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한판승부>'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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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한판승부> FM 98.1 (18:25~20:00)
■ 진행 : 박재홍 아나운서
■ 패널 : 진중권 작가, 김성회 소장
■ 대담 : 김헌식 문화평론가, 장지용 칼럼니스트
◇ 박재홍> 요즘 신드롬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드라마가 한편 있습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저도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 우 투 더 영 투 더 우, 다 아시죠? 또 우리 사회의 자폐인에 대한 시각을 폭넓게 성찰하는 목소리도 굉장히 많이 나오고 있죠. 그래서 오늘 그러한 얘기를 하는 자리 마련했습니다. 자폐인 당사자기도 한 자폐스펙트럼 작가이자 컬럼니스트 장지용 씨 함께하셨고요.
◆ 장지용>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장애 인식 개선 및 자선 활동을 하고 있는 김헌식 문화평론가 두 분 모시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장지용> 안녕하십니까?
◆ 김헌식> 안녕하세요.
◆ 진중권> 안녕하세요.
◇ 박재홍> 먼저 드라마의 주요 장면을 먼저 보고 말씀 이어가겠습니다.
◇ 박재홍>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몇 장면 함께 보셨습니다. 드라마 요즘 어떻게 보고 계세요? 일단은 우리 장지용 작가님부터.
◆ 장지용> 일단 좀 여러 곳에서 찾느라 6화 정도까지밖에 못 봤습니다. 죄송합니다. 넷플릭스로 시청을 했는데요. 나름 의미 있는 소재를 발굴했다는 점이 좀 신선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우리 김헌식 평론가님은.
◆ 김헌식> 저는 좀 약간 만감이 교차했는데요. 왜냐하면 제가 장애인 관련해서 모니터를 하고 장애인 방송에 출연하기 시작한 게 2004년부터거든요. 그런데 그동안 장애인 영화는 한 700편 정도를 봤어요. 해외에서는 그런 영화뿐만이 아니라 드라마도 많은데 한국 영화는 사실 주연이 이번에 여성주인공 처음입니다. 2013년에 굿닥터에서 남자주인공이 있었지만 이번이 처음이었고요. 그다음에 주요 지상파에서는 사실 이 드라마를 거절했거든요.
◇ 박재홍> SBS에서 거절했다고 하더라고요.
◆ 김헌식> 특정 방송사를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 박재홍> 기사 이미 나왔기 때문에.
◆ 장지용> 제가 알기로는 사실이라고 들었습니다.
◇ 박재홍> 계속해 주세요.
◆ 김헌식> 그래서 그 많은 콘텐츠가 있지만 지속적으로 요구했던 것들이 몇 가지가 있어요. 그래서 주인공으로 나와야 된다, 일단. 그리고 서번트 신드롬을 강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이 드라마에서는 서번트를 너무 강조한 거 아니냐라고 그러지만 다른 작품들과 비교해 보면 상당히 약한 부분도 들어 있습니다. 다만 참조해야 될 건 이게 대중문화 콘텐츠이기 때문에 약간 흥행공식에 따라서 집어넣은 것 같지만 최대한 자제를 하고 있다. 그리고 되게 장애인들이 콘텐츠에서 직업이 없습니다. 그런데 직업인이 일단 등장을 하고요.
◇ 박재홍> 변호사로.
◆ 김헌식> 그다음에 되게 트러블, 문제를 일으키는 당사자로 나오고 장애인 때문에 갈등이 많이 생깁니다. 그런데 이 드라마에는 갈등을 풀어주는 게 나오고 자기 경험담에 비추어봐서 하는 측면이 있고 그다음에 장애인들은 자기 표현이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다 타자로서, 대상자로서 관찰 당하고 배려하거나 배려, 포용의 대상이 되죠. 그런데 여기에서 변호를 하면서 자기 입장들을 거기에 병치를 시켜서 자기 이야기들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 이제 쭉 많이 장애계에서 요구한 측면이 있어요. 그런 것들이 어쨌든 간에 이 작가분이 녹여낸 측면이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한계는 분명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진 작가님은 이 드라마 클립도 짧게 보셨는데 평론을 좀 해 주신다면.
◆ 진중권> 제가 무슨 평론을 합니까? 궁금한 거는 왜 이렇게 선풍적 인기를 끄는 거죠? 요인이 뭐죠? 왜냐하면 계속 뭐가 나오면 다 우영우, 우영우 이렇게 되거든요.
◇ 박재홍> 우 투 더 영 투 더 우. 우리 장지용 작가님, 왜 우영우를 우리 대한민국이 지금 환호할까요?
◆ 장지용> 일단은 좀 자폐인이라는 것이 낯선 소재였는데 그동안 자폐인을 다룬 소재가 매우 적었습니다. 그런데 자폐인의 소재를 미국의 넷플릭스 오리지널은 해외에서는 자폐성 장애를 주요 주제로 하는 작품이 있었는데 국내에서의 이런 수준의 작품이 나올 수 있는 것이 다행이고요. 또 자폐 문제에서 잠시 후에 더 얘기하겠지만 성인지 자폐라는 콘셉트로 내세웠다는 점도 독특했고요. 법정에서 다룬 소재가 너무 거대 담론이 아니에요. 일상적인 이야기고 또 예를 들어 사소한 진짜 이번에는 팽나무 이야기가 나왔잖아요. 팽나무 이야기에서는 제가 알기로는 어디 도로에서 유사사건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것에 대해서 많은 생활 속 이야기가 많이 녹여진 것 같고 실제로 한겨레 보도에 의하면 관련 수기담을 약간 편집해서 만든 에피소드가 많다고 알려주셨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배우 박은빈 씨가 캐릭터를 잘 소화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연기가 좋아요.
◆ 장지용> 맞습니다.
◇ 박재홍> 김헌식 평론가님.
◆ 김헌식> 사실 장애운동에서 가장 먼저 목표로 내세우는 것은 장애, 비장애 통합이거든요. 그런데 이 드라마에서 제일 중요하게 부각되는 건 아까 박은빈 씨도 말씀하셨지만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그렸다는 겁니다. 사실 자문활동을 하다 보면 그 시민단체 당사자들도 그런 괴로움을 호소하시는데 사전에 다 장애인 인식 개선 콘텐츠를 만들 때는 요즘에 학부모가 되든 당사자들한테 인터뷰를 하고 자문을 받습니다. 그리고서 가편집된 상태에서 이렇게 모여서 보면서 또 논평을 하거나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거든요. 물론 영업계는 약간 다를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항상 당사자나 학부모님들은 굉장히 불만이 많으세요. 왜냐하면 현실을 다 담아내지 못했다는 점을 항상 성토를 하시거든요. 그런데 여기서 두 가지 이제 지점을 얘기할 수 있는데 실무 당사자들은 어떤 점을 호소하시냐면 너무 리얼하게 다 담으면 비장애인들이 안 본다는 겁니다. 너무 부담스러워하는 거죠. 그리고 두 번째는 다큐와 드라마는 좀 다른 측면이 있고 영화도 좀 다르고요, 특성이. 그리고 드라마 중에서도 어떤 드라마에 따라서 또 다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 입장은 아직은 우리나라에서는 많이 봐야 된다라는 겁니다, 일단. 많이 사람들이 봐서 문제점이 있으면 제기하고 왜냐하면 모바일 시대이기 때문에 충분히 성토 가능하고 또 지금 현재도 많은 논의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그래서 리얼리즘 강박 때문에 비장애인들이 보지 못하게 되는 현실이었는데 우영우라고 하는 장애인을 평균화된 전형성에서 벗어나서 개성을 불어넣었거든요. 그래서 비장애인들도 굉장히 귀엽다, 애착이다, 관심을 갖게 되고 이런 요인들이 있었기 때문에 인기가 있지 않았나. 그래서 장애인 이야기지만 비장애인이 몰입하고 동일시할 수 있을 만한 그런 이야기들이 상당히 있기 때문에 이렇게 열광이 아닌가. 그리고 우리나라뿐만 아니고 세계적으로. 사실은 그동안에 드라마나 영화에서 왜 국내에서 등장을 안 시키냐면 장애인을 돈이 안 된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흥행이 안 된다는 거예요. 그런데 그런 면에서 앞으로 세계적으로도 통할 수 있다라는 상업적인 측면에서도.
◇ 박재홍> 전 세계적으로 공감을 한 거니까.
◆ 진중권> 그런 측면에서 이번 드라마 보면 여러 가지 명대사도 여기저기 떠돌고 많은 사람이 인용하고 퍼나르고 하더라고요. 다 보고 있거든요. 택시를 불러도 프로필 사진이 우영우로 돼 있고 이런 상황인데 이 드라마 보시면서 이 장면이 참 좋았다, 명장면이다, 명대사라고 생각하신 게 좀 있나요?
◇ 박재홍> 장지용 장가님이 자폐인 당사자이시기도 하기 때문에.
◆ 장지용> 제가 봤을 때는 3화에서 자폐인에 대해서 언급이 가장 거기에서 극과 극의 대비를 통해 자폐인은 다양하다는 점을 모습을 보여준 점이 있었어요. 저는 여러분들과 함께 오늘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지만 이분이 소위 말하는 봉사활동 가실 때 만난 자폐인분과 같이 있었잖아요. 그런 거는 다 자폐가 스펙트럼성이고 저는 똑같이 말하고 있어요. 그런 점 때문에 여러분들이 자폐인을 똑같이 바라보는 게 아니라 다양한 모습이 있다는 것을 오늘 저와 함께 또 알아보고 우영우 변호사를 통해서도 알아보고 또 3회 때 에피소드를 통해서 알 수 있고요. 그리고 그래도 자폐인의 자립생활 의지 이런 것 등에 대한 표현이 나온 지점이 인상 깊었어요. 왜냐하면 사소한 에피소드인데 우영우 변호사가 회식으로 일식집에 가서 김초밥을 아버지께 사다드리는 장면을 봤어요. 그 장면에 대해서도 저희 집에서 아까 어머니께서 단톡방에 오늘 중복인데 치킨 당긴데 그러는데 다행히 지금 제가 여기 있기 때문에 치킨 얘기를 못해서 망정이었지 오늘 만약 방송이 전화연결이나 이랬으면 지금 치킨 뜯어먹다가 방송 하지 않을까. 그리고 우영우의 독백 최근에 알려진 사실이라서 제가 자폐인 모임에 있던 사람들을 좀 최근에 충격을 느꼈다는 사실이 있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 진중권> 아까 자폐스펙트럼 말씀하셨는데 지금 어떤 유형들이 있고 어떤 스펙트럼이 있는지 궁금하네요.
◇ 박재홍> 정도에 따라서 다르게.
◆ 진중권> 정도 차이인가요, 아니면 질적 차이인가요?
◆ 장지용> 정도 둘 다 개인적인. 이거는 사실 특수교육전문가나 이런 사람들의 의견이나 사회복지자 주류 의견이 다를 수 있다는 걸 먼저 밝히고요. 둘 다 맞습니다. 소위 말하는 지능이라고 불리는 문제도 있고 사회적응력 이런 문제 등 다양한 복잡다단한 요인들이 있어서 제가 만난 자폐인분들 중에는 지적 수준은 되게 높으신데 좀 일상 관리가 어려우신 분들도 좀 있는 걸로 알고 있고요. 반대로 지적 기능 수준은 몰라도 동작이나 행동성에서는 되게 좋으신 분들도 봤습니다.
◆ 김헌식> 그래서 사실 비장애인들도 편차가 크지 않습니까? 당연히 장애인들도 크고요.
◆ 진중권> 뻔한 얘기인데 사실은.
◆ 김헌식> 사실 자폐 장애만 있는 게 아니고 또 지적장애도 같이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너무 편차가 큽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펙트럼이라는 단어를 쓰는 거고요. 사실 장애인도 유형별로 굉장히 다양하기 때문에 장애인 서로도 잘 몰라요.
◆ 진중권> 그래요?
◆ 김헌식> 그래서 오해의 소지가 많이 있어서 이게 우리는 이제 비장애인들은 단일하게 장애인들을 묶지만 사실 그렇지가 않습니다. 굉장히 좀 다양하기 때문에 그런 점들을 생각할 수 있도록 말씀하신 3회에서 잘 다뤄졌다고 생각합니다.
◆ 김성회> 바깥에서 보면 군인은 군복 입는다고 군바리잖아요. 그런데 군대 내에서 보면 이등병, 병장 그다음에 중위, 소위, 대위가 다 서로 굉장히 다르다라고 생각하는 것과 저는 같은 의미에서 이 스펙트럼 내를 하나로 규정해서 보는 게 어렵다고 봅니다.
◆ 진중권> 아까 나온 장면이 딱 그건 거잖아요. 당신들이 볼 때는 똑같지만 나는 그 차이를 안다. 하지만 검사들 당신은 모를 거고 판사도 모를 거다 그 얘기가 그 얘기인 것 같아요.
◇ 박재홍> 3화 약간은 스포일러 될 것 같아서 천재에 가까운 우영우가 나오고 대화하기조차도 어려운 자폐 학생이 나오기 때문에 그 얘기를 말씀해 주신 것 같고. 제가 아까 표현을 자폐스펙트럼 작가님, 또 장폐인 당사자 이런 표현을 썼는데 사실 또 일상적으로 자폐증을 앓고 있다 자폐 환자 이런 표현은 삼가야 한다면서요.
◆ 장지용> 절대 쓰면 안 됩니다, 진짜로. 당사자로서 진짜 말씀드리는데 자폐증 환자 이런 표현은 대놓고 말씀드리면 차별적 표현입니다.
◇ 박재홍> 차별적 표현.
◆ 장지용> 왜냐하면 저는 이런 걸 자폐성 우리나라 장애인복지법에서는 자폐증환자가 아닌 자폐성 장애인이라고 호칭을.
◇ 박재홍> 자폐성 장애.
◆ 장지용> 저는 법률에는 자폐성 장애인으로 등록돼 있기 때문에 자폐성 장애인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요. 또 우영우에서 나왔던 자폐스펙트럼 이것도 맞는 말이고 이건 스펙트럼하고 같은 단어예요, 사실. 그리고 요즘 당사자들 사이에서는 자폐특성이라는 표현들도 사용하는 사람들도 좀 있어요. 그리고 자폐가 있는 사람들에서는 자폐증 환자가 아닌 자폐인이라는 표현을 써요. 영어로 어티즘(Autism)이라고 붙는 게 당사자 집단에서 많이 쓰이고 있어요, 실제로는. 그래서 자폐성 장애인 또는 자폐인을 자폐증 환자를 사용해야 하고 자폐증 대신 자폐성 장애, 자폐스펙트럼, 자폐특성을 사용해야 당사자들을 존중하는 표현이 될 것입니다.
◆ 김헌식> 그 부분에서 약간 보충설명을 드리면 흔히 장애인 도서에도 그런 표현들이 많이 나와요. 그러니까 장애우를 환자, 질병 같이 앓다 이런 표현들을 하거든요. 그런데 이게 영화나 드라마를 만들 때 어떤 식으로 얼개가 짜지게 되면 극복과도 연관이 되는 겁니다. 장애를 치료했다. 완치했다는 개념으로 접근하다 보니까 장애를 극복하고 인간승리를 하고 극적 감동을 일궈내는 얼개로 장애인들을 도구화했던 측면들이 있거든요. 그런데 사실 우영우 같은 경우는 장애 극복이라는 게 나오지 않습니다. 아까 특성이라고 말씀하셨지만 질병이나 질환이 아니고 그 특성인 거죠.
◇ 박재홍> 특성이죠.
◆ 김헌식> 그것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건데 자꾸 극적 감동을 위해서 극복으로 하니까. 그리고 이 드라마는.
◆ 진중권> 우리 이 대목이 익숙하잖아요. 장애를 극복하고 이런 식의.
◆ 김헌식> 마치 장애를 위하는 것처럼 되게 접근을 하게 되죠. 그런데 사실은 그건 장애인 입장, 당사자 입장은 아닙니다, 그게 오히려.
◆ 장지용> 저도 장애를 극복하다 이런 표현을 쓰는 걸 대단히 싫어해서 극복이라는 단어 쓰는 사람한테 제가 한 소리한 적도 있습니다.
◆ 김성회> 그게 장애를 극복한 게 아니라 장애인이 그 환경을 극복하고 자기가 갈 길을 가는 것인 거지 그 장애 자체가 달라지는 상황은 아닌 거잖아요.
◆ 장지용> 그렇습니다.
◆ 김헌식> 그래서 이 드라마에도 성공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성장이라는 단어를 쓰는 이유고요. 그 성장이라는 건 결국에는 비장애인들도 모두 다 공감할 수 있는 키워드기 때문에 그 한 단어, 한 단어가 사실은 뜯어보면 고민을 그래도 상당히 많이 했구나라는 걸 느낄 수가 있습니다.
◆ 김성회> 그런데 그런 식으로 봤을 때는 이게 판타지 드라마처럼 하다가도 중간에 해바라기라는 그림을 선물 받았다가 의뢰인의 현재로 바꿔 넣는 장면이 저에게는 이 캐릭터가 성장했구나라는 인식을 주는 에피소드 같은 느낌이었어요.
◆ 진중권> 그런데 한편으로는 사실 주인공 서번트 증후군을 갖고 있는데 수리력이나 언어 능력 혹은 기억력 등 어떤 특정한 분야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사람들 이런 사람들이 주로 영화에 많이 나오는 것 같더라고요. 레인맨도 그랬고. 또 얼마 전에 영화를 봤는데 어떤 피아니스트.
◆ 장지용> ‘그것만의 내 세상’ 말씀하시는 겁니까?
◆ 진중권> 그 피아니스트도 있었고 그밖에도 굉장히 많은 일들이 대부분 다 그런 식의 특정한 재능을 가진 이런 경우들을 주로 얘기 했는데 그러다 보니까 뭐냐면 아니, 작가님들 같은 경우에는 서번트가 아니야.
◇ 박재홍> 바로 특별한 재능이 있는 것이 이런 편견이.
◆ 김헌식> 사실은 대중적인 측면을 생각해서 그 부분이 들어가 있기는 한데 좀 다른 식의 연출을 합니다. 뭐냐 하면 사실은 장르 드라마 중에 대표적인 흥행 두 가지 영역이 바로 메디컬 드라마하고 법조드라마예요. 그런데 메디컬 드라마에서 굿닥터는 굉장히 천재적인 그런 역량을 가지고 있어서 몸을 투시합니다. 그래서 종양이 어디 있는지를 발견하고 마치 X레이를 쓰지 않아도 정확하게 짚어내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 드라마에서는 사실 우리가 법이라는 거는 법상식이라는 것도 있고 예린이 얘기하듯이 법 감정이라는 것도 있는 것이거든요. 시대 정신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해법을 기계적으로 AI처럼 뽑아내지 않아요. 그러니까 우리가 흔히 자폐장애인이라고 하면 다른 사람에 관심이 없고 헤아리지 못하고 그런데 이 드라마에서는 관계성 속에서 그 해법을 찾아가거든요. 그래서 약간 현실적 고민을 한 거죠. 왜냐하면 대중적인 드라마에서 변호사인데 능력이 좀 그래도 출중해야 되는데 그렇다고 그동안 많이 비판을 받았기 때문에 서번트 신드롬처럼 할 수는 없고 그러니까 사람과의 경험 속에서 관계성 속에서 해법을 찾아가는 그러한 형태의 연출을 했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을 짚어줘야 그동안 그래도 제작진이 노력한 부분을 격려를 해 주면서 그래도 좀 너무 서번트를 키운 것 아니냐라는 문제점을 같이 지적하는 게 맞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제작진 입장에서 제가 말씀을 드리는 거죠.
◇ 박재홍> 그래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분이 더 많다는 말씀이신 거죠, 그러니까?
◆ 김헌식> 그런 부분이죠. 극복해야 될 거는 결국 우영우도 좀 거의 현실에는 없을 능력을 타고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분명히 지적하는 건 맞습니다.
◆ 장지용> 그리고 다만 우영우 변호사 드라마에서 우영우 변호사가 김밥에 당근에 민감해한다거나 회전문을 어려워한다든가 그런 감각적 문제 같은 소소한 문제들을 약간씩 그런 중간에 넣으면서 하는 방식 같은 것을 통해서 저도 솔직히 말씀드리는데 저는 지금도 해산물을 못 먹어요. 그리고 또 오늘 여기 오면서 이어폰을 쓰고 스튜디오 왔고요. 또 심지어 뭐라고 해야 하나. 문을 몇 번 세고 들어가지는 않습니다, 저는.
◆ 김헌식> 우영우처럼 안 하시는 거죠?
◆ 장지용> 대뜸 들어가서 오히려.
◇ 박재홍> 회전문 잘 들어오신다.
◆ 김성회> 사무실 문 열고 들어갈 때 하나,둘, 셋 세고 이런 거 안 하신다는 거죠. 드라마에서는 그렇게 약간 희극적으로 표현했는데.
◆ 장지용> 저는 그냥 집에서 오히려 누나가 노크 안 하고 들어오냐고 만날 그러세요.
◇ 박재홍> 흔한 남매.
◆ 김성회> 누나랑 말을 하시네요. 저희 남매들은 말을 잘 안 해요.
◇ 박재홍> 드라마 속의 대화를 보면 생활 속에 힘을 주는 친구가 등장해요, 동그라미. 동투더그투더라미. 동그라미 같은 친구도 존재하는데 작가님은 어떠세요? 실제로 드라마를 보시면서 정말 삶 속에서도 자폐인들.
◆ 장지용> 동그라미나 최수현 변호사 같은 분들은 많죠, 저도 사실. 저도 열심히 사람들 사귀고 만나고 소통하면서 친구 만들었는데 코로나 이전이었던 2016년에 대만 타이베이로 같이 여행 간 친구가 있었고요. 또 정치토론하는 친구들이 있었고.
◇ 박재홍> 정치토론도.
◆ 장지용> 같이 옛날에 민주당 대학생 교육단을 같이 하다가 친해진 친구들도 있고요. 그 친구가 심지어 야구도 같이 보러 갈 정도였어요. 그 친구가 NC다이노스 팬이어서 NC다이노스 표도 사주고 그래서 하고 있고 심지어 저는 남은 건 애인밖에 없는데 애인을 사귀고 싶은데 지금 상황이 안 좋은 게 대학 시절 만난 교환학생 여학생이었는데 하필 이분이 러시아인이라서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좀 만나기가 어려운 상황에 놓여 졌다는 게.
◆ 진중권> 외교적 문제까지 있네, 외교적 문제까지.
◇ 박재홍> 사랑과 평화 두 가지 주제가 또 겹쳐 있군요. 우리 자폐인들에게 장지용 작가님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신 게 직장이라고 말씀하셨어요.
◆ 장지용> 그렇습니다.
◇ 박재홍> 드라마에서 묘사되는 것으로는 굉장히 좋은 직장이 묘사되고 있지 않습니까? 실질적으로, 정책적으로 이런 부분이 현실에서는 많이 해결될 그런 부분이겠군요.
◆ 장지용> 이건 오늘 이 질문받고 나서 이건 각잡고 답변 드려야 될 이슈라서 각잡고 답변드려야 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처음부터.
◇ 박재홍> 각을 잡아주세요.
◆ 장지용> 먼저 우영우 변호사 월급이 2200만 원 정도라고 들었는데요. 이거는 한국 자폐인들 말이 안 되는 월급입니다, 실제로. 제가 월급 받아도 이제 겨우 200을 받을 정도인데 웃기게도 제가 들어보니까 내년도 최저임금이 200만 원을 조금 넘겼다면서요? 그래서 아이러니한 것 같고요. 직장에서 이전에 제가 자서전 원고에도 들어간 얘기기는 하지만 제가 바란 것이 정규직 직급 대리 실수령이 200만 원인 지금의 직장이 소원이다 그랬어요. 그런데 한국장애인개발원 통계에 의하면 400만 원 이상의 소득을 거둔, 월 소득 400만 원을 거둔 자폐인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는 한국장애인개발원의 통계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폐인들 근무한 직종의 상당수가 제조, 미화, 서비스 등이 3대 직무고요. 사무직종의 비율은 조금 낮은 편이에요. 그리고 저는 사무직종에서 계속 직장생활을 했었는데요. 다만 자폐인들은 사무실을 좀 선호하는 편이다라는 통계도 한국장애인공단 통계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게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은 구조가 좀 지속되고 있고요. 또 IT에 대하는 분들도 있는데 이거는 제가 예전에 따로 한번 알아봤는데 이것도 한국장애인공단 통계인데 예상 외로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익숙한 자폐인들의 수가 예상보다 적습니다. 이것도 의외의 사실이고요. 제가 특이케이스라면 특이케이스라고 할 수 있지만 저는 이런 사실로 특이케이스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솔직히. 제가 말했던 직장 얘기했었던 예전 인터뷰에서 공공분야 공채시험을 봤어요, 제가. 그리고 필기는 통과했고 면접까지 갔는데 면접에서 한 곳만 대기번호를 받았어요, 나머지 다 탈락했고요. 그나마 대기번호는 오지 않았습니다, 저한테. 그거 왔으면 공공기관 갔겠죠.
◆ 진중권> 공공기관에서까지 그런다는 얘기예요?
◆ 장지용> 그래서 진짜 각 잡고 말씀드리는데 대기업과 공공분야가 발달, 자폐인 고용에 대단히 소극적인데 해외에서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등의 지적처럼 자폐인 고용이 대기업의 공공분야 경쟁력이 된다는 것을 썼을 때 좀 의외로 놀랐습니다.
◇ 박재홍> 일상적인 공간에서 노인이든 자폐인이든 자주 일상 속의 우영우를 우리가 만날 수 있는 것이 바로 더 나은 그런 모습 아니겠습니까? 평론가님.
◆ 김헌식> 예를 들면 예전에 뇌경변 장애인들이 거리에 나섰을 때 아이들이 놀라서 장애인들이 오히려 놀란다는 실제 이야기들 하고 그러셨거든요. 그런데 그 장애인 운동하시는 분들이 대체적으로 이야기하는 게 미디어 관점에서 무슨 얘기를 하시냐면 쿼터제까지 얘기하는 경우가 있어요. 물론 쿼터제가 옳은지는 따져봐야 되겠지만 무슨 말씀이냐면 영화나 드라마에 장애인들이 단역으로라도 길거리 지인이 다니는 보행자로라도 항상 노출이 돼야 된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이게 헐리우드 영화도 그런 게 있거든요. 거기는 다인종 국가기 때문에 항상 버스 승객이나 이런 사람들도 골고루 나와요, 기본적으로. 당연히 장애인들도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기 때문에 그런 드라마나 영화나 방송 프로그램에도 그냥 항상 나와야 되는.
◇ 박재홍> 일상적인 공간에.
◆ 김헌식> 그래야 그게 오히려 그 출발의 시작이 되기 때문에 그걸 굳이 쿼터제로까지는 해야 될지 모르겠지만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거죠.
◆ 김성회> 미국에서 그러니까 애들이 한 서너 살 때 만화의 애니메이션에서도 항상 친구 중에는 자연스럽게 휠체어를 타고 있거나 장애인들 그냥 등장해서 걔한테 특별한 포커스를 주는 게 아니라 그냥 같이 사는 친구들로 표현돼 왔던 과정을 봤는데 우리나라는 보면 얼굴에 점만 있어도 출연이 안 되는 정도로 뭔가 딱 너무 정형화돼 있는 틀 안에 들어 있는 것은 문제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김헌식> 그리고 또 한 가지 덧붙여서 말씀을 드리면 이제 영화와 드라마에서 특정 장애인만 너무 많이 나옵니다. 특히 휠체어를 등장시킨다든지 또 이제 새까만 안경 쓰고 시각 장애인이 나온다든지 이러기 때문에 이번에 자폐 장애인이 나온 것도 사실은 진일보한 측면이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장애를 다룬다 하더라도 이렇게 노출 빈도가 좀 편중 있다는 것까지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러니까 앞으로 그동안 다루지 않았던 약자들 또 소수자들 그런 문제점 측면이 더 고려돼서 다양화될 필요가 있다.
◆ 김헌식> 그리고 또 한 가지 더 말씀을 드리면 약자라고 말씀도 하셨고 소수라는 말씀을 하셨지만 실제로 장애인들은 중도 장애인, 그러니까 나중에 장애를 얻는 분들이 거의 90% 이상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평균 수명 100세 시대 얘기 안 했는데 이건 다른 의미로 무슨 얘기냐면 중도 장애인이 많이 늘어난다는 얘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거는 소수자의 문제가 아니고 다 잠재 장애인의 문제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 인식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장지용> 그리고 다만 주의하실 사항이 하나 더 여러분들 한판승분 들으시는 여러분들께서 예상외의 진실 하나 말씀드려야 될 것 같은데요. 예상외로 지금 30대쯤 되면 신체, 지체성 발달장애인 거의 1:1이고요. 20대쯤부터는 발달 장애, 지적 장애, 자폐성 장애. 즉 발달장애 비중이 70%에서 80%가량 이상으로 역전이 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서. 그래서 최근 들어서 발달장애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이렇게 증대되고 있는 와중에 우영우 변호사 드라마 얘기를 통해서 발달 장애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높아졌는데 의외로 이제 신체장애보다 발달장애 비중이 더 많을 수 있다는 예상의 진실에 우리가 직면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오늘 우영우 드라마보다 오늘 이 시간이 더 귀하고 좋았던 것 같아요. 함께해 주신 분 자폐스펙트럼 작가 장지용 씨 그리고 김헌식 문화평론가 오늘 고맙습니다.
◆ 장지용> 감사합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반드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
7/26(화) "우당탕탕 우영우, 장애인 '성공' 대신 '성장' 선택한 수작"
2022.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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