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홍의 한판승부

표준FM 월-금 18:00-19:30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반드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

1/16(목) 김경일 “계엄 트라우마 치유법, 심리학자의 처방전은?”
2025.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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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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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FM 98.1 (18:00~19:30)
■ 진행 : 박재홍 아나운서
■ 패널 : 김웅 전 국민의힘 의원, 박성태 사람과사회연구소 연구실장
■ 대담 :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 박재홍> 다다음 주면 이제 설입니다. 27일이 임시 공휴일이 되면서 이번 연휴는 굉장히 또 길어진 상황이기도 한데 사실은 연말 연시 하면 희망찬 그런 느낌이 드는 게 보통 관례적인 상황이었습니다만 대한민국의 또 정치 상황이 또 이렇게 우리의 마음을 그렇게 가볍게 하지는 않았던 것이 현실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 시간에는 조금 따뜻하게 우리의 마음을 보듬어 보는 그런 시간을 준비했습니다. 오늘 특별한 강사, 대한민국 인지심리학자시죠, 아주대학교 심리학과의 김경일 교수를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경일> 안녕하세요.

◇ 박재홍> 많이 바쁘셨죠?

◆ 김경일> 아 그래도 저는 오늘 좀 일찍 와서 도착했는데 김상욱 의원님을 처음 봬서 저는 오늘 뭐 여기 온 아주 값을 아주 제대로 치르고 그러니까 치르는 게 아니라 건진 거죠.

◇ 박재홍> 의원님 말씀을 좀 들으시니까 괜찮으셨습니까?

◆ 김경일> 예, 그러니까 워낙 또 이제 이슈의 중심이 되신 분이고 그래서 저도 아 이분은 어떤 분일까 궁금했었는데 이제 오늘 뭐 실물 영접이라고 하죠 실물 영접해서 두 분도 너무 좋아하지만.

◇ 박재홍> 일단 새해 대한민국의 스트레스 지수가 좀 기존과는 좀 많이 다르지 않을까 싶은데 전문가 입장에서 요즘 우리 한국 사회 분위기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 김경일> 그건 뭐 굳이 심리학자나 아니면 정신건강의학 전문가가 아니라도 다 알 수 있는 사실인데요. 제가 작년 12월 14일 날 해외 출장을 잠시 갈 일이 있어서 나갔다 왔는데 이제 유럽 심리학자들이 저한테 그러더라고요. 자기네들 요즘 넷플릭스 안 본다고, 한국 뉴스 본다고. 너네는 36부작이 이틀이 되더라 막 이러면서 저도 한국이라는 나라가 이렇게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엄청난 관심을 받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요.

 사실 그러면 그것 자체가 스트레스죠. 아주 격정적인 좋은 일이 아닌 이상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지켜볼 만한 일의 주인공이 된다는 것 자체가 이제 스트레스 요인인데요. 기본적으로 스트레스와 더불어서 또 하나 말씀드려야 되는 게 있는 게 이게 한국 사회의 외로움입니다. 그러니까 이게 외로움과 스트레스를 좀 분리하기 시작하는데 그러니까 외로움은 만나고 싶은 사람을 못 만나는 고통이 외로움이죠. 그런데 이제 스트레스는 만나기 싫은 사람을 자꾸 만나 돌아버리는 고통이 이제 일종의 스트레스라고 볼 수가 있는데 한국 사회가 기본적으로 고각성 사회 치열한 사회 뭐 어떤 말로도 번역도 안 된다는 눈 감으면 코 베어 간다는 사회 이러면서 굉장히 스트레스가 많을 수밖에 없는 그런 치열한 사회는 맞는데요. 저는 작년부터 작년 연말부터 올에 이르는 이 오늘까지의 과정에서 그 저편에 있는 외로움도 같이 느끼게 돼요.

◇ 박재홍> 외로움.

◆ 김경일> 그래서 한국 사회가 많은 스트레스를 겪고 있구나 또 일부에서는 많은 외로움을 느끼고 계시구나라는 거 같이 느껴보면서 그 두 개를 조금 같이 얘기를 해봤으면 좋을 것 같은데요. 일단 사람은 자기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 모든 스트레스는 자기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 때문에 생기거든요.

◇ 박재홍> 통제할 수 없다, 중요한 포인트네요.

◆ 김경일> 그러니까 제가 만약에 우리 박재홍 앵커께 제가 욕을 먹었는데 제가 만약에 집에 돌아가서 인형을 하나 딱 꺼내가지고 박재홍이라고 써놓고.

◇ 박재홍> 막 찍어요.

◆ 김경일> 인형으로 막 바늘로 찌르면.

◇ 박재홍> 제가 아파요.

◆ 김경일> 실시간으로 박재홍 앵커가 '으악' 이러시잖아요. 그러면 그러면 스트레스 안 받습니다. 통제권이 저한테 있으니까 그러니까 이게 물리적 고통의 양보다 더 중요한 건 내가 컨트롤, 통제를 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문제거든요. 그래서 지난 한 달 반 정도의 시간은 우리가 무엇을 해도 움직이지 않는 무엇인가를 보면서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으셨을 거예요.

◇ 박재홍> 통제할 수 없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그런 상황 자체가 이미 스트레스라는 거군요.

◆ 김경일> 무언가 제가 만약에 이렇게 누군가에게 그런 얘기를 하면 대답도 있고 그다음에 내가 이쪽으로 툭 쳐주면 이쪽에서 또 그럼 너 이쪽 쳤구나 그럼 나는 이쪽으로 움직여 볼까 뭐 이런 게 반응이라는 게 있어야 되는데, 그래서 왜 의외로 목석 같은 배우자와 살면서 스트레스 많이 받는 배우자들도 많아요.

◇ 박재홍> 차라리 화를 내라.

◆ 김경일> 그렇죠, 반응이 없으니까.

◆ 박성태> 맞는 말씀인 것 같아요. 저도 계엄 이후에 화병 전치 8주 정도를 얻었거든요.

◇ 박재홍> 박 실장님 화가.

◆ 박성태> 원래 스트레스 잘 안 받는 성격인데 특히 이제 직업상 정치 관련 뉴스 관련 뉴스를 많이 봐야 되고 근데 왜 이게 자꾸 이런 식으로 가지라는 것 때문에 화병이 약간 있더라고요.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그렇게 되더라고요. 근데 그게 그 여러 대통령을 포함한 여러 정치 주체들이 너무 국민들이 보기에는 비상식적으로 행동하는 경우들이 있으니까 그런데 통제 안 되잖아요. 제가 방송 여러 방송에서 얘기하지만 안 듣잖아요. 그러니까 스트레스가 생기는 거죠. 정확한 지적이신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우리 박 실장님이 웃는상이거든요, 전반적으로 웃는 상이죠. 그렇죠 그런데 지난 한 달은 울상이었어요.

◆ 박성태> 저기 퍼즐 하면서 좀 풀었어요.

◇ 박재홍> 퍼즐하면서 어두운 표정이셨는데 그런 일이 있었다.

◆ 김경일> 제가 봤을 때는 전형적인 웃상이시고 그다음에 김웅 의원께서는 이제 전형적인 이제 순한상이신데.

◆ 김웅> 맞아요.

◆ 김경일> 눈꼬리 이렇게 올라가시는 거.

◆ 김웅> 전 순한 사람이에요. 세상이 저를 그렇게 만드는 이거예요. 저를 진짜로, 진짜 아까 말씀하신 것 중에 제가 4년 동안 우리 당에 있으면서 왜 안 될까, 이렇게 하면 안 되는데 왜 안 될까 이렇게 하면 망하는데 왜 그걸 하면서 진짜 우울증이 생기더라고요.

◆ 김경일> 그러니까 굉장히 재밌는 건 그렇게 만드는 분들은 소위 말하는 사담을 공적인 대화로 만들며 힘들게 하고 그런데 또 그 피해자이신 분들은 사적인 얘기까지도 공적인 자리처럼 생각하시면서 누르셔야 되니까 이게 이제 감정을 억누른다라는 거 굉장히 힘들거든요. 그래서 제가 우리 세 분께 말씀드리고 싶은 건 이제 사담을 많이 하셔야 돼요. 그러니까 이제 쓸데없는 얘기, 그러니까 왜 그게 이제 심지어는 이탈리아 남성의 장수 비결에서도 도출됐는데 이탈리아 남성들이 그렇게 몸에 좋은 짓을 하는 그런 평균적으로 그런 경우가 아닌데도 왜 이렇게 여성과의 수명 차이가 유난히 적은가 봤고 이탈리아가 의외로 장수하거든요. 남성들이 그런데 그게 바로 뭐냐 하면 용건과 명분과 의도가 있는 얘기만 하지 않고.

◇ 박재홍> 그래 계획 세우지 말고 말해야, 명분 이런 거 필요 없다.

◆ 김경일> 사석에서는 그런 걸 많이 하셔야 돼요. 근데 문제는 그걸 공적인 자리나 그다음에 그다음에 공과 사가 구분돼야 되는 자리에 가지고 오시면 그분들을 보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거죠. 그러니까 이게 지금 역할이 지금 뒤죽박죽이 됐다는 그런 느낌이 좀 들기는 합니다. 그래서 세 분은 특히나 제가 이제 저도 이제 늘 보니까요. 보니까 오늘 끝나고 조금 쓰잘데기 없는 얘기하시면서 좀 푸셔야 될 텐데 또 나라와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술 드셨다고 지금 그때 말씀하셔서.

◇ 박재홍> 애청자 맞으시네. 애청자 맞으셔.

◆ 김경일> 울적하게 혼술하셨다고 그래서 아 저러시면 안 되는데라고 하면서.

◇ 박재홍> 화병 생겨요. 화병 생겨, 전치 8주 나왔대요.

◆ 김웅> 아니, 전 이상하게 요즘 이거 보면서 이제 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이 드는 형사소송법상의 적법 절차 이런 거 자체가 너무 무시당하는 것 같고 또 지금 수사가 물론 잘못한 건 맞지만은 너무 좀 잔악해 보여요. 왜냐하면 조지호 청장 같으신 분은 몸이 되게 안 좋아요. 몸이 매우 안 좋은 사람인데 검찰에서 꼭.

◇ 박재홍> 암 투병 중이죠.

◆ 김웅> 구속을 해서 기소를 했어야 됐나 그런데 그걸 보고 있으면서 어제부터 계속 그게 그 기분이 나쁘더라고요. 내가 왜 뭔가 찝찝하고 기분 나쁜 게 뭐지라고 생각하니까 그거더라고요. 그게 제일 기분 나쁜 거예요. 좀 안 그랬으면 좋겠고.

◆ 김경일> 사실 심리학적으로도 그래서 좀 지켜보게 되는 게 원래 이제 심리학자들끼리 많이 하는 얘기가 욕심 위에 얹어진 불안이 궤변을 낳고 불안 위에 얹어진 욕심이 과격함을 낳거든요. 그러니까 원래 욕심이 많은 사람이 불안해지면 이상한 소리를 많이 합니다. 그런데 불안했던 사람이 뭔가 욕구가 생기잖아요. 그럼 굉장히 강렬해져요, 과격해지고. 사실 우리가 이런 패러다임으로 이런 경우를 좀 볼 수가 있거든요.

 그런데 분명한 건 그 과격함은 물리적으로 조절이 가능합니다. 근데 궤변과 그다음에 이런 얘기들은 조절하기 어렵거든요. 그래서 조금 우리가 제가 조금 이제 당부드리고 싶은 거는 분명하고 명확하고 단호한 내용이지만 조금만 어조만 부드럽게 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을 합니다. 우리가 분명하고 단호한 말투는 내용은 분명하고 단호한 어조로 얘기하려고 하거든요. 근데 안 그러면 더 세져요.

◇ 박재홍> 근데 되게 또 카리스마 있어야 된다 이런 강박이 있잖아요. 멋있어 보여야 된다.

◆ 김경일> 근데 기본적으로 스릴러 영화에서요. 스릴러 대부분 진짜 무서운 주인공들은 무시무시한 내용을 부드럽게 얘기하거든요.

◇ 박재홍> 소리 지르지 않는.

◆ 김경일> 네, 그러니까 제가 이제 오늘 우리의 스트레스 관리법도 좀 말씀을 드리려는 드리는 과정에 있지만 조금 우리를 스트레스 받게 하지 않게 해 주시려면 내용은 단호하고 분명한 어조로 하셔도 되는데요. 어조만 좀 부드럽게 해 주시면 그러면 좀 덜 힘듭니다. 받아들이는 사람도 좀 덜 힘들어요. 근데 이제 내용은 비장해지죠, 오히려. 그래서 너무 어조 그러니까 그 내용과 그다음에 그 목적과 목표를 너무 어조와 일치시키지 않는 그런 좀 참신한 정치인이 좀 나오시면 어떨까 싶은데 제가 그래서 방금 전에 이제 나가신 분이.

◇ 박재홍> 김상욱 의원.

◆ 김경일> 좀 그런 게 보여서인 것 같다. 그러니까 내용은 아주 분명하고 그다음에 단호하거든요. 근데 그 내용을 거칠게 얘기하지 않으시고 부드럽게 얘기하시는 분이라서 이런 정치인들이 좀 많아지시면 좋지 않나. 이거는 진보 보수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 정치의 품격입니다. 왜냐하면 아까 말씀하셨듯이 작년 연말에 조금 이제 하도 이제 나라가 이제 정신이 없으니까 이런 방송이나 아니면 뭐 이런 곳에서 출연 섭외가 거의 없지 않았습니까라고 한번 슬쩍 물어보시길래 제가 사전에 그건 맞습니다. 근데 기업에서 그렇게 많이 물어보시는 건 처음 봤습니다. 그러니까 기업에서 그렇게 많이 기업에서 정치 얘기 거의 안 하거든요. 근데 이번에 이런 정치적인 사태로 인해서 소비자 심리들과 이런 거 엄청 많이 물어보시는데 그래서 저도 심리학자 하면서 기업이 이렇게 정치 걱정하는 걸 처음 봤거든요.

◇ 박재홍> 나라 걱정하는 기업이.

◆ 김경일> 네. 근데 그때 많이 나오는 게 바로 뭐냐 거칠어진 무언가로 인해서 소비 심리 위축 그다음에 과격함 뭐 이런 것들이 너무 본질을 훼손함으로 인해서 우리가 느끼는 전반적인 경기의 어떤 퇴보 이런 것들을 기업은 본능적으로 걱정을 많이 하시는데 그래서 그냥 생각난 김에 한번 말씀을 드렸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이제 교수님께 정치적 입장을 여쭙는 건 아니지만 이제 뭐랄까요? 대통령 변호인 측에서는 계엄 선포했지만 그 이후에 아무것도 괜찮지 않았냐 아무것도 벌어진 거 없지 않냐 뭐 이렇게 이제 그분들 주장을 해요. 그러나 국민들 입장에서는 받은 심리적 트라우마가 엄청나고 사실은 그렇게 말을 하면 더 스트레스받는 분들이 많거든요.

◆ 김경일> 맞죠.

◇ 박재홍> 그래서 좀 정확하게 이러한 계엄 선포의 상황과 그리고 현직 대통령 체포까지 43일이 걸렸는데 대한민국 사회의 진단을 좀 해 주세요. 이런 걸 경험한 사회는 병리학적으로 어떤 걸 경험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 김경일> 꽤 많은 심리학자들뿐만 아니라 이제 왜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분들, 우리가 이제 이른바 얘기하는 정신과 선생님들까지 많이 얘기를 해보면 사실 과거에는 트라우마를 정말 나랑 같이 운전을 하고 가던 동승자의 사망 사고로 인한 아니면 그런 국가적인 재난 이런 것들만 좀 아주 그냥 아주 명확함을 넘어서 끔찍하고 아니면 이런 사건들만 트라우마의 범주에 예전에 넣었던 그런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좀 더 본질적으로 보면 일상이 무너진다라고 하는 모든 예견되는 충격들이 트라우마에 들어가거든요.

◇ 박재홍> 컨트롤 할 수 없는 나의 일상.

◆ 김경일> 그러니까 내가 같이 운전을 하고 가다가 내 동승자가 사망한 사고가 났다면 그걸로 인해서 내 일상도 무너지는 거 잖아요. 그러니까 먼저 떠나신 안타까운 희생자들을 애도하면서도 우리는 왜 그런 걸로 트라우마적 경험을 가지게 되냐면 일상이 멈추고 무너질 것이다. 근데 일상에서 우리가 뭘 하냐면요. 기본적으로 말하고 모이고 그리고 뭐 좀 시간 나면 남 뒷담화도 좀 하고 그렇죠. 그리고 또 일종의 자유롭게 그냥 이렇게 활보하고 이러잖아요.

 그러니까 작년 12월 3일은 분명히 트라우마가 맞죠, 왜 그걸 하지 말라고 하고 그걸 이제 끊어내고 금지되는 상황으로 우리를 느끼게 만드니까요. 그래서 굉장히 많은 분들이 그때 소위 말해서 큰 충격을 받았거든요. 그건 대부분의 연구자들이 트라우마적 사건으로 갈 거라고 하는, 그러니까 그때 그 가슴 철렁했던 느낌. 근데 문제는 그 철렁했던 사건이 그런데 40일 넘게 결말이 안 나고 있다.

◇ 박재홍> 그렇죠.

◆ 김경일> 그러면 그 잔상을 계속 가지고 가거든요. 그러면 한 사회에서 이게 왜 제가 걱정을 하고 있는 거냐 하면 대부분의 사회에서 큰 트라우마적인 사건을 경험을 해도 이게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고 나아지고 있고 조치가 이루어지고 있구나라는 느낌이 들면 대략 한 70% 정도의 회복 탄력성이 좋은 분들은 이제 아주 괜찮아집니다. 그러니까 완전히 괜찮아지지는 않더라도 이제 정상 상태를 향해 가기 시작하죠. 그런데 문제는 그 70%조차도 이게 전혀 나아지고 있지 않다. 해결되고 있지 않다. 진전이 되고 있지 않다라는 느낌을 가지면 그 철렁했던 느낌을 계속 가지고 그 기간에 가는 거예요.

◇ 박재홍> 막 체한 느낌 그대로.

◆ 김경일> 그렇게 되면 이제 그게 언젠가는 상처는 아물겠죠. 근데 흉터는 오래 갑니다. 그러니까 이런 사건들이나 이런 일들이 벌어졌을 때 그렇기 때문에 뭔가 해결되고 있다는 느낌 그다음에 나아지고 있다는 느낌을 지켜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 사실 그분들이 국민들이잖아요. 저도 포함하고 제 앞에 계신 세 분도 다 포함되는데 그런 느낌을 만들어 줄 수 있는 건 굉장히 중요한 거고요. 그런 면으로 봤을 때는 저는 일련의 사태, 게다가 우리는 또 굉장히 큰 참사를 또 한 번 같이 겪었잖아요.

◇ 박재홍> 맞아요, 항공 참사도 있었고.

◆ 김경일> 트라우마로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럼 어떻게 해야 되니까 정치로 받은 상처는 정치로 풀 수 있습니까? 아니면 사회적 기재를 어떻게 치유법이 뭐가 있을까요?

◆ 김경일> 사실 그런데 그런 트라우마적 사건을 벗어나고 그다음에 이겨내고 잘 치유하는 방법이요. 사실 제일 큰 문제는 한 방법으로 만병통치가 될 거다라고 하는 생각이 제일 큰 문제입니다. 어떤 분은 명상을 통해서 빠져나오는 경우도 있고요. 잘 치유하는 분도 있고 근데 어떤 분들은 오히려 그게 아니라 운동 혹은 어떤 분들은 의미 있는 이타적 행동 심지어 어떤 분들은요 태핑이라고 하는 자기를 두드리는 가벼운 행동을 계속하면서 진정되는 분들도 계세요.

◇ 박재홍> 수고 많았어.

◆ 김경일> 네, 네.

◇ 박재홍> 이렇게 스스로 쓰다듬어 주기도 하고.

◆ 김경일> 그렇죠. 이것저것 다 해봐야 돼요.

◇ 박재홍> 나을 때까지.

◆ 김웅> 뭐가 될지 모르니까.

◆ 김경일> 그래서 이러면 다 해결된다라는 메시지가 오히려 제일 안 좋은 거예요.

◇ 박재홍> 그러니까 원웨이는 아니다.

◆ 김경일> 그렇죠. 인간, 호모사피엔스가 이 지구상에서 그래도 가장 특별한 종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뭐냐면 대단한 지능, 엄청난 전투력이 아니라 개인차입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자면 수면도 마찬가지죠. 대부분의 동물들은 야행성, 주행성 이렇게 나눠져 있죠. 인간은 야행성일까요? 주행성일까요? 나눠져 있죠. 그러니까 다 다르죠. 그래서 인간만이 24시간 잠들지 않고 깨어 있는 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됐거든요. 인간 그러니까 우리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역량은 다양성이거든요. 그러니까 그 다양성을 해치는 행위가 가장 문제고요.

 사실 그래서 외국 석학들이 우리나라의 일련의 사태를 보면서 그전까지 가장 그래도 모범적인 민주주의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하면서 생각했던 많은 석학들이 근데 그 다양성 이슈가 깨지고 있네라고 생각하면서 걱정을 많이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번 기회에, 이번 기회에 조금 더 다양성을 해치는 다양성을 가장하고 있는 걸 조금 내려놓고 그리고 그 다양성 진짜 다양함들 그 안에서의 내부에서는 오히려 더 잘 인정해 주는 그런 뭔가를 만들어내는 그런 힘이 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 박재홍> 새로운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런 말씀이고. 지금 또 교수님 오셔갖고 엄청나게 또 문자가 많이 오고 있어요. '교수님 가족 간의 정치 이념과 다툼으로 받는 스트레스 어떻게 해결해야 될까요? 아들이 매일 저를 설득하려고 해요. 교수님, 아들과 절연해야 될까요? 그런 거 아니고 설득 어떻게 설득해요?'

◆ 김경일> 아까 이제 제가 들어오기 전에 극좌 극우 요거는 빼고 극으로 가는 건 사실은 진보도 보수도 아니니까요. 그걸 빼고 저는 저뿐만 아니라 많은 심리학자들이 저한테 와서 제가 진보인데 결혼할 배우자가 보수예요.

◇ 박재홍> 부부끼리 성향이 다르다?

◆ 김경일> 그러면 제가 '친구로 남아'.

◆ 김웅> 현자십니다.

◇ 박재홍> 지혜로운 판단이네. 친구로 남아라.

◆ 김경일> 외향적인 사람 내향적인 사람 개방적 뭐 그다음에 뭐 예민한 사람 예민하지 않은 사람 모든 대부분의 성격 차원은 상보적입니다. 사실 그리고 진보 보수 보수 진보도 다 상보적이죠. 서로 시스템에서 그 약자에 대한 연민에 기초한 진보와 질서와 규칙이 무너지는 것에 대한 강한 경계감을 가지고 있는 보수 양쪽 다 공존해야 되죠. 근데 문제는 가족을 구성하는 데 정도까지 가까워지는 데 힘들어요. 저도 그래서 저랑 그런 정치적인 그런 측면이 다른 친구랑 굉장히 좋은 친구가 많습니다. 하지만 아내와는 혹은 예를 들자면 그런 정도에 가까운 가족과의 파트너십을 맺으려면 그러면 같아야 돼요. 근데 부모 자식은 가를 수가 없잖아요, 그렇죠. 그러니까 대화하지 않으셔야 돼요.

◇ 박재홍> 대화를 하지 마시고 그냥 명절에 갈비찜 먹을까, 갈비구이 먹을까 아니면 그런 거 하실 그런 거 물어보시고.

◆ 김경일> 차라리 이제 법적인 테두리를 넘어서지 않는 선에서 맞고 아니면 고스톱을 치시든가 윷놀이를 하시든가 사실 우리나라 가족들이 너무 모이면 정치 얘기를 많이 합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요.

◆ 김경일> 사실 얘기할 거 되게 많거든요.

◇ 박재홍> 아주 명절의 기억은 그냥 큰아버지가 정치 얘기하신 것밖에 기억이 안 나요, 어렸을 때는.

◆ 김경일> 근데 사실 그것도 한국 사회가 굉장히 강렬한 그런 몰입을 가지고 있는 사실 장점에 기초한 거기 때문에 나쁜 건 아닙니다.

◆ 김웅> 근데 이게 사실 저도 정치를 해보고 이랬잖아요. 그런데 이게 제일 다이나믹해요.

◇ 박재홍> 재밌어요.

◆ 김웅> 어제하고 오늘이 다른데 그러니까 다른 어떤 것도 이것보다 재밌는 게 없는 거예요. 어찌 보면 트라우마긴 하지만 21세기에 갑자기 우리 눈앞에서 계엄이 터졌고 대통령이 잡혀가고 이런데 다른 게 뭐가 재미있겠어요?

◇ 박재홍> 그리고 교수님 강의 들었던 01학번 학생이 질문을 또 올려주셔서 "01학번 교수님 강의 들었었어요. 교수님 요새 도파민 터진다 표현이 있던데 그 표현 어떻게 판단하시는지요?"

◆ 김경일> 그러니까 이제 도파민 터진다가.

◇ 박재홍> 쇼츠 보면 도파민 터진다 이런 얘기 많이 하는데.

◆ 김경일> 네 그러니까 이제 일단 뭐 쉽게 말씀드리면 쾌감을 느끼고 그다음에 이제 짜릿하다라는 느낌인데요. 사실 그 도파민 터진다라는 표현이 뇌에서는 이제 뭐 이제 쾌감 보상 중추 회로가 활성화된다 이런 식으로 표현하지만 그만큼 즐거움의 빈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뜻이에요. 그래서 자꾸 모아놨다 터뜨리려고 하는 그런 뜻이죠. 그러니까 늘 말씀드리지만 즐거움은 크기보다 빈도가 중요하거든요. 그러니까 100점짜리 즐거움 한 번보다 근데 10점짜리 그 즐거움 10번 경험하는 사람이 더 건강합니다.

 근데 우리 사회가 너무 성취 지향적이고 경쟁 지향적이다 보니까 자꾸 저기까지 갈 때까지 버티자 이겨내자 그리고 인내하자. 나쁜 건 아닌데 그 과정에서 이게 빈도가 너무 떨어지는 거예요. 근데 빈도가 너무 떨어지다 보니까 점점점 저 정도는 불려야 돼 이러고 이제 가서 살아가는데 아무리 연구해도 도파민은요. 크기보다 빈도가 중요한 거고요. 그래서 터지는 것보다 중요한 건 한 번 크게 터지는 것보다 중요한 건 약간씩 질질 새는 게, 표현이 좀 그런가요? 약간씩 새어 나오는 정도의. 그게 빈도가 더 중요할 겁니다.

◆ 김웅> 앞으로 바꿔야겠네요.

◆ 김경일> 네 약간 새는 거예요. 그래서 묻는 정도 이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 박성태> 제가 과거에는 자주 놀았는데 와이프가 뭐라고 그래서 가끔 노니까 더 안 좋은 것 같아요.

◆ 김웅> 그러게 우리 박 실장님 보니까 가끔 놀다 보니까 너무 몰아서 놀더라고.

◆ 박성태> 그렇죠.

◆ 김경일> 휴가도 막 갑자기 막 14박 15일 이렇게 떠나시면 못 따라오세요.

◇ 박재홍> 마지막 질문 '교수님 명절이 다가옵니다. 양가 부모님과 만나서 정치 얘기할까 봐 두렵네요. 이 우풍 명절 증후군을 현명하게 해소할 치료법이나 조언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이번에도 6일이잖아요. 엄청 길잖아요.

◆ 김경일> 사실은 양쪽 다 해 주셔야 되는데요. 그러니까 어른 세대와 그다음에 자녀 세대 어느 쪽이 먼저 하시는 건지 모르겠지만 굉장히 많은 부모님들이 정치 얘기를 하시지만 사실 그 과정에서 어떤 얘기를 하시냐면 우리 애는 요즘 젊은 애들답지 않게 되게 똑똑하다고 그러세요. 그러니까 이 말에 벌써 요즘 젊은 세대에 대해서 싫다는 느낌이 들죠. 요즘 젊은 사람답지 않으니까, 그런데 또 이렇게 얘기하는 또 분들이 계시죠. 우리 시부모님은 나이 드신 분답지 않게 옷을 너무 잘 입으세요. 그러니까 이 시어머니, 며느리도 이미 들킨 거예요. 그러니까 서로 상대방 세대의 장점과 상대방 세대의 애환을 너무 몰라요. 그래서 약간 이렇게 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옛날에 고생 많으셨다는데 고생한 얘기 해달라고 그리고 어른들은 그냥 한마디 먼저 던지는 거죠. 요즘 고민이 많은 것 같은데 요즘 고민 많이 하는 게 뭐냐 뭐 이런 거 물어보시면 사실 우리나라처럼 빠르게 발전하는 나라는 이전 세대가 고생을 많이 했고요. 그다음 세대가 고민을 되게 많이 해요.

◇ 박재홍> 고생과 고민 다르죠.

◆ 김경일> 다르죠. 그러니까 고생 많으셨겠어요라고 하고 너희들 고민 많겠다라고 얘기해 주시면 자연스럽게 이 두 말이 마중물이 됩니다.

◆ 박성태> 근데 저는 여기에 약간 고생한 얘기해 주세요라면은 조금 이따가 이제 그만해 주세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 부분은 약간 리스크가 좀 있는 거 아닙니까?

◆ 김경일> 근데 되게 재밌는 게, 사람들이요. 자기 고생한 얘기를 들어주는 사람을 거의 만난 적이 없어요. 그래서 굉장히 많은 남성들이 누구와 결혼하는가를 저희들이 봤더니 이게 사회심리학에서 한번 연구한 분도 계신데 자기 군대 얘기 잘 들어주는 여성이라고.

◇ 박재홍> 우리 김경일 교수님 모시고 뭔가 힐링하는 그런 시간이었고 명절에도 뭔가 귀한 단어 2개를 얻은 것 같아요. 아주대 심리학과의 김경일 교수였습니다. 고맙습니다.