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홍의 한판승부

표준FM 월-금 18:00-19:30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반드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

10/28(금) "빈민촌 프라다 신고간 英 수낵, 셀프주유도 못해 구설수"
2022.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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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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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FM 98.1 (18:00~19:30)
■ 진행 : 박재홍 아나운서
■ 패널 : 진중권 작가, 김성회 소장
■ 대담 : 이택광 경희대 교수

◇ 박재홍>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함께하고 계십니다. 대규모 감세안이 국내에 큰 파장을 일으키면서 트러스 총리 취임 44일 만에 사임을 했죠. 후임으로 인도계 이민자인 리시 수낵이 총리에 오르면서 큰 화제가 됐습니다. 사임 배경은 무엇이고 또 리시 수낵 총리는 어떤 인물인지 이택광 경희대 교수 모시고 말씀 또 궁금증 풀어보겠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 이택광> 반갑습니다.

◇ 박재홍> 진 작가님, 김 소장님 인사 나눠주세요.

◆ 김성회> 안녕하세요.

◆ 진중권> 안녕하세요.

◇ 박재홍> 일단은 새 총리 얘기하기 전에 사임했던 트러스 총리 얘기부터 해 보겠습니다. 대규모 감산 발표를 너무 빨리했다. 그래서 사임했는데 어떤 인물이었습니까, 이 분이?

◆ 이택광> 별명이 카멜레온입니다.

◇ 박재홍> 카멜레온.

◆ 이택광> 원래 자민당이었는데 자민당을 지지하다가 갑자기 보수당으로 들어갔죠. 보수당 들어가서도 정견에 그런 특정한 입장 없이 여기저기 기웃거리면서. 그래서 좋은 말로는 아주 카멜레온처럼 변화무쌍한 실용주의자다. 이런 이야기를 했는데 실용주의였는데 이상하게 이제 극우 쪽에 붙은 거죠, 보수당에. 사실은 실질적으로 총리가 되어서 취한 입장은 극우였습니다. 이민 반대 그리고 기득권 브루주아들에게 좋은 정책을 실시하다가 금융자본에 한 방 맞고 이제 끝났다고 보시면 돼요.

◆ 김성회> 그런데 당원들의 당심이 그랬던 것 아닌가요?

◆ 이택광> 아니죠.

◇ 박재홍> 그렇지도 않고?

◆ 이택광> 그러니까 잘렸죠. 우리도 지금 비슷한 사례가 있잖아요. 강원도에.

◇ 박재홍> 그분 아직 있습니다.

◆ 이택광> 그래서 굉장히 비슷합니다. 그러니까 리즈 트러스가 잘린 이유가 지금 강원도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태와 비슷하고요. 그래서 실질적으로 이거죠. 금융자본, 사실 글로벌 자본인데 이 글로벌 자본과 독자적으로 영국이 우리의 어떤 살림을 챙기겠다. 이게 리즈 트러스의 기본적인 포지션이었고요. 그래서 쿼지 콰텡이라는 사람을 임명을 했는데 그러면서 똑같이 부자 감세하고 쉽게 말하면 그게 국내 기득권 자본가들에게 굉장히 좋은 정책이었던 거죠. 그리고 이제 그 문제점들을 그 감세로 인한 어떤 그런 재정부실을 다른 어떤 중산층이라든가 서민의 세금을 올려서 이제 막겠다. 그 정책을 국제투자자들이나 이런 사람이 받아들일 거라고 오판한 거죠. 그래서 이 사태가 벌어진 것이고 결정적으로 사실 만약에 글로벌 에너지 위기나 이런 게 없었다고 한다면 먹혔을 수 있어요. 왜냐하면 브렉시트 때문에 영국 경기가 좋아져서 어쨌든 상당히 경제가 잘 돌아가고 있다, 이런 이야기가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팬데믹까지만 하더라도. 그런데 이제 이게 이런 세계적인 정세의 변화를 읽지 못한 거죠. 한마디로 말하면 너무 이데올로기에 경도돼서 극우적 포지션을 너무 쉽게 받아들였고 그래서 너무 이제 포퓰리즘 쪽으로 왔다 갔다 카멜레온처럼 하다가.

◇ 박재홍> 카멜레온처럼 해서 총리까지 올라갔는데 카멜레온 같은 정책 성향 때문에 다시 최단명.

◆ 이택광> 그렇죠. 그게 이분의 뭐라 그럴까요. 성공 요인인데 그게 실패 요인으로 작동한 거죠. 굉장히 기시감이 들지 않으십니까?

◇ 박재홍> 44일 만에 사임했는데 이게 최단명이 아니라면서요, 역사적으로 보면.

◆ 이택광> 그러니까 이제 지금 보도는 최단명으로 나오고 있는데요. 영국 역사에서 최단명 총리는 바스 백작이라고 있습니다.

◇ 박재홍> 바스 백작?

◆ 이택광> 윌리엄 풀티니라는 사람이 있는데 2일 했습니다. 2일 만에 잘린 사람도 있고요. 4일도 있어요.

◆ 김성회> 언제적 분들이십니까?

◆ 이택광> 이분들은 18세기 총리. 그러니까 이제 19세 이후로 본다면 트러스 총리가 가장 짧죠.

◆ 진중권> 44일이면 장기 집권했네요.

◆ 이택광> 장기 집권이죠.

◇ 박재홍> 굉장히 오래 하신 건데. 그랬군요. 그런데 이게 이제 내각 책임제니까 이런 상황이 있을 수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굉장히 빨리 책임지고 빨리 물러가는구나.

◆ 이택광> 그렇지는 않아요. 물러나지 않으려고 했는데 말씀드렸던 것처럼 이게 완전히 영국 경제가 완전히 끝날 뻔했죠. 영국에 IMF가 올 뻔했잖아요.

◇ 박재홍> 이분 때문에.

◆ 이택광> 이게 어떤 거냐 하면 이게 미친놈 경제 전략이라고 그러는 건데 북한이 잘 쓰는 전략이죠. 미친놈이 하나 있으면 우리가 걔가 불편해서 우리가 결국은 어떻게 됩니까? 걔 말 들어주게 되잖아요. 그 정책을 쓴 겁니다. 완전히 극우적 정책을 쓴 거죠. 그래서 우리가 이렇게 개기면. 이게 방송용으로 적절한지 모르겠는데.

◇ 박재홍> 저항하면. 자신의 뜻을 관철하면.

◆ 진중권> 미친 짓을 계속하면.

◆ 김성회> 원래 미치광이 전략이라고 얘기를 하는데.

◆ 이택광> 죄송합니다. 제가 방송에 익숙하지 못해서요.

◇ 박재홍> 괜찮습니다.

◆ 이택광> 어쨌든 그 전략을 쓰면 손을 뗄 것이다. 얘네들이 어쩌지 못하지 않겠냐 우리가 그래도 경제 6위인데 이렇게 한 거예요. 그러다가 한 방 맞은 거죠. 이제 확 떨어지고 거의 채권이죠. 채권이 완전 휴지 조각이 되기 직전에 여러분 잘 아시는 영란은행이 개입하면서 이게 이제 살아났는데 영란은행이 개입했다는 것도 지금 와서 다시 밝혀지기에는 애매했다는 거죠, 태도가. 진짜 망할 뻔했어요.

◆ 김성회> 그러면 총리를 물러나게 하는 그러니까 실질적인 힘은 뭔가요? 본인이 눈치 보고 나오는 건가요?

◆ 이택광> 아니요. 보수당 지지 세력이죠. 보수당 지지 세력 내에서 얘는 안 되겠다 이러면서 팽 시킨 거죠.

◆ 김성회> 안 되겠다고 하는데 그래도 총리가 법적으로 버틸 수 있잖아요.

◆ 이택광> 버틸 수 있는데 이대로 가다가 보수당이 완전 망하게 생겼으니까.

◆ 진중권> 보수당 지도부 내에서 공감대가.

◆ 이택광> 지도부 내에서도.

◆ 진중권> 자진 사임하라고 요구를 하죠.

◆ 이택광> 그렇게 밀어붙였고 만약에 이게 트러스가 계속 안 나가고 있으면 정치를 계속할 수가 없어요.

◆ 김성회> 그러면 윤리위를 소집을 해서.

◆ 이택광> 그래서 나갈 때 절대 사과하지 않았잖아요. 사과하지 않았고 왜냐하면 영국은 또 왕이 있잖아요. 왕이 상황판단을 보고 얘는 아니다 싶으면 와서 해임을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명목상 해임할 수 있기 찰스 3세께서 이건 도저히 아니다 싶으면 와서 그냥 의회에 들어오면 돼요. 의회에 들어오는 순간 의회가 해산되는 겁니다, 공식적으로. 한 번도 들어온 적은 없어요.

◆ 김성회> 혹시 이틀 했다는 건 18세기 왕이 들어와서 해산된 건가요?

◆ 이택광> 조지 2세가 들어와서 해산시켜버린 거예요. 왕이 들어오면 끝나요. 그러니까 왕이 못 들어오게 그게 뭐냐 메이스라는 지팡이가 있잖아요, 얄궂은. 그 지팡이로 왕정복고 때 이 저지주라는 게 있는데 이 저지주가 왕당파의 본산이거든요. 이 저지주가 끝까지 싸워서 결국 왕권을 복권시켜요, 영국 내전 때 크롬웰에 대항해서. 그때 이제 너무 고마워서 은으로 이렇게 만들어서 하사했던 지휘봉 같은 게 있어요. 그걸 항상 갖다 놓거든요. 걔가 있으면 의회가 돌아가는 거죠. 그런데 얘가 안 들어오고 왕이 들어오면 해산돼야 해요. 다 룰이 있습니다. 재미있죠?

◇ 박재홍> 교수님이 말씀하시니까 재미있는 것 같아요.

◆ 이택광> 이상한 나라예요. 우리도 좀 그랬으면 좋겠어. 우리도 좀 그랬으면 좋겠어 뭐 주면.

◇ 박재홍> 국회 선진화법도 필요 없고 그런 게 있으면.

◆ 이택광> 왕이 오시면 되는 거죠.

◇ 박재홍> 굉장히 보리스 존슨도 굉장히 얘기가 많았던 분이었고, 총리로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수당 정부가 지금 계속 유지되는 이유는 뭡니까, 영국 내에서?

◆ 이택광> 아니, 그러니까 영국은 보수당의 나라입니다. 사실 가만히 보시면 노동당이 집권한 적이 얼마 없어요, 그러니까. 한 두세 번밖에 없고요. 대부분 보수당이 집권했고 그리고 보수당이 상당히 변화를 많이 모색해 왔죠. 보수당은 능력 있는 보수정치인이 나오면 잘되는 거고 능력이 없는 보수정치인이 나오면 또 바뀌는 겁니다.

◆ 진중권> 현재 노동당 상황은 어떻습니까?

◆ 이택광> 노동당은 지지율이 올라갔어요. 그러니까 이게 위협이 되는 거죠. 이전까지 고든 브라운 이후에 노동당도 정말 브렉시트 이후에. 왜냐하면 실질적으로 요크셔가 제가 공부했던 곳인데 그곳은 대부분 다 노동당 지지 세력, 우리로 치면 호남 같은 곳이에요. 그런데 이제 이게 갑자기 브렉시트 때 다 보수당으로 가버린 거죠. 그러니까 트럼프하고 똑같은 일이 일어난 겁니다. 그래서 이전에 과거에 민주당 지지자들이 전부 다 갑자기 공화당을 지지하게 되는 것처럼 영국도 이제 지금 그런 노동당을 지지하던 유권자들이 갑자기 보수당을 지지하게 된 거죠, 브렉시트 때문에. 그래서 노동당은 그 이후로 완전히 그냥 아무 개점휴업 상태였는데 살려준 거죠.

◇ 박재홍> 보수당이 너무 못하니까 노동당에 관심이 갔다.

◆ 진중권> 이번에 리시 수낵이 새 총리가 됐는데 이것 때문에 인도에서 난리가 났더라고요. 난리가 났는데 어떤 인물입니까?

◇ 박재홍> 인도 이민자들 출신이기 때문에.

◆ 이택광> 사실 인도가 더 난리가 났죠. 영국은 조용하잖아요. 영국은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뭐 상당히 중요한 사건이에요. 왜냐하면 영국은 처음으로 쉽게 말하면 유색인종이 이제 이민자 출신 유색인종이.

◇ 박재홍> 미국에서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이 된 것처럼.

◆ 이택광> 정말 난리 통이었는데 너무 조용하게 끝났고 처음에 이제 등판 보통 일반적으로 총리가 되면 이제 처음으로 글레디에이터처럼 이렇게 콜로세움에 갑니다. 그게 의회예요. 재미있는 건 그 의회가 굉장히 쪼매난 공간이거든요.

◆ 진중권> 좁더라고요, 영국은.

◇ 박재홍> 조그마한 공간이라고 표현해 주시죠.

◆ 이택광> 쪼매난 게 훨씬 더 좋은 어감 아닙니까? 쪼매납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말맛이 있네요.

◆ 이택광> 쪼그마한 곳인데 그래서 지각을 하면 우리도 이건 본받아야 돼요. 지각을 하면 국회의원들이 서 있어야 돼요. 그래서 다 뒤에 서 있는 분들이 지각하신 분들이에요.

◆ 진중권> 손도 들게 해야 돼, 손도 들게 해야 돼.

◆ 이택광> 무릎도 꿇어야 되고 그런데 어쨌든 뒤에 서 있습니다. 그래서 늦게 가면 안 돼요. 그래서 특권 캐비넷 멤버들만 앞에 앉을 수 있는 권한이 있고 나머지는 다 서 있거든요.

◇ 박재홍> 늦게 와서.

◆ 이택광> 그분들 늦게 서 계신 분들은 대부분 늦게 오셔서 그런 분들이고 그래서 이 수낵은 재미있는 건 뭐냐 하면 이분은 영국이랑 아무 관계가 없어요. 영국에서 난 사람이에요, 그러니까. 부모들이 영국 이민자인데 정확하게 말하면 부모들도 인도계 출신인 거지 인도에서 이민을 간 게 아니라 아프리카에서 이민을 간 사람들입니다.

◇ 박재홍> 케냐, 탄자니아.

◆ 이택광> 그렇죠. 케냐에서 왔고 원래 수낵의 할아버지가 나이로비로 이민을 가서 거기에서 영국 제국 그 당시에는 제국의 하급 관리인으로서 하게 돼요, 1935년도에. 그래서 케냐에 이주해 가서 거기에서 다시 또 영국으로 이주해 와서 여기에서 우리 그 학부모님들처럼 미국에 이민 가서 공부를 엄청 열심히 시켜서 이튼 스쿨에 보내고 이렇게 한 거죠. 이게 엄청난 반향을 인도 내에서 일으키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사실은 인도하고 관계없는데 인도에게 굉장히 큰 영향을 주는 것이고요. 그리고 또 재미있는 게 뭐냐 하면 영화에 보면 인도 영화 중에 힌디미디움이라는 영화가 있어요, 힌디미디움. 이 영화가 있는데 제목은 영어 제목인데 어쨌든 이 내용이 뭐냐 그러면 치맛바람에 대한 얘기입니다.

◇ 박재홍> 교육열.

◆ 이택광> 인도 중산층 부모가 아이를 귀족으로 키워내기 위해서 귀족 학교에 보냈다가 크게 각성하고 공립학교에 보내는 그런 내용이에요. 굉장히 좋은 내용인데 이런 걸 보시면 아시겠지만 인도 내에서 지금 중산층들은 굉장히 큰 교육열에 불타고 있는데 이 리시 수낵이 완전 어마어마한 모범 사례가 되는 거죠. 우리 애도 총리가 될 수 있구나, 이런 걸 깨닫게.

◇ 박재홍> 옥스퍼트 PPE 그러니까 정치 철학, 경제 전공하고 스탠퍼드 MBA를 하고.

◆ 이택광> 심지어 골드먼삭스에서 애널리스트로 활동을 했고 그다음에 재미있는 건 수낵이 자기가 정치에 입문할 때 2015년 입문합니다. 그때 보통 입각을 하죠. 섀도 캐비넷이 들어오는데 그때 재미있는 게 뭐냐 하면 성서가 아니고 바가바드기타 위에 올려놓고 선서를 해요. 그걸 허락해 준 영국도 참 재미있어요. 만약에 미국에서 그랬다면 총 맞죠. 그런데 어쨌든 그걸 인정을 해 줘서 바가바드기타 위에 손을 넣고 스스로 합니다.

◆ 진중권> 그것도 인도 정체성을 고백한 거잖아요.

◆ 이택광> 그런데 인도인이 아니라니까요, 이분이. 그리고 또 잘 보시면 기자회견을 하잖아요. 찰스 3세를 만나고 와서 기자회견을 하는데 잘 보시면 오른손에 이렇게 그걸 끼고 있죠. 팔찌를 끼고 있어요. 빨간 팔찌를. 그게 뭐냐 하면 지금 현재 인도에서 빛의 축제라는 걸 하거든요. 디왈리라는 축제를 하는데 그 디왈리 축제에서 카왈라라고 하는 그 빛을 상징하는 팔찌예요. 모든 것이 세팅이 돼 있는 겁니다.

◇ 박재홍> 의도적으로?

◆ 이택광> 영국은 세팅이 안 돼 있으면 안 움직여요.

◆ 진중권> 인도계 이민자들의 표를.

◆ 이택광> 인도 이민자들의 표가 뭐냐? 노동당 지지표에요. 인도계의 이민자들 61%가 노동당을 지지하거든요. 그러니까 수낵이 총리가 된 이유가 있는 거죠.

◇ 박재홍> 그러니까 보수당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

◆ 이택광> 보수당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 너무나 멋진 선택지가 되는 거죠. 리즈 트러스를 했는데 얘는 어떻게 보면 보수당의 많은 사람들이 이 사람 제대로 될까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게 프래그마티즘이라는 걸 밀어붙인 거거든요. 이 사람 대단히 카멜레온적인 그런 게 있기 때문에 실용적이다.

◇ 박재홍> 실용주의.

◆ 이택광> 이랬는데 사고를 쳐버리니까 버리고 수낵으로 간 거예요. 원래 수낵이 후계자였어요.

◆ 김성회> 워낙 젊잖아요.

◆ 이택광> 42살밖에 안 됐어요.

◇ 박재홍> 42살.

◆ 진중권> 뭔가 총리가 될 만하면 그전에 정치적으로 업적을 쌓거나 신용을 얻거나 그런 업적이라는 게 좀 있어야 되잖아요. 그런 게 있었나요?

◆ 이택광> 있죠. 아이 톨드 유 쏘(I told you so)가 있죠. 그러니까 트러스하고 원래 경선을 했죠. 총리 경선을 했는데 그 트러스의 경제 정책에 대해서 일일이 비판을 합니다. 내가 너처럼 하면 망한다. 그런데 그대로 된 거예요. 그래서 훌륭한 애널리스트라는 이미지를 만든 거죠. 그래서 아이 톨드 유 쏘가 유행이었어요. 내가 그렇게 말한 대로 됐잖아 이렇게. 우리 진 선생님 잘하시는 내가 말한 대로. 영국에 계셨으면 한자리하는 건데.

◆ 진중권> 아이씨, 여기 살아서 총리를 못 했네.

◆ 이택광> 그렇지 않나?

◇ 박재홍> 그런데 그래서 이제 이 억만장자입니다. 이분이 또 총리가 재벌 딸과 결혼했다라고 해서 억만장자 총리인데 눈치 없이 프라다 신발을 신고 빈민촌에 방문했다고 했는데 이거는 그럼 이건 못 짰네요. 아까 팔찌까지 잘 매치했는데 신발은 생각을 못 했나 봅니다.

◆ 이택광> 그것만 아니죠. 신발만 생각을 못 한 게 아니라 이 사람이 재무장관에 재직할 때 재무장관은 거의 넘버2예요. 그러니까 영국의 재무장관은 넘버2기 때문에 원래는 이제 왕의 재무장관이 총리였습니다. 그러다가 이제 총리가 나오면서 재무장관의 넘버2가 됐는데 그래서 굉장히 높은 자리까지 간 거예요, 얘가. 얘라고 하면 안 되니까 지금은 한 나라의 수장이니까. 우리 그러니까 수낵 총리가 그런 책임 있는 자리에 있어서 이미 그걸 수행하고 있었던 거죠. 그러다가 이 사람이 뭔가 그런 뭐라고 해야 되지 총리로서 자기가 재무장관으로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서 에너지 문제가 한참 문제가 될 때 차를 타고 자기가 기름 넣는 그런 걸 했었어요. 한 번도 기름을 넣어본 적이 없는 거죠. 차를.

◆ 진중권> 오뎅 먹으러 가는 거랑 비슷해요.

◆ 이택광> 차를 몰고 가는데 기름을 넣는. 셀프주유소에서 넣어야 되는데 못 해서 이제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죠.

◆ 김성회> 반기문 총리 지하철 사건이랑 비슷한 거군요.

◆ 이택광> 똑같습니다. 지하철표를 사지 못하는 것과 똑같고 많잖아요, 우리도. 버스값 몰라서 그랬던 거고.

◆ 김성회> 저도 오늘 아침에 셀프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었는데요.

◆ 이택광> 그래서 이제 한 번도 넣어본 적이 없죠. 그러니까 그런 문제가 발생해서 여러 가지 구설수에 올랐어요. 그런데 아이 톨드 유 쏘로 한 방에 다 정리해버린 거죠.

◇ 박재홍> 내가 다 그렇게 말했잖아.

◆ 진중권> 내 말 맞잖아.

◇ 박재홍> 내 말 맞잖아.

◆ 진중권> 내가 뭐라 그랬어.

◆ 김성회> 그런데 이렇게 30대 후반, 40대 초반의 정치인들이 재무장관으로 발탁되고 올라갈 수 있는 구조가 우리나라하고는 좀 다른데 무슨.

◆ 이택광> 영국은 계보 정치가 없습니다.

◇ 박재홍> 계파?

◆ 이택광> 계파가 존재하지 않고요. 그리고 지금 우리나라처럼 이런 구조가 아니에요. 중앙정치가 굉장히 강한 구조가 아니고 지방자치가 굉장히 강하기 때문에 지역에서 자기가 지지를 얻고 올라오면 돼요. 이 사람이 리치먼드에서 당선됐기 때문에 리치먼드가 완전 보수당의 텃밭입니다. 그러니까 저는 제 생각은 역시 제 뇌피셜은 뭐냐 그러면 키웠다는 거죠, 보수당에서. 의도적으로 키웠을 것이고 또 이 수낵이 충분히 능력이 되기 때문에 올라왔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러니까 영국은 계파정치가 아니고 능력이 뛰어나면 무조건 올라오는 거예요. 일을 시켜보고 실패하면 이렇게 리즈 트러스처럼 잘라버리고 성공한 사람 올라오기 때문에 진짜 능력주의죠. 개인 능력주의로 간다고 보시면 되고 그리고 또 한 가지는 말을 못 하면 절대 정치를 못 합니다.

◇ 박재홍> 말, 스피치.

◆ 이택광> 말을 잘해야 되고요. 그거 BBC에서 보도를 하고 있기 때문에 가서 국회방송 유튜브에 많이 있습니다. 한번 가서 보시면 그러니까 총리 혼자 놔두고 총리를 놔두고 전부 다 국회의원들이 나와서 조지잖아요.

◆ 김성회> 그러면 섰다 일어섰다 하면. . .

◇ 박재홍> 공격한다.

◆ 이택광> 말싸움을 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거기서 재미있는 게 뭐냐 하면 예를 들어서 노동당 당수와 총리가 붙었다 그러면 그게 1면에 나와요.

◇ 박재홍> 한판승부한다.

◆ 이택광> 한판승부했다 이렇게 딱 나오는 거예요. 그 자체가 그냥 하나의 거대한 극장이죠. 그래서 이제 약간 비판적인 그런 네이밍이 뭐냐 그러면 영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시트콤이다 이런 이야기가 있죠. 최고의 시트콤이라는 이야기가 또 있어요.

◇ 박재홍> 그렇군요. 우리 정치권보다는 어떤 나이 문제에 민감하지 않군요, 능력만 본다.

◆ 이택광> 나이만 민감한 게 아니라 어쨌든 능력만 있으면 무조건.

◆ 진중권> 정당의 시스템이 살아 있는 거예요. 원래 그게 맞죠. 올라와야 되는데.

◆ 이택광> 그런데 이제 그게 과거까지의 영국 정치에서 맞는데 브렉시트 이후에는 영국 정치도 우리 정치처럼 됐기 때문에 사실 지금은 뭐 어느 게 더 잘하고 있다 이렇게 말하기가 굉장히 어려워요. 지금 수낵 같은 경우도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그나마 제일 낫기 때문에 된 것이지 보수당 자체는 지금 굉장히 분열 상태입니다.

◆ 진중권> 수낵 이 사람의 그럼 정책 같은 건 어떻습니까?

◆ 이택광> 정책은 그대로 보리스 존슨을 따라가신다고 보면 되고요. 그러니까 원래 이제 수낵이 나오면서 하는 이야기가 위 윌 픽스 브리튼이잖아요. 우리는 브리튼을 고치겠다. 고치겠다는 뜻을 새로운 걸 만들겠다는 게 아니라 그 이전 상태로 돌리겠다는 거죠. 리즈 트러스가 망친 것을 우리가 바로잡겠다고 기본적으로 지금 보리스 존슨이나 브렉시트 이후에 그 보수당의 정책은 두 가지가 같이 있습니다. 중도 정책과 극우 정책이 같이 있죠. 극우 정책은 이제 국경 통제를 강화해서 이민자를 받지 않겠다. 또는 이렇게 난민들을 받지 않겠다는 거고요. 중도 정책은 NHS 같은 과거에 그런 국가 의료보험 체제 같은 걸 재정을 늘리겠다. 국제정책을 많이 실시하겠다 이런 거예요. 이 두 가지가 같이 있고 그래서 우리나라와 되게 비슷하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게 어떻게 보면 예전에는 명확하게 나뉘어져 있었는데 영국 정치도 이제 나뉘어지지 않은 거죠.

◇ 박재홍>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비교를 하기도 하는데 비교가 맞습니까?

◆ 이택광> 오바마하고 비슷한데 상당히 다르죠. 오바마만 하더라도 그게 있잖아요, 그러니까 기본적인 인종 문제가 있지 않습니까? 그렇죠? 영국은 공식적으로 인종 문제가 없어요. 공식적으로 없고. 다문화주의 사회라고 이제 부르죠. 그러니까 미국이 멜팅포트 정책이라고 해서 이제 모든 것을 하나의 미국이라는 그 문화 속에 녹여낸다라는 그런 어떤 주의라고 한다면 영국은 그냥 다문화 차이니즈 런치 박스라 그러죠. 그냥 반찬대로 이렇게 나눠져 있기 때문에.

◇ 박재홍> 계급화돼 있다.

◆ 이택광> 계급화라기보다는 그냥 문화적으로 나눠져 있는 겁니다.

◇ 박재홍> 그걸 불편해하지 않고?

◆ 이택광> 그렇죠. 그러니까 그걸 간섭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수낵이 됐다는 건 그냥 인도의 그룹이 능력이 출중해져서 됐다 이렇게 보는 거죠. 그래서 사실 이게 만약에 우리나라나 일본 같은 관계라고 하면 받아들일 수 없죠. 우리 한국인이 갑자기 일본의 총리가 됐다고 생각해 봅시다. 받아들이지 못하죠. 민족주의가 강한 나라에서는. 그런데 영국은 민족주의보다는 다문화주의가 강하기 때문에 이걸 정책적으로 실시해 왔어요. 그래서 물론 비판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렇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하나의 통합적인 그런 게 없다 이런 이야기인데 수낵이 어쨌든 총리가 됨으로써 형식적으로는 영국이 하나의 어떤 그런 이게 그래도 기회가 오는구나라는 느낌을 줄 수는 있는 거죠.

◇ 박재홍> 이제 미국 보수당에서 어떤 노동당의 상승기류를 막기 위해서 수낵을 세웠다라는 해석도 해 주셨는데 지금 조기 총선을 요구하는 영국 내 여론이 꽤 높다고 합니다. 새 내각이 과연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냐.

◆ 이택광> 그렇죠. 그건 이제 지켜봐야 되는데 17일날 다음 달 17일이죠. 그때 경제정책을 발표한다 그랬어요. 그러니까 한 달 정도 장고를 거친 뒤에 발표를 할 것 같은데 한 달이 아니군요. 한 보름 정도. 보름 조금 더 넘는데 사실 그때 어떤 정책을 내놓느냐에 따라서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내각이 다시 또 그런 소용돌이로 빨려 들어갈지 아니면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다음 총선까지 유지할 수 있고요. 결정적으로 사실 지금 이 문제도 뭐냐 그러면 원래 이제 임기보존제를 원래 했었습니다.

◇ 박재홍> 총리에 대해서?

◆ 이택광> 총리 이것 해서. 그런데 그걸 없애버렸잖아요, 보수당이. 자기들이 그냥 또 자기들 유리하게. 그러니까 총리가 국회를 마음대로 해산할 수 있도록 이렇게 자기들 권한을 더 강화시켜버렸거든요. 그러니까 이제 노동당 입장에서 계속 요구할 수 있게 된 거예요. 만약에 이게 노동당이 만들었던 임기보존제 그대로 있었다고 한다면 2025년까지 기다리면 되는 거였는데 결국은 이것도 이제 보수당의 자승자박이라고 봐야죠.

◆ 진중권> 그런데 이제 브렉시트 있지 않습니까? 이 브렉시트에 대해서 말이 참 많은 것 같은데 영국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이 브렉시트를 어떻게 받아들입니까? 이걸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이 많은 거예요? 어떤 보도에 따르면 이거 잘못됐다 되돌리자 이런 얘기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은데.

◆ 이택광> 그러니까 노 딜 브렉시트가 있죠. 이건 일부 이제 정치인들과 노동당이 지금 당연히 노 딜 브렉시트를 주장하고 있고요. 그리고 뭐 녹색당이나 브렉시트를 다시 이제 무효로 돌리는 그런 걸 하고 있는데 당연히 여론은 노 딜 브렉시트가 아닙니다. 브렉시트 무효로 돌리자는 쪽이 아니고 리즈 트러스가 그 힘을 받아서 집권을 해서 너무 가버린 거예요. 너무 가버려서 그런 사태가 발생한 거고 궁극적으로는 이거죠. 그러니까 이게 상당히 묘한 것이 신자유주의라고 불리는 우리가 글로벌 경제. 이 글로벌 경제로 인해서 야기되는 그런 문제. 글로벌 경제가 뭐냐 그러면 하나의 룰로 하나의 법으로 다른 시장들 통합하는 거거든요. 이거는 시장을 통일시키는 게 아니라 동일한 룰을 다 적용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제 영국 사람들 불만인 거예요. 왜 우리들은 손해를 보고 있냐 이렇게 하는 거고 EU에 대해서 우리가 경제적으로 잘 사는데 그리스나 이런 데다가 우리가 돈을 주느냐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고 상식적으로 생각한다면 그런 생각이 들 수 있잖아요. 그런데 이제 그렇기 때문에 이 글로벌 경제가 부유하는 그런 부담을 벗어나기 위해서 많은 이제 그런 우리로 치면 그런 어떤 선동들이 또 있는 거죠. 특히 극우적 선동들이 있었던 것이고 그런 문제들이 커진 거죠.

◇ 박재홍> 이택광 교수님이 굉장히 쉽게 풀어주시니까 귀에 쏙쏙 들어온다는 청취자들의 반응이 많이 있었습니다. 오늘 영국 얘기는 여기까지 듣죠. 경희대학교 이택광 교수님 고맙습니다.

◆ 이택광>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