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한판승부>'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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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한판승부> FM 98.1 (18:25~20:00)
■ 진행 : 박재홍 아나운서
■ 패널 : 진중권 작가, 김성회 소장
■ 대담 : 김창옥 작가
◇ 박재홍> 한판승부 1주년 특집 2부는 힐링 한판 클라스 시간이 되겠습니다. 저희가 1주년 맞아서 어떤 분을 모시면 우리 애청자 여러분께 또 유튜브로 보시는 시청자 여러분에게 가장 큰 선물이 될 수 있을까. 굉장히 고심을 했는데 이분을 모시게 돼서 정말 기쁘게 생각합니다. 오늘 특별 게스트로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또 세바시가 배출한 최고의 명강사이시고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소통전문가세요. 우리 김창옥 작가님을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창옥> 안녕하세요.
◆ 진중권> 안녕하세요.
◇ 박재홍> 진 작가님, 김성회 소장님 인사 나눠주시죠.
◆ 김성회> 제가 이 프로그램 하면서 이럴 때가 참 좋은 것 같아요. 제 평소 같으면 뵙기 어려운 스타들을 또 명사분들을 직접 뵙고 질문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영광인데 오늘도 그런 날인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우리 김창옥 작가님 수염을 기르셨어요, 그동안.
◆ 김창옥> 강의를 좀 그만두고 쉬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좀 제주도에 있어서요. 그동안 해 보고 싶었는데 이제 강의하며 못하는 것들이 좀 있어서. 그래서 그랬습니다.
◇ 박재홍> 오늘 굉장히 갑자기 조용해지신 것 같아요. 갑자기 불을 예열을 해야 될 것 같아요. 우리 작가님을 제가 섭외하기 위해서 떡볶이집에서 녹화를 하고 계셨어요. 습격을 해서 저희 한판승부에 나와주십시오 했더니 보쌈을 했더니 당해 주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 김창옥> 사실 전에 유튜브로 저는 짤방을 계속 봤었거든요.
◇ 박재홍> 한판승부.
◆ 김창옥> 그래서 제가 맨날 싸우는데 저희 엄마,아빠도 맨날 싸우는데 제가 그 중간에서 엄마가 엄마랑 살래, 아빠랑 살래, 고아원 갈래. 저 항상 고아원을 택했거든요. 제가 그런 분위기에서 자라서 이 프로를 보면서 제가 이 프로에 사실 섭외를 받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을 못 해서. 그때 생각이 나서 제가 지금 조금 기가 죽어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되지.
◇ 박재홍> 해치지 않습니다. 두 분이 해치지 않습니다.
◆ 김성회> 유명한 분이라서 기가 죽은 건 저죠.
◇ 박재홍> 1년이 됐는데요, 작가님. 저희가 보면 정말 치열했던 대선. 그리고 또 지방선거 1년을 지나서 버텼어요. 그래서 우리 교수님께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그래, 그래도 여기까지 잘 왔다. 격려말씀을 짧게 해 주시면 우리 어떻게 해 주실 수 있을까요?
◆ 김창옥>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렇게 전에 저 어렸을 적의 만화영화에 보면 오른손만 많이 써서 주먹이 엄청 커지는 만화 주인공이 있거든요.
◆ 진중권> 맞아요.
◆ 김창옥> 그런데 그것처럼 어떤 하나의 방향만 그렇게 되면 사실 균형을 잃는 거지 않습니까? 그런데 저는 이 프로그램이 그 균형을 무던히 잡으려고 치열하게 노력해 오신 것 같아요. 그래서 이런 프로그램이 더 잘 돼서 세상의 좋은 균형이 잡혔으면 좋겠습니다.
◇ 박재홍> 김창옥 작가님이 오늘 굉장히 차분하게 목사님처럼 말씀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 김창옥> 정치하고 잘못 엮이고 싶지 않습니다. 정치도 잘 모르는데. 제가 정치를.
◇ 박재홍> 정치 얘기 안 하겠습니다. 정치 얘기 안 할 거고요. 최근에 교수님이 책을 내셨어요. 나를 살게 하는 것들이라는 책인데. 회복과 충전 다시 잘 살고 싶을 때 읽는 김창옥의 제안서. 글 자체로 위로가 됐어요.
◆ 김창옥> 처음에 제가 강의를 되게 좋아서 했거든요. 소명감에 의해서도 했고 프로 의식으로도 했고. 그래서 양도 많이 하고 나름 좋은 일도 많이 벌어지고. 그런데 그 결과가 정신과도 가게 되고 디스크 수술도 받게 되고. 그런데 겉보기에는 남한테 되게 어떤 좋은 일을 하는 그거인데 저는 좀 그렇게 되더라고라요.
◆ 진중권> 아니, 정신과에는 왜 갔습니까?
◆ 김창옥> 그때 제가 정신과 약을 너무 먹으면 좋을 것 같은 그런 때가 왔거든요, 한 5년 전에.
◇ 박재홍> 5년 전에.
◆ 김창옥> 그래서 이제 정신과 갔다가 오히려 상처만 많이 받았어요.
◇ 박재홍> 정신과 가서?
◆ 김창옥> 좀 불친절하게 해 주시더라고요.
◇ 박재홍> 선생님이?
◆ 김창옥> 네, 제 눈 안 보고 그렇게 그냥 타이핑만.
◇ 박재홍> 어디 아프세요.
◆ 진중권> 루틴인 거죠, 그 사람들의.
◆ 김창옥> 지금은 그분들의 직업을 이해하지만 그때는 제가 되게 상처가 되고 그리고 약간 저는 제가 파산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 박재홍> 정신적으로?
◆ 김창옥> 내가 소통해 주고 조금 더 나은 삶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일을 했는데 내가 이렇다는 걸 다른 사람들이 알면 이거 내가 이때까지 했던 말이 뭐가 되나. 그런 시기를 겪고 이제 제주도 고향에 좀 시골에 내려가서 이렇게 부분부분 살면서. 이제 그러면서 겪었던 일들을 그냥 모음한 겁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그래서 제주도에 가셔서 그러한 아픔이나 어려움들이 좀 나아지셨던 건가요?
◆ 김창옥> 처음에는 기자분들도 질문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남자들이 원하는 그런 라이프를 즐기시는데 제주도에 오셔서 뭘 많이 하시냐.
◇ 박재홍> 그렇죠.
◆ 김창옥> 오름에 많이 오르시냐, 바닷가 많이 가냐. 제가 솔직히 유튜브 많이 봤다고 했습니다.
◇ 박재홍> 제주도에서.
◆ 진중권> 제주도에서 보는 유튜브는 맛이 좀 다른가요?
◆ 김창옥> 유튜브 보면서 내가 빈 사이에 또 강호가 등장하셨구나. 오은영 박사님 잘 계시는구나.
◇ 박재홍> 오은영 박사님 잘 계신다.
◆ 김창옥> 이게 김미경 원장님 또 구독자 100만 명 넘어가시고 세바시도 100만 넘어가고 나만 낙동강 오리알 됐고. 나도 나름 열심히 했는데. 여기에 와서 그렇다고 휴양도 못하고 그냥 서울 어떻게 돌아가나 계속 보고 있고. 그 시간을 한 1년 정도 겪었던 것 같아요. 이도 저도 아닌 되게 좀 그런 시간.
◇ 박재홍> 그렇군요.
◆ 김창옥> 코로나가 도와줬습니다.
◇ 박재홍> 코로나. 그러니까 강연도 없어지고.
◆ 김창옥> 모든 걸 없애버렸기 때문에 그 3년 정도의 시간 속에서 이제 제가 좀 실뿌리를 내리더라고요.
◇ 박재홍> 그렇군요. 회복 충전해야 된다, 사람들이 많이 말하잖아요. 그런데 그게 스스로 회복하고 싶다, 충전하고 싶다 할 때 충전이 되는 것도 아니고 회복되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교수님께서 어떻게 회복하시고 충전하셨어요?
◆ 김창옥> 저는 자연의 정의는 좀 자기가 가면 시간이 빨리 가는 곳. 내가 만나면 시간이 빨리 가는 사람, 하면 시간이 빨리 가는 일이 자기의 자연이라는 걸 최근에 배운 것 같아요. 그리고는 저는 기본적으로 자연이 좋더라고요. 나는 자연인이다 많이 봤습니다. 나는 자연인이다 보다가 한국기행 보다가 사실 강연을 하나도 안 들었습니다. 책도 안 보고. 거의 정말 그 두 프로를 많이 보다가 내셔널 지오그래피의 동물 관련한 거 이런 거 보고. 그러면서 나중에 좀 배웠어요. 야생동물들은 상처를 받으면 누가 돌봐줄 사람이 없잖아요. 그러면 자기가 들어갈 수 있는 가장 깊숙한 동굴이나 숲으로 들어가버린대요. 그리고 먹지도 않고 그냥 눈을 감고 계속 가만히 있는데요. 그러면 호흡이 골라져서 잔병이 치료되거나 너무 위중한 병이면 그곳에서 죽고 싶어 한대요. 그런데 제가 약간 집동물보다는 약간 야생동물의 성향으로 살았다고 느껴지더라고요. 집동물은 아프면 얼른 옆의 사람한테 나 이렇게 해서 너무 아프고 그만두고 싶고 막 이렇게 자기 속을 내놓는 사람인데. 저는 이제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막 많은 사람 앞에서 얘기는 하기는 했지만 제 아픔이나 제 솔직한 깊숙하게 있는 상처는 별로 남한테 보여주고 싶어 하지는 않는 스타일이구나. 그런 걸 안 것 같아요.
◆ 김성회> 그러니까 대중들하고 있을 때보다는 혼자 계실 때 더 충전이 잘 되는.
◆ 김창옥> 저는 그런 것 같아요.
◆ 김성회> 그런데 직업적으로는 사람들을 많이 상대해야 하니까 이 상대하는 것 자체가 되게 즐기는 사람도 있는 반면에 상대하는 자체가 스트레스고 일이 돼서 반드시 쉬어줘야 하는 사람도 있는데 후자의 경우셨나 봐요.
◆ 김창옥> 저는 그랬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좀 강연 방식을 제가 말하고 싶은 스타일로 하는 게 아니라 좀 상대에게 맞춰주는 방식으로 했던 것 같아요. 그래야 내가 소개하고 싶은 어떤 메시지를 보다 많은 사람들한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저는 그 방식을 택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한판승부를 보면서 이제 두 분이 얘기를 하면서 저분들이 참 정신적으로 건강하겠다.
◇ 박재홍> 왜요?
◆ 김창옥> 본인이 하고 싶은 대로 말씀을 하시는 것 같으니까 저는 이렇게 눈치를 보면서.
◆ 진중권> 나한테 맞춰.
◇ 박재홍> 내 말이 맞단 말이야.
◆ 김창옥> 그래서 저분들은 정신은 건강하겠다. 저는 이렇게 약간.
◇ 박재홍> 건강하겠다. 위축됐습니까?
◆ 김창옥> 아니, 그런데 그러면서 오히려 더 시원한 거 있잖아요. 그래, 나는 왜 저렇게 못할까. 나는 왜 한 사람이라도 더 설득을 하려고 남에게 맞춰주는 방식을 선택했을까. 그리고 그 방식과 이 방식에 대한 맞다, 그르다가 아니라 그냥 생각하게 되는 거죠. 그래서 수염도 사실은 그전에는 제가 기르고 싶어도 강연장에 딱 수염을 기르면 강사가 수염을 길러. 이렇게 그 사람들이 볼지 안 볼지는 모르겠지만 본다고 생각을 하는 거죠.
◇ 박재홍> 자기검열하게 되네요.
◆ 김창옥> 그렇죠. 그러니까 자기 성찰을 넘어서서 말씀하신 대로 자기검열이 엄청 심해지는 거죠. 그러니까 남들에게는 좋은 일을 하는데 저는 이제 계속 정신적으로 쭈그러드는. 그건 비단 저만 그런 게 아니라 대한민국에 또 그런 분들이 있겠죠.
◆ 김성회> 수염은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만 그런 것 같아요.
◇ 박재홍> 수염.
◆ 김성회> 그러니까 중국권이나 일본 문화권만 하더라도 수염 기르면서 사람은 기르고 왜 기르는지 안 물어보는데 우리나라 사람이 기르면 꼭 물어보거나 뭔가 편견을 갖게 되죠.
◇ 박재홍> 수염을 왜 길렀어, 왜 안 잘랐어, 막 이러면서. 그냥 수염인 건데, 그렇죠? 대한민국 최고의 소통 전문가 우리 김창옥 작가님과 함께하고 있는데요. 제작진에서 그래서 오늘 특별히 보시면서 작가님, 교수님 어떤 말씀을 우리 한판승부 맨날 싸우는 프로그램에서 하고 싶으세요 했더니 첫째로 보통말을 예쁘게 하자라는 주제를 말씀해 주고 싶다고 하셨어요. 보통 말을 예쁘게 하자. 저희가 예쁘게 말을 안 하고 있나 봐요.
◆ 김창옥> 그러니까 저는 계룡대라고.
◇ 박재홍> 군인.
◆ 김창옥> 3군 통합본부 있는.
◇ 박재홍> 대전에.
◆ 김창옥> 계룡시에 있는 거기를 갔는데 참모총장이 오시고 지휘관 회의를 갔는데 되게 독특한 거예요. 이렇게 강사가 탁 웃기면 먼저 안 웃고 투스타는 스리스타가 오는지 먼저 확인을 하고 그리고 스리스타가 먼저 웃으면서 그때야 하고. 저는 야, 오십 넘은 남자들이 이렇게 기합 든 조직은 처음 본다.
◇ 박재홍> 웃음마저 기합이 들어가 있군요.
◆ 김창옥> 되게 그 기합 든 느낌 있잖아요, 이렇게. 그리고는 이제 끝나는데 대령님이 저한테 장군님들 빼고 팥빙수 한 그릇 하자. 그러시자 했더니 김 선생, 한반도에 전쟁이 나면 군인이 뭐가 좋아야 이길 것 같아요. 그러는 거예요. 제가 그래서 첨단무기 아닙니까 그랬더니 에이, 그 첨단무기를 운용하는 사람이 누구예요? 군인이잖아요, 군인. 같은 무기라도 군인에게 두 가지가 좋아야 되는데 첫 번째는 군기가 세야 돼요. 그런데 군기만으로는 전쟁 못 해요. 그러는 거예요. 두 번째 게 좋아야 돼. 그게 사기예요.
◇ 박재홍> 사기.
◆ 김창옥> 군기가 세고 사기가 높아야 전쟁에서 승리할 확률이 올라간다는 거예요. 그러면서 이제 우리 총장님이 들어오시잖아요. 군기가 올라가요.
◇ 박재홍> 바짝 쫄았죠?
◆ 김창옥> 사기가 떨어져 버려요. 우리 총장님 나가잖아요. 사기가 올라가. 그리고 기합이 빠져. 그래서 이 지휘관은 어떻게 하면 군기와 사기를 동시에 올려주느냐. 거기에 참된 역량이 있어요. 이 얘기를 하시는데 지금 우크라이나하고 러시아 전쟁도 보면 이게 무기만 있다고 그렇게 안 되잖아요.
◇ 박재홍> 그렇습니다.
◆ 김창옥> 군기와 사기가 동시에 높아야. 그런데 이제 그런 전쟁도 전쟁이지만 저는 사는 것도 전쟁 같은데 그게 남녀 사이든, 직장의 이런 사이든 내가 리더라면 나는 저 사람의 너무 군기만 잡는 거 아닌가.
◇ 박재홍> 군기.
◆ 김창옥> 사기를 너무 막 이렇게 떨어뜨리는 거 아닌가.
◇ 박재홍> 그렇죠.
◆ 김창옥> 이런 생각을 계속하게 되더라고요.
◇ 박재홍> 그렇죠.
◆ 김창옥> 그래서 이제 그 사기를 높이는 게. 군기는 제가 보기에는 한국은 웬만한 조직이면.
◇ 박재홍> 탁 군기가 있어요.
◆ 김창옥> 자체 군기가.
◆ 진중권> 과도하죠.
◆ 김창옥> 그런데 사기가 너무 떨어져 있는.
◇ 박재홍> 사기.
◆ 김창옥> 그런 집안도 많고.
◇ 박재홍> 그렇죠.
◆ 김창옥> 그리고 대한민국의 남자들은 보통 그런 아버지 밑에서 많이 자란 것 같아요. 군기를 엄청 잡으시고 사기를 떨어뜨리는. 그리고 이제 결혼에도 보면 사기를 올려주는 배우자들이 서로 있는 것 같아요.
◇ 박재홍> 어떤 배우자는 군기를 올립니다.
◆ 김창옥> 군기를 너무 잡는 거죠. 예를 들어 이런 거 있습니다.
◆ 진중권> 누구인지 알겠는데요.
◆ 김창옥> 아니, 예를 들면 뭐 이렇게 아나운서님께서 자기야, 나 이번에 우리 한판승부 1주년 됐어.
◇ 박재홍> 1주년 됐다.
◆ 김창옥> 그러면 그걸 되게 놀라면서 자기야, 진짜 대단하다. 벌써 그렇게 자리 잘 잡았고 오빠, 자기야, 대단해 이런 집이 있고 오빠, 항상 겸손해야 돼. 오빠, 겸손해야 돼, 진짜야. 교만하면 하나님이 데려가신다고 그랬어. 그만하면 안 돼, 진짜 항상 겸손해야 돼.
◆ 진중권> 왜 이렇게 웃으세요?
◆ 김창옥> 뭐 됐다고 생각하지 마.
◇ 박재홍> 그러니까.
◆ 김창옥> 섰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위험해. 예를 들면 그렇게 배우자. 그러니까 그게 남자든 여자든 부모든 자녀든 그렇게 막 칭찬할 때 대단하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이런 좋은 균형 잡고 어느 한 분야의 소리만이 아니라 양 날개의 소리를 균형을 잡으려고 하는 거 이런 프로가 잘 돼야 됩니다. 진짜 너무, 너무 진짜 여기까지 잘 오신 것 같아요.
◆ 김성회> 그렇지 않아도 오늘 제 아내가 저희 1주년 돼서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톡을 보내왔는데 말씀하신 대로 했네요. 훌륭하다, 진심으로 한 다음에 잘 버텼어요. 고생이 많습니다라고 해 줘서 되게 위로가 많이 됐었습니다.
◆ 김창옥> 그러니까요. 왜냐하면 남자분들이 가까이에 있는 사람한테 인정받을 때 진짜 인정이라고 생각하잖아요. 멀리 있는 사람이 인정해 주는 것보다.
◇ 박재홍> 당신은 항상 그래라고 하면 군기가 들어가는 거죠.
◆ 김창옥> 그리고 아버지들도 막 그러잖아요. 아버지, 이번에 대학 합격했습니다 그러면 야, 대단하다, 우리 아들 그 어려운 학교 어떻게 들어갔어 이런 아버지가 있고 너 지금부터 시작이야. 네가 뭐 됐다고 생각하면 안 돼.
◆ 진중권> 손흥민 아버지.
◇ 박재홍> 월드클래스면 월드클래스여. 우리 손흥민 선수도 그러고 보면 아버지에게 한 번도 칭찬을 못 받았을 가능성이 있을 것 같아요. 지금 우리 아버지 너무 무서우신 것 같아. 어떻게 생각하세요, 교수님. 그럴 것 같죠?
◆ 김창옥> 그래서 저는 그런데 그 월드클래스의 그다음도 있는 것 같아요.
◇ 박재홍> 월드클래스의 그다음. 아버님이 생각하는 월드클래스 다음.
◆ 김창옥> 월드클래스의 그다음. 우리가 축구를 왜 하느냐, 축구 이전에 사람에 대한, 삶에 대한 그런 게 있을 수 있잖아요. 그리고 월드클래스가 되기 전에도 저는 인간의 삶이 질이 높을 수가 있고 월드클래스 너머의 세계가 있잖아요. 그러니까 보통 우리가 각 분야의 끝에 가서 되게 허무해하고 우울해할 경우가 있거든요. 그리고 그 월드클래스에 도착하기 전에는 행복하지 않고. 그런데 저는 그러니까 성공 이전의 성공이나 성공 너머의 성공이라는 측면에서 얘기를 드리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꼭 그 결과물에 이르기 전에도 우리의 삶은 있고 또 결과를 완성하고 나서도 허무하지 않고 사람의 질이 조금 높아지려면 성과도 중요하지만 그런 좀 예쁜 말들이 있으면 좋지 않겠느냐.
◆ 김성회> 저는 손흥민 선수의 아버지의 경우에는 월드클래스가 아니다라고 겸손한 말씀을 하시고 그걸로 스트레스 받을 것 같지만 저는 어떤 생각하냐 하면 이분이 평소에 가서 우리 아들이 이렇게 해서 오른쪽 킥을 찰 때 어떤 근육을 써야 되는지를 생각하고 그걸 자기가 직접 운동을 해 봐서 그 근육이 발달하는지를 보고 본인 몸으로 실험을 한 다음에 실험이 성공을 하면 아들한테 그 운동을 시키는 방식으로 평생을 계속 헌신해 오셨기 때문에 그 아버지의 뜻을 아들은 잘 알고 있을 것 같아요. 반면에 우리 아버지 같은 경우는 그 질문,그 대답이었는데 아버지, 저 대학 합격했어요라고 그랬더니 저희 아버지가 퇴근하셔서 돌아오시면서 딱 보더니 시험 봤으면 붙어야지, 그리고 방으로 들어가세요.
◇ 박재홍> 시험 봤으면 붙어야지. 야, 매몰차네요.
◆ 김창옥> 선거 나갔으면 당선돼야지. 프로 했으면 30년 하는 거야.
◇ 박재홍> 그러니까.
◆ 김창옥> 1년 갖고 네가 뭐 이렇게 꽃다발 받고 그러냐. 1년 갖고 무슨 꽃다발 받고 떡 돌리고 이게 뭔.
◆ 진중권> 제작진 다 들어와. 야단맞고.
◇ 박재홍> 뭘 잘한 게 있다고. 시험 봤으면 시험 봤으면 붙어야지. 정말이네요. 시험 봤으면 붙어야지, 눈물 나네요.
◆ 김창옥> 사실 그 아버지들도 왜 말씀을 그렇게 하시나 봤더니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당신께서도 당신의 아버지에게 그 언어를 들은 적이 거의 없으신 것 같아요. 그래서 계속 주의와 경계를 주는 것이 가족을 지키는 것이고 사랑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그 세대의 아버님들이기 때문에 이건 사랑의 문제가 아니라 언어의 문제인 거죠. 그런데 나중에는 제가 보기에 이 사랑이라는 것은 좋은 언어의 관을 통해서 지나가는 건데 그렇지 않고 이제 좋은 언어가 없으니까 마치 혈관 안에 뭔가 이물질이 껴서 피가 원활하게 움직이지 못하는 것 같은 그런 일이 국가나 집이나 자기 자신에게 있지 않나.
◇ 박재홍> 그래서 교수님께서 사랑보다는 예의를 지키자,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그러니까 사랑보다 중요한 게 예의인 건가요?
◆ 김창옥> 저는 조금 그걸.
◇ 박재홍> 예의로.
◆ 김창옥> 과격하게 이제 좀 과하게 강연할 때 이렇게 말씀드리는 거죠. 여성분들에게 남편을 사랑하려고 하지 마라. 결국 공황장애가 올 거다. 그리고 남편도 당신들의 사랑을 그렇게 원치 않는 분이 많다. 아니, 오늘 가서 테스트를 해 봐라. 집에 가서 남편한테 여보, 사랑해요, 이렇게 해 봐라. 극도의 불안을 느낀다.
◆ 진중권> 왜 그래? 뭐 잘못 먹었어?
◇ 박재홍> 뭐 잘못했어?
◆ 김창옥> 뭐가 들킨 거지 이런 생각이 나니까. 제가 보기에 한국의 4, 5, 60대 남성들이 원하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 인정이라는 단어에 저는 되게 그걸 원하는 것 같다.
◇ 박재홍> 인정.
◆ 김창옥> 그리고 남자들이 나이 먹을수록 잘 삐지고 어린아이 같아지고 밖에서는 대단한 일을 한다고 하는데 집에서는 너무 삐지고 말도 안 하고.
◇ 박재홍> 쓰레기 치워야 되고 설거지해야 되고.
◆ 김창옥> 이렇게 여성들이 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아무래도 남자니까 남자 입장에서 제 생각에는 그게 아버지에게 받아야 할 칭찬과 인정이 있었는데 그걸 30년, 40년 못 받다 보니 그것을 이제 아마 배우자분께 받고 싶어하시는 것 같다. 그런데 이제 그게 안 될 때 너무 섭섭하고 그리고 남자가 나이 먹어서 속이 좁아진 게 아니라 나이가 먹었다는 건 그만큼 열심히 살아봤고 치열하게 살아봤고 또 성공도 했고 안 된 것도 있어서 상처도 많고. 그래서 그거에 대해서 좀 알아주기를 바라는. 얼마나 힘들게 여기까지 왔어요. 참 그래도 당신이 한 일 때문에 세상은 이런 좋은 일이 있었어요. 이런 건데 이런 걸 너무 안 알아줄 때 서운하고 섭섭하다가 싸우고 싶지 않으니까 말을 안 하고 자기의 공간으로 들어가는 걸 삐친다고 표현하는 것 같다. 그러니까 조금만 그렇게 말을 서로 예쁘게 해 주면 어떻겠냐 그러면서 칭찬 이런 거 조금 소개하는 거죠, 구체적으로. 뭐 이렇게 남편이 예를 들어 참외라도 이렇게 저녁에 들고 가면 나 이거 먹고 싶었는데 어떻게 알고 사왔어, 좀 이렇게 말해 주면 되게 좋아한다. 그런데 참외 사왔는데 자기야, 한 번 살 때 좋은 거 사. 잘아, 잘아. 사람이 참 잘아, 자기는. 돌아가신 시아버지하고 똑같다고. 왜 이렇게 잘아? 한 번 살 때 좋은 거 사야지. 이렇게 하면 또 말은 안 하지만 아유.
◇ 박재홍> 그럼 그렇지. 내가 하는 게 다 그렇지 뭐.
◆ 김창옥> 그리고 또 웃기려고 할 때도 좀 나 오늘 이런 얘기 프로에서 들었는데 너무 재미있대 그럴 때 자기야, 어쩜 흉내를 잘 내냐. 이렇게 해 주면 되는데 어디 가서 하지 마. 오빠, 나이를 먹을수록 입을 닫고 지갑을 열라고 그랬어. 왜 이렇게 쓸데없는 소리를 많이 해. 나니까 오빠한테 이런 소리하는 거야. 돌아가신 시아버지하고 똑같아, 그냥. 저 집안이 그냥 쓸데없는 말을 많이 해. 또 돌아가신 아버님도 왔다 가시고. 그러니까 이렇게 너무 일상의 별것 아닌 건데 그 포인트가 좀 있는 것 같더라고요.
◆ 김성회> 제가 웃기는 소리하면 항상 옆에 있는 제 딸을 보면서 내가 너희 아빠 웃겨서 결혼했는데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 이런 얘기를 자주 해서 저희 딸이 대신 웃어줍니다, 요즘은.
◆ 김창옥> 그러면 또. 그런데 저는 큰 것 같아요. 저는 그게 사람은 저는 핸드폰 같다는 느낌.
◇ 박재홍> 핸드폰, 사람이 핸드폰 같다.
◆ 김창옥> 하드웨어도 있고 소프트웨어도 있지만 결국은 충전을 해야지 다 운영되는 건데. 그러니까 공부도 하고 몸도 있고 사상도 있지만 그래도 이 모든 걸 운영하는 것은 저는 기운인 것 같거든요.
◇ 박재홍> 기운.
◆ 김창옥> 그런데 그 기운을 배터리로 좀 충전하고 그런 게 이제 어떻게 해서든 있지 않으면 계속 많이 쓸수록 방전만 되고 그러지 않나.
◇ 박재홍> 아까 삐친다는 말씀하셨는데 주변에서 살다 보면 삐친 것 같다는 사람이 있잖아요. 저분 또 삐쳤어라고 삐쳤다고 말하면 정말 기분 나쁘거든요. 더, 그렇죠. 삐쳤다는 표현 말고 좋은 표현 없을까요? 저분 마음 상하신 것 같아 이렇게 해야 합니까?
◆ 김창옥> 저는 이제 그런 말은 합니다. 그러니까 아까 말씀드린 대로 그게 남자든 여자든 자기의 공간이 필요로 하는 분이 있는 것 같아요.
◇ 박재홍> 자기의 공간이 필요한 분들이 있는 것 같다.
◆ 김창옥> 그러니까 내가 아프고 힘들 때 자기의 상처를 얼른 보여주고 얘기할 만한 관계성을 갖고 있는 대상이 없으면 결국 인간은 자기의 공간에서 동굴에서 쉬려고 하거든요. 그래서 자기의 시간이 필요한가 보다. 조금만 기다려주면 되거든요.
◇ 박재홍> 또 못 기다려요. 동굴에 있는 사람 끄집어내서 나와라, 나와라. 우리 대화를 해 보자. 아이컨택 해 보자. 그런 경우도. 대화하자고 끄집어내거나 이렇게 쇠꼬챙이로 찌르거나.
◆ 김창옥> 그렇죠. 부산에서인가 어디에선가 강의했는데 남편이 동물에 들어가면 어떻게 하냐. 제일 많은 게 내버려둔다예요. 그리고 공구리를 친다는.
◆ 진중권> 아예 나오지 마.
◆ 김창옥> 그래야 버릇을 가르친다. 들어갈 때는 자기 마음대로 들어갔지만.
◇ 박재홍> 못 나와.
◆ 김창옥> 못 나오게 해야 학습효과를 볼 수 있다.
◇ 박재홍> 무섭군요. 공구리래.
◆ 김창옥> 저는 그래서 굉장히 살벌하다.
◇ 박재홍> 공구리를 친다. 이야, 그렇군요.
◆ 김창옥> 개인의 문제지만 집단적으로 봤을 때 전통적 남자 집단이 초반에는 강세를 보이다가 어려움을 자꾸 경험하면서 그걸 대처하는 능력이 조금 더 전통적 여성에 비해서 좀 없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여성들은 종교도 믿고 그런 것도 하고 아니면 친한 언니한테 커밍아웃도 하거든요. 나는 이렇게 해서 죽고 싶어, 이혼하고 싶어, 다 그만두고 싶어. 그런데 이제 전통적 남자들은 제가 보기에는 그게 좀 어려운 것 같아요.
◇ 박재홍> 어떻게 하면 나아질 수 있습니까?
◆ 김창옥> 그런데 그거는 저는 제 나름의 여러 가지 것 중의 하나는 뭐냐 하면 권위에 대한 생각인데요. 지금의 4, 5, 60대 남자들이 어렸을 적에 권위주의를 너무 많이 경험한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생각하는 권위주의라는 건 권력과 위력으로 남을 누르려고 하는 자. 이게 권위주의고요. 그런데 저는 권위는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 박재홍> 그렇죠.
◆ 김창옥> 그런데 제가 생각하는 권위는 권면과 위로가 통하는 사람. 그러니까 내가 이렇게 어, 이렇게 한번 해 보시면 어때요? 이렇게 얘기하거나 너무 힘드셨을 것 같아요라고 할 때 눈물이 나게 하는 그런 사람들이 있거든요. 내가 저 사람이 말하면 나 한번 들어보겠어. 이 사람이 나에게 권위 있는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되나 봤더니 상대방보다 실력은 되게 높은데 자세는 낮아야지 그 권위가 생기더라고요. 그러니까 그거는 나이나 사회적 지위나 이런 걸로 생기는 게 아니라 어, 내가 보기에 저 사람이 되게 나보다 많이 아는 것 같아. 그런데 저 사람이 나보다 되게 낮은 자세로 나한테 대하고 있어요. 그때 나는 저 사람이 말할 때 그래, 저 사람이 말하면 나 한번 해 보겠어.
◇ 박재홍> 들어야겠다.
◆ 김창옥> 이게 권위인데. 대부분의 한국 남자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권위주의를.
◇ 박재홍> 권위주의.
◆ 김창옥> 초등학교에서 처맞고 중학교에서 처맞고 군대에서 맞고 군대 가서 맞고 사회에 나오면 보이지 않는 가장 살벌한 권위주의가 있고. 그러다 보니까 나이가 먹고 나서 내가 힘들 때 누군가의 얘기를 참 들어보면 좋은데 그때는 잘 안 들으려고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는 그냥 내 경험과 내 주장이 맞다. 이렇게만 하니까 이제 사실 싸움만 되고 대치만 되니까.
◇ 박재홍> 성공의 경험이 있고 자수성가하신 분들이 약간 내 말이 맞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그 자기의 성공 그거 안에 갇혀서 다른 사람의 다른 경로로 잘할 수 있는 게 있는데.
◆ 김창옥> 그렇죠.
◇ 박재홍> 절대 인정을 못하는 것 같아요. 국영수 중심으로 성공한 엄마, 아빠는 우리 아들, 딸도 무조건 국영수 중심으로 성공해야 하는 걸로 생각하시는데 그거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요?
◆ 김창옥> 저 최근에 어떤 유튜브를 보는데 이러한 게 있더라고요. 이렇게 냉수마찰을 하면 성공하는 이런 게 있다고. 그런 걸 봤어요.
◇ 박재홍> 냉수마찰로 성공한다?
◆ 김창옥> 이게 뭔 소리야 하고 봤는데 어떤 구루 같은 분이 이렇게 말을 하시는 거예요. 냉수마찰을 해서 성공하는 게 아니다. 냉수마찰 저 차가운 데 들어가려고 할 때 사람이 각오를 한다는 거예요.
◇ 박재홍> 긴장하고.
◆ 김창옥> 나 각오하겠어.
◇ 박재홍> 들어갈 때.
◆ 김창옥> 나 들어가겠어. 그런데 그러다 보니 무언가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사람이 야, 그래, 나 힘들어버리겠어. 나 어차피 이거 어렵게 하려고 왔으니까 나 각오하겠어. 그러니까 군대도 징집병하고 지원병이 되게 다르거든요. 그러니까 제가 군대를 다녀왔는데 저희가 징집기수가 있고 지원기수가 있어요.
◇ 박재홍> 그렇죠.
◆ 김창옥> 그런데 똑같이 훈련을 받고 힘든데 사고가 징집기수에서 되게 많이 나와요.
◇ 박재홍> 억지로 끌려온 사람들.
◆ 김창옥> 해병대에 제가 있었는데 해병대가 보통 지원인데 징집기수가 가끔 있어요.
◇ 박재홍> 해병대에도 끌려오신 분이 있구나. 오기 싫었는데 왔더니 해병대야.
◆ 김창옥> 일반 군대도 나 그런데 해병대에 징집이 된 거예요.
◇ 박재홍> 눈을 떴더니 해병대야.
◆ 진중권> 군대도 빠지고 싶은데.
◆ 김창옥> 군대도 빠지고 싶은데 해병대에 징집이 됐어.
◇ 박재홍> 와서 귀신을 잡으래. 귀신 잡는 해병이 됐어.
◆ 김창옥> 나 크리스찬인데 귀신을 잡으라고 그러고. 그리고 또 이제 교관들도 너희들은 징집병이야, 그러고 무시를 해요. 그러다 보니까 여기에서는 똑같은 훈련인데도 똑같은 어려움인데도 그걸로 인해서 사고로 되게 많이 번지더라고요. 그러니까 결국. 저는 그래서 제가 냉수마찰을 해 봤거든요, 최근에. 되게 좋은 거예요. 전에는 목욕탕에 찬물이 안 들어갔거든요. 그런데 너무 좋고 몸에도 좋아졌어요. 그런데 오늘도 목욕탕에서 목욕하면서 냉수마찰 하면서 이 생각이 딱 들더라고요. 아까 질문하신. 내가 좋으니까 남한테 해 보라고 하는 건 이건 조금 폭력적일 수 있다. 그럼 어떻게 해야 되느냐. 내가 냉수마찰 하고 되게 좋아졌어요. 그러면 사람들이 요즘 피부도 되게 좋아 보이고 활력도 있어 보이시는데 어떻게 뭐 있어요 그러면 제가 유튜브 보고 냉수마찰을 이렇게 했는데 이렇게 좋아졌어요. 이 정도까지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구나. 그리고 각 사람은 다 자기의 때가 있고 누군가는 몸이 너무 차가워서 냉수마찰이 안 맞는 사람도 있거든요. 그런데 그 사람한테 억지로 야, 너도 해,너도 해.
◇ 박재홍> 빨리 들어가.
◆ 김창옥> 내가 해서 인마. 한번. 아빠, 월남 스키부대에 있었어. 그러니까 이게 그 사람은 사랑이라고 했는데 결국은 폭력적인.
◇ 박재홍> 그렇죠.
◆ 김창옥> 저는 종교도 그렇게 강요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고 정치도 그렇게 강요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고 성공이라는 이름으로도 그렇게 강요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냥 나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인 내가 그걸 하고 좋아지는 모습. 그게 누군가에게 가장 강력한 메시지 아닌가.
◇ 박재홍> 그렇군요. 아까 권위에 대해서 상처받은 얘기를 하라고 하셔서 생각해 보면 어린 시절에 저희 집에서 가정회의를 했어요. 집에서 또 회의를 해. 그러니까 이번 주의 안건은 우리 가정집 분위기입니다 해서 제가 아버지한테 우리 집은 너무 권위주의적인 것 같습니다라고 딱 의제를 했어요. 그랬더니 아버지가 화를 냈어요. 뭐가 권위주의적이야라고 하면서 굉장히 권위주의적으로 권위주의적이지 말자는 의견을 기각하셨던 기억이 나요. 그때부터 다시는 말을 안 했었거든요.
◆ 김창옥> 그렇죠. 그래, 아버지가 그럴 수 있구나, 이렇게 해야지 권위인데.
◇ 박재홍> 그러니까요.
◆ 김창옥> 또 그렇게 얘기하니까.
◇ 박재홍> 우리 대한민국 최고의 소통강사 김창옥 교수님과 함께하고 있고요. 많은 분들이 너무 재미있다라고 7943님. 김창옥 교수님 너무너무 재미있습니다. 학생들이 좋아하겠어요 하셨고 무지개그림님은 오늘 패널 두 분이 안 싸우니까 너무 재미있네요. 어쩌라고님은 지금 이 강의를 우리 대통령이 들었으면 좋겠는데 이런 말씀을 해 주셨고. 그리고 우리 김은하 님은 우리 김창옥 선생님의 의외의 모습을 보게 됐다. 낯설지만 또 쉽게 듣기 힘든 얘기일 수 있는데 그런 얘기를 꺼내주셔서 너무 좋다라는 말씀을 주셨어요. 김창옥 교수님께서 또 강의의 특징이 본인의 아픔을 또 드러내시지 않습니까? 그런 게 또 우리 청취자들이나 또 소통하시는 분들이 많이 공감하시는 것 같아요. 또 하나의 질문거리가 있습니다. 요즘 미움의 극단, 혐오와 감정을 표현하고 나 너 싫어 하면서 갈라치기하는 그런 언어들이 세상에 너무 많이 범람하지 않습니까? 이런 시대는 우리가 어떻게 지나갈 수 있을까요, 교수님. 미움의 언어가 있고 서로를 막 너무너무 싫어하고.
◆ 김창옥> 그런데 저는 사실 그분이 누군가를 그랬다면 사실 그분 이전, 그분은 누군가에게 어떤 대우를 받았느냐 그걸 먼저 생각해 보고 싶어요. 내가 누군가에게 용서도 받아보고 모자란 거 인정도 받아 봤는데 나는 남한테 절대적으로 그렇게 하는 건지. 아니면 나도 인정도 받아본 적이 없어요. 나도 용서를 받아본 적이 없어요. 그러면 나도 그런 상황이 되면 그렇게 하더라고요, 상대적으로. 그래서 제가 어려서 저희 엄마가 글을 모르셨거든요. 그래서 이제 중학교 가서 흔히 말하는 삥땅을 치기 시작했어요. 영한사전 산다, 돈 줘라. 그다음 되면 한영사전 산다, 돈 줘라. 그다음 프라임사전 산다, 돈 줘라. 그래서 엄마 눈을 이렇게 보니까 엄마가 잘 모르는 것 같더라고요.
◆ 진중권> 딕셔너리 산다.
◆ 김창옥> 돈을 이렇게 삥땅을 치면서 엄마 눈을 봤는데.
◇ 박재홍> 엄마 눈을 봤는데.
◆ 김창옥> 모르시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저희 딸이 3학년이 될 즈음에 저한테 거짓말을 하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런데 암만 아빠가 요즘 시대에 학교 이런 거 몰라도 이제 부모가 되면 느낌으로 아는 것 같더라고요, 거짓말을 하는 걸. 그런데 이것 봐라, 이게 거짓말을 하기 시작하네, 아빠한테. 이런 생각이 드는 게 아니고 수십 년 전에 제가 엄마한테 엄마 한글을 모르신다고 속여서 돈을 받아내던 그때의 엄마 얼굴 표정이 보이더라고요. 그리고는 엄마가 알았구나. 그런데 모르는 척해 줬구나.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엄마의 자존심 때문인지 아니면 그냥 이건 모르는 척 해 줘야 돼 그랬던 건지. 그래서 저는 엄마의 그때의 그 교육 방식이 30년, 40년이 지나서 효과를 일으킨다라고 느꼈어요, 저한테. 그러니까 이제 저도 딸이 이제 그게 너무 심하지 않으면 그냥 모르는 척 해 주는 거죠. 눈감아 주고 안 본 척해 주고. 그런데 저는 사람, 세상이나 특별히 가까운 사람들끼리는 좀 그게 좀 있으면 좋을 것 같더라고요.
◇ 박재홍> 모른 척 해 주기.
◆ 김창옥> 안 본 척해 주고 저 사람이 나 속인다고 해도. 너무 심각한 건 안 되죠. 그래도 안 본 척해 주고 그런데 이게 안 되면 부부 사이에서 어디서 나를 속이려고 해. 내 눈 똑바로 쳐다보고 얘기해.
◇ 박재홍> 오빠, 오빠, 거짓말 못하잖아.
◆ 김창옥> 내가 당신 모를 것 같아? 내가 당신 모를 것 같아? 나 한 번 아니면 아닌 그런 여자야. 성격 자체가 그래, 나는. 평생을 그렇게 살아왔어, 알았어? 어디서 나를 속이려고 하고 있어. 이제 이렇게 하다 보면 더더더 속이려고 하고. 그리고 더 무안하니까 때로는 더 폭력적으로 나올 수도 있고. 그래서 저는 그분이 누군가한테 그렇다고 하기 이전에 그분도 누군가에게 좀 자기의 부끄러운 면을 좀 덮어줌을 받았었다면 좀 그러지 않았겠나. 그러니까 이제는 지금이라도 저희가 이 말을 듣고 내 주변에 그럴 만한 사람이 보이거든 좀 그 사람이 그럴 때 너무 부끄러워하는 것 같으면 좀 덮어주고 안 본 척해 주고 그러는 게 오히려 나중에 더 사회가 깨끗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 박재홍> 알면서도 모른 척해 줄 수 있는 그런 공간. 3178님이 주차장인데 출발을 할 수가 없습니다. 유니스리님은 눈물이 난다 말씀해 주셨는데. 그 와중에 랜드 원장님은 결혼하지 마세요, 여러분. 주옥같은 말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이제 교수님 말씀 듣고 또 지금까지 직장 생활 경험을 해 보고 수많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의 문제를 보면 결국은 인정받고 싶은 것 같아요, 그 상대 결핍이 있는 분들. 갈등하는 나도 그런데 그 인정해 주기 싫어요, 그런데. 상대를 위해서 좀 인정해 주려면 우리 어떻게 해야 마음의 여유가 있을까요. 이제 좀 저 사람을 인정해 줄 수 있는 말을 하려면 그래.
◆ 김창옥> 그런데 저는 정말 간단하게 첫 번째는 인정받은 경험이 있어야 남을 인정 잘해 주는 거 아닙니까?
◇ 박재홍> 인정받은 경험이 없군요, 나도.
◆ 김창옥> 그런데 그 인정이 두 가지인 것 같은데 첫 번째는 성과에 대한 인정. 그런데 그거보다 더 좋은 인정은 존재에 대한 인정인 것 같아요.
◇ 박재홍> 그러니까요.
◆ 김창옥> 나는 당신이 있어서 좋다. 당신이 뭘 잘하고 뭐 그래서 좋은 게 아니라 그러면 사실 정권이라는 것도 시간이 지나면 계속 움직일 수 있는 건데 그럼 항상 불안함이 있잖아요. 그런데 아니다. 메이저가 아니어도 나는 당신이 있어서 너무 좋다. 그때 사람들은 거기서 충전을 하고 쉼을 얻고 만족감을 얻는 것 같거든요. 그래서 저는 어머니들한테 주로 강연 많이 하니까 애들이 엄마, 나 어떻게 낳았어 그러면 좀 그렇게 얘기해 줘라. 엄마, 너 낳고 애들이 알고 싶은 건 성교육이 아니라 나를 낳았을 때 부모의 감정 상태다. 그게 내가 얼마나 살다가 힘든 일이 왔을 때 가치 없다고 느껴졌을 때 나를 버티게 해 주는 힘이다. 그러니 엄마 너 낳고 진짜 한 달 동안 노래부른 것 같아. 좀 이런 뉘앙스로.
◇ 박재홍> 지긋지긋하다, 이것아 이런 게 아니라.
◆ 김창옥> 그렇죠.
◇ 박재홍> 내가 진짜 못살아, 이게 아니라.
◆ 김창옥> 저도 어떤 교수님한테 듣고 제가 저희 엄마한테 엄마, 나는 어떻게 낳았어 했더니 안 낳으려고 했어. 에? 왜, 왜 낳았어 했더니 가진 지 몰랐어. 그때는 엄마가 어려서 몰랐어. 이런 진실을. 이런 진실은 검찰이 밝히는 거지.
◇ 박재홍> 검찰이 밝히는 거.
◆ 김창옥> 사법부가 양심껏 판단하시고.
◆ 진중권> 우리는 모든 진실을 검찰한테 맡기잖아요.
◆ 김창옥> 엄마가 너무 이런 진실을. 그런 건 좀 좋지 않지 않나. 거짓말이라도 엄마는 너 낳고 너무너무 그때 정말 하늘을 날아가는 것 같았어. 그런 존재론적인 기쁨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많이 이렇게 동행하고 사는 것 같아요. 왜? 내가 집에 들어갈 때 그 친구처럼.
◇ 박재홍> 순수하게. 있는 그대로.
◆ 김창옥> 내가 밖에서 뭘 하든 어떤 사람인지 전혀 상관없이. 사실 그렇게 열렬하게 환영하기가 어렵거든요. 그리고 내가 또 집을 나갈 때 나를 너무 그리워하면서 바라봐주고. 그건 제가 보기에는 신과 어머니의 성품이 가장 닮은 존재라고 생각하거든요. 항상 그리워하고 항상 환영해 주고. 그때 인간의 어떤 마음의 어떤 찌꺼기들이 다 좋아지지 않나. 그래서 인정을 받아본 자가 남도 인정해 준다. 그리고 두 번째는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이기적이어서 제가 어느 날 강연하면서 제가 강연을 줄이고 시골에 가서 이렇게 강연 안 하고 수입이 없으니까 단호박도 팔고 샤인머스캣도 팔고 그랬거든요. 그러면서 제가 좋아졌어요. 좋아지니까 예전에는 저만 보였는데 예전에 강연 때 찍은 사진을 보니까 제 강연을 들으러 오신 분의 표정이 보이더라고요. 그러면서 너무 눈물이 살짝 나려는 거예요. 아, 내가 너무 나만 보였고 내 아픔만 보였고 내 할 말만 보였지 내 강연을 들으러 오신 저분의 표정을 내가 20년 만에 처음 보네. 그러면서 여러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런데 저는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자기가 좀 충족되어야 남의 아픔이 보이는 것 같아요. 그러니 저는 남을 위해서라도 자기가 건강해지는 것이 남을 또 위하는 게 되지 않나 싶더라고요.
◇ 박재홍> 굉장히 중요한 말씀이네요. 그러니까 남을 섬길 수 있는 공간 내 스스로 만드는 게 필요하다.
◆ 김창옥> 그것도 사실은 내가 좋아져야. 그래서 항공기 사고 날 때 안내에 이렇게 되게 되어 있어요. 천장에서 떨어지면 본인이 먼저 하시고 옆의 아이에게 주세요. 아이에게 먼저 주려고 하다 본인이 뒤질 수 있거든요. 자기가 숨이 없으니까. 그러니까 이게 되게 이기적인 말인 것 같지만 제가 보기에는 그런 게 아니라 모두를 살리는 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니까 우리를 위해서라도 내가 먼저 건강하자. 그런데 우리는 억울한 이타주의자가 많은 것 같아요. 되게 남을 위해서 했고 국가를 위해서 했고 조국을 위해서 했고 당을 위해서 했고 지역사회를 위해서 했는데 나중에는 너무 억울해하는 거예요. 그리고는 조용히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그런 게 아니라 좀 내가 건강해지면 다른 사람의 슬픔도 보이고 옆에 있는 사람의 그런 모습도 보이지 않나.
◇ 박재홍> 대한민국 최고의 소통 강사, 김창옥 작가님의 명강의 나를 살게 하는 것들. 바로 나를 챙기고 나를 챙겨야 나올 수 있는 고백. 당신이 있어서 좋다라는 고백까지 우리가 갈 수 있기를 가보겠습니다. 우리 CBS 한판승부 한판 클라스 1주년 특별손님 김창옥 작가였습니다. 오늘 정말 감사합니다.
◆ 김창옥> 고맙습니다.
◆ 진중권> 감사합니다.
◆ 김창옥> 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반드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
7/12(화) 김창옥"가까운 이의 거짓말, 때론 그냥 지나가주세요"
2022.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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