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홍의 한판승부

표준FM 월-금 18:00-19:30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반드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

3/10(금) "WBC 부진? 2009년 이후 한국 야구 황금세대 명맥 단절"
2023.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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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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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FM 98.1 (18:00~19:30)
■ 진행 : 남희석
■ 패널 : 진중권 작가, 김성회 소장
■ 대담 : 김형준 야구 해설위원



◇ 남희석> 한판승부 2부의 문을 열었습니다. 박재홍 앵커의 휴가를 대신해서 오늘 하루 진행을 맡은 저는 이글스 팬 남희석입니다. 내 친구 목사님 친구가 있는데 이글스 팬이라니까 보살이시겠어요, 그러더라고.

◆ 진중권> 송구하시겠습니다.

◆ 김성회> 박재홍 앵커도 이글스 팬이지 않습니까?

◆ 김형준> 맞아요.

◇ 남희석> 그러니까 저는 이제 골수고 코리아 시리즈 이글스 시구를 했던 사람인데 그런데 그런 얘기 있잖아요. 이렇게 광어하고 이글스는 자꾸 안 떠오른다 그러고 야구 순위 보면 한 페이지 더 옮기고 보고. 어쨌든 오늘 WBC 얘기해 볼게요.

◆ 진중권> 출연자 소개부터 해야 되는 거 아니야?

◇ 남희석> 김형준 야구전문기자님 모셨어요. 그러니까 김형준 기자님을 모신다는 거는 야구의 진짜 찐이시잖아요, 찐. 기자님 오셨습니다. 우리 대표님 시끌시끌했습니다.

◆ 김형준> 문제가 많았죠. 호주하고 첫 경기를 경기 내용이 아주 안 좋게 지는 바람에 지금 집중 포화를 맞고 있습니다.

◇ 남희석> 기자님은 어떻게 보셨어요?

◆ 김형준> 솔직히 야구로 밥 벌어먹고 사는 사람들은 지금 다 부끄럽다는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게 맞는 것 같아요.

◇ 남희석> 야구가 하다 보면 질 수도 있고 이길 수도 있는 거기는 하지만 특히 이런 경기는 굉장히 중요한 거잖아요, 단기간에. 야구에서 경우의 수 따지는 거는 저도 오랜만에 봐서.

◆ 김형준> 그런데 따지게 될 것 같습니다.

◇ 남희석> 그런데 오늘 일본전을 이기게 되면 안 따질 수 있는데 일본전을 지게 되면 2패가 되거든요. 그러면 나머지 두 경기 승리하고 2승 2패 되면서 다섯 팀에 나머지 두 팀 정도가 또 2승 2패 팀이 나와서 이제 그때부터 경우의 수를 따져야죠. 그러니까 우리가 일본 이기고 일본이 호주를 이겨줘야 되는 거죠?

◆ 김형준> 일본만 만약 이기게 되면 일본이 당연히 호주는 잡지 않을까 싶고 일본만 이기면 아마도 일본과 함께 3승 1패 기대를 할 수 있습니다만.

◆ 진중권> 그런데 일본만 이기면이.

◆ 김형준> 매우 어려운 과제죠.

◇ 남희석> 호주랑 붙으면 우리가 또 일본을 응원할 수밖에 없게 되는 거예요, 그렇게 되면은요, 야구는요?

◆ 김형준> 네.

◇ 남희석> 참 어떻습니까? 이제 야구가 시작됐는데 양팀 전력 평가를 해 주시죠.

◆ 진중권> 일본팀을 딱 보니까 어떤 느낌이냐 하면 이건 야구팀이 아니라 약간 UFO 군단? 아니면 5차원에서 온 팀, 이런 느낌이더라고요.

◇ 남희석> 가뜩이나 만화 주인공 같은.

◆ 진중권> 그러니까.

◆ 김형준> 맞아요. 사사키라든가 오타니 이런 선수가 있어서 일본에서도 평가가 일본 야구 역사상 최고의 대표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고요. 반면에 우리 이번 대표팀은 대표팀 역사상 순위를 매겨보면 하위권에 있지 않나.

◆ 김성회> 왜 그런가요, 세대교체 문제인가요?

◆ 김형준> 이런 것 같습니다. 우리가 사실은 그동안 일본을 만나서 정말 잘 싸웠거든요. 두 번의 WBC 2006년과 2009년 대회에서 총 8번을 붙어서 4승 4패를 했습니다. 특히 도쿄돔에서 워낙 많이 승리도 거뒀고 그래서 팽팽했다가 우리가 2015년 이후로 일본과 국가대표끼리 붙어서 승리한 적이 없습니다. 왜 점점 벌어지고 있냐. 우리가 2006년, 2009년에 일본을 상대로 팽팽했을 때는 우리 야구에는 황금세대가 2번이 있어요. 1973년생 박찬호 선수를 비롯한 그리고 1982년생 김태균 선수를 비롯한. 그런데 2006년, 2009년 대회는 73년생 선수들이 은퇴하기 전 82년생 선수들이 절정에 올랐을 때. 그래서 메이저리그 선수들과 KBO 최고 선수들이 팀을 만들었다면 우리는 황금 시대가 거기서 끝나버렸습니다. 그런데 일본은 계속 황금 시대, 황금 시대, 황금 시대.

◆ 진중권> 아니, 일본에는 괴물 같은 선수들이 계속 나와요. 한 1~2년 있으면 또 나오고 또 나오고.

◇ 남희석> 그게 중고등학교 팀이 많아서 그런가?

◆ 김형준> 맞아요. 말씀하신 부분이 중요한데 일본은 고교야구팀이 4000개가 넘는 반면에 우리는 최근에 많이 생겨서 100개가 살짝 안 되거든요.

◆ 진중권> 4000개.

◆ 김형준> 아무래도 저희가 다 아재들이다 보니까.

◆ 진중권> 40분의 1밖에 안 되는구나.

◆ 김형준> 비교를 해 보자면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할 때 미네랄과 가스에서 계속 우리는 지고 있는 거예요. 우리는 얼마 자원이 안 되고 일본은 계속해서 자원이 넘쳐나고 있는 거죠.

◆ 김성회> 요즘 어떤지 모르겠는데 예전 그러니까 얼마 전까지만 봐도 우리나라의 중고등학교 스포츠도 사실 엘리트 스포츠에 가까워서 거의 수업을 안 하다시피하고 요즘은 나아졌다고는 하는데 그러니까 공부하고 운동 중에 하나를 딱 선택해서 들어가야 되니까 재능은 있는데 대학 가고 싶어서 공부를 하고 싶은 사람들은 아예 스포츠에 접근이 안 되는 거고.

◇ 남희석> 그런 얘기 많이 해요.

◆ 김성회> 일본은 상대적으로 많은 대신 그냥 공부도 하고 또 과외 시간 혹은 주말 조금 시간 내서 운동도 병행을 하니까 잘하는 선수들이 고등학교 가서도 충분히 판단을 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니까 정말 잘할 것 같으면 좋은 대학 가야 된다고 하더라도 다시 운동을 할 수도 있고 이런 기회들이 생겨서 자원들이 많은 게 영향을 많이 미치지 않았나 싶거든요.

◆ 김형준> 그렇죠. 결국 선수 숫자에서 차이가 나면 적은 쪽은 엘리트 스포츠로 갈 수밖에 없거든요. 저희 학교 다닐 때는 야구부나 이런 친구들 수업 안 들어오거나 아니면 자다가 나가서 훈련하거나 그랬는데 지금은 그게 금지돼 있어요. 정규 교과를 다 하고 나서 훈련을 해야 되기 때문에 실제로 중고등학교 코치들 보면 훈련하고 연습할 만한 시간이 없다는 거예요.

◇ 남희석> 맞아요. 이 얘기 많이 해요.

◆ 김형준> 맞습니다. 그렇다 보니까 안 그래도 선수 숫자도 적은데 예전에는 그 선수들을 정말 엘리트 스포츠로 하루 종일 야구를 시켰다면 그게 여러 가지 인권 문제 이런 것 때문에 금지가 되어 있기 때문에 그 적은 숫자의 선수들조차 예전만큼의 훈련량, 연습량을 못 가져가고 있는 거죠.

◇ 남희석> 박찬호나 이대호가 될 선수가 지금 수학 학원에 있을 수도 있잖아요, 목동에.

◆ 김형준> 그렇죠. 이게 아무래도 또 우리나라 스포츠의 이런 특징 중의 하나는 정말 아웃라이어라고 하는 이 척박한 환경에서 천재 같은 선수가 나오는.

◆ 진중권> 갑자기 김연아라든가.

◆ 진중권> 김연아가 튀어나오는 게 가능한 일이야.

◆ 김성회> 손흥민.

◆ 김형준> 맞습니다. 그런데 이게 개인 스포츠는 그렇게 아웃라이어들이 튀어나와서 세계를 제패할 수 있지만 야구라는 스포츠 자체는 워낙 많은 선수들이 필요하다 보니까 한두 명의 특급 선수만으로는 안 됩니다. 다 좋아야 돼요.

◇ 남희석> 그렇죠. 이거 국가대항전은 아무튼 전력적으로는 우리가 항상 우위는 아니었어요, 만약에 한일전을 하든 미국하고 하든. 그런데 선수층에 비해서 우리나라 선수들 계속 잘해 왔었잖아요. 이게 정신으로만 얘기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 김형준> 그렇죠. 사실은 그래서 우리가 항상 전력이 강한 팀들을 붙어서 승리했을 때는 이건 정신력이다. 이런 부분을 많이 그동안 이야기가 됐다면 이제는 더 이상 정신력으로 밀어붙이기에는 이런 야구라는 스포츠 자체도 워낙 분석이 체계적으로 되고 있기 때문에 그 전력 차를 정신력으로 극복하는 그런 확률이 점점 떨어지고 있습니다.

◇ 남희석> 야구가 1회부터 9회까지 하는데 한 지점 때문에 졌다라고 얘기하는 건 좀 무리인 것 같고 대신에 어제 강백호 선수 얘기가 너무 많이 언론에 돌기는 했잖아요. 좀 아쉬운 점이기는 하고.

◆ 김형준> 그렇죠. 사실은 야구 하면서 그런 아쉬운 장면들이 꽤 나옵니다. 야구가 3시간 동안 하는 긴 스포츠기 때문에 실수가 많이 나오기 마련인데 어제는 경기가 경기니 만큼 절대로 나와서는 안 되는 실수였고 강백호 선수가 1999년생 어린 선수인데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우리가 지고 있는 상황에서 본인이 2루타를 치고 뭔가 팀에 활기를 불어넣어줘야 되겠다는 생각에 세리머니를 크게 하다가 발이 떨어진 거는 본인도 생각을 못했던 거죠.

◇ 남희석> 아쉬웠어요. 본인은 또 얼마나 괴롭겠습니까?

◆ 김형준> 맞습니다.

◇ 남희석> 어쨌든 심리적으로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 좀 걱정이기도 한데 잘 털어내야겠죠.

◆ 진중권> 이번에 어쨌든 또 승부는 모르는 거 아니겠습니까? 물론 가능성은 크지 않아도 그래도 관전 포인트 같은 게 있을 건데 어디에 주목해서 보면 될까요?

◆ 김형준> 아무래도 이렇게 전력에서 약팀이 떨어져 있는 팀이 강팀을 꺾으려면 선발투수가 잘해 줘야 됩니다. 특히 이번 경기 같은 경우는 투구 수 제한이 있기 때문에 한 투수가 선발투수가 올라가서 65구 이상을 던질 수 없습니다.

◇ 남희석> 완봉승 안 되게.

◆ 김형준> 그렇죠. 오늘 일본과 대결에서 한국팀의 선발투수가 김광현, 일본팀은 다르빗슈가 나오는데 그 선발대결 자체도 다르빗슈가 2살이 더 많은데 이 선수가 부활에 성공했어요. 그래서 최근에 정말 공을 잘 던집니다. 반면에 김광현 선수 물론 작년에 한국에 다시 돌아와서 좋은 성적 내기는 했지만 우리가 선발 카드에서도 열세예요. 하나 포인트가 있다면 일본이 가장 잘하는 타자 5명이 전부 좌타자입니다. 반면에 김광현 선수가 좌타자에게 강한 좌완이기 때문에 김광현 선수가 4회까지 무실점으로 버텨준다면 일본팀 입장에서도 이거 경기가 꼬인다, 이런 생각을 가질 수 있거든요. 그런 면에서는 오히려 만약에 0대0 혹은 우리가 근소하게라도 4회까지 앞서간다면 더 쫓기는 쪽은 일본이 될 수도 있습니다.

◇ 남희석> 20팀 나왔나요?

◆ 김형준> 20팀 나왔습니다.

◇ 남희석> 많이 나왔어요.

◆ 김형준> 원래 16팀 나오다가 이번 대회에 4팀이 더 늘어서 20팀 나왔습니다.

◇ 남희석> 그런데 막 이렇게 보면 사실 중국이나 야구 잘 못 들었던 체코 이런 국가들도 많이 나왔고요. 그런데 어떻습니까? 쿠바나 이런 데야 잘하는 거 다 알지만.

◆ 진중권> 그런데 네덜란드와 이탈리아가 쿠바를 이겼는데 그래서 네덜란드, 이탈리아 야구해?

◇ 남희석> 축구만 얘기 듣다가.

◆ 진중권> 이런 생각이 드는데 어떻게 쿠바를 이기죠? 쿠바하면 사실 미국 다음이라고 생각하잖아요.

◆ 김형준> 맞습니다. 이게 WBC의 특수한 상황 때문인 것 같은데요. 쿠바 같은 경우는 정말 아마추어 최강의 팀이었다가 쿠바가 지난 6년 동안 650명의 선수가 쿠바를 탈출해서 망명을 했습니다.

◇ 남희석> 650명이요?

◆ 김형준> 네. 왜냐하면 메이저리그 가서 뛰려면 쿠바 국적의 사람은 미국에서 경기 활동을 할 수 없거든요. 그러니까 쿠바를 보트 타고 나오든 어떻게 탈출을 해서 멕시코나 아이티 이런 데 국적을 얻어야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는 거예요.

◇ 남희석> 푸이그도 그랬던 거예요?

◆ 김형준> 맞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650명이 빠져나가다 보니까 쿠바가 많이 약해졌고 심지어 지난 도쿄올림픽은 본선에도 못 올라왔어요. 그래서 쿠바가 어쩔 수 없다, 이제는 망명 선수들을 더 이상 자존심 우리가 세우지 말고 받아들여서 뛰자. 그래서 2명이 참가했는데 아직은 역부족이죠. 반면에 이탈리아는 야구해? 이렇게 생각하실 수 있지만 이번 WBC에서는 부모의 국적까지 인정이 되거든요. 그래서 메이저리그 선수 9명이 이탈리아 대표팀으로 참가를 했습니다.

◆ 진중권> 그럼 이탈리아팀이 아니네, 사실상. 미국팀이지.

◇ 남희석> 럭비에서 원래 이랬거든요, 럭비에서 그러니까 꼭 그 국적 아니더라도 이런 거 인정하고 그랬었는데 우리나라도 있죠, 그런 선수?

◆ 김형준> 그렇죠. 그래서 토미 에드먼 선수가.

◇ 남희석> 소개 좀 해 주세요.

◆ 김형준> 이 선수가 어머니가 원래 한국에서 태어나셨는데 5살 때 미국으로 나성으로 LA로 이민을 가셔서 거기서 성장을 하신 분이에요. 그래서 에드먼 선수의 어머니가 한국에서 태어난 분이기 때문에 아버지는 미국 사람이고 그래서 혼혈 선수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참가를 했습니다.

◆ 진중권> 나성이라는 말 오랜만에 듣는데.

◆ 김성회> 그 선수 굉장히 잘하지 않나요? 스탠퍼드였던가.

◆ 김형준> 맞습니다. 스탠퍼드의 컴퓨터공학과를 나왔는데요. 스탠퍼드대학이 워낙 공부 잘하는 학교잖아요. 그런데 야구부 역사상 40년 역사상 학점이 가장 높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선수는 선수 은퇴하고 메이저리그 단장 하지 않을까 이런 이야기까지도 들리고 있어요.

◇ 남희석> 오늘 지금 운전하고 계신 분들 많이 있으실 거예요. 같이 따라 불러보시죠. 나성에 가면~.

◆ 진중권> 편지를 전하세요.

◇ 남희석> 두비두비 중간 생략.

◆ 진중권> 안녕, 안녕~. 내 사랑~.

◇ 남희석> 왜 나성이라 그랬죠, 옛날에.

◆ 진중권> LA 로스앤젤레스 한자로 하면 나성. 옛날에 오스트리아가 오지리 이렇게 되는 것처럼.

◆ 김성회> 필리핀이 비율빈. 인도네시아가 인니. 더 이상 안 쓰는 말이지만.

◆ 김형준> 제가 물의를 일으켰네요.

◇ 남희석> 지금 아재 인증 막 넘치고 있습니다. 운전하시면서 따라하시는 분들 분명히 계셨을 테고요.

◆ 진중권> 분명히 따라 하셨어, 내가 볼 때.

◇ 남희석> 버스 안에서 혹시 따라 부르셨던 분들 분명히 계실 겁니다. 그런가 하면 이게 야구 이야기를 하다 보면 진짜 이거는 뭔가 한일전 이겨야 돼 그랬는데 이번에 너무 첫 경기가 그러니까 약간 뭔가 기운이 많이 빠진 느낌이 있어요.

◆ 김형준> 그렇죠. 꼬였죠. 이게 뭐냐 하면 사실 이번에 조 편성이 상당히 쉬웠습니다. 그래서 우리 입장에서는 호주만 잡으면 설령 일본에게 지더라도 중국, 체코는 쉬운 상대니까 3승 1패하고 올라간다. 그래서 우리 대표팀이 호주전에 모든 걸 쏟겠다고 이강철 감독이 얘기했는데도 그 경기를 졌고 그래서 사실은 패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습니다만 저는 개인적으로 이강철 감독이 너무 투수를 쪼개 쓰려고 했던 게 아닌가. 이게 뭐냐 하면 리그 프로팀의 감독을 하다 국가대표팀 감독을 하면 좋은 선수들이 너무 많은 거예요. 그러니까 너무 쪼개가는 거죠.

◆ 진중권> 얘도 쓰고 얘도 쓰고.

◆ 김형준>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그러니까...

◇ 남희석> 호주니까 그랬겠죠, 호주니까.

◆ 김형준> 그렇죠. 투수들이 계주를 한다고 치면 바톤을 이어받잖아요. 그런데 바톤을 이어받는 숫자가 많아지면 누군가는 떨군단 말이죠. 그게 2번 정도 김원중 선수의 쓰리런 홈런, 양현종 선수의 쓰리런 홈런 허용으로 이어졌죠.

◇ 남희석> 이강철 감독님을 저도 개인적으로 몇 번을 뵀습니다만 굉장히 진중한 분이잖아요.

◆ 김형준> 맞습니다.

◇ 남희석> 그리고 또 하나는 국가대표전에 선동렬 감독이 코치를 했었어요. 경험이 많은 분인데?

◆ 김형준> 이게 경험, 특히 국가대표 감독 경험은 큰 의미가 없는 것 같습니다. 경기가 똑같은 경기가 나오지 않다 보니까 그래서 여러 가지로 꼬인 부분이 있고 이거는 핑계로 말씀드리는 건 아닙니다만 호주 같은 경우는 얼마 전에 호주리그가 끝났습니다. 그래서 선수들의 실전 감각, 특히 타자들의 타격감이 상당히 좋은 상태인 반면 우리 선수들은 이제 시즌을 준비하기 전에 정규 시즌 들어가기 전에 이 대회를 하고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아무래도 그런 실전 감각에서의 차이도 있었던 것 같은데 사실 이건 핑계거리가 될 수 없죠.

◆ 김성회> 그런데 호주는 리그라는 것 자체가 우리나라하고는 완전히 다르지 않나요?

◆ 김형준> 맞습니다. 겨울에 10주 정도 아주 짧게 리그를 하고요. 호주 리그의 팀들이 쓸 수 있는 연봉 총액이 우리 돈으로 1억 원밖에 안 되다 보니까.

◆ 김성회> 한 팀에요?

◆ 김형준> 맞습니다. 그래서 가장 연봉 그러니까 월급, 연봉을 많이 받는 선수가 우리 돈으로 한 400만 원 정도 받는다고 하더라고요.

◇ 남희석> 그러니까 구대성 선수 있잖아요, 예전에. 구대성 형님이 거기 가서 선수도 오랫동안 하고 감독인가 구단주.

◆ 김형준> 지금 아마 나이가 쉰다섯일 텐데 아마 이번 리그에서 뛰었을 거예요.

◆ 진중권> 그래요?

◆ 김형준> 지금도 경쟁력 있습니다.

◆ 진중권> 거기는 약간 다 실업팀 같은 느낌?

◆ 김형준> 그렇죠. 그러니까 본업이 있으면서 아무래도 호주에도 마이너리그에서 도전하고 있는 선수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자기 직업 갖고 야구를 또 하는 분들.

◇ 남희석> 그 경기 많이 봤거든요. 관중들이 동네에서 오셔서 그냥 이렇게 앉아서 쉽게 흥분하거나 그러지 않으세요.

◆ 진중권> 어떻게 보면 사실 그게 진짜 스포츠지.

◇ 남희석> 그런데 이게 지금 야구를 다 아시는 분들이 아니잖아요. 지금 야구 얘기하니까 채널 돌릴까 말까 고민하고 계신 분들 계실까 봐 지금 우리 자동차 지금 목동 여기 횡단보도 앞에 30km 그리고 올림픽대로 80km, 고속도로 서해안 110km. 160km 던지는 건 얼마나 빠른 것이냐. 궁금해 하는 분들이 계세요.

◆ 김형준> 이렇게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 남희석> 많으냐 이런 선수가.

◆ 김형준> 시속 160km 공이 투수의 손을 떠나서 포수 밑에까지 들어오는 데 걸리는 시간이 0.38초입니다.

◇ 남희석> 0.3이요?

◆ 김형준> 0.38초인데.

◇ 남희석> 그거를 이 몽둥이로 쳐야 되는 거야, 정확히?

◆ 진중권> 그게 가능한가. 그게 보이나?

◆ 김형준> 그런데 타자 같은 경우 시신경에 전달되고 이런 거 하면 타자들이 0.2초를 까먹어요. 그러면 타자들은 그 공을 판단하는 데 쓰는 시간이 0.15초라고 합니다. 이걸 쳐야 될지, 이게 볼인지 스트라이크인지 어떤 구종인지를 판단하는데 0.15초를 써야 되는데 이게 사실은 인간의 능력으로는 불가능한 것 같지만 정말 끊임없이 노력을 하고 연습을 하고 훈련을 하면 되나 봐요.

◇ 남희석> 유희관 데려와서 국대 넣으면, 최강야구.

◆ 진중권> 그런 거 아니에요. 딱 보고 그냥 이번에 그냥 친다, 뭐가 되든 간에. 둘 중에 하나.

◇ 남희석> 그게 그렇게 하면 그게 진중권 교수죠. 뭐가 와도 나는 씹겠다.

◆ 진중권> 아니, 이번 볼은 치고 다음에는 쉬고.

◇ 남희석> 진중권 교수님은 보고...

◆ 진중권> 확률 50% 아니에요?

◆ 김성회> 그러니까 던지면서도 제구까지. 예전에는 사실 155 정도 넘어가면 제구 없이 하여튼 중간에 꼰다, 이런 개념이었는데 요즘은 그 속도에서도 제구력이 예전하고 또 기술이 발전한 건가. 어떻게 이게 가능해졌는지 궁금하더라고요.

◇ 남희석> 옛날에 기론인가 누구 있었어요, 롯데에. 그 선수가 던지면 너무 많이 맞히는 거야, 선수들이. 자기가 그래서 스트라이크 들어가면 자기도 놀랐었거든. 제구가 왜 이렇게 좋아진 거야, 진짜.

◆ 김형준> 그러니까 우리 선수들 같은 경우는 아무래도 150 이상을 던지게 되면 제구가 흔들리는 선수들이 많은데 이번에 우리 대표팀 투수 15명 중에 150 이상 던질 수 있는 선수들이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얼마 없거든요. 일본은 투수 15명이 모두 150을 던집니다. 그중에서 제구 나쁜 선수가 단 한 명도 없어요. 그런데 그게 저한테 질문을 주셨지만 쉽게 답이 나옵니다.

◆ 진중권> 그게 결정적인가요? 그런 게 있잖아요. 예컨대 좀 구속은 좀 안 나와도 또 그것을 커버할 수 있는 어떤 그런 게 있나요?

◆ 김형준> 그렇죠, 있습니다.

◇ 남희석> 유희관 있잖아.

◆ 김형준> 유희관 선수도 있고 우리 투수들 중에서 예전에 그레그 매덕스도 공이 빠른 선수는 아니었잖아요. 그러니까 정말 볼 배합이라든가 뛰어난 제구 이런 것들이 예전에는 통했다면 최근에는 160 던지는 선수들이 너무 많아지면서 구속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선수들이 뛰어난 활약을 하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 점점 돼 가고 있습니다.

◇ 남희석> 그러니까 이게 투수가 말인데 기수가 옛날에 박태종 기수인가 그런 분은 잘했잖아요. 그런데 포수도 진갑용이나 SK 누구였죠? 포수 했던 대단한 선수 있었는데.

◆ 김형준> 박경완.

◇ 남희석> 박경완 이런 포수가 하면 투수가 더 잘하게 되고 이런 경우가 있었잖아요.

◆ 김형준> 어제 중국 투수가 일본 타선이 중국 투수들에게 조금 고전했어요.

◇ 남희석> 왜?

◆ 김형준> 중국 투수가 너무 공이 느리더라고요. 그 공에 일본 타자들이 적응을 못 하는 거예요, 공이 너무 느리니까. 그런데 경기 초반에 그랬고 가면 갈수록 빠르게 적응을 했습니다.

◇ 남희석> 정치 쪽에서도 홍사덕 전 의원이나 아니면 박지원 전 국정원장 같은 경우가 되게 느리잖아요, 말이. 그래서 기자들이 받아쓰기... 죄송합니다. 이걸로 어떻게 하면 개그를 하려고 했는데 안 되네. 김성회 평론가님 너무하신 거 아니에요.

◆ 김성회> 최근에 김재원 수석최고위원도 말씀이 정말 느리시잖아요, 안 끊어지고.

◇ 남희석> 그게 옛날 신문기자들이 받아쓰기 좋으라고 그렇게 하셨는지. 실언 안 하시려고 그랬나? 알겠습니다. 지금 야구 얘기 조금만 더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때요, 우리나라 그래도 대한민국 야구 기대를 하셔라. 우리 청취자 여러분들에게 좀 희망을 주신다면?

◆ 김형준> 오늘 경기 일단 잡아야겠지만 설령 이번 대회 성적이 좀 안 좋게 나온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보면 지금 그런 얘기 있잖아요. 개와 늑대의 시간? 그러니까 지금이 교차기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한 세대가 지고 새로운 세대. 특히 베이징 키즈라고 불리는 선수들이 이제 막 등장을 하기 시작했는데 그러다 보니까 우리 대표팀의 약점이 좀 중간이 없어요. 그런데 지금부터 이번에 드래프트 뽑히고 문동주, 김서현 이런 선수들. 미국에 진출한 심준석 이런 선수들은 160, 150 던지는 선수들이 많습니다. 그 선수들이 차차 등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대회는 아쉬운 결과가 나오더라도 4년 뒤의 대회는 그래도 우리가 조금 더 세대교체를 하고 기대를 할 수 있지 않을까.

◇ 남희석> 김형준 기자에게 물어보겠습니다. 약간 시간이 좀 있어서. 추신수 선수의 발언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어떤 발언이 있었고?

◆ 김형준> 추신수 선수가 이런 얘기했죠. 우리는 좀 세대교체를 이번에 못 한 것 같다, 이 이야기를 했고 안우진 선수가 사실상 현재 이 선수가 부상 상태이기 때문에 우리 국가대표팀의 에이스가 될 수 있는 선수인데 이 선수가 고등학교 때 학폭 논란이 있었거든요.

◆ 진중권> 맞다.

◆ 김형준> 그래서 그것 때문에 국가대표에서 국가대표로 뛸 수 없는 처벌을 받았고 그런데 이번 WBC는 국가대표. 국가대표는 이제 병역 혜택을 받는데 이번 대회는 병역 혜택을 못 받는 대회입니다. 그렇다 보니까 이번 대회 병역 혜택의 기회가 없다 보니까 이 대회에 안우진 선수를 한번 써야 되는 게 아니겠냐라는 얘기가 나왔는데 결국은 안 썼죠. 그래서 추신수 선수가 그 부분에 대해서 한국은 좀 용서가 적은 것 같다라는 멘트를 했는데 소개만 해 드리고 제 의견은 안 밝히려고요.

◇ 남희석> 그런 게 어디 있어요. 아니, 야구계의 진중권이 돼 보세요.

◆ 김형준> 저는 별로 진 교수님 스타일...

◆ 진중권> 저도 안 끼어들겠습니다.

◆ 김형준> 어렵습니다.

◆ 진중권> 드라마 더글로리 직후거든요. 이거 말 잘못하면 큰일 납니다.

◇ 남희석> 그렇지, 이건 좀. 심각한 문제지. 어찌 되었건 일단 우리나라 성적이 일단 좋고 결승까지 가서 정말 드라마 같은 우승까지 하면 그런데 김형준 기자님도 사실 야구기자시고.

◆ 진중권> 그런데 우승 후보 있잖아요. 우승 예상 후보는 어떻게 보십니까? 일본 아니면 미국이겠죠?

◇ 남희석> 3개 국가 한번 뽑아보세요.

◆ 김형준> 3개. 여기에 도미니카공화국. 저는 도미니카공화국을 뽑겠습니다.

◆ 진중권> 우승 후보로?

◆ 김형준> 네.

◇ 남희석> 네라고 하는 거 봐. 일본식 그 리액션.

◆ 진중권> 아닌데?

◆ 김형준> 혼또?

◇ 남희석> 도미니카공화국.

◆ 김형준> 도미니카공화국 선수들이 미국에 99명이 뛰고 있고 이번에 30명 선수 중에 29명 선수들이 메이저리그 선수들이에요. 미국 선수들이 30명이 전체 메이저리그 선수들 가장 많고 그다음에 도미니카 선수들이 그다음으로 많은데 미국은 커쇼라든가 디그롬, 게리 콜, 벌렌더 이런 슈어저 이런 특급 에이스들이 안 나왔습니다. 반면에 도미니카는 샌디 알칸타라나 정말 어마무시한 투수들이 나왔기 때문에 타격으로만 보면 미국, 도미니카 동급이지만 투수력은 도미니카가 세고.

◇ 남희석> 대만하고 붙었죠?

◆ 김형준> 아직 도미니카는 시작 안 했습니다.

◇ 남희석> 안 했나요?

◆ 김형준> 네.

◇ 남희석> 그랬구나.

◆ 김형준> 그리고 일본도 우승 후보인 것은 맞는데 일본 투수들은 좋지만 타격이 과연 붙을 수 있을까, 이거는 조금 더 상위 팀들하고 검증을 해 봐야 될 것 같습니다.

◇ 남희석> 지난번이었구나. 도미니카는 같은 조가 아니네요, 대만하고는. 도미니카 의외다. 그러네. 끝으로 우리 대한민국 선수들 응원 좀 해 주시죠.

◆ 김형준> 사실 우리가 항상 보면 야구 대표팀이 처음에 대회를 시작해서 처음부터 잘한 경우가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월드컵도 그랬던 것 같고 늘 위기에 몰린 다음에 극적으로 탈출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일단 오늘 경기부터 설령 지더라도 좋은 경기 내용을 보이면서 한국 야구 여기서 끝난 거 아니니까 다시 한 번 재개할 수 있는 그런 경기의 발판이 오늘 됐으면 좋겠습니다.

◇ 남희석> 아직까지 한일전 0:0입니다. 운전 너무 무리하게 하지 마시고요. 김형준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형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