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홍의 한판승부

표준FM 월-금 18:00-19:30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반드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

10/20(목) "영화 '나를 죽여줘' 본 이명세 감독 평가는? 코미디네"
2022.10.20
조회 201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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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FM 98.1 (18:00~19:30)
■ 진행 : 박재홍 아나운서
■ 패널 : 진중권 작가, 김성회 소장
■ 대담 : 김진수 제작자, 최익환 감독

◇ 박재홍> 박재홍의 한판승부 함께하고 계시죠. 어제 개봉한 화제의 영화 ‘나를 죽여줘’. 개봉 전에 이미 전 세계 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 작품상 등 7관왕을 수상하면서 이목을 끌었습니다. 수상 이력 못지않게 장애, 성, 존엄사 등 묵직한 질문들을 작품에 담아서 많은 이야깃거리를 던져주고 있는데 오늘은 두 분을 모셨습니다. 개그맨과 배우에서 이제 작품의 제작자로 변신한 김진수 씨 그리고 영화 연출을 맡은 최익환 감독 두 분 어서 오십시오.

◆ 김진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김진수입니다.

◆ 최익환> 최익환입니다.

◇ 박재홍> 두 분 오시니까 꽉 찼습니다.

◆ 김진수> 저 때문에 꽉 찼습니다. 죄송합니다.

◆ 김성회> 투샷으로 나오니까 화면이 굉장히 부담스럽네요.

◆ 진중권> 균형이 안 맞네요.

◆ 김진수>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 진중권> 우리가 하늘에 떠 있습니다, 지금.

◇ 박재홍> 역시 개그맨이시니까.

◆ 김진수> 지금까지 굉장히 격앙되셨다가...

◇ 박재홍> 보셨군요.

◆ 진중권> 저 혼자 격앙됐었죠.

◇ 박재홍> ‘나를 죽여줘’ 이게 웰메이드 연극인 ‘킬 미 나우’가 원작이죠. 감독님 잠깐 소개를 해 주시면.

◆ 최익환> 이 ‘킬 미 나우’는 원래 캐나다 연극인데요. 2013년도에 캐나다에서 처음 했고 그다음에 한국에 2016년도에 이제 처음에 초연을 해서 3연 정도 했던 작품이에요. 그런데 제가 이 작품을 보고 완전히 우리 김진수 씨 때문에 보기 시작했었어요.

◇ 박재홍> 제작자 김진수 씨.

◆ 김진수> 제가 보고 연극이 너무 좋아서 최 감독님께 한번 꼭 좀 보시라 했는데 영화를 만들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었어요, 사실.

◆ 최익환> 둘이 그랬어요.

◇ 박재홍> 보고 영화를 만들어야겠다라고.

◆ 최익환> 바로는 아니었고요. 제가 계속 연극을 보면서 진짜 팬이 되고 누군가 저 작품을 꼭 영화로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배우들의 연기들이 너무 호연이었는데 제가 꼭 그걸 스크린으로 정말 큰 화면으로 보고 싶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이제 만들기 시작을 했습니다.

◆ 김성회> 이게 다른 나라에서는 영화화된 적이 없고 지금 처음인 건가요?

◆ 최익환> 맞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 김성회> 캐나다 연극이었으면 이걸 가져오시는 것도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 박재홍> 원작자의 허락도 구해야 되고.

◆ 최익환> 그렇죠.

◇ 박재홍> 감독님이 하신 겁니까, 그러면?

◆ 최익환> 제가 너무 만들고 싶은데 아무도 안 만들어서 메일 주소를 간신히 구한 다음에.

◇ 박재홍> 원작자의 메일 주소를.

◆ 최익환> 그래서 영화화에 대한 판권을 얻기 위해서 아주 제가 이 연극을 좋아하는지에 대해서 아주 길게 썼어요.

◆ 김성회> 영어로요?

◆ 김진수> 유학도 다녀오시고 하셔서 영어를 잘하십니다.

◆ 최익환> 그래서 그랬는데 그다음 날 바로 답변이 오시더라고요.

◇ 박재홍> 당신이 처음이다.

◆ 김진수> 그런 얘기 아니에요.

◆ 김성회> 하우 머치였지 아니었을까.

◆ 김진수> 너 돈 있냐. 너네 돈 있니 이렇게 답장이 왔어요.

◆ 최익환> 그다음부터 바로 이야기가 풀리기 시작했는데.

◇ 박재홍> 돈 있냐 했더니 마이 프렌드 진수 킴.

◆ 진중권> 하우 머치 두 유 해브...

◇ 박재홍> 그랬군요.

◆ 진중권> 이게 좀 조심스러운데 왜냐하면 요즘 내용을 얘기하니까.

◇ 박재홍>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개괄적인 스토리 라인.

◆ 진중권> 어떤 내용인지 소개 좀 해 주시죠.

◆ 최익환> 이 이야기는 고3 뇌병변을 가진 고3 장애인 아들이 있는데 이 아들이 아빠가 키우고 있어요. 지금 장현성 씨가 맡았던 역할 전직 소설가 지금은 아들 키우느라고 소설을 더 이상 쓰지 않는 아빠가 있는데 아들이 어느 날 이제 독립을 하고 싶다고 그래요. 하루만이라도 보통 사람들처럼 살고 싶다고. 그러면서 이제 아빠가 고민에 빠지기 시작해요. 아빠는 이제 이 아들의 부탁을 들어줘야 될지 말아야 될지. 왜냐하면 아들이 그렇게 됐던 이유 중에 하나가 늦게서야 성징들이 발달하기 시작하고 아빠 입장에서는 어떻게 그걸 왜냐하면 스스로가 괴물이라고 얘기하기 때문에 어떻게 이 아이를 해 줘야 되는지 이제 어려움에 빠지는 얘기입니다.

◇ 박재홍> 영화 후기가 다 너무 좋아요. 눈물을 쏙 뺐다 이러면서.

◆ 김진수> 보신 분들이 계시네요.

◆ 최익환> 보신 분들이 계시네요, 세상에.

◆ 김진수> 한판승부의 청취자분들께서도 보신 분들이 계신가 봐요.

◇ 박재홍> 그래요. 일단 우리 김진수 씨에 대한 호기심이 청취자분들이 엄청 많으세요. 이번에 제작자로 나섰는데 개그맨에서 연기자 이제는 제작자인데 어떻게 이 제작을 하게 되셨는지?

◆ 김진수> 코꼈고요.

◇ 박재홍> 마이 프랜드...

◆ 김진수> 최익환 감독님하고는 굉장히 오래됐어요, 막역한 사이인데. 한 몇 해 전에 둘이서 이렇게 술 한잔 하다가 우리 이러지 말고 작은 영화 하나 만들어서 전주영화제에 가서 막걸리 마시자 이런 식으로 얘기하다가 조그만한 영화를 하나 제작을 했는데 그때 좀 괜찮았어요. 둘이서 같이 진행하는 것도 괜찮았고 결과물도 괜찮고 해서.

◇ 박재홍> 이번에 첫 영화가 아니셨군요.

◆ 김진수> 그게 첫 번째 영화였고 이거는 이제 그래서 그 후에 저희가 영화사를 만들어서 만든 첫 번째 작품인 거죠.

◇ 박재홍> 우리 김진수 씨가 영화사 대표신 거예요?

◆ 최익환> 제, 지금 대표입니다.

◇ 박재홍> 달리 보이십니다.

◆ 김진수> 아닙니다.

◇ 박재홍> 그리고 영화 주제가 굉장히 또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우리 제작자로서도 이런 영화를 만들어야겠다라고 생각하신 동기가 있나요? 단순히 감독과의 친분을 넘어서.

◆ 김진수> 저는 처음에 이게 연극을 영화화한다는 게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거든요.

◇ 박재홍> 그렇죠.

◆ 김진수> 그리고 소재도 사실 어떻게 보면 말씀드리기 약간 꺼리는 분들도 있고.

◇ 박재홍> 장애, 성, 존엄사.

◆ 김진수>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도 있고 그래서 처음에는 사실은 반대했었어요.

◇ 박재홍> 우리 감독님에게.

◆ 김진수> 네. 영화화하는 것에 대해서 반대했는데.

◆ 김성회> 제작사 입장에서.

◇ 박재홍> 그런데 갑질 안 하는 제작자잖아요. 갑질 못하는.

◆ 김진수> 크게 될 것 같지도 않고 뭐 이런 느낌이어서. 그랬는데 우리 감독님의 시선이 이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저는 그 이야기에 너무 감동받아서 그러니까 이게 이 작품이 그냥 단순히 어떤 장애를 이야기하는 거라면 자기는 아마 할 수 없었을 거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모든 아픔을 갖고 있는 사람들 관계에 대한 아픔이라든가 어떤 마음이 아픈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자기는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길래 그러면 좋다, 같이 해 보자.

◇ 박재홍> 진심을 알아주셨군요.

◆ 김성회> 순제작비가 4억 원이었다고 들었는데 그걸 시나리오를 보고 거대 제작사에서 이런 이런 거 하면 우리가 투자하고 싶다고 했는데 거절을 하셨다는 얘기가 또 있어요.

◆ 김진수> 감독님이 고집을 피우시더라고요.

◆ 최익환> 김진수 제작자님은 다른 생각이셨는지.

◆ 김진수> 아니요, 그게 아니라.

◇ 박재홍> 갈등 국면.

◆ 김진수> 여기 오면 싸우게 되네요. 이게 이렇게 싸우게 되는구나.

◆ 진중권> 두 분의 말씀을 다 꼼꼼히 들어봐야 될 것 같은데 팩트 확인부터.

◆ 최익환> 이게 그러니까 원작이 워낙 훌륭하다 보니까.

◇ 박재홍> 원작 훼손하면 안 되니까.

◆ 최익환> 작품의 어떤 감동들을 알고 계신 분들이 있었고 저희가 이 작품을 팬의 입장에서 가지고 올 때는 저는 개인적으로는 작품 원작을 훼손시키지... 원작을 뭔가를 다른 매체로 옮겼을 때 더 좋아지기가 굉장히 어렵거든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을 하는데 심지어 제가 팬이었을 때는 어떻게 해야 될까라고 고민을 했다가 저는 그냥 좋은 번역자가 돼야겠다고 생각을 했었어요. 그러니까 관객들이 제가 관객으로서 느꼈던 감정이나 감동만큼만이라도 영화의 관객들한테 보이게 하는 게 저의 숙제였었던 건데 그런데 만약에 현재 나왔던 친구가 그쪽에서는 예를 들어서 뇌병변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그다음에 휠체어만 앉고 말도 좀 똑바로 했으면 좋겠고 불편한 요소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얘기를 했는데 만약에 그렇게 됐을 때는 제가 그 좋은 번역자 역할을 할 수 없다고 저는 생각을 했었어요. 이야기는 결국 어떤 세상에 딱 한 명밖에 없는 캐릭터의 이야기가 그 이야기가 되는 건데 그 사람이 바뀌어서 동일한 것을 할 수 있나 그건 저는 자신이 없었어요, 개인적으로.

◆ 진중권> 그 사람들 나름대로 흥행공식 이런 거 가지고 있잖아요. 정형화된 틀.

◇ 박재홍> 그래서 감독 입장에서는 받지 않고 오직 김진수 제작자와 함께했다. 영혼의 파트너.

◆ 김진수> 저는 사실 그 얘기 듣고 살짝 흔들리기는 했어요. 감독님이 워낙 굳건하셔서.

◇ 박재홍> 이런 제작자가 없어요. 우리 최익환 감독님 원래 여고괴담4 목소리 2005년작이고 2011년에 마마 등 이런 상업영화를 만드셨는데 어떤 사회적 메시지를 줘야겠다는 이런 마음이 더 강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흥행보다는?

◆ 최익환> 사회적 메시지가 앞서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 박재홍> 그런가요?

◆ 최익환> 그런 것 같은데 이제 제가 받았던 감동이 아무래도 거기서 출발한 것은 분명히 사실이었던 것 같아요. 그게 아까 얘기했지만 제가 장애인 얘기를 다룬다면 저는 장애인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에 대해서 말할 수 있는 자격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 박재홍> 그럴 수 있죠.

◆ 최익환> 그런데 그들과 같이 있으면서 이 캐릭터가 우연히 장애였던 것들. 그래서 그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제가 최대한 묘사해 보려고 노력했던 부분들은 있었던 것 같고요. 그러다 보니까 저절로 쫓아보게 되는 게 사회적 이슈들에 대해서 관심을 안 녹여낼 수는 없었던 것 같아요.

◇ 박재홍> 그렇군요. 우리 김진수 씨는 제작자가 되셨는데 연기자이셨다가 제작자 입장에서 또 딱 바라보셔야 되는 거 아니에요. 영화 제작되는 과정 보시면서 어떠셨어요?

◆ 김진수> 그런데 그 생각하시는 것과 달리 저는 이렇게 바라볼 수만은 없었고요. 이게 워낙 저예산 영화이다 보니 현장에서 폼을 잡고 있는 게 아니라 차량 통제하고.

◇ 박재홍> 같이.

◆ 김진수> 통제하고 어디 그다음에 저희가 코로나가 있을 때 촬영을 해서 장소가 계속 캔슬이 되는 거예요. 그래서 영화를 찍으면서 제가 다시 또 가서 장소 섭외를 하러 다니고 계속 정신없이 뛰어다녔죠.

◇ 박재홍> 약간 극한직업 제작자 느낌이셨네요.

◆ 김진수> 진짜 여러분, 다이어트에는 영화 제작이에요. 정말 좋아요.

◇ 박재홍> 좀 야위신 것 같아요.

◆ 김진수> 쏙 빠졌습니다.

◇ 박재홍> 개봉된 입장에서 관객들의 반응이 노심초사하시겠어요.

◆ 김진수> 너무 궁금해서 이제 어제 개봉날 같이 객석에 앉아서 영화를 봤거든요.

◇ 박재홍> 그랬어요.

◆ 김진수> 그게 참 너무 희열이 있더라고요. 옆에서 재미있는 장면에서 막 웃으시고 마지막에 막 숨죽여 우시다가 꺼이꺼이 울고 막 이러시는데 서로 옆에 있는 분한테 휴지도 빌려주시는 분도 있고 너무 좋았어요, 진짜. 감동적이었어요.

◇ 박재홍> 감독님은 딱 영화가 시장에 나왔는데 어떠세요? 실제 본인이 구현하고 싶은 정도의 영화화된 어떻게 평가하셨습니까?

◆ 최익환> 이미 만들고 난 다음에 이게 관객의 몫이어서 제가 그것에 대해서 뭐라고 할 얘기는 없을 것 같아요.

◆ 진중권> 혹시 영화 있지 않습니까? 만들어진 영화를 원작자한테 보내주셨나요?

◆ 최익환> 아직은 못 보냈습니다. 이제는 올해 개봉한다는 건 알렸고요. 아직까지는 피드백이 없으셔서. 돈 내라는 것 이후에 피드백이 없어서...

◆ 김진수> 조금 전에 하신 질문에 답을 조금 더 붙이자면 이제 관객의 몫이라고 말씀해 주셨잖아요. 그런데 저희는 어쨌든 열심히 만들었는데 관객분들이 아직 몫을 다 안 해 주시고 계신 것 같아서 좀 몫을 해 주러 좀 많이. 보러 오셨으면 좋겠어요.

◆ 김성회> 이 영화 제목이 뭐라고 하셨죠?

◆ 김진수> ‘나를 죽여줘’. 감사합니다.

◇ 박재홍> 나를 죽여줘.

◆ 진중권> 어디서 상영하나요?

◆ 김진수> 그것은 뭐...

◇ 박재홍> 가까운.

◆ 김진수> 검색해 보시면.

◇ 박재홍> 우리 청취자 정현우 씨가 우리 애청자들 이번 주말에 꼭 보러갑시다라는 말씀 주셨고요.

◆ 김진수> 감사합니다.

◇ 박재홍> 김선영 씨도 감독님, 제작자 모두 멋지신 것 같습니다라는 말씀. 영화 얘기를 좀 해 보겠습니다. 잠깐 말씀하셨습니다마는 우리 사회에서 말하기 껄끄러운 주제를 담았다라는 얘기가 있죠. 그래서 이제 아들이 사춘기를 맞은 장면에서 또 관련 장면이 이슈가 되고 있는데 어떤 장면입니까, 그 장면이?

◆ 최익환> 어디서부터 출발해야 될지 모르겠는데.

◇ 박재홍> 2차 성징 아까 얘기하셨는데.

◆ 최익환> 첫 장면에서 아들이 아빠가 목욕을 시켜주고 있는데 아들이 발기가 돼요. 그런데 그걸 바라보는 아빠 입장은 괜찮다, 누구나 다 그렇다고 하는데 실은 자기 친구들한테는 그 고민을 계속 얘기해요. 이거를 어떻게 하지? 얘가 할 수 없는 게 또 하나 생겨버렸어.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게 또 하나 생겨버렸네. 이걸 어떻게 해야 되지라고 하는데 문제는 아빠가 점점 더 아들보다 아파져요.

◇ 박재홍> 아빠가?

◆ 최익환> 그러면서 아빠가 해 줄 수 있는 일들이 하나 두 개씩 사라지면서 아빠가 어떻게 보면 아들한테 해 줄 수 있는 또 다른 걸 해 주고 가는 것 그 장면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냥 자극적이라기보다는 솔직히 그 장면에서 굉장히 많이 우세요.

◇ 박재홍> 삶이죠, 사실은. 일상의 삶일 수 있고. 그래서 보면 영화 예고편이라는 내용을 보면 아빠가 현재 곁에 영원히 있을 수는 없어라는 대사가 있고 또 아들이 끝까지 아빠랑 같이 있을 거야라는 이 두 대사가 기억에 남는데 그걸 보면 여러 가지를 시사하는 것 같습니다. 어떤 장애인 가족을 둔 가족들의 어떤 부양의 문제라든지 정말 영원히 함께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오롯이 가족이 책임만으로 돌려지는 사회적 구조도 있는 것이고 그런 부분에서 관객들이 생각할 부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최익환> 장애인 가족들을 참 많이 만나봤는데요.

◇ 박재홍> 영화 만드시면서.

◆ 최익환> 배우들하고 같이 만나보고 했는데 제가 경험했던 것 중에 하나가 뭐냐 하면 어떤 아버지와 같이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아버지가 그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자기의 아들도 뇌병변인데 뇌병변인 사람이 청소년이 되면 점점점 몸이 굳어져요.

◇ 박재홍> 뇌병변인 사람이.

◆ 최익환> 몸이 점점 굳어져서 근육이 점점 경직되는 상황들이 됐는데 그때 조금이라도 움직일 수 있으려면 의사가 권했던 게 뭐냐 하면 근육을 찢는 수술을 해야 돼요. 그래야지 조금씩 움직일 수가 있으니까. 그런데 그 선택이 가장 뼈아팠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왜냐하면 그때 그 수술을 했기 때문에 이 아이가 영원히 설 수가 없게 되어버렸대요. 설 수가 없게 되면서 그 친구뿐만 아니라 모든 가족들의 인생이 바뀌어버렸다는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이게 어떻게 알겠습니까? 그때 그게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어떻게 보면 최초에 주어진 어떤 어려움들 때문에 그걸 해결하는 과정에서 어려움들이 있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그냥 느껴지는 것 중의 하나가 그들을 다르게 묘사하고 싶은 것은 아닌 것 같아요. 그게 또 다른 그들의 조건 중에 하나였던 거라고 생각을 하고 그냥 같이 얘기하다 보면 그냥 우리 중에 하나인 부분들도 굉장히 많으세요. 그 안에서 또 다른 또 일상의 삶들이 있고 웃고 떠들고 전부 다 이러고 있기 때문에 다른 것들도 있지만 동일한 부분들도 저는 있다고 생각을 하는 편입니다.

◇ 박재홍> 그래서 감독님이 얼마 전에 종영한 드라마 우영우 변호사 자폐스펙트럼을 다룬 드라마였는데 그거 보시고 굉장히 호평하셨다고 했는데 어떤 면이 좋으셨던 겁니까?

◆ 최익환> 작품도 너무 재미있고 좋았는데 제가 좋았던 부분 제가 나를 죽여줘를 만들고 난 이후에 좋았던 점 중의 하나는 작가분의 시선이 되게 좋았었어요.

◇ 박재홍> 작가분의 시선.

◆ 최익환> 왜냐하면 거기에서 나왔던 우영우의 대사가 아니라 다른 이제 같은 같이 일하는 또 다른 변호사의 입장이었는데 아니, 그 장애인은 대부분 전부 다 약자라고 생각하는데 우리 입장에서 그들을 욕할 수가 없다라는 얘기를 해요. 왜냐하면 그들은 이미 그들은 약자가 아니라 자기한테는 강자처럼 보인다는 얘기를 하는데 어떻게 보면 제가 보고 싶었던 관점들도 그런 것 같아요. 물론 거기에서는 어떻게 보면 균형잡힌 시선들 장애를 단지 약자나 어떤 우리가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서 보는 게 아니라 이런 면도 사회에서 이렇게 착종되어 있는 어떤 딜레마를 보여줬다는 측면이 되게 좋았는데 저희 영화도 실은 보면 그런 요소들이 전부 다 있는 것 같아요. 이게 굳이 장애뿐만 아니라 그냥 삶의 모습들을 담으려고 했기 때문에 그 안에 들여다보면 장애도 있지만 그냥 삶의 얘기이기 때문에 아마 관객들한테도 그냥 쉽게 다가올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 박재홍> 김진수 씨도 만드시면서 그런 부분에서 공감을.

◆ 김진수> 저는 지금 되게 재미있게 보고 있었던 게 말씀 잘하시는 김성회 님이나 진중권 님이 너무 말씀을 듣고만 계시니까 이런 모습은 정말 처음이라서.

◇ 박재홍> 순한 양이 돼서.

◆ 김진수> 너무 그윽한 눈빛으로 쳐다보시니까.

◆ 진중권> 오늘 저녁 코너만 그렇습니다.

◇ 박재홍> 이렇게 한판 클라스처럼 영화 얘기를 할 때. 처음에 실제로 장애인 배우 캐스팅에도 굉장히 공들이셨다고 하셨는데 어떤 면을 중점적으로 보셨어요?

◆ 최익환> 되게 다양한 시도들과 생각들을 많이 해 봤었어요. 저예산이어서 할 수 있는 상상력은 오히려 더 풍부할 수 있거든요.

◆ 김진수> 맞아, 맞아.

◆ 최익환> 꼭 굉장히 잘하시는 유명한 배우분이 아니어도 오히려 가능성들은 더 열리니까. 그래서 처음에 생각했던 것 중의 하나는 아예 장애인 배우면 어떨까. 왜냐하면 초연 올렸을 때는 실제 장애인 배우가 와서 연극에 참여하셨더라고 하더라고요.

◇ 박재홍> 캐나다 연극에서.

◆ 최익환> 그래서 그 방법을 생각했는데 아까 제가 말씀드렸듯이 그냥 제가 좋은 번역자가 돼야 된다고 생각을 했을 때 장애인 배우가 와서 그걸 다 소화할 수 있을까. 저는 그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을 좀 했고 조사를 했지만 그래서 오히려 장애인 배우를 잘할 수 있는 몸을 정말 잘 쓰는 배우가 와야겠다라고 생각을 해서 이제 지금 있는 우리 안승균 배우를 캐스팅을 하게 됐습니다.

◇ 박재홍> 그분은 장애는 아니신 거고. 장현성 씨가 아빠 역할을 했잖아요. 연기 어떠셨나요? 물론 잘하셨겠지만.

◆ 최익환> 엄청 잘했죠.

◇ 박재홍> 내일 CBS 음악FM에 또 출연하십니다.

◆ 김진수> 내일 오전에 이제.

◇ 박재홍> 신지혜의 영화음악에 장현성 씨가 출연하니까.

◆ 김진수> 내일 11시 40분에 장현성 씨가.

◇ 박재홍> 이렇게 깨알 홍보를 해 주시고. 또 영화에서 중요한 주제 중 하나가 죽음에 대한 문제, 존엄사 관련된 마지막 씬이라고 하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영화화 담게 되셨는지 감독님 말씀해 주시면.

◆ 최익환> 영화 중에서 그 얘기를 하는 게 있어요. 아빠가 죽고 싶다, 너무 고통을 참기가 어렵다 이 얘기를 했을 때 아들이 내가 대신 안락사를 시켜주고 싶다고 얘기를 해요. 그런데 고모가 같이 듣고 있던 고모가 엄청 반대를 해요. 왜냐하면 너한테 그러니까 자기는 너하고 아빠처럼 몸이 아픈 사람이 아니어서 어디까지 그 고통을 얘기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저 사람은 내가 사랑하는 오빠다. 그래서 나는 오빠가 살아 있었으면 좋겠다고 얘기하는데 아들은 하는 얘기가 아빠는 고모한테도 오빠고 나한테도 아빠지만 아빠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다라고 얘기를 해요. 결국 존엄사 관련된 얘기는 결국 자기결정권과 관련되는 얘기로 나아가게 되는 방향으로 얘기가 진행되는데 저도 그것에 동의를 하고 그렇습니다.

◇ 박재홍> 그 부분 또 관객들이 보시면서 판단을 하시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결국 영화의 메시지도 나라면 어땠을까 어떤 선택의 문제, 스스로 생각해 보게 되고 그런 질문 자체가 영화의 감동을 배가시키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 보네요. 영화 나를 죽여줘. 어제 개봉됐는데요. 우리 감독님 그리고 제작자인 김진수 씨께서 마지막으로 관객들이 이 영화를 어떻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먼저 바람이 있으시면 먼저 김진수 씨부터.

◆ 김진수> 저희 영화는 어떤 명쾌한 해답을 드리는 영화라기보다는 보고 나시면 참 많은 질문과 조금 전에 얘기하셨지만 나라면 어떨까라는 그런 생각을 많이 하시게 되는 영화입니다. 그리고 아울러서 재미있는 장면도 많이 있고요. 웃음이 있는 장면도 많이 있고 또 마지막에는 많은 눈물을 흘리실 수도 있으시니까 손수건 꼭 챙기시기 바랍니다.

◇ 박재홍> 손수건을 꼭 챙겨야 될 영화다. 펑펑 울었다는 분들이 많으신데. 우리 감독님도 말씀 주세요.

◆ 최익환> 이명세 감독님이 보고 가셨는데 이 영화의 장르는 코미디다라고 하고 가셨어요.

◇ 박재홍> 코미디다. 오히려 재미있게 볼 수 있다.

◆ 최익환> 그런 의미인데 굉장히 재미있는 장면이 많아요. 저희가 큰 말들이 많아서 존엄사, 성 이런 게 많아서 그런데 전반적으로 그걸 살려주고 받쳐주는 건 코미디거든요. 그래서 그런 의미에서 이제 이명세 감독님이 이건 어디 가서 너무 슬프다고 하지 마.

◆ 김진수> 최고의 코미디다 이렇게 얘기해라.

◇ 박재홍> 감동 있는 코미디 영화.

◆ 최익환> 그렇습니다. 재미있습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재미있다, 감동 있다. 두 분의 말씀을 신뢰하시면서 영화를 한번 느끼시면 좋겠습니다. 우리 장혜영 씨는 멋진 제작자, 감독의 호흡이 보기 좋다라는 말씀.

◆ 김성회> 이분 혹시 의원 아니신가.

◇ 박재홍> 우리 장혜영 의원님?

◆ 김성회> 이런 영화 쪽, 장애 쪽 다 관계에서...

◇ 박재홍>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아닐까라는 뇌피셜. 그리고.

◆ 김진수> 흥분이 가라앉으시면 다 같이 한번 손잡고 저희 영화 보러 오시는 건 어떨지.

◆ 진중권> 가겠습니다.

◆ 김진수> 오십시오, 꼭.

◆ 진중권> 주말에 가겠습니다.

◆ 김진수> 감사합니다.

◇ 박재홍> 우리 제이 님도 정치인들이 단체관람해야 될 영화다라고 또 이렇게 말씀을 주셨고 우리 김지연 씨는 감독님 표정과 분위기 정말 맑으시네요라는 말씀 주셨습니다.

◆ 최익환> 감사합니다.

◇ 박재홍> 방송을 들으신 애청자 여러분들이 영화 평이 굉장히 좋기 때문에 잘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오늘 영화 ‘나를 죽여줘’ 제작자인 개그맨 김진수 씨 그리고 최익환 감독이었습니다. 두 분 고맙습니다.

◆ 최익환> 감사합니다.

◆ 김진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