◇ 박재홍> 대치동 학원가에서 엄청 많잖아요. 학생들 어머님들, 아버님들이 차 태워서 라이드 하러 가고 거기서 그런데 기억력에 좋아지는 음료수라고 해서 아이들에게 줬다는 거 아니에요.

◆ 김희준> 그게 학원가에서는 딱 먹히는 전략이잖아요.

◆ 진중권> 그렇죠.

◇ 박재홍> 기억력 좋아져야 되니까. 잠 안 오고.

◆ 김희준> 집중력 강화되고 공부 잘하게 된다고 하는데 혹하지 않겠어요?

◆ 김성회> 뭘 퐁당을 한 겁니까, 그 안에다가?

◆ 김희준> 필로폰을 퐁당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는데.

◆ 김성회> 필로폰을 마셔도 효과가 있는 건가요? 영화 보면 주사 놓고 그러는 거 아닌가요?

◆ 김희준> 기본적으로 정맥주사 방법으로 하는 것이 효과가 가장 좋고요. 그렇지 않더라도 음료라든가 물이라든가 술 같은 데 타서 먹어도 효과는 있는데 정맥주사 방식보다는 더 떨어지죠.

◆ 김성회> 이걸 모르고 먹은 학생들 같은 경우에는 그러면 이렇게 되면 여기 예를 들면 실제로 환각증상을 느끼거나 혹은 중독이 되거나 이럴 수도 있는 건가요?

◆ 김희준> 충분히 그럴 수가 있죠. 필로폰 같은 경우는 강력한 각성제인데 1회 투약만으로도 사람의 체질에 따라서는 중독에 빠질 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굉장히 위험한 약물입니다.

◆ 진중권> 드라마를 하나 봤는데 그 드라마에 그런 얘기가 나오거든요. 어느 엄마가, 강남의 어느 엄마가 아이한테 집중력을 강화시키려고 어떤 약을 계속 구해 줘요.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그게 마약이었던 거죠. 그래서 애가 이제 중독이 돼서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런 걸 드라마에서 본 적이 있는데 실제로 그런 일이 있나요?

◆ 김희준> 그게 이제 중독이 되게 되면 사실 이게 필로폰 같은 경우는 강력한 각성제기 때문에 그 약이 들어가서 효과가 있을 때는 뇌 속에 있는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자극을 해서 쾌감을 느끼도록 해 주거든요. 즐기도록 해 주는데 그 약효가 떨어지면 급격한 우울감에 빠지게 됩니다. 우울감에 빠지고 아무것도 즐거운 게 없어져요. 그래서 다시 그 약물을 찾게 되는데 필로폰을 찾게 되는데 그게 똑같은 양이 들어가서는 그 같은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요. 좀 더 양을 점차 증가시켜나가야 되거든요. 그러다 보면 더 깊은 중독에 빠지고 계속 증가시켜나가다 보면 사망까지 이르게 되는 거거든요.

◇ 박재홍> 그럼 이번에 강남에서 마약 음료수를 줬던 사람들은 그 학생들이 계속 먹게 하려는 의도도 있는 겁니까? 아니면 또 다른 마약을 이용한 보이스피싱이다 이렇게 얘기도 하는데 어떤 수법을 주로.

◆ 김희준> 이번에 대치동 학원가에서 벌어졌던 사건은 그 학부모들한테 전화를 해서 돈을 요구했잖아요.

◇ 박재홍> 너희들이 먹은 게 자녀 마약투약 사실 신고하기 전에 입금해라 이런 거죠?

◆ 김희준> 그렇죠. 마약을 투약한 사실을 근거로 해서 협박수단으로 삼아서 돈을 갈취하려고 했던 것 같고요. 아까 말씀하셨던 퐁당 마약 같은 경우는 두 가지가 있어요, 목적이. 술집 같은 데서 몰래 필로폰을 타서 먹인 다음에 당신 마약 투약했으니까 경찰에 신고하겠다. 그러면 법을 잘 모르기 때문에 자기가 모르고 투약을 했어도 처벌을 받는 것으로 생각을 하거든요. 그러면서 다른 범행을 시키든지 성상납을 받든지 이런 경우가 있고 아니면 몰래 여러 번 줘서 네가 먹었던 게 필로폰이다 그래서 마약에 중독을 시켜서 충성 고객으로 만드는 경우도 있어요. 계속 팔아먹는 거죠.

◆ 김성회> 이게 학생 같은 경우는 저희가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제가 부모인데 우리 아이가 그런 일을 당했다고 전화를 제가 받으면 아이 잘못은 아니잖아요.

◆ 진중권> 신고를 해 버리고.

◆ 김성회> 그럼 바로 신고를 하면 경찰에서 학생을 처벌하거나 그러진 않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실제 법 적용은?

◆ 김희준> 법 적용은 모르고 투약을 당했으면 전혀 처벌을 받지를 않죠. 그런데 막상 이제 그런 상황에 처하면 진짜 내가 모르고 투약을 했다는 사실을.

◇ 박재홍> 마신 행위.

◆ 진중권> 어떻게 증명하느냐.

◆ 김희준> 어떻게 말해 줄까. 입증의 문제가 있잖아요.

◆ 진중권> 부모 입장에서는 또 뭐냐면 말은 그렇게 하는데 얘가 또 혹시.

◆ 김희준> 그렇죠. 불안한 거죠. 실제 상황을 모르기 때문에. 그리고 우리가 이런 주장을 했을 때 수사기관에서 곧이곧대로 믿어줄까라는 그런 불안감이 있지 않겠어요?

◆ 김성회> 어떻게 해야 되나요?

◇ 박재홍> 검사로 생활하실 때도 그렇게 말하면 안 믿으셨군요.

◆ 김희준> 통상적으로는 잘 안 믿죠.

◆ 진중권> 이런이런 일이 벌어지는 겁니다.

◆ 김희준> 그런데 이제 이런 사건, 이 사건 같은 경우에는 길거리에서 명백하게 집중력을 강화시키는 음료라고 홍보를 한 사실이 명백하잖아요. 전후 사정에 비추어 봤을 때 몰래 투약을 당한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그런 억울한 처벌을 받을 가능성은 없죠.

◆ 진중권> 그런데 타인에게 몰래 마약을 투약했을 때 이걸 처벌할 법적 근거가 불분명하다고 들었거든요.

◆ 김희준> 그게 가장 문제예요. 사실 이게 본인이 투약한 것보다도 남에게 몰래 투약을 시킨 경우는.

◆ 진중권> 더 나쁜 일이잖아요.

◆ 김희준> 훨씬 더 죄질이 안 좋거든요. 훨씬 더 사안이 중대하고.

◇ 박재홍> 악의 구렁텅이에 잡아다 끌어다 넣은 거잖아요, 지금.

◆ 김희준> 그렇습니다.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서.

◇ 박재홍> 의사에 반해서.

◆ 김희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걸 직접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 처벌 규정이 없어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 박재홍> 그래요?

◆ 김희준> 그런데 이런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입법적으로 처벌을 해야 될 시점이 된 것 같습니다.

◆ 진중권> 그동안은 어떻게 처벌을 하셨습니까, 그러면?

◆ 김희준> 그동안은 상해죄 그다음에 마약소지죄. 소지하고 나서 타서 먹였을 거 아니에요. 그런 걸로 간접적 우회를 해서 처벌을 하는 거죠.

◆ 진중권> 간접적으로 했구나. 제가 아는 케이스도 신문에서 봤는데 부사장이 회사를 집어삼키려고 사장이랑 술을 먹으면서 주기적으로 필로폰을 탄 다음에 사장이 마약중독자라고 신고를 해서 잡아넣으려고 하다가 말씀하신 것처럼 의심을 했는데 결론적으로는 무죄를 받아서 풀려난 경우도 있는데 이건 사실 입증이 되기 어려워서.

◆ 김희준> 무죄를 받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겠습니까? 무죄를 받았다는 것은 수사기관에서 기소를 했다는 거잖아요. 그런데 무죄를 받는다는 것은 저도 변호사를 하고 있지만 수년이 걸립니다. 그동안에 그 사람의 인생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 엄청난 피해를 당하는 거죠?

◆ 김성회> 어쨌거나 입법을 통해서 해결할 과제가 하나 있는 거군요.

◆ 진중권> 최근 정부에서 마약범죄특별수사대를 구성하지 않았습니까? 이게 어느 정도 도움이 될까요?

◆ 김희준>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볼 수는 없고요. 마약 범죄자를 적발해서 처벌하는 것은 당연한 거고요. 그런데 제가 아쉬운 것은 너무 처벌과 단속에만 집중돼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처벌과 단속에만. 어떻게 해야 됩니까.

◆ 김희준> 사실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되는데 가장 좋은 것은 애당초 마약에 손대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잖아요.

◆ 진중권> 그렇죠.

◆ 김희준> 그러려면 마약에 대한 위험성을 충분히 교육을 시키고 주지를 시켜서 애당초 손을 대지 않도록 해야 되고요. 그다음에 마약에 손을 댔으면 다시는 손을 대지 않도록 치료 재활에 집중을 해 줘야 되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보면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굉장히 미흡한 상태로 보입니다.

◆ 진중권> 이게 이런 거는 돈이 들거든요, 진짜.

◆ 김희준> 돈이 들죠. 예산이 뒷받침돼야 되는데 예산이 형편 없어요.

◆ 진중권> 그러니까 처벌 강화 이쪽으로 가는 거고.

◆ 김희준> 교도소에 가둬놓는다고 해서 중독자가 치료되는 건 아니잖아요.

◆ 진중권> 배워서 나오잖아요. 또 오히려. 학위 따서 나오고.

◆ 김희준> 맞습니다. 그래서 인적 네트워크를 더 강화해서 나와요.

◇ 박재홍>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서 더 센 걸 할 수 있는 루트를 알게 되고 더더더 가게 될 수 있다.

◆ 김희준> 그래서 단순 투약자가 공급자가 되기도 하고 더 심각한 범죄 양상으로 발전을 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지난달에는 중학생이 필로폰을 구입해서 투약했다가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된 사건도 있었는데 이게 또 부모님들의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실 것 같아요. 학원가에도 퍼져 있고 지금 이런 상황이니까. 부모님은 어떻게 해야 됩니까?

◆ 김희준> 그러니까 제가 방금 말씀드렸다시피 사실 초등학교 단계에서부터.

◇ 박재홍> 교육을 해야 된다?

◆ 김희준> 체계적인 마약 예방 교육을 시키고 부모님들도 알아야 돼요. 마약이 얼마나 위험한지. 그런데 대부분 학생들뿐만이 아니라 부모들도 잘 모르거든요. 마약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그리고 마약범죄가 얼마나 첨단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인지.

◇ 박재홍> 검사일을 해 보셨지 않으십니까? 그러니까 수사해 보시면서도 이게 정말 심각하고 정말 인생 끝나는 일이구나라는 걸 더 느끼셨을 거 아니에요. 좀 구체적인 사례를 좀 들어보시면 수사하시면서 이건 정말.

◆ 김희준> 구체적인 사례는 멀리 갈 필요도 없을 것 같습니다. 최근에 모 정치인 아들이 구속영장이 청구됐다가 법원에서 기각을 했는데.

◇ 박재홍> 닷새 만에.

◆ 김희준> 그럼에도 불구하고 5일 만에 다시 투약을 했잖아요.

◆ 진중권> 그래서 가족이 또 신고하고.

◆ 김희준> 가족이 신고하고. 그렇게 끊기 어려운 게 마약입니다.

◇ 박재홍> 유아인 씨도 요즘 많이 얘기가 되고 있는데 오늘 또 뉴스를 보니까 졸피뎀을 또 과다 복용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어요. 그래서 혐의가 5종 마약 투약으로 늘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한 번 빠지면 계속 이렇게 막 여러 가지로 세트로 늘어나나봅니다.

◆ 김희준> 마약이 대마 같은 경우가 합법화된 나라가 있기 때문에 위험하지 않은 거 아니냐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고요. 방금 말씀하신 대로 마약은 대마 같은 것부터 시작을 해서 소위 말하는 관문 마약이라고 그러는데 그게 입문 과정이고 점차 강력한 마약으로 발전을 해 나갑니다. 그러면서 이제 본인의 패가망신이 되는 거고 사실 마약을 하는 사람들은 내 몸 내가 알아서 하는데 정부에서 관여를 하냐 그렇게 이야기를 하는데 마약을 투약을 하면 환각 상태에서 2차 범죄로 발전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 박재홍> 2차 범죄라 하면.

◆ 김희준> 살인도 저지를 수가 있고 상해도 저지를 수가 있고.

◇ 박재홍> 그 마약하기 위해서?

◆ 김희준> 그렇죠. 이제 또 마약도 구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절도나 강도를 할 수 있고 여러 가지 형태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마약을 했을 때도 처벌이 일각에서 너무 약한 거 아니냐. 이를 테면 처벌 대상이 됐는데 바로 막 현장 구속돼서 잡혀가는 게 아니고 체포됐다가 다시 또 풀려나기도 하고 또 이런 과정을 보다 보니까 이거 해도 되는 거라고 가볍게 생각하시는 분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처벌 좀 강화하면 이게 없어집니까?

◆ 김희준> 그게 지금 형사정책적으로 지금 일반예방적 효과, 특별예방적 효과라고 그러는데 처벌 강화하면 범죄 근절될 것이다는 일반예방적 효과를 이야기하는 건데 그게 진짜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형사 정책적으로도 입증은 안 돼 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러면 변호사님 보시기에는 어떤 식으로 약간. 아까 초등학교부터 교육을 해야 된다고 하셨는데 어떤 식의 교육이 필요합니까? 이를 테면 아이들에게 함부로 누가 준 음료를 먹으면 안 된다라든가.

◆ 김희준> 그렇죠. 구체적인 매뉴얼로 교육을 해야 되고요.

◇ 박재홍> 매뉴얼이...

◆ 김희준> 가장 기본적인 것은 마약이 얼마나 위험한 물질인지에 대해서 철저하게 주지를 시켜야 되고 사실 이번 대치동 사건을 보더라도 모르는 사람이 준 음료를 마시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사실 상상도 할 수 없는 거거든요.

◆ 진중권> 사실 길바닥에서 그러거든요. 이거 영양 음료입니다 뭐 해서 판촉한다고 나눠주고 그럴 경우에 저도 받아먹거든요.

◇ 박재홍> 먹죠. 사실 이거 갖고, 먹는 것 같고 장난을 치겠냐라는 그런 생각. 설마 학생들을 향해서 그럴까라는 생각도 하니까. 이건 정말 진짜...

◆ 진중권> 충격적이에요.

◆ 김희준> 지금은 그런 상황이 됐다는 것을 분명히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돼요.

◇ 박재홍> 이 세상은 이제 그런 세상이다?

◆ 김희준> 그런 세상이 돼 버렸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철저하게 대비교육을 해야 하고. 드리고 싶은 말씀은 마약범죄를 범죄로서만 생각하면 안 돼요. 범죄 플러스 질병으로 생각을 해야 돼요.

◇ 박재홍> 질병이다.

◆ 김희준> 그게 뇌질환으로 발전을 하거든요. 중독이 되면 뇌 속에 있는 보상체계 자체가 망가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걸 범죄로만 다스려서는 절대 해결이 안 되고 철저한 치료 재활을 해 줘야 돼요.

◆ 김성회> 그러면 우리나라가 재활 기관이 잘 돼 있나요? 조금 전에 말씀드렸던 정치인 아들의 케이스도 그 집안이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사실은 신고 외에도 어딘가 재활기관에 데려가서 재활을 시키거나 이런 방법도 있을 것 같은데 이게 보편적이지 않나요? 외국 영화에 보면 자주 그런 센터에 데려가고 6개월씩 있고 치료하는 과정이 나오는데 우리나라는 그런 게 좀 잘 안 돼 있나요?

◆ 김희준> 우리나라도 사실 전국의 21군데 정도가 치료 재활 병원으로 지정이 돼 있는데 실질적으로 제대로 운영되는 곳은 인천의 부곡병원하고 경남의 국립부곡병원밖에 없습니다. 인천의 참사랑병원하고 경남의 국립부곡병원밖에 없는데 그만큼 시설이 열악해요. 예산적 뒷받침이 돼야 되는데 이게 사실 의사들 같은 경우는 돈이 안 되는 일이기 때문에 하려고 하지를 않거든요. 거기에 대한 보상이 충분히 이루어져야 되잖아요. 거기에 대한 예산적 뒷받침이 지금 제대로 안 되고 있습니다.

◆ 김성회> 이건 변호사님 전문 보는 분야는 아니지만 그런 데 보험 적용 그런 건 안 되는...

◆ 김희준> 그건 보험회사에 물어보셔야 될 것 같은데.

◆ 진중권> 그러니까 이게 보면 사실은 과거에나 사실 다 오프라인에서 아날로그식으로 마약이 전달되고 그랬는데 이게 지금 이렇게 된 게 사실 SNS 발달 아니겠습니까?

◆ 김희준> 맞습니다.

◆ 진중권> 이게 SNS에서 미디어 발달과 더불어서 유통이 막 이렇게 되는데 차단하는 방법이 과거와는 좀 달라야 될 것 같습니다. 이걸 그러려면...

◆ 김희준> 그게 지금 텔레그램 마약방을 통해서 많이 거래가 되는데 텔레그램 마약방 하나에 한 사람의 공급자가 있는 게 아니라 일종의 플랫폼처럼 여러 명의 공급자가 있어요. 거기서 가격 경쟁이 이루어지고 각자 홍보를 합니다. 그러면 구매자들은 거기서 자기가 마음에 드는 공급자를 선택해서 구매를 할 수가 있어요.

◆ 김성회> 그러면 그 텔레그램 방에 들어가는 건 우리가 어디에서 검색을 해서 찾아들어갈 수 있는 구조가 되어 있는 건가요?

◆ 김희준> 그렇죠. 구글이라든가 이런 데 검색을 하면 금방 찾을 수가 있어서 지금 앞으로 수사 방식도 바뀌어야 되는데 예전에는 투약자를 잡아서 공급책 그다음에 밀수책, 제조책으로 올라가는 상선을 따라가는 수사를 했잖아요. 그런데 이제 텔레그램 마약방에서 거래되는 것을 근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돼요. 그게 뭐냐면 위장수사가 허용이 돼야 된다는 겁니다.

◆ 진중권> 그렇죠. 몰래 들어가서.

◆ 김희준> 지금 현재 우리나라 법률상 위장수사가 허용되는 것은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성범죄 그게 n번방 사건을 계기로 해서 입법화가 됐거든요. 그런데 마약범죄에도 그런 수사 기법을 도입을 해야 될 시점이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 진중권> 입법 사항이네요, 그러면?

◆ 김희준> 입법 사항입니다. 챙겨야 될 게 굉장히 많아요.

◆ 진중권> 텔레그램이라든지 이런 회사에다가 당신들 왜 이런 방을 허용하는 거야. 문 닫게 해라든지 너희 내부에서 체크를 해서 이런 것들을 폐쇄를 하든지 계정 폐쇄를 한다든지 이렇게 요구할 수는 없는 건가요?

◆ 김희준> 협조가 전혀 안 되고 있어서 문제죠, 사실.

◇ 박재홍> 우리는 단지 플랫폼일 뿐이다.

◆ 김희준> 그렇죠. 그게 외국에서 운영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국내 운영이 아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전혀 협조가 안 되고 있고 텔레그램 같은 데에서는 보안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아이폰도 마찬가지잖아요. 안 풀어주잖아요. 아무리 요구를 해도.

◇ 박재홍> 그러면 위장수사 우리도 필요하다, 마약 관련해서. 다른 나라 하고 있습니까?

◆ 김희준> 다른 나라에서는 일종의 언더커버 제도 같은 건데 미국이나 이런 데는 하고 있죠.

◇ 박재홍> 미국은 위장수사를 하고 있다, 마약 관련해서. 우리도 위장수사를 할 수 있도록 그런...

◆ 김희준> 조직범죄나 마약범죄 같은 경우에는 그런 수사기법이 필요합니다.

◆ 진중권> 청소년들 사이에서 걱정되거든요. 딱 보니까 이게 느낌이 과거에나 옛날에 저는 미국에서 사람들 막 이러는 거 이해가 안 됐거든요. 그런데 이게 사회가 굉장히 미국으로 비슷해지는 것 같거든요. 보니까 어느 도시 가니까 사람들 다 좀비로 변해서 걸어다니고 섬뜩섬뜩하던데 이러다가 미국 보면 청소년들이 막 드러그 쉽게 하고 이런 것 영화 같은 데서 봤는데 이거 우리도 저렇게 되는 거 아니야라는 불안감이 확 다가오더라고요.

◆ 김희준> 그렇게 될 가능성도 있죠. 지금 아까 말씀하셨던 좀비 같은 모습이라는 게 아까 보셨던 펜타닐 중독 때문에 그렇거든요. 미국에서는 굉장히 심각한 문제로 지금 대두가 되고 있습니다. 중국과의 외교 분쟁까지 번지고 있고요. 중국에서 원료를 제공해서 멕시코에 있는 마약 카르텔이 제조를 해서 미국 내 유통시키는 그런 구조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도 펜타닐을 원래 의사의 처방, 그게 말기 암 환자라든가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는 환자한테 제한적으로 처방을 해야 되는데 일부 몰지각한 의사들이 그냥 처방을 해 줘요, 아프다고 하면. 그거를 이 병원, 저 병원 다니면서 처방을 모아서 팔기도 하고 투약도 하기도 하거든요.

◆ 진중권> 그러니까 프로포폴 같은 경우에는 사실 이게 굉장히 일반화돼 있지 않습니까? 이런 것들은 유아인 씨도 그걸 맞은 것 같은데 여기에 대책 같은 게 있나요?

◇ 박재홍> 그러니까 이게 지금 보면 의학과 마약의 경계에서 왔다 갔다 하면서 지금 그런 거잖아요.

◆ 김희준> 의료용 마약이 문제가 되고 있죠. 프로포폴도 의료용 마약이잖아요, 펜타닐도 마찬가지고. 프로포폴도 제가 최초로 수사를 해서 마약류로 국가적인 차원에서는 세계 최초로 마약류로 지정을 시켰어요, 제가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을 할 때.

◇ 박재홍> 처음부터 말씀해 주셔야지. 그런 공신력 있으신 분인데.

◆ 김희준> 그런데 이제 그 이유가 뭐냐 하면 그 당시에도 강남에 있는 여러 병원에서 프로포폴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 박재홍> 그러니까 프로포폴 맞게 해 주고 베드 비었어요 하면서 다른 치료까지 하면서 이렇게 한다.

◆ 김희준> 형식적인 시술만 하는 거죠. 그래서 이 시술을 하기 위해서 프로포폴을 투약을 했다고 하는데 그건 전혀 수면마취가 필요 없는 시술이거든요. 이건 명분이 그거고 실질적인 목적은 프로포폴 투약이에요. 그러면서 원래 의료보험을 적용하면 1~2만 원이면 끝나는데 1병 투약을 해 주고 30~40만 원씩을 받아요. 그런데 프로포폴이라는 게 마이클 잭슨이 과도투약해서 사망한 약물이거든요.

◆ 진중권> 마이클 잭슨이.

◆ 김희준> 제가 수사했을 때 우리나라 실태를 보니까 우리나라에서도 프로포폴 과다투약으로 인해서 사망한 사람들이 수십 명이었어요. 그래서 제가 수사에 착수를 했던 거거든요. 그 당시에는 마약류는 아니었어요.

◆ 진중권> 처벌은 못 했고.

◆ 김희준> 처벌은 의사들을 처벌하고 투약자들은 처벌할 수가 없었는데 의사들을 제가 무면허 의료행위로 처벌했어요.

◆ 진중권> 그게 왜 무면허입니까? 의사들 면허가 있잖아요.

◆ 김희준> 이해가 안 되시죠. 면허가 있죠. 그런데 투약의 형태를 보면 병원에 보면 베드가 쭉 놓여져 있고 가면 의사의 관여 없이 간호조무사나 간호사가 그냥 투약을 시켜줘요. 그러면 간호사나 간호조무사는 의료법상 보면 의료행위는 할 수 없고 보조행위만 할 수 있거든요. 프로포폴 투약 행위가 의료행위냐 보조행위냐가 법률적 쟁점인데 그건 고도의 의료행위거든요, 마취 행위기 때문에. 그래서 간호사나 간호조무사의 의료행위가 의사가 가담했다 그게 이제 일종의 헌법에 나오는 공범의 일원인데 그걸로 적용을 해서 무면허 의료행위로 해서 처벌을 했습니다, 구속도 하고. 어려운 이야기죠.

◇ 박재홍> 아니요. 되게 재미있었습니다.

◆ 진중권> 실제로는 그런데 의사가 직접 놔주면 처벌하기 힘들었... 그 당시 상황에서는 못 했던 거네요.

◆ 김희준> 그래서 이제 의사들은 이 정도면 충분히 우리가 관여를 한 것이라고 주장을 했는데 제가 미국의 사례를 연구 분석을 해 보니까 미국 같은 경우에는 프로포폴 투약을 할 때 마취전문의가 있어야 돼요. 함부로 놓을 수가 없습니다. 그만큼 위험한 약물이에요. 우리는 막 맞고 다니잖아요.

◇ 박재홍> 우리도 관련법을 강화할 필요가 있겠네요.

◆ 김희준> 강화를 해야 되는 거죠, 당연히.

◆ 진중권> 그러면 입법을 해야 될 게 여러 가지...

◆ 김희준> 프로포폴이 왜 위험하냐면 안전량하고 치사량 사이의 간극이 되게 좁아요. 그리고 그 치사량을 넘어서면 진경제라고 해서 일종의 해독제 같은 건데 진경제가 없어요.

◇ 박재홍> 변호사님 한 번 더 모셔야겠는데요. 이게 너무 재미있어서. 재미있기도 하고.

◆ 진중권> 디테일로 들어가니까 더 재미있어.

◇ 박재홍> 굉장히 중요한 내용이어서.

◇ 박재홍> 일단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겠습니다. 강력부 검사로 마약수사를 하셨던 분이세요. 김희준 변호사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희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