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홍의 한판승부

표준FM 월-금 18:00-19:30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반드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

8/19(금) '우영우' 속 삼형제의 난, 실제 이야기는?
2022.08.19
조회 353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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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FM 98.1 (18:25~20:00)
■ 진행 : 박재홍 아나운서
■ 패널 : 진중권 작가, 김성회 소장
■ 대담 : 조우성 변호사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에피소드 원작자)


◇ 박재홍> CBS라디오 한판승부 함께하고 계십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최근 대한민국 최고 화제 드라마죠. 안 보신 분이 없을 정도로 인기였고. 심지어 진 작가님도 보시는 것 같아요. 어제로 시즌1이 종료가 됐는데. 그래서 오늘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드라마 에피소드 원작 에세이의 저자를 만나보겠습니다. 26년간 변호사로 활동해 오셨고 또 드라마에서 반영된 사건들 중 몇 건을 다루신 분이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여러 법적 사건을 모아서 <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이긴다>, 이런 책을 내신 분이세요. 그리고 이 책이 대만에서도 곧 또 출간된다고 하는군요. 저자인 조우성 변호사를 모셨습니다. 어서 오시죠, 변호사님.

◆ 조우성>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박재홍> 진 작가님, 김 소장님 인사하시죠.

◆ 진중권> 넷플릭스가 없어서요. 요약본이 있잖아요. 1회부터 15회까지 정주행하고 왔습니다.

◇ 박재홍> 이게 쉽지 않아요, 우리 진 작가님이.

◆ 진중권> 요약본도 25분짜리예요, 긴 겁니다.

◇ 박재홍> 일단은 우영우 변호사, 그러니까 변호사 우영우 보신 분들이 우리 조우성 변호사님 모신다고 하니까 드라마 속의 어떤 분이 우리 조우성 변호사냐. 정명석 변호사가 우리 조우성 변호사 맞습니까?

◆ 진중권> 정명석 변호사 맞습니까?

◆ 조우성> 그건 아닌 것 같고요. 결국은 이게 저도 한 3년 전에 어느 변호사로부터 연락을 받았어요. 드라마 제작사 A스토리라고. 다 알려져 있으니까, A스토리 고문 변호사인데 자기네 고문기업인 A스토리가 지금 드라마를 하나 준비 중인데 제가 이미 책을 쓴 게 있었는데 거기서 스토리 몇 개를 쓰고 싶은데 가능하겠느냐 그래서 어차피 제 책이 많이 알려지는 거야 나쁜 일이 없으니까 그렇게 합시다. 어떤 내용이에요 그러니까, 여성 변호사 원톱 주연인데 성장드라마라 그러는 거예요. 그런 드라마가 별로 없었지, 잘 될까 그래서 3년 전에 그때 전화를 받고 그럼 나중에 준비되면 계약합시다라고 그랬는데 연락이 없었어요. 한 2년 정도. 저는 잊고 있었죠. 그러다가 작년 연말에 다시 연락이 온 거예요. 주연배우 캐스팅 때문에 계속 기다리다가 나중에 들어봤더니 박은빈 씨를 꼭 캐스팅하고 싶은데 다른 드라마로 먼저 가니까 기다렸다는 거죠. 그 1년을 기다렸다가 다시 캐스팅이 시작된다. 그래서 다시 살아났군요 그러면서 그때 제가 계약을 하고 드라마를 기다렸죠. 원래 이 책은 제가 두 권에. 10년 전에 하나 나오고 7년 전에 하나 나온 책이었어요. 그랬는데 그 책이 유통되다가 제가 좀 아쉬운 마음이 있어서 이걸 좀 더 잘 내고 싶다 그래서 책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마침 이 얘기가 나오고 그래서 드라마랑 같이 하면 나쁘지 않겠다 그랬는데 출판사 입장에서는 요즘 드라마 된다고 그 책 잘 나가지도 않습니다.

◆ 진중권> 어느 정도인지가 문제지.

◆ 조우성> 그렇죠. 드라마가 얼마나 많은데 하기야 그렇겠죠. 그래서 저희들은 한 3월, 4월달에 책을 내려고 그랬어요. 그랬는데 A스토리 측에서는 가능하면 맞춰달라. 그래요? 전체 스토리 중에 제 얘기가 그렇게 많이 들어간 것도 아닌데. 그런데 어떻게 하든 같이 맞춰서 출간을 하다 보니. 그리고 저 말고 다른 변호사님들 책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분 책들은 또 몇 년 된 책이라서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안 하신 것 같고 제 책은 같이 이렇게 하다 보니까 마케팅을, 어차피 마케팅비 잡아서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이게 서로 이렇게 매치가 돼서 마치 제 책이 메인인 것처럼, 제가 좀 부끄러운 일인데. 그래서 제 책이 너무 떠버렸어요. 그래서 출판사 신났죠, 뭐. 그런데 사실은 이 드라마가 이렇게 잘 될 줄은 방송계에 계신 분들 들어봐도 잘 몰랐더라고요. 왜냐하면 채널도 좀 신생 채널에다가 그렇다고 아주 속칭 우리가 말하는 특A급 습타가 있는 것도 아닌데 진짜 복불복이다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 진중권> 드라마에서 변호사님이 직접 담당하신 사건들이 어떤 건가요?

◆ 조우성> 4화에 보면 보상금을 다 뺏기게 된 3남이 1남이나 형들에게 몇 대 맞아서 그걸 그쪽으로 바꾼 형제의 난이라고 하는 4화. 그다음에 11화 때 보면 로또 관련 분쟁인데 로또를 3명이서 이렇게 샀다가 누구라도 하나 당첨되면 1/N로 하자 그랬는데, 하나가 다 가지려고 하니까 안 돼 싸워서 그걸 뺏어왔어요. 뺏어왔는데 이제 부인하고 불화가 생겨서 이혼을 하게 된 거예요. 그런데 이건 재산분할 청구대상이 아니지 않소 이러면서 그 남성이 다 뺏어가버리는 거죠, 그 남성이. 그랬는데 결국 그래서 그 아이들은 그 부인이 그냥 데리고 있는데 남편이 불의의 사고를 당하는 바람에 모든 미성년자에게 상속이 되면서 돌아오는 이런.

◆ 진중권> 실화군요.

◆ 조우성> 인생의 부침의 단계를 제가 경험했던 것들.

◇ 박재홍> 실제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얘기네요.

◆ 조우성> 횡재 반대말이 횡액인데 횡재가 횡액이 되는 그런 걸 스토리로 엮었는데 그게 11화에 나왔고요. 그다음에 나머지는 제주도 로케이션하는 것 중에 어떤 국숫집을 다시 살리고 하는 그 과정의 그 스토리 그 정도가 쓰였습니다.

◇ 박재홍> 재미있는 스토리가 우리 변호사님이.

◆ 김성회> 삼형제 같은 경우에는 3남이 실제로 손해볼 정도로 상속을 나눴던 것이 드라마적 장치 아니에요?

◆ 진중권> 정말 그렇게 모르는 사람이 있나요?

◆ 조우성> 이제 일단은 형제의 난 같은 경우에는 70%까지가 팩트고 30%는 제가 조금 꾸민 건데, 팩트는 어디까지냐 그러면 삼형제가 있었는데 부모님이 돌아가시면서 시골 논이었거든요. 아들 1남, 2남은 다 서울에 가서 사업하고 공무원하고 그러니까 시골에 있는 3남에게 땅을 물려준 거예요. 그리고 농사 지으면 형들이랑 나눠가져라. 별로 가치도 없는 땅이었어요. 그래서 3남은 부모님도 모시고 그다음에 농사 지으면 다 형님들 드리고 그랬는데 보상이 떨어진 거죠. 100억이 떨어진 거예요. 그러면 우리 생각에 그냥 3분의 1씩 나누면 해피하잖아요. 그런데 형님들이 욕심을 가진 거예요. 그리고 형님들이 일종의, 한 형님은 사업하다 망하고 이러니까 각서를 가지고 온 거죠. 동생아, 이것 좀 써라. 그러면서 우리나라 법이 이렇단다. 큰형은 50%, 둘째가 30%, 셋째가 20%, 이런 식으로 다 써온 거예요. 그건 또 그렇다고 치는데 그다음에 밑에 뭐라고 돼 있었냐면 제세공과금은 3남이 부담한다. 네가 그동안 땅 팔아먹고 있었으니까 세금이 3남 명의로 돼 있으니까 일단 나라에서 보상금으로 나올 때 3남에게 나올 때 세금이 한 번 나오고 그다음에 3남으로 나온 돈이 1남, 2남으로 넘어갈 때 또 세금이 있는 거예요. 그래서 플러스마이너스 해 보면 3남은 마이너스예요.

◇ 박재홍> 받는 돈이 하나도 없었어요.

◆ 조우성> 그러니 그 3남의 아들이 제 의뢰인이었는데 우리 아버지가 이런 말도 아닌 각서에 도장을 찍고 와서 큰일났습니다. 그래서 이걸 어떻게 해결할 거냐고 고민이었던 거죠.

◆ 진중권> 맞으라고 해 주셨나요? 사주를 하잖아요, 거기서는.

◆ 김성회> 공개방송에서 하실 말씀이.

◇ 박재홍> 우리 변호사님 그런 분이 아닙니다.

◆ 조우성> 그래서 그분이 그러는 거죠. 아니, 우리 아버지 너무 평생 진짜 농사만 지으셨고 형님들을 지금도 존경하고 있는데 너무한 거 아닙니까? 그런데 변호사들이 제일 하기 힘든 사건이 뭐냐 하면 이미 도장 찍어놓은 어떤 서류를 가지고 와서 나 이거 제대로 모르고 찍었습니다, 이거 엎어주세요. 이게 제일 힘들거든요. 제가 그 아버님을 만나봤는데도 너무 순진하시고 평생을 농사만 지은 분이에요. 그리고 그분의 아들도 그런 거죠.

◇ 박재홍> 동그라미 아버님.

◆ 조우성> 우리 아버지 따라서 나도 평생 농사만 지었는데 우리 삼촌들 우리 큰아버지 나는 정말 존경했는데 정말 이럴 수가 있냐. 저한테 계속 그러는 거예요. 방법이 전혀 없냐, 전혀 없냐. 그래서 제가 계속 법전을 뒤지다가 증여를 하는 거기 때문에 1남, 2남에게. 우리나라 법은. 증여를 받은 사람이 증여를 준 사람에게 범죄행위를 하면 그 증여를 취소할 수 있거든요. 방법이 하나 있는 거죠. 뭔가 범죄를 당하면 돼요. 제가 그 아버님하고 계속 말씀하시니까 제가 이제 지나가는 얘기로 방법이 하나 있기는 한데 이건 참 제가 말씀드리기 거시기 합니다 그러니까 그래도 해 주세요. 몇 대 맞는 상황이 발생하면 어떨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랬더니 그 아들은 아주 지금 돈이 얼마나 걸려 있는데. 그런데 아버지는 ‘야야, 우리 그렇게까지 해야 되겠냐’ 이렇게 말씀하시고 가셨거든요. 그런데 결국 그렇게 못하셨어요. 제가 이 드라마는 실제 그걸 실행했던 것을 한 건데 실제 상황은 어떻게 됐냐 그러면 갑자기 3남이 저한테 카톡을 보낸 거예요. 변호사님 이런 경우는 어떻게 됩니까? 강화 쪽 일이었는데, 형들이 참 제가 볼 때 지금 생각해도 되게 못됐었어요. 동생이랑 계속 그런 싸움을 하고 있는. 동생도 쉽게 돈을 안 주려고 그러고 싸움이 될 것 같으니까 이 동생이 이렇게 욕심 많다 그러면서 플래카드를 붙인 거예요.

◇ 박재홍> 형들이?

◆ 조우성> 형들이.

◆ 김성회> 동네에다?

◆ 조우성> 그래서 제가 딱 보고 형법 명예훼손인데. 그래 가지고 맞은 건 아니지만 이것도 범죄기 때문에 그래서 내용증명을 보내고 당신들 지금 명예훼손 저질렀어요. 명예훼손이면 이거 형법상 범죄기 때문에 우리 민법에 따라서 이거 계약 취소합니다, 이렇게 돼버린 거예요. 그러니까 그쪽에서 머리가 뜨거워진 거죠. 변호사 알아봤겠죠. 자칫하면 한푼도 못 받겠구나. 상황을 바꾼 다음에 3남이 그래도 착하신 분이 그러면 형님들 하고 다 불러서 그냥 똑같이 1/N로 세금도 같이 나눠서 그렇게 합시다. 이 아들은 '아버지 왜 또 바보같이 그럽니까?' '그래야 내가 할아버지 볼 낯이 있다'. 그래서 그렇게 해결했어요.

◆ 진중권> 내가 5고 둘째 형이 3이고요. 2고요. 제세공과금 부담하세요.

◆ 조우성> 그렇게 안 하시더라고요, 보니까.

◇ 박재홍> 진 작가님이 해결했으면 그렇게 했을 텐데.

◆ 진중권> 저는 그랬죠.

◆ 조우성> 그래서 되게 훈훈하게 끝났는데 조금 이제 극적인 요소를 높이기 위해서 실제 맞았을 때로 제가 에세이에는 글을 그렇게 썼죠.

◆ 김성회> 원래 법의 취지는 내가 아버지한테 주로 상속을 받을 테니까 상속을 받기 위해서 부모를 해하는 경우 이런 걸 막기 위해서 법안이 만들어져 있는 거였나요?

◆ 조우성> 꼭 그건 아니고. 부모, 자식 간에는 상속인 것이고 일반적으로 증여는 한편이 다른 편한테 대가 없이 주는 게 증여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받은 사람이 나쁜 짓을 하면 열받잖아요. 갖고 와, 이럴 수 있는 권리를 준 거죠.

◇ 박재홍> 변호사님이 그러니까 딱 법전을 보시다가 고래가 딱 나타났던 거군요.

◆ 조우성> 그렇죠.

◇ 박재홍> 변호사님에게 고래 한 마리가 나타나서.

◆ 김성회> 그런 일이 흔하지는 않겠어요.

◆ 조우성> 그렇죠.

◆ 김성회> 적용이 되는 경우는 드문 케이스였던 거죠?

◆ 조우성> 드문 케이스인데, 의외로 보면 좋은 관계에서 증여를 했다가 뭔가 관계가 틀어지는 경우들이 있기는 해요. 그랬을 때 이걸 무를 수 없느냐 이렇게 질문도 많이 들어오거든요. 어떤 식으로든 범죄행위가 됐을 때만 무를 수 있기 때문에 제한적이에요.

◇ 박재홍> 그래서 변호사님 책 내용 쓰신 중에 보면 변호사란 무엇인가. 전체적인 구도에서 바람직한 결론이 나도록 유도하는 사람이다라는 말씀하셨어요. 그 말씀이 굉장히 좋았던 것 같아요.

◆ 조우성> 제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하나의 사건 때문인데요. 소송사건도 보면 가족 간의 사건이 되게 힘들어요. 감정이 개입돼 있기 때문에 합의도 안 돼요. 어느 형제의 싸움이었는데 제가 형을 대리했죠. 2년 동안 정말 치열한 싸움을 했죠. 다 돈 문제죠. 그랬는데 재판을 진행하다 보면 중간중간에 상대방쪽에서 서면이 나오잖아요. 형이 펄펄 뛰는 거죠. 동생 이 자식이 이럴 수가 있냐. 다 그런 겁니다. 어차피 싸움을 하다 보면. 그러면 저희들은 더 송곳 같은 공격을 하기 위해서 사실을 파악한 다음에 동생에게 또 서면도 쓰고 정말 치열하게 싸웠죠. 그때가 제가 변호사 5년차 때 한창 전투열이 불타오를 때인데. 정말 2년 동안 치열하게 싸웠어요. 그리고 승소했어요. 그분은 그동안의 스트레스로 암에 걸렸어요. 곧 돌아가셨어요. 그래서 제가 그 사건을 겪으면서 글래디에이터, 검투사처럼 정말 열심히 싸웠는데 우리는 보통 그러잖아요. 소송, 승소가 최고의 덕이지. 변호사는 승소하는 게 최고지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야, 이게 같이 의뢰인과 같이 한통속이 되어서 분노의 게이지를 올리면서 싸웠던 이것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냐. 그러면서 보통 버드뷰라 그러죠. 조망을 딱 해서 전체 분쟁이 왜 발생했고 그런 생각을 그때부터 제가 하게 된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어떤 경우에는 먼저 사과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이거 어차피 해 봐야 집니다. 먼저 사과하시고 그쪽의 감정을 좀 풀어주세요. 제가 이런 분쟁을 오래하다 보면 저는 그걸 근본감정이라고 표현을 하는데, 이 분쟁이 일어난 근본 감정에서 어떤 경우에는 배신감, 질투, 모욕감 이런 식의 몇 가지 근본감정이 있거든요. 그 근본감정을 어떤 식으로든지 조금이라도 해결이 되면 많이 풀어져요. 마치 우리가 라면 끓일 때 막 끓어넘기 직전에 뚜껑을 열면 가라앉지 않습니까? 그런 포인트들이 한 10년쯤 하니까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이제 그런 지침도 좀 줘야 뭔가 변호사라고 할 수 있지 않느냐 그런 고민들을 하다가 한 26년 됐네요.

◇ 박재홍> 그렇군요. 변호사님 초반에는 검사하실 것 같았었는데 검사 시보 4개월 하시다 보니까 오히려 고소장 쓰실 때 변호를 해서.

◆ 조우성> 저도 시골 출신이다 보니까 저희 할아버님이나 아버님이나 다 저보고 검사하라고 그러셨거든요. 제가 연수원 23기거든요. 윤 대통령님이 제 시험 동기고. 제가 태평양에 있을 때 윤 대통령도 잠깐 변호사하셨거든요.

◇ 박재홍> 동기세요?

◆ 조우성> 동기죠. 잘 알죠.

◇ 박재홍> 이 방송을 들으셔야겠네요, 대통령님께서.

◆ 조우성> 제가 검사 시보라고 해서 할 때 보통 아주 작은 사건들에 조서를 쓰거든요. 그런데 무슨 아리랑치기라고 그래서 절도범이었어요, 대학생이었는데. 아리랑치기는 술먹고 뻗은 사람 지갑을 빼는 게 아리랑치기거든요. 만약에 아리랑치기를 하다가 깬 사람을 때리면 퍽치기가 되고. 절도와 강도의 갈림길인데. 육하원칙에 따라서 훔쳤어, 어디서 훔쳤어 막 이렇게 썼단 말이죠. 왜 훔쳤지? ‘왜’를 제가 물어본 거예요. 그랬더니 스토리가 있는 거죠. 집에 어머니가 병들어계시고 아버님은 술먹고 다 도망가버리고. 얘가 대학생이었는데 알바하다가 어머니 병원비 때문에 고생하다가 보다 보니까 술 먹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 지갑이 보인 거죠. 견물생심이 생긴 거죠. 마음이 동하는 거죠. 저런, 저런. 그래서.

◇ 박재홍> 검사가?

◆ 조우성> 앞에 육하원칙에 따라 범죄사실을 쓰고 그다음에 그 밑에다가 왜 훔칠 수밖에 없었는지를 쭉 쓴 거예요. 그래서 우리 지도검사님한테 보여드렸더니 검사님 말씀 지금도 기억이 나는데 밑에 보면 빨간줄을 쭉 그으시면서 저희를 시보라고 부르는데 ‘조 시보, 우리는 위에 것만 필요하지 밑의 것은 필요없어요. 밑의 것은 변호사가 하는 거예요. 이건 검사가 하는 거예요’. 그래, 그것도 맞지. 역할이 다 있는데. 또 하나는 무슨 폭력사건이었는데 포장마차에서 30대 직장인이 고등학생을 팬 거예요. 막 육하원칙에 따라서 왜 팼어요 그랬더니 얘기하는 거죠. 이 양반이 ROTC 장교 출신인데 고등학생 같은 애가 담배를 피우고 있으니까 ‘그거 학생이 말이야’, ‘학생이면 뭐’, 이렇게 돼서 ‘이 자식이’ 그러면서 한대 친 거예요. 나라도 때렸겠다 싶어서 또 막 썼더니 검사님이 ‘어허, 조 시보 밑의 건 필요 없는 거라니까요.’ 제가 그때 뭘 느꼈냐면 저희 동기들 중에도 같이 검사시보를 하는데 그런 식으로 어필을 하면 ‘그건 네 사정이고 그건 변호사한테 얘기해’. 그러니까 이게 그 사람의 범죄와 그 사람의 정상 참작 사유가 딱 개념적으로 구별되는 친구들이 있는데, 저는 머릿속에서 막 섞이는 거예요. 그게 성향인 거죠. 요즘 유행하는 MBTI 있잖아요. 저는 F가 아주 크거든요. 필링, 감성이. 그런데 T적인 성향이 강한 법조인들은 구별이 되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느낀 게 이게 사람이 착하고 나쁘고를 떠나서 적성이라는 게 있구나. 이게 나는 검사직역으로 가면 내가 힘들겠구나.

◆ 진중권> 다 풀어줘.

◇ 박재홍> 불기소 처분하겠습니다.

◆ 김성회> 같이 눈물 흘린다.

◆ 조우성> 그래서 이게 적성을 무시하면 안 되겠구나 싶겠더라고요.

◇ 박재홍> 그렇군요. 그걸 제일 잘했던 분이 윤석열 검사였겠군요. 알겠습니다. 그리고 요즘 가장 많이 들으신 질문이 그것일 것 같아요. 드라마에서처럼 법정에서 변호사가 이의 있습니다 할 때 ‘우영우 이의 있습니다’ 하고 우리나라 법정은 그렇지는 않은 거죠. 미국이 좀 그런 편이고요.

◆ 조우성> 그러면 판사님한테 찍히죠.

◇ 박재홍> 우리나라는 찍힙니까?

◆ 조우성> ‘드라마 찍어요’, 아마 그럴걸요.

◇ 박재홍> 그렇군요.

◆ 조우성> 보통 우리가 이런 얘기를 많이 합니다. 구두변론주의, 서면변론주의 그러는데요. 미국은 기본적으로 배심제도거든요. 미국은 민사도 배심제도예요. 그러다 보니까 법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이 한 12명이 앉아 있어요. 이 사람들이 어필을 해야 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뭔가 조금 더 드라마틱한 얘기, 그다음에 주의를 이끌기 위해서 그래서 미국 변호사들은 연극기법을 많이 배운대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형사사법의 몇 가지 죄에 대해서만 배심제도를 하고 민사는 속칭 선수끼리 하는 거거든요. 판사, 변호사. 그러니까 그런 식의 어떤 드라마틱한 보여주기식 그런 거 하면 판사한테 찍힙니다. 다 서면으로 하고.

◇ 박재홍> 종이로.

◆ 조우성> 종이로 하고 필요한. 그런데 요즘은 조금씩 구두변론을 많이 하게 하고 법정에서 PPT도 하기도 하고 그런데, 사실은 저는 변호사끼리도 그런 얘기해요. PPT나 이런 것들은 다 법정에서 구경하고 있는 뒤의 내 의뢰인을 위한 하나의 쇼고 판사에게 그렇게 어필하지는 않는다라고 하는데. 그래서 의외로 보면 말 잘하는 변호사님들이 많지가 않아요. 글은 잘 쓰시는데 이렇게 스피킹을 많이 하게 하지는 않거든요.

◇ 박재홍> 그래서 우리 조 변호사님이 탁월하신 거군요.

◆ 조우성> 저는 예전부터 강의를 하다 보니까 말을 좀 많이 하게 되네요.

◆ 김성회> 미국은 실제로 같은 변호사라고 하더라도 사무실에 앉아서 서류만 만드는 사람이 있고 법정에 출두해서 쇼맨십을 발휘하는 변호사가 따로 있을 정도더라고요.

◆ 조우성> 그렇죠. 그렇게 하고 쇼맨십을 하는 그런 분들이 몸값이 훨씬 비싸죠.

◇ 박재홍> 변호사님이 <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이긴다>, 이 책에 다양한 사건들이 많이 나오는데 상속 얘기해서 상속얘기 하나 해 볼게요. ‘유언장에 숨겨진 할머니의 진심’편, 이 얘기가 좀 재미있었는데. 이게 보면 유언장에 주소와 날인이 빠지면 본인이 서명했어도 법적 효력이 없다면서요? 주소를 써야 되는 것은 몰랐네요.

◆ 조우성> 그러니까 유언을 하는 방식이 4가지가 있는데 그중에 변호사 사무실에 가서 공증하고 이러면 별 문제가 없는데 혼자 자필로 쓰는 거. 혼자 자필로 쓰는 유언장은 아주 형식이 엄격하게 나와 있어요. 이름 쓰고 주소 쓰고 날인하고 형식 다 들어가야 되는데. 그러면 아니, 만약에 내가 사인을 했다, 이렇게. 주소 빠져 있고 날짜 빠져 있다 하더라도 심지어 날짜까지 있어요. 주소가 빠져 있다. 그런데 내 사인이 들어 있고 내 지장 찍혀 있다. 그리고 내 땅을 어디에게 줘라. 당연히 유언 인정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그게 인정이 안 돼요.

◇ 박재홍> 주소가?

◆ 조우성> 그래서 제가 유언 관련해서는 유언장 관련해서는 제가 강의를 많이 가는데 예전에 평균연령 80세 되신 분들의 모임에 제가 초청돼서 갔었어요. 보면 시니어타운이라고 있잖아요. 거기에 계신 분들을 보면 좀 어느 정도 사시는 분들이 이제 굳이 자녀들 신세지기 싫다고 그래서 비싼 돈 내고 시니어타운 계시니까 그분들이 다 돈이 많아요. 그분들이 가장 관심 있는 이슈는 뭐냐 하면 내가 갔을 때 내가 그냥 세상을 떠났을 때 내가 원하는 대로 내 남은 재산이 분배되는 것, 그걸 되게 원하시는 거죠. 그것에 대한 주도권을 내가 갖고 싶다. 그래서 제가 했던 어떤 강의보다 그분들이 열심히 제 강의를 들으시는 거예요. 그런데 이 사연도 보면 이런 거죠. 간단히 말씀드리면 보상이 또 나와서 상속을 해야 되는데 큰아들 며느리가 우리가 그동안 모셨는데 앞으로, 그 어머니는 또 암에 걸리신 거예요. 앞으로 계속 항암치료받고 그러시는데 저희들한테 많이 물려주세요. 그래서 큰아들이 한 70 가져가고 나머지 10, 10, 10씩을 세 딸에게 주는 이런 거였어요. 그런데 그래서 저한테 와서 제가 할머님한테 유언장 이렇게 쓰시면 됩니다 알려드리고. 그런데 이렇게 쓰시면 절대 안 됩니다라고 이렇게 알려드렸는데 결국 그 할머니가 그 며느리 등살에 못 이겨서 많이 준다라고 써놓고 제가 설명한 걸 역으로 이용해서 몇 개를 빼먹어버린 거죠. 그렇게 해서 돌아가시니까 나중에 유언장이 공개됐는데 그 딸들은 이게 뭔가 빠져 있으니까 N분의 1로 해라. 7:1:1:1이 아니고. 도대체 뭐가 할머니의 진심이냐. 그런데 할머니의 진심이 뭔지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 유언장은 무효가 되어버렸기 때문에 며느리는 이 유언장을 갖고 있었는데 다시 유언장이 없는 것이 돼서 N분의 1로 됐거든요. 이런 것은 되게 유명한 사건이 있어요. 어느 분이 돌아가시면서 우리나라 모대학에 남은 재산 200억을 다 기부하겠다라고 유서를 썼는데, 유언장을 했는데 그거 뭐가 하나 빠져서 재산분쟁 붙어서 결국은 다 유언이 무효가 되는 이런 사건도 있어요. 그래서 보면 요즘 하여튼 나이 드신 분들은 유언장에 대한 관심이 정말 많으시더라고요. 그러니까 나중에라도 분쟁이 없으려고 하면 저는 유언 전문은 아닌데 유언을 싼값에 공증해 주는 그런 법률사무소가 있거든요. 거기에 가서 제대로 해 놔야지 안 그러면 나중에 또 남아 있는 자식들이 분쟁이 또 생기더라고요.

◆ 김성회> 그런 유언을 남길 재산을 벌도록 노력을 많이 해야 되겠군요.

◇ 박재홍> 알겠습니다. 변호사님 말씀 들으니까 너무 재미있어서 계속 모시고 싶은데 보내드릴 때가 돼서요. 변호사님의 책 그리고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뒤늦게 챙겨보실 분들이 있지 않겠습니까? 법과 사회에 대한 또 고민도 하실 텐데 어떤 마음으로 책을 보시거나 드라마 보시면 좋겠다, 그런 바람 남겨주시고 마무리하죠.

◆ 조우성> 저는 책이 제 책은 1권, 2권인데 1권은 기본적으로 참 인간의 감정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어떤 그런 거라면 2권은 제가 실전적인. 제가 이런 생각은 가지고 있어요. 모든 걸 법으로 하겠다는 마음은 안 좋은 건데 어떤 경우에, 적어도 나와 내 가족을 지킬 수 있는 법 지식은 가져야 된다. 그리고 그런 나와 내 가족이 중요한 일이 생겼을 때 어슬픈 지식을 가지고 하다가 낭패보는 그런 경우는 없어야 되지 않겠나. 그래서 그런 제대로 된 나를 지키기 위한 지식은 갖추고 있거나 그 지식을 도와줄 지인은 알고 있어야 된다. 그 생각으로 좀 이야기 속으로 풀어내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제가 그 책을 써낸 겁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이긴다>, 이 책에 보면 정말 다양한 에피소드가 나오는데 케이스 스터디 같아요. 굉장히 쉽게 풀어준 보시면 법지식도 늘어나고 다양한 따뜻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함께해 주신 분 조우성 변호사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조우성>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