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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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FM 98.1 (18:00~19:30)
■ 진행 : 박재홍 아나운서
■ 패널 : 진중권 작가, 김성회 소장
■ 대담 : 이미경 씨 (故 이영만 군 어머니)
◇ 박재홍> 오는 일요일 주일이죠. 4월 16일은 세월호 참사 9주기입니다. 여전히 세월호 유가족들, 우리 사회는 다양한 방식으로 세월호를 기억하고 있죠. 특히 연극을 통해 세월호를 기억하고 또 서로 다독이는 어머니들도 계시는데요. 벌써 5편의 연극을 올린 4.16가족극단 노란리본입니다. 그런데 이 극단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장기자랑’이 개봉됐다고 하는데요. 가족극단 노란리본의 배우이자 참사 당시 희생자 이영만 군의 어머니이신 이미경 씨를 모시고 말씀을 나눠보겠습니다. 어머니, 어서 오세요.
◆ 이미경> 안녕하세요. 저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2학년 6반 이영만 학생, 엄마 이미경입니다. 반갑습니다.
◇ 박재홍> 일단 4.16 가족극단 노란리본이 희생자 어머니들이 모여서 만든 극단이라면서요?
◆ 이미경> 맞습니다. 지금 현재 배우로 지금 활동하고 있는 엄마들이 희생자 엄마 6명과 생존자 학생 엄마 1명 그래서 7명이서 지금 배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요새도 공연 많이 하시는 거죠?
◆ 이미경> 공연 엄청나죠. 어제도 은평구에서 공연을 하고 집에 도착하니까 11시 됐고. 아침에 7시에 나와서 11시 오전에 용인초등학교에서 공연하고 지금 왔습니다. 웬만한 아이돌보다 훨씬 바쁜 스케줄을 요즘에 소화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다큐 내용을 보면 어머니들이 모여서 처음에 바리스타 교육 받으시다가 나중에 ‘이제 끝나고 뭘 좀 같이 해 볼까?’ 고민하시다 연극을 처음 시작하신 건데 어떠셨어요? 처음 시작하실 때는?
◆ 이미경> 저는 극단을 창단되고서부터는 있었는데 그때 당시에 바리스타였을 때는 저는 있지 않았었고요. 바리스타할 때 있었던 분이 한 열 분 정도 계셨는데 바리스타 교육이 이제 끝나고 집에 돌아가면 바리스타 교육을 하셨던 분이 엄마들이 다시 집으로 돌아가면 다시는 나올 것 같지 않다고 그래서 이제 엄마들을 계속 설득을 한 거예요. ‘어머니들 도자기는 어떠시겠어요?’ 그러면 뭐 또 ‘연극은 어떠시겠어요?’ 그랬는데 엄마들이 거기에서 ‘그것도 좋겠고요, 그것도 재미있겠네요’ 이렇게 얘기했는데 그 말씀하셨던 분께서 바로 그 자리에서 저희 지금 현재 연출님으로 계신 김태연 연출님을 전화를 하신 거예요.
그러니까 다 이제 안산 지역에서는 다 활동하고 계시는 분들이 있어서 친분이 있었던 분들이어서 전화를 하셔서 ‘야, 태연아, 엄마들이 연극을 하고 싶어해’ 그러신 거예요. 연극을 하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닌데 ‘그냥 그것도 재미있겠네요’라고 답했던 건데 저희 연출님이 그다음에 바로 엄마들을 쫓아오신 거예요. 그래서 엄마들을 설득을 하고 어머님들이 이거 너무 재미있는 거라고 처음에 아주 재미있는 대본을 가지고 와서 엄마들한테 같이 읽어보자 그래서 그게 발단이 됐던 거고요.
◇ 박재홍> 어머니 그런데 배우가 다 되신 것 같아요. 발성이 귀에 막 잘 들려요. (웃음)
◆ 진중권> 제스처부터 장난이 아닙니다.
◆ 이미경> 그런데 저희 극단에서도 이건 자랑이 아닌데 제가 가장 그런 발성이 뛰어나고 무대에서...
◆ 진중권> 극단 에이스.
◆ 이미경> 멀리서도 귀에 제 발음이 쏙쏙 들어온다고 그건 배우로서 큰 장점인 것 같아요.
◆ 진중권> 지금 자리가 바뀌었다는 느낌이 들어요.
◇ 박재홍> 여기서 진행을 하셔야 될 것 같아요, 어머니. 세상에.
◆ 김성회> 한판승부 2년 동안 소개가 가장 확실했던 분입니다. (웃음)
◆ 이미경> 감사합니다.
◇ 박재홍> 자기소개 가장 확실히 했고 잘 들렸어요. 그래서 감독님 얘기를 들어보면 어머니들이 이제 연습하실 때는 초반에 좀 많이 중간에 많이 우시기도 하시고.
◆ 이미경> 그럼요.
◇ 박재홍> 많이 그러셨는데 딱 무대에 올렸을 때는 그래도 우시는 분이 한 분도 없으셨다고 그렇게 말씀하셨는데.
◆ 이미경> 그때 저희 감독님께서 저희 처음에 이걸 가지고 오실 때 아예 생각하고 오셨던 게 ‘이 엄마들을 합법적으로 웃게 만들고 싶다, 웃게 해 주고 싶다’라는 그런 마음으로 오셨던 거예요.
◇ 박재홍> 사실 웃어도 욕하고 밥을 잘 먹어도 욕하고.
◆ 이미경> 뭘 잘해도 욕하고 그러니까 그게 이제 어떤 유가족다움을 요구하는 그런 초창기의 분위기였잖아요, 사회 분위기가. 그러다 보니까 엄마들도 슬픔에 갇혀 있고 우울해 있고 그랬는데 감독님께서 그걸 ‘내가 이 엄마들을 정말 합법적으로 웃을 수 있는 그런 자리를 마련해줘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오셨고 그래서 대본을 가지고 오실 때도 정말 유쾌하고 재미있는 그런 대본을 가지고 오셔서 엄마들한테 읽어보자고 하니까 엄마들이 처음에 10명이 시작했는데 그다음에 가니까 다 가고 5명 남아 있고.
그다음에 5명 남아 있는 엄마들도 누군가 오면 도망가려고 생각하고 준비를 계속 하고 있는데 사람이 안 오고 안 오고 하니까 지금까지 붙어 있는 게 처음부터 했던 그 대본읽기했던 분들 중에 두 분이 남아 있고 그러고 나서 한 달 좀 지나고 나서 이제 저하고 또 지금 극단의 다른 엄마 두 분이 그때 새로 합류를 하면서 이제 지금 그렇게 시작된 게 지금까지 7명의 배우들이 왔고요. 중간에 다음에 얘기하시겠지만 이런저런 다툼이랑 이런 것 때문에 중간에 또 한 2명은 그만두시고 그렇게 됐습니다.
◇ 박재홍> 아니,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고.
◆ 이미경> 그렇죠. 갈등이나 이런 게 없을 수 없으니까.
◇ 박재홍> 그렇고 연극이 5편으로 있었는데 그러면 몇 회 정도 공연에 오르신 거세요?
◆ 이미경> 거의 300회 한 것 같아요. 저는 어디 인터뷰에서 그런 얘기를 제가 자주 하는데 전문 배우들보다 저희가 무대 경력은 훨씬 많습니다. 전문 배우들도 한 달에 공연 많이 해 봐야 몇 번 하겠어요? 한 5일 공연한다 그러면.
◇ 박재홍> 무대가 없고.
◆ 이미경> 한 5일 공연한다고 해도 10번 하면 많이 하겠죠. 그런데 저희는 보통 한 달에 보통 16번 정도 공연을 해 본 적도 있으니까.
◆ 김성회> 여기저기서 섭외가 많이 들어오겠어요.
◆ 진중권> 이틀에 한 번이네 그냥.
◆ 이미경> 그런데 작년, 재작년 같은 경우는 그랬던 것 같아요. 작년에는 이제 코로나 때문에 못 했고 그작년에는 코로나 아니었을 때는 4월에 저희가 16번까지 공연을 했던 게 최고 기록이었거든요. 저는 지금 어제도 공연을 은평에서 9시 반에 공연이 끝나서 집에 가니까 거의 11시 됐고 아침에 또 용인에서 오늘 오전에 초등학교에서 공연이 섭외가 있어서 공연 가느라고 아침에 7시가 제가 나왔어요.
◆ 진중권> 연예인 리무진 차가 필요할 것 같은데요.
◇ 박재홍> 그러니까 우리 한판승부 청취자 여러분도 ‘어머니 보기 좋습니다’라는 댓글도 많이 주시고.
◆ 진중권> 표정이 밝으셔서 마음이 탁! 안도가 된다고나 할까요.
◆ 이미경> 제가 그런 콘셉트입니다. 왜냐하면 세월호 유가족이라고 하면 이제 여기 계속 이야기가 있는데 그렇게 늘 슬프고 늘 아파하는 그런 모습들을 아마 연상을 하시잖아요. 그런데 이제 저는 그걸 깨는, 어떤 제 나름대로의 어떤 계기가 있었고 그러고 나서 제 안에 계속 그렇게 슬픔을 가두고 제가 지내는 건 저는 원래 성격상 원래 활발하고 명랑했고 쾌활했던 사람인데요. 그걸로 인해서 물론 슬프진 않지만 그 슬픔에 제가 갇혀 살다 보니까 제 스스로가 견딜 수가 없어서 그냥 저는 제 자신을 내려놓고 이렇게 정말 멋지게 살려고 그렇게 살고 싶다라는 영화의 그런 대사가 있어요.
◇ 박재홍> 그래요. 그래서 이제 말씀하신 것처럼 그 다큐도 뭐랄까요. 이제 세월호 참사를 다룬 콘텐츠와는 좀 달리 유족들이 밝은 느낌의 다큐를 만들었던 부분도 어머니도 생각을 하셔서 반영을 하셨던 측면도 있으실 것 같아요.
◆ 이미경> 처음에 저도 영화 상영회를 하고 관객과의 대화를 다니면서 감독님이랑 같이 다니니까 그동안에 자세한 이야기는 사실 잘 못 들었었는데요. 감독님의 이야기를 자꾸 듣게 됐는데 많은 것들을 새로운 걸 알게 되더라고요. 감독님께서도 처음에 영화를 이걸 찍으면서 생각했던 건 예전에 모든 나왔던 세월호 참사에 대한 다큐나 이런 것들이 투쟁하고 울고 막 그렇게 아픈 것만 보여주고 그런 걸 보면서 그걸 좀 깨고 싶었다는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희 영화를 하면서 엄마들도 사실은 저희가 아이를 먼저 보내고 이렇게 갑작스러운 슬픔에 갇히긴 했지만 저희도 똑같은 그런 감정을 가지고 있는 유가족이지만 그런 사랑도 슬픔도 따뜻한 것 이런 감정들을 시기나 질투 이런 모든 감정들을 가지고는 있잖아요. 그런데 그걸 표현할 방법이 없었고 드러낼 수 없었기 때문에. 그러니까 정말로 이 엄마들도 이렇게 사랑스러운, 유가족이지만 이런 면들이 있습니다라는 것을 완전히 세월호 가족들을 바라보는 어떤 시선을 좀 깨는 그런 영화를 만들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셨던 게 감독님의 의도였다고 생각해요.
◆ 김성회> 감독의 생각은 그랬고 그 제안을 받으신 배우님들의 생각은.
◆ 이미경> 저희는 제안이라기보다 왜냐하면 다큐가 연출되는 게 아니니까요. 있는 그대로 찍는 거니까. 그랬는데 그걸 갖다가 3년 반을 넘게 찍었어요. 그러니까 굉장히 어떤 다른 영화보다 정말 좋은 영화죠.
◇ 박재홍> 그것도 연대기같이 찍은 거네요. 다큐네요.
◆ 이미경> 3년 반을 찍고 거의 1년 반 정도를 편집을 하셨다고 해요. 그러니까 계속 수정하고 수정하고 전문 편집하시는 분들이 붙어서 수정을 하시고. 그래서 정말 좋고 재미있는 영화예요.
◇ 박재홍> 그래요. 많은 분들이 보시면 좋겠어요.
◆ 진중권> 그런데 그게 촬영 전에 합의한 첫 번째 규칙이 ‘밥 먹는 장면은 찍지 않는다’였다고 들었거든요. 그건 왜 그런 거죠?
◆ 이미경> 이제 그거는 저희가 광화문에서 투쟁하고 할 때 밥 먹는 거 이런 거 보고 일베분들이 와서.
◆ 진중권> 폭식투쟁.
◆ 이미경> 피자를 쌓아놓고 먹고 그런 거 보면서 저희가 정말로 상처를 많이 받았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들 때문에 혹시라도 그런 면이 없지 않아 있겠지만 그래서 저희가 안 먹고 그러는 건 아닌데 저희도 먹고 하는 거 잘 먹고 하는데 그렇지만 그런 장면은 그래도 보여주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해서 유일하게 저희 아이 생일 축하 케이크 불고 하는 그런 장면이 있고 저희가 간식 한번, 떡볶이인가 시켜서 간식 먹는 거 나오는 거 외에는 밥 먹는 거나 이런 장면은 거의 없어요.
◇ 박재홍> 제라늄 님이 ‘슬픔에 갇혀 살아야 한다는 유가족다움을 깨고 일어나신 모습이 감동이 온다’라는 말씀 주시고 팝콘 님은 이런 말씀주셨는데 ‘연극이랑 영화를 우리 대통령이 좀 보시면 지지율이 올라가고 가족들에게 위로가 될 텐데’ 어떠신가요?
◆ 이미경> 그러면 너무 감사하죠. 한번 보셨으면 좋겠어요.
◇ 박재홍> 어머니가 정식으로 한번 말씀해 주세요. 윤 대통령님.
◆ 이미경> 윤석열 대통령님, 저희 영화 정말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 무언가 보여주는 그런 모범적인 아주 그런 다큐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정말 슬프지 않고 사람들에게 정말 감동도 주면서 세월호 유가족이지만 이렇게 세상에 다시 힘 딛고 일어나는 모습들도 보여주고 있거든요. 저희 영화 언제 한번 보시고 한번 평을 좀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
◇ 박재홍> 유쾌하게 말씀하셨으니까 유쾌하게 응답을 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큐에 나온 연극 ‘장기자랑’ 그게 이제 어머니들이 단원고 교복 입고 연기하신다면서요?
◆ 이미경> 맞습니다.
◇ 박재홍> 아이들이 돼서? 그러니까 우리 어머니는 그러면 아들 영만이가 돼서?
◆ 이미경> 네. 이게 연극을 처음 시작했을 때 교복을 입는다는 게 사실 굉장히 두려웠죠.
◇ 박재홍> 유튜브 화면으로 연극 서신 무대 인사 같은데 사진이 나오고 있네요. 무대인사 사진이죠, 어머니?
◆ 이미경> 맞습니다.
◆ 진중권> 진짜 학생들 같네, 멀리서 보니까.
◆ 이미경> 그래서 저희 엄마들이 교복 입고. 저는 처음에 연극을 첫 1회 연극을 마치고 났을 때 지인이 전화가 와서 한 걸 잊어버리지 않아요. ‘네가 무대에 딱 섰는데 너를 보는 게 아니라 영만이를 보는 것 같았다’라고. 그 얘기를 하는데 그냥 그게 이렇게 오버랩된다고 할까요? 엄마들의 얼굴에서 그냥 아이가 보여지는 거죠. 그래서 이 연극을 하면서는 엄마들이 정말 처음에는 너무 아팠죠. 교복 입는 것조차 너무 두려웠고 아프고 힘들었지만 어느 순간에는 더 예쁘고 싶고 더 잘 보이고 싶고 내가 제일 예뻐야 되고 그러다 보니까.
◇ 박재홍> 당연히 그래야 됩니다.
◆ 이미경> 교복을 입었으니까. 그러니까 누가 막 여기 볼터치를 조금 빨갛게 했으면 더 빨갛게 칠하고. 눈 밑에다가 누가 반짝이를 1개 칠하면 나는 2개 칠하고. 그 경쟁 굉장히 심했습니다. 그리고 하면서 이게 연극이 너무 재미있는 연극이에요. 이것도 저희 연극이 아프지 않을 수는 없지만 그래서 저희 감독님께서도 저희 연극을 만들 때 의도가 있어요.
그냥 아픈 걸 그저 사람들이 우리 세월호 참사 가족들을 보기만 해도 아프잖아요, 사실은. 마음으로 이미 연극을 보러 오는 사람들은 마음 안에 슬픔이라는 걸 안에 장착을 하고 오는데 그러니까 그런 걸 깨주려고 그런 의도를 벗어나게 하려고 굉장히 애를 쓰시거든요. 그래서 굉장히 유쾌하고 발랄하게 이 연극이 너무너무 재미있는 연극이에요. 막 저희들이 아이돌 춤도 추고 노래도 하고 막 그러거든요.
◆ 김성회> 대본도 어머님들이 같이 작업을 하셨나요?
◆ 이미경> 다른 건 다 작가분들이 쓰시긴 하는데요. 이것도 작가가 쓰기는 했는데 저희가 이야기를 해서 만들어진 연극이에요. 저희가 이제 언젠가 두 번째 연극이 끝났을 때 어디 연극 공연 갔다고 오면서 차에서 오면서 공연 끝나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오면서 다음에는 무슨 작품에는 이런 걸 할까 뭘 했으면 좋겠다 모여서 이런 얘기를 했는데 그걸 감독님이 캐치를 딱 하신 거예요.
그래서 다음에는 저희가 두 번째 연극이 ‘이웃에 살고 이웃에 죽고’라는 작품을 했거든요. 그런데 그 작품도 너무 재미있는 연극인데 그 작품은 세월호 유가족이 내 이웃의 유가족으로 살고 있는, 세월호 유가족을 바라보는 이웃 사람들의 시선. 처음에 어떻게 대했는지 그걸 보면서 나중에는 그 유가족과 함께하는 그런 걸 보여주는 연극이었거든요. 그래서 그것도 재미있었는데 그 연극이 끝나고 감독님도 고민을 많이 하셨겠죠. 그 연극이 너무너무 좋다는 평을 받아서 저도 ‘감독님, 이렇게 좋다고 연극평을 받는데 다음에는 작품 어떻게 내실래요?’ 그랬는데 굉장히 고민을 하셨는데 엄마들이랑 여러 번 얘기를 하다가 캐치를 하시고 만들게 됐어요.
◆ 김성회> 어머님 들어오실 때는 ‘이거 인터뷰 어떻게 할지 걱정이다’ 그러셨는데. (웃음)
◇ 박재홍> 지금 저희가 가만히 있어도 될 것 같아요.
◆ 진중권> 저희가 인터뷰를 어떻게 해야 될지 걱정이에요.
◇ 박재홍> 연극 내용이 단원고 학생들이 모두 제주도에 무사히 도착하게 되는 그런 내용이잖아요. 원래 팽목항에서 행선지였던 제주로. 장면 연기하실 때 어머님들 여러 가지 생각 드시지 않으셨습니까?
◆ 이미경> 아픈 장면도 있고 사실은 즐거운 장면이 훨씬 많아요. 재미있고 정말 고등학생들이에요. 그냥 열여덟의 고등학생 아이들이 장기자랑에 수학여행 가서 장기자랑을 펼칠 때 장기자랑을 친구들이랑 모여서 연습하잖아요. 그런 연습 장면을 보여주는 거예요. 춤추고 노래하고 모여서 막 누구네 지하실에 모여서 몰래 맥주도 한 캔 마시고 그러면서 그런 보여주는 연극인데 그거 하면서 마지막은 정말 조금 감동이고 슬프고 아픈 게 저희 아이들이 제주도에 도착을 못 했잖아요.
◇ 박재홍> 그렇죠.
◆ 이미경> 그런데 이 연극에서는 다행스럽게도 제주에 다 도착을 해요. 그래서 연극이 끝나거든요. 그러니까 그걸 보고 또 사람들이 너무 많이 아파하고 그 아이들이 제주도에 다 도착을 해서 제주도에서 제주도 여행을 하는 걸로 마지막에 끝나거든요.
◇ 박재홍> 그 아이를 연기하는 어머니들에게도 그 연극 행위 자체가 어떤 치료 행위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 이미경> 그렇죠. 그래서 저는 연극하면서 원래 저는 밝기도 했지만 삶이 완전히 달라진 사람이에요.
◆ 진중권> 보니까 아주 캐스팅, 배역 다툼도 치열했고 보니까 어느 어머니는 교복을 입기 위해 30kg를 감량하셨대요. 이거 배역 다툼도 엄청 치열했을 것 같아요.
◆ 이미경> 그러니까요. 제가 좀 잘하거든요. 그런데 저를 주인공을 안 시켜줘서.
◇ 박재홍> 그런 논쟁들?
◆ 이미경> 아무튼 세 번째 작품 할 때에는 어떤 연극보다 엄마들이 배역에 대한 욕심이 없을 수 없었던 게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내가 내 아이를 가장 빛나게 예쁘게 보여주고 싶어서 그런 욕심으로 연극에 대한 열정으로 이거하면서 처음에 배역 다툼도 많이 있었고 지금 교수님 말씀하신 것처럼 한 30kg 정말 뺀 것 같아요.
◇ 박재홍> 어머니가 빼신 거예요?
◆ 이미경> 아니, 저는 원래... 원래 날씬했고요.
◇ 박재홍> 알겠습니다. (웃음)
◆ 진중권> 연극을 하면 일단은 배우인 거야.
◇ 박재홍> 용서해 주세요. 그래서 다큐 찍은 감독님 인터뷰를 보면 국회에서도 공연을 했다고 하시는데 정치인들이 이런 행사 가면 열심히 보시는 분도 있고 아니신 분도 있고 그렇기도 한데 진정성을 보이시는 분도 있고. 그런데 약간 좀 상처받으신 부분도 있으셨던 것 같아요, 현장에서?
◆ 이미경> 저희가 작년, 재작년에 공연을 갔던 것 같아요.
◇ 박재홍> 국회에?
◆ 이미경> 불러주시는 건 너무 감사하죠. 너무 감동이었는데 가서 공연을 하는 순간에 그 감동이 깨졌어요.
◇ 박재홍> 공연 시작하자마자?
◆ 이미경> 오시자마자 사진을 먼저 찍자고 하시고. 그래서 너무 실망했어요. 불러주신 거에는 분명히 어떤 그래도 나름 이렇게 함께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으셔서 그런 의도로 부르셨겠지만. 그랬으면 좀 끝까지 함께 이 공연을 보고 정말 감상을 하고 엄마들이 어떤 마음인지를 좀 함께 나눴으면 좋겠는데 오시자마자 먼저 사진 찍고 인증샷 찍고 가셔야 되니까 그러신지 오시자마자 사진 먼저 기념촬영 먼저 하자고 그러시고 사진을 먼저 찍고 그래서 공연을 하고 내내 마음이 좋지 않았습니다.
◆ 진중권> 공연을 보러 온 게 아니라 공연을 봤다는 사실을 만들기 위해서 오셨고 그 사실을 나중에 알리기 위해서, 사람들에게.
◆ 이미경> 그래서 너무 많이 아쉬웠습니다.
◇ 박재홍> 박재홍의 한판승부 2부 세월호 유가족 이미경 님. 우리 이영만 군의 어머니 뵙고 지금 세월호 가족극단 ‘노란리본’ 얘기를 하고 있는데요. 오는 주일이 세월호 9주기지 않습니까? 그런데 다큐에서나 연극에서나 가족들이 유쾌한 모습 많이 그리긴 했습니다마는 여전히 또 다큐에서는 어머니들이 매일매일 일어나실 때 슬프다, 이런 말씀도 하시고 실제로도 슬프시고 그런 거 아닙니까?
◆ 이미경> 그렇죠. 또 늘 저희가 힘들지 않은 날은 없는데요. 유난히 4월이 오면 또 많이, 마음이 많이 아프고 힘들고 저는 또. 저는 1년 중에 가장 슬픈 날이 아이의 생일이 가장 힘들고. 그리고 4월이 힘들고 그렇습니다.
◇ 박재홍> 그래서 여전히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에서는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시는 그런 상황이기는 한데 9주기가 돼서 이제 세월호 참사 추모에 마음을 함께하시는 분들도 아직도 규명할 것이 있는가? 혹은 또 이런 질문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이제 그런 측면에서 그렇다면 우리 세월호 유족들의 진정성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야 되고 그런 과정이 굉장히 힘드실 것 같아요. 그런 말씀 들으실 때 어떤 마음 드시는지 뭐가 더 밝혀져야 된다고 판단하시는 건지?
◆ 이미경> 사참위,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이런 것들이 만들어지고 충분히 아무튼 검토하고 조사하고 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저희에게는 분명한 어떤 확실한 어떤 그런 진상규명이 되어지지 않아서 여전히 아쉬운 면이 있고요. 앞으로도 언제까지든 이게 진상규명이 되어져야 그 아이들이 어떻게 그렇게 됐는지를 알아야 그래도 부모로서는 조금 책임을 다한다는 생각이 들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떤 분들은 사실 정치적으로 이걸 처음부터 바라보시다 보니까 정말로 저희가 봐야 할 거, 지금 현재 우리 세월호가족협의회에서 지금 또 이렇게 외치고 여전히 지금 외치고 있는 건 생명존중의 가치와 또 안전사회건설을 위한 그런 것들을 지금 저희가 그런 사회를 위해서 지금 이렇게 외치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만들어지지 않고 있고 얼마 전에 일어난 10. 29참사 같은 것도 다시 또 그런 또 대형 참사가 일어나고 하는 것에 있어서 너무나 안타깝고 그런 마음이거든요.
그래서 어떤 분들도 정치적으로 ‘아이가 놀러가다가 죽었는데 그걸 이렇게 정부에 요구를 하느냐’ 이런 이야기들을 초반에도 많았고 여전히 그러신 분들도 계시는데 그런 면에 있어서는 많이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그냥 정말로 그 근본적인 것, 어떤 것을 우리가 이해하고 어떤 것들 마음에 두어야 되는지 근본적인 것을 좀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 박재홍> 그런 문제에 관해서는 우리 언론들도 아젠다 세팅뿐 아니라 세월호 문제의 아젠다 키핑을 제대로 해서 어떻게 기억해야 하는지 이런 부분을 국민들에게 전달해야 될 부분이 분명히 있는 것 같아요. 어머님께서도 세월호 참사 9주기인데 국민들이 어떻게 기억하면 좋겠다 바람이 있으시다면?
◆ 이미경> 세월호 참사 기억은 물론 슬프고 아프지만 그 슬프고 아픔을 기억하는 것보다는 우리가 우리 미래 아이들 세대를 위해서 지금 저희가 이렇게 안전사회를 만들자고 그렇게 싸우고 투쟁하고 있는 것처럼 그냥 기억들을 이 아이들에 대해서 이 소중한 생명을 잃은 것에 대한 그런 근본적인 그런 걸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냥 이걸 세월호 유가족들이 정부에 그냥 뭘 요구하느니 이렇게 그런 프레임을 씌우듯이 그런 기억보다는 그냥 정말로 소중한 한 사람의 그런 생명? 그 소중한 귀한 생명을 잃은 것에 대한 그런 부모들의 정말로 진정한 그런 마음이나 그런 걸로 이걸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 박재홍> 이제 어머니를 보내드릴 시간이 됐는데요. 4.16가족극단 노란리본 이야기를 담은 영화 장기자랑이 개봉됐다고합니다. 또 이 영화를 보시면 또 9주기를 맞은 우리 국민들이 함께 이야기를 나눌 일이 많이 있을 것 같아요. 방송을 들으시는, 보시는 청취자 여러분께 영화 좀 보러 오시라 한번 또 말씀을 더 해 주시고 또 연극도 오시라. 배우로서.
◆ 이미경> 지금까지 말씀드렸듯이 세월호 참사라고 하면 슬픔이나 이런 아픔을 먼저 마음으로 새기고 먼저 기억하게 되시는데요. 이 영화는 전혀 그렇게 슬프고 아프지 않습니다. 세월호 유가족 엄마들도 굉장히 귀엽고 발랄하고 사랑스럽다는. 저희가 처음에 얘기하는 건 ‘유머와 미모로 승부하는 영화’라고 해서 저희가 잡지 화보도 찍었습니다.
그래서 정말로 재미있고 유쾌하고 발랄한 영화입니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고 지금까지 기억했던 세월호를 아프게 기억하셨다고 그러면 이 영화가 엄마들이 굉장히 따뜻하고 사랑스러움을 선물하거든요. 그런 영화이니까 이 영화를 보시고 우리 그동안 많이 아파하셨던 분들이 위로가 되는 영화라고 저는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꼭 보시고 어떤 엄마들이 이렇게 연극을 하고 있고 한다는 걸 기억해 주시고 저희 연극이 궁금하시고 공연이 궁금하시다고 그러면 저희 4.16가족극단 노란리본 페이스북 페이지에 늘 공연 안내가 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4.16가족극단 노란리본의 배우이자 이영만 군의 어머니세요, 이미경 씨입니다. 고맙습니다.
◆ 이미경> 감사합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반드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
4/13(목) "유쾌한 세월호 다큐 '장기자랑', 尹대통령도 꼭 관람해주길"
2023.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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