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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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FM 98.1 (18:00~19:30)
■ 진행 : 박재홍 아나운서
■ 패널 : 김웅 전 국민의힘 의원, 박성태 사람과사회연구소 연구실장
■ 대담 : 박주근 리더스 인덱스 대표
◆ 박주근> 안녕하세요.
◇ 박재홍> 두 분도 인사 나눠주세요.
◆ 김웅> 안녕하세요.
◆ 박성태> 안녕하세요.
◇ 박재홍> 일단 언론에서 위기설이 계속 나오고 있고 기사 나오고 있는데 삼성이 진짜 위기는 맞는가 이 질문. 맞는가 봅니다.
◆ 박주근> 그냥 위기가 아니라 총체적 난국이다.
◇ 박재홍> 총체적 난국이다?
◆ 박주근> 왜냐하면 방금 말씀하셨듯이 지난 6월에 등판한 전영현 부회장이 이례적으로 사과문을 발표했지 않습니까? 그 사과문에 삼성의 위기가 사실 다 들어가 있는데 세 가지 요점을 이야기했거든요. 원래 삼성이 뭘 잘하냐면 초격차 기술 이야기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다른 경쟁사들보다 원사이클이나 1.5사이클을 앞서서 기술을 내놔서 선행적인 수익을 먼저 가져가는 구조. 막대한 수익을 우리는 사업구조를 가져가는 게 삼성의 큰 강점이라고 하는데 첫 번째 사과한 게 뭐냐 하면 기술의 근접경쟁력을 복원하겠다. 이 말은 뭐냐 하면 이미 우리는 일부는 뒤처졌고 원래 잘하는 것도 다 따라잡혔다 이 말을 한 거고요. 고백한 거죠.
두 번째는 그럼 현재가 부족하면 투자자들은 미래를 보지 않습니까? 미래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야 되는데 두 번째 뭐라고 그랬냐면 미래에 대한 비전도 준비를 하겠다는 겁니다. 없다는 거죠. 미래에 대한 잠재력도 모르겠고 더 중요한 건 내부도 문제인 거예요. 왜 그렇냐 하면 조직문화와 업무방식을 개선하겠다는 거예요. 내부도 문제도 외부도 문제고 미래는 아무것도 아닌 거죠. 이렇게 되면 이게 우리가 한 말이 아니고 전영현 부회장이 한 말이니까 총체적 구조적 문제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죠.
◇ 박재홍> 사실은 기술이라는 게 초격차 얘기도 나왔고 어느 한순간 갑자기 뒤떨어질 수 있는 겁니까? 원래 진짜 공부 잘하는 전교 1등이었는데 어느 순간 갑자기 모의고사 못 봐요. 그래서 전교 1등을 했던 그런 학습능력을 다시 키우겠다 이런 얘기랑 비슷한 건데 그 원인이 뭡니까? 기술력 갑자기 이렇게 잃은 상황?
◆ 박주근> 기술이 갑자기 떨어지지는 않겠죠, 물론. 지금 삼성전자 위기를 그러면 최근 나타난 거냐, 오래전부터 있었던 거냐 이런 걸 할 수 있는데 저희가 분석해 보면 한 10년쯤 된 것 같다. 그러니까 이건희 회장이 2014년 5월에 쓰러졌어요. 그리고 이재용 회장 실질적으로 그때부터 이재용 회장이 삼성을 이끌었죠. 그런데 아시듯이 그다음 해에 2015년에 엘리엇 어드바이저가 경영권 분쟁이 붙었습니다. 삼성전자, 제일모직 합병 문제로. 그리고 그다음 해에 우리가 알듯이 최순실, 박근혜 사건, 그리고 2017년에 구속, 2018년 2월에 석방.
이 과정을 거쳤는데 이 시기가 사실은 기술업계에서는 굉장히 큰 메가트렌드예요. 그러니까 반도체 업계가 그전에는 공급자 위주의 시장이었어요. 그러니까 우리가 알듯이 CPU는 인텔 그리고 메모리는 삼성전자. 이 절대 강자 두 기업이 종합 반도체 기업을 우리 IDM이라고 그러는데 이 IDM 기업이 모든 게임의 룰을 정한 거예요. 우리 생각해 보시면 노트북 살 때 매장 가서 이 CPU가 13세대냐 이런 거 따지지 않습니까? 그러면 소비자들은 그걸 기다리고 있다 말이에요, 최신을. 그건 공급자 중심이죠. 메모리 시장도 삼성전자가 DDR4를 넣느냐 DDR5를 넣느냐 기다리는 거예요. 그러면 하청부에 있는 많은 밸류체인에 있는 기업들은 그 기준에 따라서 움직이는 시장이었어요. 이 시장이 우리가 기억하시겠지만 4차 산업혁명, IOT, AI라는 기술이 흐르면서 이제는 반도체를 받아쓰는 기업들이 스스로 반도체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그러니까 공급자 위주의 시장에서 수요자 중심의 시장으로 빠르게 재편하는 과정이 바로 이 시기였는데 애플 쓰시는 분들 아시지만 맥북에 들어가는 CPU가 언제부터인가 인텔칩에서 M1, M2, M3으로 바뀌어요. 이건 무슨 말이냐면 이제는 IT 기업들이 옛날에는 받아쓰는 칩을 썼다가 스스로 칩을 설계해서 우리 제품에 가장 잘 맞는 칩을 설계하고 만들기 시작했어요. 칩을 설계를 했으니까 맡겨야 될 거 아닙니까? 그게 파운드리 맡기는 거예요, TSMC 같은. 시장은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 질서로 바뀌어가는 그 타이밍에 삼성전자는 타이밍을 놓친 거죠.
그런데 불행하게도 다행일지 불행일지 모르겠는데 삼성전자가 최고 실적을 올리는 해가 2018년도예요. 이재용 회장의 구속이 있을 때인데 그해에 최고 영업이익을 올려요. 갑자기 IT 기기가 바뀌기 시작하고 팬데믹 때도 우리가 아시겠지만 팬데믹 때 반도체가 부족했어요. 사람들이 집 안에 있으면서 IT가 많이 팔리기 시작했죠. 이 변해가는 이 타이밍에 삼성은 수익이 너무 좋았던 거예요. 바꿀 필요가 없는 거죠. 그런데 딱 끝나고 나니까 어, 시장이 바뀌어 있네. 요즘은 TSMC라는 기업을 다 알지 않습니까? 제가 한 4~5년 전에 기자들하고 질문 인터뷰를 하면 TSMC 주가가 삼성전자보다 더 오를 것 같은데, 시가총액이. 그때는 출입하는 기자들도 TSMC를 모르는 사람도 많았어요, 그 당시에는. 그 정도로 변해가는 이 기술판에 삼성은 안주한 거죠.
◇ 박재홍> 사실 삼성도 그런 시장의 변화는 몰랐을 리는 없지 않습니까?
◆ 박주근> 그렇죠.
◇ 박재홍> 내부에서 그런 목소리가 분명히 있었을 것이고 가장 S급 인재들을 인재 삼성인데. 그런 분들이 예측을 하고 실력 있는 분들이 목소리를 냈을 텐데.
◆ 박주근> 저는 이 부분에서 좀 더 다른 해석을 많이 하는데 공교롭게도 2018년에 어떤 해였냐면 생각해 보시면 이재용 회장은 구속되고 바뀌는 시대였고 현대차는 정의선 회장이 수석부회장으로 실질적인 오너로 등극하는 해였고요. LG는 구본무 회장이 돌아가시고 구광모 회장이 등극하는 그 해입니다, 2018년이. 그런데 이 세 개의 그룹을 비교해 보면 지금 보면 알 수 있는데 삼성은 일단 현대차는 보면 정의선 회장이 수석부회장이 되고 나서 그해 2018년 12월달에 인사를 할 때 정몽구 회장의 가신그룹이라고 하는 부회장들을 다 내보냅니다. 그러니까 빠르게 친정 체계를 구축하는 거예요. LG그룹 구광모 회장도 마찬가지로 그때 6명의 부회장단이 있었는데 빠르게 자기 친정 체계를 구축해서 딱 자기 친정체제를 만듭니다. 그런데 삼성은 이재용 회장이 구속됐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친정체계의 구축의 타이밍을 놓쳐버린 거예요. 우리가 국정농단 때 미전실 해체라는 걸 청문회 때 들었겠지만 그분들의 이력을 잘 보시면 다 남아 있어요, 삼성전자에. 그러니까 과거와의 단절과 친정체제 구축을 제가 볼 때는 실패했습니다.
그러면 이 남아 있는 미전실 분들이 뭘 하겠습니까? 정치하고 똑같은 거예요. 자기 자리를 지키고 싶겠죠. 그런데 관리자들이 그러니까 엔지니어가 아닌 재무 쪽이나 관리자들은 자기의 그 권한이나 이걸 지키기 위해서는 할 일이 두 개밖에 없습니다. 첫 번째, 이분들은 만들 수는 없잖아요. 일단 코스트를 낮춰야 됩니다. 비용을 낮추는 이걸 먼저 하는 거예요. 이익을 높이는 게 높여야 되니까, 기업은. 두 번째로 엔지니어들의 의견이나 이런 것들에 대해서 계속 관여를 해야 하는 거예요. 자기 유지를 해야 되니까. 저는 이 시기가 기술적 변화도 삼성전자가 놓쳤지만 조직의 변화에서도 타이밍을 놓친 것이 아닌가라고 저는 해석됩니다. 왜냐하면 여전히, 여전히 삼성전자의 사업보고서상의 사장단 이름을 보면 미전실 출신 분들이 여전히 핵심 조직에 다 있습니다.
◇ 박재홍> 리더십이 그럼 핵심적인 요인이었다, 지난 10년을 돌아보면.
◆ 박주근> 조직은 그렇게 해서 원래 기술기업은 삼성전자의 가장 큰 강점은 해외에서 여러 가지 보고서를 보면 테크놀로지 리더십을 강력한 테크놀로지 리더십을 바탕으로 전 세계 글로벌에 아주 효율적인 글로벌 체인으로 고수익을 남기는 디바이스란 말이에요. 그러니까 기술이 기반이 돼야 된다는 소리죠. 그런데 이 시기에 말 그대로 '관리의 삼성'이 돼버린 거죠.
◆ 박성태> 삼성의 오너십은 제가 예전에 출입을 했었는데 최근에 바뀌는지는 모르겠어요. 그러니까 분위기가 그게 들어보면 계속 가는 거 같고 예를 들어서 한 20년 전쯤에 이재용 전무가 당시 이재용 전무가 처음 기자들 앞에 선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LA에서 하는 전자쇼 CES에서 기자들하고 인사를 했는데 그때 당시 삼성 분위기가 기자들과 이재용 전무가 당시 전무였죠. 명함을 다 나눠줬고 삼성에서 이제 아마 우리 이재용 전무와 명함을 나눴기 때문에 여기 명함을 나눈 기자들한테 정말 잘할 거다 이런 얘기를 막 하고 그랬어요. 제가 그 얘기 듣고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실제 말도 안 되는 소리였습니다. 전혀 없습니다. 전혀 없는데 그 정도로 삼성전자에서 이건희 선대 회장과 이재용 지금 회장의 위상은 막강해요.
물론 대표님께서 2018년 구속되고 오너십 문제가 있었는데 최종 결정권자는 무조건 다 오너입니다. 그래서 의사결정 구조가 잘못됐다라고 하면 그것도 오너가 저는 오너십이 너무 탄탄하기 때문에 오너가 결정을 잘못한 거라고 봐요. 그리고 조직문화에 있어서는 저는 예전부터 제가 출입할 때 12, 13년 전인데 그런 걸 봤어요. 삼성의 기본이 메모리 반도체잖아요. 그러니까 이건희 회장이 예전에 책에서 업의 본질이라는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그거 되게 동의를 하는데 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본질은 수율입니다. 수율이라는 건 불량률을 없애야 되는 거예요. 그리니까 불량이 웨이퍼에서 불량이 하나가 나면 그 웨이퍼를 다 버려야 돼요. 예를 들어 하이닉스는 불량이 하나만 나오면 조각 하나만 낮오면 그 부분만 이렇게 버릴 수 있는 걸로 해서 코스트를 확보를 했는데 메모리 반도체 그래서 철저하게 공정을 관리하고 불량률을 낮추는 게 핵심이에요. 그래야 버리는 게 없어지니까.
그런데 그렇게 하다 보면 직원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정말 꼼꼼하게 관리를 합니다. 그러면 지금 이 시대에는 사실은 안 맞죠. 이런 너무 꼼꼼하니까. 그러니까 메모리 반도체에 특화된 메모리 반도체는 사실 제가 볼 때는 메모리 반도체 사업부 본질은 근면성과 선제적 투자거든요. 지금은 아닌 앞서 말씀하신 비메모리 반도체나 그런 부분으로 갔는데 그 부분은 조금 안 맞고 특히 비메모리 반도체는 또 이런 부분은 세트와 설비를 같이하다 보니 이런 게 또 문제가 된다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 박재홍> 사실 삼성전자는 기술회사니까 일각에서 이제 재무와 법무 쪽에 특화된 임원들이 너무 중요한 목소리를 다 하고 있고 어떤 기술에 전문성 있는 분들, 전문 경영인들 목소리가 적어서 중요한 결단을 할 때 그분들의 목소리가 잘 살리지 않아서 엔비디아든TSMC든 하다 못해 SK하이닉스든 이런 회사들이 앞으로 나갈 때 이런 중요한 역할을 못 했던 것이 아니냐 이런 지적도 있습니다만, 대표님은 어떻게 판단하세요?
◆ 박주근> 우리가 삼성을 이야기할 때 관리의 삼성이라는 말을 많이 하잖아요. 그게 이제 관리의 삼성에서는 패스트 팔로우를 할 때는 굉장히 효율적이었죠. 옛날 진대제 전 장관이 이런 말까지 했어요. 16메가 D램 개발할 때 전 사원이 16km 행군을 했다 하는 말까지 합니다. 그런데 그 정도로 그때는 관리의 삼성이 있고 일사불란하고 효율적인 조직이 강한 게 유리했던 거죠. 그런데 이제 그렇게 해서 기술 경쟁력은 빨리 따라가고 기술 빨리 따라갈 것만이 아니다 보니까 앞서 있고 그러다 보니까 엔지니어 중심으로 이렇게 갔는데.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재무 쪽하고 특히 사법리스크를 안으면서 법률 쪽을 굉장히 강화시켰어요. 예를 들어서 옛날에 지금 현재 있는 김수목 사장이라든지, 법조인 출신의. 이런 분들을 굉장히 강화시켰죠. 사외이사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의 사외이사에는 항상 검찰총장 출신들이 항상 있었습니다. 그리고 법무팀 자체가 웬만한 로펌만큼 크잖아요. 이쪽에서 관리를 하기 시작하면 그분들은 기본적으로 심리가 리스크를 안으려고 하지 않죠, 관리하는 분들은. 그러니까 리스크.
◇ 박재홍> 모험을 하지 않는다.
◆ 박주근> 절대 하지 않죠.
◇ 박재홍> 도전하지 않는다.
◆ 박주근> 요즘 들리는 얘기가 삼성에서 한 얘기는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기업이다. 그러니까 도전하지 않는다. 토론하지 않고 도전하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기술이라는 거는 발전하기가 쉽지가 않죠. 그리고 기술은 또 하나는 과감한 투자가 필요한데 관리 그런 분들이 위에 있으면 투자 판단이 굉장히 느려지죠. 왜냐하면 이분들은 말 그대로 돌다리도 깨보고 가는 분들이잖아요. 그러니까 속도경쟁에서도 뒤쳐졌다.
거기다가 우리가 소위 요즘 삼성전자 이야기할 때 내부에서 이런 말도 해요, 엔지니어들이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옛날에는 사람들을 다 관리해서 수율도 관리하고 해야 되는데 요즘은 장비에 너무 의존한다. 우리가 SML, EUV 이런 장비 이야기하지 않습니까. 최첨단의 장비에 의존하다 보니까. 그래서 요즘 지지난주에 나온 이야기가 삼성전자 수뇌부에서 다시 R&D 직원들을 현장에 내보내기 시작했다, 이런 얘기가 들리는 거죠. 그러니까 이미 이런 문제들은 내부, 외부적으로 이미 너무 많이 나와 있어서 요즘 우스갯소리로 이런 말을 합니다. 하삼하.
◇ 박재홍> 하삼화?
◆ 박주근> 하삼하. 하이닉스 갔다가 삼성전자 갔다가 다시 하이닉스 간다.
◇ 박재홍> 하삼하.
◆ 박주근> 그런 말까지 나올 정도로 엔지니어들 입장에서는 그런 말 돌 정도로.
◇ 박재홍> 원래 이직을 원래 더 좋은 회사로 가게 돼 있는데 오히려 삼성에 있다 오히려 SK하이닉스가 더 좋은 회사가 돼서 그리로 가게 됐다.
◆ 박주근> 이 정도 말이 나올 정도면 삼성전자의 기술 인력들이 얼마나 흔들리고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거죠.
◆ 김웅> 일단은 우리나라의 재벌 경영의 대가가 지금 치를 때가 된 것 같아요. 말씀하신 것처럼 법무나 재무가 힘을 얻게 되는 이유는 뭐냐 하면 결국은 그 사업체를 상속을 시켜야 되는 문제가 있는 것이고 거기에서부터 리스크가 다 나오기 시작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물론 과거에는 이건희 회장이라는 정말 뛰어난 상속인이 나타나서 회사를 엄청나게 키운 건 있지만 그 신화에 좀 빠진 것 같아요. 실제로 지금 전 세계적으로 지금 난다 긴다고 하는 기업들은 다 엔지니어가 창업한 회사들이 대부분이지 않습니까? 우리도 지금 계속 이야기하고 있는 게 과연 지난 60년 동안 우리나라 경제를 발전을 시켜왔던 이 재벌 중심의 경제 체제가 계속 유지되는 게 맞는 것인가. 그게 효율적인가를 좀 고민할 때가 된 것 같아요. 그게 저는 지금 삼성의 위기가 하나의 그런 현상을 보여주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하거든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박주근> 결국에는 문제는 리더십 문제로 종결되겠죠. 조직문제도 있고 있지만 사실 책임을 져야 되는 부분은 마지막 리더 결정권자죠.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2014년도에 제가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에서 연락이 와서 3시간 정도 인터뷰한 기억이 나는데 그때 몇 가지 짚었던 것 중에 하나가 이재용 회장의 경영 능력에 대해서 굉장히 집요하게 묻더라고요. 과연 이건희 회장만큼 소위 말하는 승어부를할 수 있겠느냐.
◇ 박재홍> 아버지를 뛰어넘을 수 있겠느냐.
◆ 박주근> 그렇죠. 저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당시에도. 왜냐하면 그 정도로 집요하지 않았고 지금 보면 요즘 삼성전자 내부에서 도는 이야기는 어려운 보고서가 올라갈 수가 없다. 보고서를 초등학교 5학년 정도가 알아들을 만큼 쉽게 만들어야 된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그러다 보니까 경영학계에서 이런 말이 있거든요. 매출 성장률이 7년째 고정되면 그 기업은 10년 안에 굉장히 파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이야기를 해요.
제가 3월에 방송됐던 KBS 시사기획 창에서 제가 잃어버린 10년이라는 데이터 주제를 저희가 같이 했는데 제가 그때 삼성전자의 2013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의 매출 성장률을 원화가 아닌 달러 베이스로 변환했더니 연평균 성장률이 마이너스 0.8%였습니다. 그러니까 성장하지 않았다는 거예요. 당연하죠. 왜냐하면 새로운 사업이 없었거든요. 반도체와 스마트폰, 가전밖에. 그 외에 추가된 사업은 하만 정도 인수했는데 하만 인수는 전혀 매출, 영업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러니까 정체돼 있었다는 거죠, 이 10년간은. 그러니까 잃어버린 10년인 거죠.
◇ 박재홍> 그런데 이재용 회장의 취임 2주년이 지난 27일이었고 선대 회장의 이건희 전 회장의 4주기 추도식도 25일 조용히 지나갔는데 그렇다면 이재용 회장이 시장에 삼성전자의 CEO로서 뭔가 새로운 것을 메시지를 내거나 혹은 제스처를 할 필요가 있어 보이는데 나올까요?
◆ 박주근> 저는 두 가지 포인트에서 사실 실망을 했습니다. 우선 전영현 부회장이 사과문을 발표할 때도 왜 저게 전영현 부회장을 해야 되냐. 저 정도는 이재용 회장이 해야 되는 거 아니냐 하는 게 저는 첫 번째 실망한 포인트고 두 번째는 작년 1주기 때 제가 어떤 언론에 그런 기고문을 썼는데 침묵이 너무 길다. 이재용 회장의 침묵이 너무 길다. 뭔가 메시지를 내놓아야 한다 말이에요. 오죽했으면 전영현 부회장이 사과문에다가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내놓으라고 본인이 얘기했을까요. 그 몫은 이재용 회장의 몫이거든요. 리더의 몫인 거죠. 그런데 이번 2주기 때도 또 그냥 넘어갔어요.
저는 이 정도 주가가 떨어지고 이 정도의 사실 삼성전자의 주식은 국민주이지 않습니까? 소액주주가 500만 명이 넘어요. 국민주란 말이에요. 이 정도 주가가 떨어졌으면 리더는 분명히 무슨 메시지를 내놔야 되는 거죠. 자본 우리나라가 주주자본주의를 택하고 있는데 미국 같은 경우는 자본시장에서 예를 들어 주가가 이렇게 떨어지면 CEO 바로 옷 벗습니다. 정상적인 거예요. 리더는 주가를 관리해야 되는 거죠. 그런데 이 상황에서도 아무런 메시지를 내놓지 않는다? 저는 투자자들이나 국민들에 대한 예의가,이거는 예의가 아니라고 봅니다.
◆ 김웅> 제일 궁금한 것 중의 하나가 제가 취미 중에 하나가 뭐냐 하면 10년 전의 기사를 한번 보는 거거든요. 특히 기획기사, 예측기사. 한 십몇 년 전의 걸 봤었을 때 그때 이제 삼성하고 인텔이 다 먹는다. 이러면서 TSMC나 엔비디아 같은 거는 진짜 그때 뭐라고 했냐 하면 이건 내년에 없어져도 아무도 모를 것이다라고 이야기를 했어요. 그런 기사가 진짜 있더라고요. 그럼 그때도 사실 거기에 다 전문가들이 이야기를 했는데도 그렇게 예측이 틀렸잖아요. 그거 예측이 가능한 겁니까?
◆ 박주근> 어느 정도는 가능은 하죠. 그런데 삼성전자의 경우에는 어쨌든 두 가지는 확실한 것 같습니다. 일단 기술 트렌드를 놓쳤다. 그건 분명한 것 같아요. 이번 실적을 보면 주가가 명확하게 갈라졌거든요. AI를 했던 반도체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은 명암이 명확했습니다. 그러니까 트렌드를 놓쳤다는 건 분명한 것 같고 두 번째는 더 암울한 그런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아직 제시하지 않는다. 어떠한 것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 그러니까 리더십의 부재도 분명한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앞으로 그렇다면 국민기업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만 초격차의 삼성으로 다시 돌아오기 위해서는 어떠한 과제가 필요하고 조언을 해 주신다면 그 말씀 듣고 마무리하겠습니다.
◆ 박주근> 우선 이번 11월달 인사가 저는 제일 큰 관전포인트다. 이번 11월 사장단 인사에서 지금 많은 문제점으로 제시하고 있는 관리의 삼성, 관리 조직의 문제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털고 가지 않고 여전히 그 책임을 일부 다른 엔지니어에게 떠넘기고 회피한다면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두 번째는 역시 리더십의 부재다. 메시지를 분명히 내놔야 된다, 두 가지라고 저는 봅니다.
◇ 박재홍> 시장이 지금 여러 가지 질문을 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말씀하신 대로 11월 인사에서 혹은 또 시장을 향한 어떤 비전을 내놓을지 삼성이 답을 해야 될 시점에 온 것 같습니다. 일단 오늘 말씀 여기까지. 박주근 리더스 인덱스 대표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주근>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