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홍의 한판승부

표준FM 월-금 18:00-19:30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반드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

2/28(화) 튀르키예 구조대 "손가락 잘린 엄마, 고통 잊고 아들 찾았지만..."
2023.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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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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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FM 98.1 (18:00~19:30)
■ 진행 : 박재홍 아나운서
■ 패널 : 진중권 작가, 김성회 소장
■ 대담 : 안한별 외교부 해외긴급구호대원

◇ 박재홍>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함께하고 계십니다. 어제 튀르키예에 또 5.6 규모 여진이 발생해서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하죠. 지금 이제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 숫자가 튀르키예, 시리아 합해서 한 5만 명을 넘어선 상황입니다. 최초 강진 발생한 지 3주가 지났습니다마는 여전히 여진은 계속되는 상황. 우리 정부도 지난 7일에 파견됐던 긴급구호대가 10여 일의 구호활동을 마치고 18일에 귀국을 했습니다. 그래서 구호활동을 직접 펼치신 분을 오늘 모시고 말씀을 나눠보겠습니다. 외교부 개발협력국 소속인 안한별 구호대원입니다. 어서 오십시오.

◆ 안한별>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진 작가님과 김 소장님.

◆ 진중권> 안녕하세요.

◆ 김성회> 안녕하세요.

◆ 안한별>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구호대원이라고 하면 어떤 특기를 갖고 계신 겁니까? 일반적으로 소방대원 같은.

◆ 안한별> 일단 저희 구호대원은 이제 구조팀과 사무국, 의료진 이런 식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요. 구조팀은 기본적으로 중앙119구조본부를 중심으로 특전사 인원들이 함께 구성이 됐고요. 저는 아무래도 외교부 소속이다 보니까 현장 취재 지원도 하고 현장에서 업무 조율도 하긴 했지만 주로 사무국 총괄 역할을 했습니다.

◇ 박재홍> 사무국 총괄.

◆ 김성회> 주먹이 유단자 주먹인 것 같아서 그래서 사무국이 아니라 뭔가 특전사에서 오신 분인가.

◇ 박재홍> 저도 외람되지만 뭐랄까.

◆ 김성회> 외모나 모습이.

◇ 박재홍> 제가 들어오실 때 악수를 했는데.

◆ 진중권> 그럴지도 모르지.

◆ 안한별> 사실 말씀하신 대로 제가 군 복무를 특전사에서 장교로 하긴 했습니다.

◆ 진중권> 그거 봐.

◇ 박재홍> 특전사 장교셨군요. 다시 옷매무새를 다시 바로잡게 되는데.

◆ 안한별> 아닙니다.

◇ 박재홍> 튀르키예에서 한 10여일 계셨던 거죠?

◆ 안한별> 이제 있었던 기간은 12일. 저 같은 경우는 선발대로 하루 먼저 가서 하루 더 오래 있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다녀오신 후에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검사도 받으셨다는데 괜찮으신 겁니까?

◆ 안한별> 일단 저는 괜찮은 것 같습니다. 지금 다른 구호대원들도 다 검사를 한 상태인데요. 큰 이상소견은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성회> 사실 그런 참사가 크게 벌어진 현장을 직접 방문해서 하다 보면 구호활동하시는 분들이 구호활동 자체가 아니라 참상 자체를 지켜보는 것으로도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말씀을 들었는데 이번에 그런 일은 크게 없으셨다는 말씀인 거죠?

◆ 안한별> 그런데 아무래도 돌아가신 분을 많이 직접 목격하다 보니까 그런 부분에 있어서 놀라고 그런 부분은 개인적으로 있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일단 구조대원분들 같은 경우에는 국내에서도 여러 구조활동을 펼치는 베테랑 119구조대원들이시기 때문에 그나마 좀 그런 거에 내성이 있지 않으실까 싶고요. 나머지 구호대원들 같은 경우에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어서 계속 추적관찰을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 진중권> 튀르키예 처음 지진현장 도착했을 때 어떤 느낌이셨는지 궁금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막 3일 후엔가 갔지 않습니까? 사실 골든타임도 지난 것 같고 그런 가운데 도대체 어디를 먼저 해야 하나, 이런 굉장히 막막하셨을 것 같아요.

◆ 안한별> 딱 3일은 아니었고 이틀 후에 도착했습니다. 그래서 말씀하신 골든타임까지 시간이 얼마 안 남은 상태였고요. 사실 맨 처음에 공항에 도착했을 때 공항 상태는 데미지가 있다고 했는데 멀쩡했습니다. 생각보다 멀쩡해서 이 정도면 일부 건물이 무너지고 그런 정도인가 보다라고 예상을 하고 현장까지 갔는데 거리는 한 200km인데 도로 상황이 워낙 안 좋았기 때문에 이동하는 데 10시간 이상이 걸렸습니다.

◆ 김성회> 200km를 이동하는데요?

◆ 안한별> 엄청 오래 걸렸고요. 그다음에 딱 현장에 도착해서 일단 새카매서 바로 현장이 보이는 게 아니라 헤드라이트가 비취지는 곳 우선으로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는데요. 솔직히 제 마음속에 첫 번째 들었던 감정은 처참하다가 아니라 비현실적이다.

◇ 박재홍> 비현실적이다?

◆ 안한별> 좀 마치 어떤 좀비영화 같은 거 보면 인류가 멸망하고 나서 아포칼립스 이후의 세계를 보는 것처럼 이게 뭔가 여기가 사람이 살던 곳이 이렇게 된 게 아니라 그냥 이거는 세트장인가라는 느낌이 사실 맨처음에 들었고요. 좀 처참함을 느낀 건 내리고 나니까 막 사이렌 소리도 엄청 많이 들리고 사람들이 막 소리치고 울고 이런 소리가 많이 들려서 그 음성을 듣고 나서야 되게 참혹하다, 처참하다라는 걸 실감했던 것 같습니다.

◆ 김성회> 현장에서 그 밤중에도 구조가 계속 이루어지고 막 이러는 상황이었던가 보죠?

◆ 안한별> 초반에는 야밤에도 이제는 밤낮 가릴 것 없이 계속 구조활동이 이루어졌습니다.

◇ 박재홍> 구호대 1진이 이번에 생존자 8명, 시신 19구를 수습을 하셨는데 그러면 어떤 식으로 구호활동을 펼치신 겁니까? 튀르키예 정부랑 같이 공조를 해서 지휘를 받은 상태에서 우리가 어느 구역을 하겠다, 이런 식으로 진행되는 겁니까?

◆ 안한별> 일단 매뉴얼상으로는 원래 그래야 되는데요. 이게 워낙 재난이 크고 튀르키예 정부도 좀 경황이 없다 보니까 그렇게 매뉴얼대로 돌아가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일단 대강적으로 대한민국은 어떤 지역으로 가라라는 식으로 지정이 됐고요. 저희가 간 다음에 현장에서 튀르키예 당국이 어떤 구역으로 출동을 요청하면 저희가 출동을 하는 방식으로 구조가 이루어졌고요. 어떤 건물을 구체적으로 탐색할지는 또 그 당국 내지는 현장에 있는 주민들이 생존신호가 들려온다라고 알려줍니다. 그러면 저희가 첨단 영상장비랑 소리탐지 장비 서치탭 아니면 많이 언론 보도가 됐던 구조견들을 활용해서 생존자 유무를 탐색하는 활동을 펼쳤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우리 구조대가 생존자를 구조했을 때 화면으로 보기에는 정말 감동이고 사실 어린 아기도 구조했는데 뭐랄까요, 구조하시는 우리 구조대원들도 감동이시지만 구조를 받는 튀르키예인들 입장에서도 뭔가 다른 나라에서 우리를 구조하러 왔다는 사실 자체도 놀랐을 것 같습니다. 그 현장 반응 어땠습니까, 우리 구조대원들.

◆ 안한별> 진짜 저희가 첫 번째 구조를 했을 때를 기억을 해 보면 저도 현장에는 다 같이 있었고 마지막 일곱 번째, 여덟 번째 구조자를 빼고는 다 현장에서 구조활동 지원도 하고 그랬는데요. 보면 여기가 기독교 방송이라서 사실 조금 부적절할 수 있지만 신은 위대하다라는 아랍어인 알라후 아크바르를 되게 많이 외치면서 되게 감동에 가득 차서 고마워했고 또 한국이 최고다 이런 말도.

◇ 박재홍> 한국이 최고다?

◆ 안한별> 이야기할 정도로 저희 구조대원들의 헌신적인 활동에 굉장히 감사를 많이 표했습니다.

◆ 진중권> 무슨 중장비를 쓸 수가 없잖아요, 구조하는 동안에, 위험하니까. 다 손으로 다 그걸 해야 되나요?

◆ 안한별> 맞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첫날에 구조한 분들은 비교적 쉽게 구조를 했습니다. 1시간 내로 금방 생존자를 저희가 구조해냈는데요. 3일차에 구조를 한 세 분 같은 경우에는 저희가 생존자를 최초 발견하고 나서 최종 구조할 때까지 정확히 말씀하신 그 중장비를 쓸 수 없다는 이유 때문에 3시간 이상 소요가 될 정도로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 김성회> 생존자가 있는 것은 어떻게 확인을 할 수 있는 건가요, 현장에서는?

◆ 안한별> 기본적으로 소리가 가장 큰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 박재홍> 두드린다든가.

◆ 안한별> 아니면 어떤 음성이 들린다든가. 그런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소리가 들린다고 해서 출동을 해 보면 거의 95%는 사망자가 계시든가, 가보면. 아니면 아무것도 없는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그래도 일단 소리가 들린다고 하고 그 설명하는 내용이 꽤 구체적이면 일단 출동을 해 봅니다. 출동을 해서 구조견이랑 서치탭 같은 장비를 이용해서 이 소리의 근원이 생존자인지 아니면 다른 요인인 건지 판단을 하게 됩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다른 나라에서도 많이 구조활동하러 온 나라가 있었겠죠?

◆ 안한별> 맞습니다.

◇ 박재홍> 인상적으로 본 나라 구조대는 어떤 나라들이 있었을까요?

◆ 안한별> 사실 구조활동을 하면서 제가 뭐 프랑스 구조대 지나가는 거 봤고 몽골 구조대도 보고 일본 구조대도 보고 그러긴 했는데 막상 저희가 구조활동할 때는 저도 막 현장에 들어가서 같이 지원을 하고 이러다 보니까.

◇ 박재홍> 서로 이렇게 얘기할.

◆ 안한별> 저기는 열심히 하네 이렇게 구경을 하거나 관찰할 여유까지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 김성회> 아까 구호견 말씀도 하셨는데 구호견들은 현장에서 어떤 일들을?

◆ 진중권> 부상도 당하고 그랬다면서요.

◆ 안한별> 맞습니다. 저희 구조견 4마리 중 3마리가 다 부상을 입었고요. 그래서 붕대를 3마리가 다 둘렀고 또 그 3마리 중 2마리는 상처가 깊어서 군의관이 봉합수술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구조견들은 주로 솔직히 말씀드리면 구조활동이 본격적으로 들어갔을 때 투입되기보다는 구조활동이 전개되기 전에 탐색활동에 주로 투입이 됩니다.

◆ 김성회> 그러면 사람이 있으면 사람 있는 걸 찾아내는 훈련되어 있는 경우인지.

◆ 진중권> 멍멍하고 짖습니까?

◆ 안한별> 맞습니다. 이게 시신이 있을 때도 짖고 생존자가 있을 때도 짖는데 제가 좀 저도 맨 처음에는 차이가 없어서 이거 약간 복불복 아닌가 싶었는데 구조견들이 생존자가 있으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짖는.

◇ 박재홍> 약간 난리를 피우는군요.

◆ 안한별> 약간 핸들러.

◇ 박재홍> 왔다 갔다 왔다 갔다.

◆ 안한별> 저희는 전문가가 아니지만 구조견을 다루는 전문 핸들러가 구조견마다 한 명씩 지정이 되어 있습니다. 그분들은 좀 비교적 정확하게 감이 딱 오는 것 같았습니다.

◇ 박재홍> 지금 이제 현장 가보시니까 영화 같은 어떤 좀비영화의 무너져 있는 그런 상황을 보셨다고 했는데 그러면 생존하신 분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습니까? 저희가 현지에 가셨던 한국계 봉사단 단장님 말씀 들어보면 텐트가 필요하다, 그분들이 지낼 수 있는. 그런 말씀 많이 하셨었는데 그분들 어디서 지내시나요, 그러면?

◆ 안한별> 지금 말씀하신 대로 임시 주거시설이 매우 부족한 상태입니다. 그래서 노인, 노약자 그리고 어린아이, 여자들은 대부분 임시 텐트에 들어가서 살고 있는데요. 그 텐트도 방한텐트가 아니라서 굉장히 추운 상태로 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남성들 상당수는 거리에서 그냥 불을 때우면서 노숙을 하고 있고요. 방한용 이런 침낭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담요 여러 겹이나 옷가지 여러 겹을 두르고 노숙하는 사람이 굉장히 많았고요. 일부 노인분들 같은 경우에는 내 집이 이곳인데 내가 어디를 가냐고 하면서 다 무너진 집앞에서 굳이 노숙을 하시는 분들도 더러 계셨습니다.

◆ 김성회> 여진도 상당했을 것 같은데 저도 미국 살면서 실제로 좀 강도 있는 지진을 경험해 봤지만 그게 엄청 무섭잖아요. 사실 자기 발밑이 흔들리는 건 통제가 안 되는 상황이라서. 그러면 구조대 같은 경우는 어떤 건물에서 숙식을 하셨나요? 어떻게 여진 상황에서 거기서 지내셨는지도 궁금합니다.

◆ 안한별> 저희 구조대 같은 경우는 기본적으로 어떤 고등학교 SNS고등학교, 약자가 SNS였는데 SNS고등학교라는 곳에 숙영을 했는데요. 고등학교 건물 같은 경우에는 붕괴 위험이 있어서 그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요. 그 고등학교 건물 앞에 주차장 같은 공간에서 텐트를 펼치고 생활을 했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대로 생활이 굉장히 열악한 것도 어려움 중 하나였지만 여진이 계속된다는 게 심리적으로는 가장 어려운 부분 아니었나. 그리고 제가 첫날 구조활동을 펼쳤을 때는 어떤 건물을 수색하려고 저희 구조대원들이 이미 몇 명이 들어가 있었고 저도 1층에 들어가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여진이 오면서. 사실 그런데 저는 땅이 흔들렸는데 이게 여진이라고 바로 파악을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왜 흔들리지, 약간 이렇게 생각을 했었고 우과과광 소리가 나길래 왜 그럴까 생각을 했는데 막 주변에 소리를 지르더라고요. 빨리 나오라고, 건물에서. 그때 건물에서 황급히 뛰어나왔고 뛰어나와보니까 이게 또 공터가 아니라 건물로 둘러싸인 공간이라서 이게 진짜 다 무너지면 답이 없겠구나라고 생각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 박재홍> 이제 현장을 떠나실 때 또 거기 계신 분들이 우시면서 가지 말라라는 말씀도 하셨다고 하고 마음이 좀 안 좋으셨을 것 같습니다. 나오시면서 이분들이 그럼 2차적으로 3차적으로 어떤 도움이 필요하다라고 전문가로서 느끼신 게 있다면 어떤 게 있으실까요.

◆ 안한별> 일단 가장 중요한 건 아까 말씀드렸던 임시 거주촌 조성이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물이나 식량 그리고 옷가지 공급은 원활하게 되고 있어서요. 의식주라고 하지 않습니까? 일단 의와 식이 부족한 상황은 아닌 것 같고요.

◇ 박재홍> 의, 식은?

◆ 안한별> 주가 가장 좀 부족한 상황이라서 임시 주거촌 조성이 시급하지 않나. 그리고 지금은 또 대다수 이재민들이 피해 지역 바깥으로 벗어나 있는 상태인데 시간이 지날수록 3월, 4월, 5월 이렇게 시간이 지나고 날이 풀리면 대부분 또 다 돌아올 예정이라고 합니다, 튀르키예 정부에 따르면. 그럼 또 그 돌아오는 사람들이 갈 공간은 더더욱 없기 때문에 텐트라든지 컨테이너 주거촌이라든지 이와 같은 임시 거주시설이 가장 시급한 상태 아닌가 싶습니다.

◆ 진중권> 2진 갔을 때는 2진은 구조보다는 그쪽 그런 지원 쪽에 방점을 둔다 얘기를 들었는데 어떤 활동을 하게 되는지 아시는지.

◆ 안한별> 2진도 갔다가 다 25일을 마지막으로 다 복귀를 했는데요. 2진 같은 경우에는 말씀하신 거와 같이 일부 의료지원팀이 조금 있었고요. 그리고 튀르키예 정부 및 NGO들과 저희가 후속지원을 어떻게 하면 가장 좋을지 업무 협의를 주로 했습니다. 그래서 현장을 가서 이 현장을 파악하고 실태조사를 해서 만약에 우리가 임시 거주촌 건립을 지원한다면 어느 공간에 얼마만큼 지어야 할지 또 어떻게 지어야 할지 등 이런 후속 지원에 관한 업무협약을 주로 했습니다.

◆ 진중권> 그러면 그 지원은 가는 건가요?

◆ 안한별> 지금 그렇게 할 예정입니다. 튀르키예에 대한 연속성 있는 지원을 하겠다는 방침이기 때문에 후속지원 역시 계속 할.

◆ 김성회> 그런 일들도 그럼 외교부 개발협력국에서 맡아서 하는 일인가요?

◆ 안한별> 네, 맞습니다.

◆ 김성회> 그런데 저는 사실 외교부 개발협력국에 해외구호대라는 게 존재한다는 얘기를 오늘 처음 들어서 해외를 구호를 나가는 활동을 매일 하지는 않으실 텐데 이런 구호활동 외에는 또 어떤 활동들도 하시는지 또 궁금하기도 하거든요.

◆ 안한별> 개발협력국에는 총 4개 과가 있고요. 저는 그 4개 과 중 하나인 다자협력인도지원과에 있는데요. 일단 저희가 하는 기본적인 업무는 인도적 지원 업무 또 국제보건협력 업무 등이 있습니다. 해외 긴급구호대를 보내는 업무는 제가 이 과에 온 게 3개월이 조금 넘었는데요, 이 과로 옮기게 된 지. 그런데 제가 맨 처음에 해외 긴급구호 업무에 좀 애정이 있어서 이걸 맡겠다라고 과장님께 지원하면서 마지막 파견된 게 2018년 라오스댐 붕괴 사고였기 때문에 우리 때 파견을 가게 되려나? 그래도 뭐 준비는 잘해야 되겠다는 생각 정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급작스럽게 파견을 나가게 되면서 지금은 현재 이 업무가 저뿐만 아니라 저희 과에서 가장 비중이 큰 업무 중 하나가 돼버렸는데 원래는 이제 인도적 지원 그리고 국제보건협력 같은 개발협력 지원이 주업무입니다.

◆ 진중권> 지원도 우리 정부 차원에서 지원이 있고 또 우리 민간 차원에서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하는 지원이 있지 않습니까? 그게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이 되는지 그거 궁금합니다.

◆ 안한별> 지금 민간에서도 굉장히 많은 기관과 또 개인분들이 각종 물품 그리고 현금지원 의사를 표명하셨기 때문에 지금 국조실, 국무조정실을 주관으로 해서 민관합동 또 지원 물품 수송 방안 등에 대해서 추진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대개 튀르키예 현장에서 발생하는 재난상황이기 때문에 튀르키예 정부의 대응도 굉장히 중요해 보일 것 같습니다. 현지 국민들은 정부에 대해서 어떻게 판단하고 있습니까, 민심이라든지. 사실은 건물 내진설계 부실했다, 그래서 그것 때문에 정말 더 큰 재난이 왔다라는 평가도 있지 않습니까? 어떻게 들으셨는지.

◆ 안한별> 사실 제가 말씀드리기는.

◆ 진중권> 민감한 문제죠? 외교부 소속인데.

◇ 박재홍> 외교부 소속이라서?

◆ 안한별>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튀르키예 대통령이 민간 건축업자들이 건축비 자재를 빼돌리는 등 불량한 자재를 사용했다고 해서 100여 명 이상을 구속했다는 것으로 알고 있고 또 일각에서는 이거는 좀 부족하다, 조치가. 구속하는 일종의 쇼로 끝나서는 안 되고 근본적인 좀 건축법 준수에 대한 이행 감시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튀르키예 국내적으로 많이 나왔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정말 숨가쁘게 12일을 보내셨을 것 같은데 그 12일을 돌아보셨을 때 정말 잘 갔다라는 순간은 언제셨을까요.

◆ 안한별> 그게 사실 되게 어려운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일단 제 평생 다시는 없을 수도 있는 좋은 경험이었고 후회는 하나도 없습니다. 그런데 막 진짜 잘 갔다, 자랑스럽다라고 말씀드리기 조금 어려운 게 저희가 여덟 분을 구조를 했지만 그분들이 다 개개인이 아니라 다 가족이 있는 분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그 여덟 분 중 그 어떤 분도 온 가족을 온전하게 구하지 못해서 항상 생존자 구조를 하고 막 기쁨, 특히나 저희가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생존자가 한 가족이었는데 그 어린 여자아이가 포함됐던 생존자. 제가 그때 사실 엄청나게 감동을 많이 받아서 어린아이가 울면서 아빠 품에 안기는 모습을 보면서 저는 아직 자녀가 없어서 저런 게 부모의 마음이구나. 또 어머니께서 진짜 감동도 많이 받고 또 아이를 구하는 감동이 되게 큰 것 같습니다. 어린아이를 구하는 감동이 굉장히 큰 것 같은데 그다음에 어머니가 나오셨는데 어머니가 손가락이 반쯤 잘린 상태로 나오셨어요. 딱 봐도 너무 너무 고통스러워 보였고 저희 의료진이 응급처치를 하는데 아무 말씀을 안 하시더라고요, 어머니가. 막 소리를 지르시고 고통스러워하시는 게 정상적인데 아무 말씀 안 하시고 막 뭐라뭐라고 이름을, 이름인지 모르고 어떤 단어를 외치길래 뭐지 싶었는데 알고 봤더니 본인 아들 이름이었고 아들이 이내 곧 안겨서 나왔는데 눈을 그냥 부릅뜬 상태로 미동이 없더라고요. 아무 소리도 없고. 그런데 그걸 보시고 어머니가 막 절규를 하시던데 본인 손가락이 반쯤 잘려나간 걸 저희가 소독할 때는 하나도 안 아팠는데 그런 모습을 보면서 좀.

◇ 박재홍> 정말 튀르키예에서의 12일 정말 수고 많이 하셨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외교부 개발협력국 소속이시죠. 안한별 구호대원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안한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